|
[제74회]백화수 공주를 구하라!
"누가 병마를 거느리고 짐을 위해 요마를 잡고
백화공주를 구해 오겠느냐?"
몇번이나 물었으나 누구 한 사람 나서는 자가 없었다.
모두가 허수아비 같은 문관, 무관이었다.
국왕이 눈물을 쏟으니 신하들은 일제히 땅에 업드렸다.
머리 잘 돌아간다는 신하가 말했다.
"신이 아뢰옵니다 페하!
부디 상심 마시옵소서, 공주께서 실종 되신 뒤
이미 십삼년이란 세월이 흘렀으나
그 동안 아무 소식도 듣지 못하였나이다.
마침 당나라의 성승을 만나시어 글월을 올렸다고 하나
아직 그 진위를 단정할 수 없나이다.
또한 신들은 평범한 사람으로 비록 병법을 익혔다고 하나
그저 진을 치고 성을 쌓아 나라를 지키는
정도 이온데 그 요괴는 모습조차 볼수가 없아온데
어찌 그를 정벌하고 공주님을 구할 수 있겠나이까?
생각컨데 동토에서 오신 이 장로께서는
경을 가지러 가는 대국의 성승이라 하오니 도가 높아
용과 범도 항복받고 덕이 높아 귀신도 우러러 볼 것이니
능히 요마를 항복시킬 술법을 알고 계실 것이옵니다.
하오니 이 장로에게 요마를 처치하고 공주를 구해달라
부탁하는 것이 옳을 줄 아옵니다."
국왕은 신하의 말을 듣고 머리를 돌려
삼장을 바라다 보았다.
"장로님! 당신이 법력으로 요마를 잡고 공주를 구해주신다면
짐은 장로님과 형제의 의를 맺겠소.
그리되면 구태어 서방으로 부처를 배알하러 가는 고생을
할 필요 없이 짐과 함께 용상에 앉아
부귀를 누릴 수 있을 것이오. 그렇게 해 주실 수 있겠소?"
삼장이 황급히 아뢰었다.
소승은 부처님 말씀은 어느정도 알고 있습니다만,
요마를 항복시킬 재간은 없습니다.
"요마를 항복시킬 재간도 없이
서천에 경을 가질 어찌 간다고 하시오?"
삼장은 숨길 수가 없어 두 제자와 함께 온 이야기를 했다.
소승이 혼자서야 여기까지 어찌 올 수가 있었겠습니까?
제게는 두 제자가 있어서 그들이 산을 만나면 길을 열고
강을 만나면 다리를 놓아 건네주면서
소승을 여기까지 보호해서 왔나이다.
"이 스님은 너무 각박하지 않은가? 두분의 제자가 있다면
왜? 짐을 보러 오지를 않았소?
함께 오셨다면 특별히 드릴 것은 없다해도
함께 모시고 식사대접은 넉넉히 했을 것이오!"
"소승의 제자들은 참으로 추하게 생겼기에
입조하지 못하게 했습니다.
그들을 보시면 폐하께서 많이 놀라실 것이옵니다.":
"허허 스님은 짐을 겁쟁이로 아시는구려?"
"아닙니다. 소승의 큰 제자는 성을 저가라 하옵고
이름을 오능 팔계라 하옵는데
입이 길고 잇빨이 밖으로 튀어 나왔으며
털을 세고 귀는 부채같으며
몸은 육중하고 배는 크며 절을 때에는 바람이 입니다.
둘째 제자는 성을 사라 하옵고
법명을 오정화상이라 하옵는데
키는 한장 두척 어깨는 키의 삼분의 일 만큼 넓고
얼굴은 푸르등등하고 입은 혈분같고
눈은 번쩍이고 잇빨은 둘쑥날쑥 박힌 못과 같습니다.
저들이 그렇게 생겼기에 입조를 안시킨것입니다."
귀승에게서 들어서 알았으니 짐이 이제 그들을 보아도
놀라지 않을 것이오 어서 두 제자를 입조케하시오"
국왕은 금패를 주어 역사에 있는 그들을 불러오게 했다
바보 팔계는 궁중에서 부른다는 소리를 듣고 오정에게 말했다.
