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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제. 왜? 어떤 에너지생활기술인가?
녹색연합 신근정
1. 우리의 생각보다 넓은 에너지전환운동의 저변 2011년 3월의 후쿠시마 핵사고, 9월의 정전사고, 심각해져가는 기후변화로 시민들은 국가에서 에너지 생산과 소비를 관리하는 중앙집중식 에너지체계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중앙