"동생 눈 크게 뜨고 귀를 크게 열고 이 형님의 말씀을 잘 들어라!
넌 편지같은 건 전해서 뭘하나 그렇게 생각했지?
그런데 어때? 편지를 전해준 보람이 있잖아.
스승님이 국왕에게 공주의 편지를 전해 주었으니까
국왕이 편지 가져온 사람을 소홀히 대할 수 없다해서
여기서정중히 대접하려는 거야.
그런데 스승님은 많이 드실 수가 없으니까
너하고 나를 생각하셨을거야.
그래서 사자가 금패를 가지고 온거지.
오늘은 실컷 먹자 내일 길을 잘 걷게."
"형 아뫃든 무슨 까닭이 있을게니 일단 가보자."
이래서 둘은 말고 짐을 챙겨 역승에게 맡긴다음
각기 병기를 지니고 시자를 따라 입조했다.
백공 섬돌까지 오자 그들은 좌우로 나눠서서
"폐하!"
라고 한마디만 부르고 움직이지 않고 똑바로 보고 섰다.
문무백관은 그들이 하는 꼴을 보고 모두 못마땅하게 여겼다.
이 두중은 인물도 못났지만 예의도 전혀 모르는그나.
어째서 우리 국왕폐하를 뵙고도 엎드려 절을 않하고
우뚝 서있기만 하는가 말이다. 괴이하다.
팔계가 수근거리는 소리를 듣고 말했다.
"여러분 그런 말씀 마슈, 우리는 원래 이렇게 생겼다오,
처음보면 흉하겠지만 한참 보고 있으면 아무렇지도 않소!"
국왕은 두사람의 모습이 너무 망칙스러워 가슴이 다 두근거리던 차에
팔계가 하는 말을 듣고는 떨려서 앉아있지를 못하고
용상에서 굴러 떨어졌으나 다행이 근시들이 부축하여 일어났다.
당황한 삼장은 앞으로 나가 머리를 조아렸다.
"폐하 소승의 죄는 만번죽어 마땅합니다.
제자들의 얼굴이 못나서
폐하를 놀라시게 할까 저어해 감히
입조를 못하게 한 것이었는데
페하의 말씀이 하도 간곡하여 불렀더니
과연 폐하를 놀라시게 하고 말았습니다."
국왕은 부들부들 떨면서 간신히 걸어와 삼장을 일으켰다.
"장로! 장로가 미리 귀뜸을 해줬기에 망정이지
짐은 저들을 보고 놀라서 죽었을 것이요.
장로는 어서 일어나시구려."
국왕은 한참 있다가 마음을 진정시키고 물었다.
"저 장로와 사장로 중에 어느분이 요마를 잘 항복시키는 가요?"
팔계가 영문을 모르고 대답을 했다.
"저요!"
"장로는 요마를 어떻게 퇴치하시려오?"
"저는 원래 하늘에 천봉원수였습니다만
하늘에서 죄를 지어 이 속세로 떨어진 것입니다.
다행히 지금은 크게 깨닫고 중이되어 동토로 부터
이곳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요마 퇴치를 할 사람은 저라고 생각합니다.
"그대가 천장으로 계시다가 하계로 왔다면 반드시
둔갑법에 능숙하시겠지요?"
"능숙하다기 보다 그저 약간을 알고 있을 뿐입니다.
그럼 말씀하십시오. 말씀대로 둔갑하겠습니다."
"그럼 장로님이 잘하는 것으로 둔갑해 보시구려."
팔계는 서른가지로 둔갑하는 법을 알고있어 층계 아래서
솜씨를 뽐내려고 손으로 인을 맺고 주문을 외웠다.
"변해랏!"
이렇게 소리치면서 허리를 굽히자 키가 팔구장이나 커진
칼을 든 거인으로 둔갑했다.
흡사 칼을 든 개로신 같이 변했다.
"헤헤헤 어떻습니까?"
이 바람에 혼비백산한 국왕이나 문무백관이 전전긍긍 하는데
궁성을 지키는 장수가 물었다.
"장로님, 과연 무섭게 커졌습니다.
도대체 얼마나 크게 변할 수 있습니까?"
팔계는 신이나서 바보같은 소리를 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바람에 달렸습니다.
동풍이나 서풍이 불면 별 효과 없는데
만약 남풍이 불면 하늘까지 솟아서
하늘에다 큰 구멍을 뚫고 말지요."
국왕은 매우 놀랐다.
"알았소. 이제 그만 신통력을 거두시오."
팔계는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와서 섬돌앞에 섰다.
국왕이 또 물었다.
"장로는 이제가서 무슨 병기로 그 놈과 싸울 생각 이시요?"
팔계는 허리춤에서 쇠갈퀴를 빼들었다."
"저는 이 쇠갈퀴를 씁니다."
"허허 그건 아무래도 장로의 명성에 맞지 않는 무기올시다.
우리 궁에는 편, 간, 과, 추, 도 , 창, 월, 부, 검, 국, 모 겸, 궁이 있으니
마음대로 골라 쓰시오.
그 쇠갈퀴야 어디 병기라고 할수 있겠소?"
폐하께서는 모르십니다. 저의 이 쇠갈퀴는
보기에는 둔하것 같지만 제가 어려서 부터 지니고 있는 병기입니다.
일찌기 제가 천하수부에서 장수로 있을 때 팔만의 수병을 거느렸는데
전부 이 쇠갈퀴의 힘을 입은 것입니다.
지금 속세에 내려와 스승님을 보호하고 있지만 이 쇠갈퀴로
산에서는 호랑이와 이리를 잡고 물에서는 뱀과 용을 잡습니다.
국왕은 매우 기뻐하면서 그 말을 믿고
곧 아홉 비빈에게 명했다.
"짐이 마시는 어주를 단지째 가져오너라! 내가 저 장로헤게
술을 권한 다음 싸움터로 보내겠다."
국왕은 사랑애가 가져온 술을 잔에
철철 넘치게 부어서 팔계에게 권했다.
"장로! 이 한잔은 요마를 퇴치해 달라는 의미요!
만약 요마를 퇴치하고 내딸 백화공주를 구해주신다면
크게 주연을 베풀과 천금의 예물을 드려 은혜에 보답하겠소."
팔계는 정중히 잔을 받았다. 팔계가 사람은 우악스럽기 생겼지만
나름대로 예절이 있어서 삼장에게 큰 소리로 말했다.
"스승님, 이 술을 마땅이 스승님께서 먼저 받으셔야 하겠지만
국왕폐하께서 주시는 것이라 거역할 수가 없어
제가 먼저 마십니다.
이제 술기운을 빌려 요괴를 잡아 오겠습니다."
말을 마치고 술을 단숩에 쭉 들이켰다.
그런 다음에 한잔을 또 부어서 삼장에게 권했다.
"난 술을 못마시니 너희 형제나 마시거라."
삼장이 사양하자 오정이 썩 나서서 잔을 받았다.
팔계는 곧 구름을 일으켜 공중으로 씽 올라갔다.
국왕이 놀라워했다.
"저, 저런 ..! 장로가 구름을 타고 나를 줄 아는구나"
팔계가 떠나자 오정은 들었던 술잔을 단숨에 비웠다.
그리고는 삼장에게 말했다.
"스승님! 요괴 황초가 스승님을 잡아 갔을 때
우리 둘이서 싸웠습니다만
엇 비슷해서 승부가 나지 않았습니다.
방금 형이 갔지만 혼자서는 그를 이기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냐! 오정이 네가 가서 도와 주거라"
이래서 오정도 구름을 잡아타고 하늘로 올라갔다.
국왕은 당황해서 삼장의 소매를 잡아당겼다.
"장로님, 당신은 구름을 타지말고
저와 함께 이곳에 계셔 주십시오."
"부끄러운 이야기 입니다만,
저는 반 걸음도 날수 없습니다.
이래서 삼장은 국왕과 함께 전상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오정은 부지런히 날아 팔계를 따라 잡았다.
"형 내가왔어"
"동생은 왜 오느냐?"
"스승님이 형을 도와주라고 했어."
팔계는 매우 기뻣다.
팔계는 지난 번 싸웠을 때 요괴가 만만치 않다는 것을
걱정하고 있던 참이다.
"잘왔다. 우리 둘이 합심해서
저 괴물을 잡는다면 상은 그만 두고도
이 나라에 이름을 날릴수가 있겠다.
얼른 잡아버리고 맛있는 음식이나 먹자."
팔계와 오정은 잠시뒤에 파월동 동굴 어귀에 닿아 구름을 낮추었다.
먼저 팔계가 쇠갈퀴로 문을 힘껏 걷어치니 돌문에
말 아구리만한 구멍이 뚫렸다.
문지기 졸개들이 그들이 온 것을 보고는
기겁을 해서 문을 닫고 안으로 뛰어들어갔다.
"대왕님, 큰일 났습니다.
저 귀가 크고 주둥이가 쑥나온 중놈과
얼굴이 검은 부뚜막 귀신 같은 중놈이
또 와서 문을 부수었습니다.
"응! 저 팔계와 사오정 두놈이겠구나.
내가 저들의 스승을 놓아 주었는데
왜? 또와서 문을 부수고 야단이래냐?"
"아맏 무슨 물건을 잊고 갔다가 찾으로 온 것이겠지요"
"이놈아! 멍청이 같은 것이 물건을 잊고 간 놈이
우리집 문을 부수겠냐?
여기엔 분명히 까닭이 있을 것이다."
요괴는 급히 갑옷을 입고 투구를 쓰고 강철 칼을 들고 나와 물었다.
"이 중놈아! 너희 스승은 보내주었는데 무엇때문에
다시와서 문을 부수고 야단이냐?"
"이 고약한 놈! 장히 좋은 일을 했다는 거로구나."
"엥? 거 무슨말이냐?"
"네놈은 보상국 셋째 공주를 동굴로 채가지고 와서
억지로 처를 삼은지가 십 삼년이나 되지?
이제 돌려주어야 한다.
난 보상국 국왕의 명령으로 너를 잡으러왔다.
얼른 들어가서 네 몸을 묶고 나온다면 내 손도 덜겠다."
요마는 이 소리를 듣거니 천둥같이 성을 내며 강철같은 어금니를 갈고
눈알울 부라리며 칼을 휘둘려 팔게의 머릿통을 내리쳤다.
팔계도 몸을 피하면서 쇠갈퀴를 휘둘러 맞받아 쳤고,
오정도 보장으로 함께 싸웠다.
그들은 산 앞에서 팔구합을 싸웠다.
팔계는 더이상 쇠갈퀴를 들 힘도 없이 지쳤다.
지난번에는 삼장이 동굴속에 잡혀있어 호법신들이 팔계와 오정을
보호하고 도와주며 지켜주어 그럭저럭 대등한 싸움이었으나.
이번에는 신둘이 보상국에 삼장을 보호하느라
싸움을 돕지 않으므로 팔계와 오정으로서는
요괴를 당할 수 없는 것이다.
이윽고 팔계가 오정에게 말했다.
"타임, 큼큼
너에게 잠시 부탁한다
나는 잠시 뒤좀보고 오겠다."
팔계는 저 혼자 도망을 쳐서 풀 덤불속으로 들어갔다.
그는 페면이고 명성이고 생각할 겨를도 없이
풀숲에 납짝 엎드려서는
다시는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소리만은 놓치지 않으려고 한쪽귀를 세웠다.
요마는 팔계가 도망친 것을 알고 오정에게 무섭게 달려 들었다,
오정은 혼자서 당해 낼수가 없어서
요마에게 붙들려 동굴안으로 끌려 들어갔다.
요괴 황포는 오정을 결박하였으나 죽이지도 않고 때리지도 않았다.
심지어 욕도 한마디 하지 않은채 강철 칼을 잡고 생각에 잠겼다.
"음~! 삼장은 대국 사람이니 반드시 예의를 알 것이다.
내가 제 목숨을 살려준터에 설마 나를 잡아오라고
제자들을 보내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렇군, 이건 여편네가 삼장을 통해서
제나라에 알린 것이 틀림없다.
어디 여편네한테 따져봐야겠디.
그는 화가 부글부글 끓어올라 처를 죽여버릴가 생각했다
왕녀는 이런줄도 모르고 화장을 마치고 조용히 앞으로 나왔다.
요마는 그런 그녀를 향해 눈을 부릅뜨고 이를 갈았다
왕녀는 해죽해죽 웃으며 물었다.
"낭군께선 무슨일로 그리 고민을 하고 계십니까?
하지만 요괴는 성을 내며 대뜸 욕을 퍼부었다.
"이 더러운 계집년아! 넌 정말 인륮을 모르는 년이구나!
난 네년을 이곳으로 데려온 연후로 말 한마디도 거칠게 한 일이 없고
비단 옷이든 금비녀든 네가 갖고 싶다는 것은
무엇이든 다 장만해 주었다.
일년내내 호강에 겨운 생활을 하고
매일 충분히 사랑해 주었는데도
너는 어째서 부모 생각만 하느냐?
십삼년이 지난 지금 까지도 부부다운 정이 없다는 말이냐?
왕녀는 기겁을 해서 땅에 무릅을 끓었다.
"여보세요 낭군! 어째서 별안간 그런 섭섭한 말씀을 하세요.
이제 제가 싫증이 나서 저를 버리려 하시는 거예요?"
"내가 너를 버리고 싶은 게 아니라
네가 나를 떠나고 싶어 하니까 그러는 거야.
나는 저 당나라 중을 잡아먹을 작정이었는데
네 부탁으로 놓아주었다.
헌데 너는 내허락이 떨어지기도 전에
그 자를 풀어준걸 내가 모를줄 아느냐?
너는 저 중에거 편지를 써주어
네 아버지에게 알리려 했지?
그렇지 않다면 그 중의 두 제자가
다시 여기로 돌아와서 너를 내놓으라고
떼를 쓸 까닭이 있느냐?
이제 모두 네년의 수작이 아니고 무엇이겠느냐 말이다."
"낭군! 의심하지 마세요.
그건 낭군님의 추측일뿐
전 편지같은 것은 보내지 않았어요."
"그래도 나를 속일테냐?
지금 증인을 잡아놓고 있는데도?
"아니 그게 누구에요?"
대체로 사람은 생사의 고비가 닥치면 없던 용기도 솟게 마련이다
왕녀는 어림도 없는 이야기라는듯 시치미를 떼었다.
"당나라중의 둘째 제자인 오정이다!"
"여보세요! 그렇게 화만 내시지 말고
함께가서 물어보면 되지않아요.
만일 그의 입으로 내가 편지를 보냈다고 한다면 전 죽어도
탓하지 않겠어요. 하지만 제가 편지를 내지 않았다면
애매한 죽음이 될게 아니에요?"
요마는 왕녀의 말을 끝까지 듣지도 않고 키같이 푸르등등한 손을 펴서
왕녀의 머리를 움켜쥐고 오정의 면전으로 끌고 갔다.
그리고 땅바닥에 팽겨치고는 손에 칼을 들었다.
"이놈 사화상! 네놈들이 이곳에 온것은
국왕이 보냈기 때문이지?
이 여자의 편지를 네놈들이 국왕에게 전했기 때문에
이리로 보낸것 아니냐는 말이다."
오정은 요마가 칼을 들고 화가 나서 하는
행동을 보고 이렇게 생각했다.
"분명히 왕녀는 편지를 보냈다.
그렇지만 왕녀는 우리 스승님을 구했으니
그 은혜는 바다와 같이 깊다. 내가 만약 그 말을
입밖에 내기만 하면 요마는 왕녀를 죽일 것이다.
그리고 스승님을 해하려 할 것이다, 지금까지 내가 스승님을
도운일이 없으니 비로 내가 묶여있으나
이참에 스승님의 은혜를 갚아보자."
"너 요마놈아! 무례한 짓은 그만둬랴! 편지라니 무슨 소리냐?
저 공주의 목숨을 없애려 하는구나.
우리가 공주를 찾으러 온데는 이런 까닭이 있다.
네 놈이 동중에 우리 스승님을 잡아 놓았기 때문에 스승님이
공주의 얼굴을 보게 된거야. 보상국에 도착해서 통관 문첩데
도장을 찍어 달라니까 국왕은 전부터 공주위 초상화를 그려
두루 찾고 있던 참이라 스승님에게도 오는 도중에
이런사람 보지못했느냐 물었던게야
그러니 스승님께서 가만 있을 수 있겠어?
눈으로 본대로 국왕에게 말했더니 국왕이 자기 딸인것을 알고
어주를 내리면서 우리를 시켜 너를 잡고 공주를 데려다 달라고
부탁한거야. 편지는 무슨 놈의 편지라는 말이야?
지레 짐작으로 죄없는 사람을 죽이려 했으니
너는 분명 천벌을 받을거야."
오정이 겁내지 않고 쏘아대자 요마는 칼을 던지고
두손으로 왕녀를 부축해 일으켰다.
"화가 난 김에 지례짐작하고 이렇게 성급한 짓을 한게야.
여보 나를 용서하시요."
요마는 웃음을 띠고 왕녀의 머리를 쓰다듬기도 하고 머리장식을
다시 꽂아 주기도 하면서 달래서 안으로 데리고 들어가
상좌에 앉혀놓고 몇번이나 미안하다는 말로 사과를 했다.
왕녀는 요마가 오정의 말을 듣고 마음이 풀어져서 저를 달래자
일단은 안심을 하고 요마에게 부탁을 했다.
"여보! 당신의 부부의 사랑이란 것을 생각하신다면 저 오정의
포승을 좀 늦추어 주세요. 불쌍하군요."
요마는 곧 졸개에게 명해서 오정의 포승을 풀고 가두어 놓게 했다
오정은 묶인것이 풀리자 일어났다.
그는 마음속으로 여간 기뻐하지 않았다.
"가는 정이 있으면 오는 정도 있다 했다
내가 저를 위해 감싸주지 않았다면
제가 뭐라고 내가 묶인것을 풀어주게 할거냐?"
요마는 주연을 베풀어서 왕녀를 위로했디.
술이 몇순배 돌자 요마는 문득
생각나는게 있어서 급히 번쩍거리는 아름다운 옷으로 바꿔입고
한자루의 보도를 차고는 왕녀를 쓰다듬었다.
"여보! 당신은 술을 마시면서 아이들을 돌보시요.
사오정을 놓아 보내선 않되오.
난 당나라 중이 당신 친정 아버님 나라에 있는 동안
어른들을 뵙고 오겠소.
"누구를 만난다는 말씀이세요?"
"당신 아버님 말이오!
임금은 나의 장인이고 난 그의 부마가 아니요?
사위가 장인을 만나지 말라는 법이 어디있소?"
"아버님께 가선 안돼요"
"왜요?"
"제 아버님은 동서남북 종횡하면서 싸워서 나라를 얻은 게 아니고
사직으로 조상으로 부터 물려받은 것입니다.
어린 나이에 등극하신 이래로
한번도 나라 밖을 나가신 일이 없어요.
당신같이 무섭게 생긴 사람을 보신다면 기절을 하실게 틀림없어요.
당신이 아버님을 만나면 일이 더욱 어려워질게 틀림없어요.
사오정의 재치로 잠시 공주위 목숨은 건졌지만
요마가 궁으로 찾아가면 삼장도 국왕도 어려움을 당할 것인데
~~ 어떤일이 일어날지 - 다음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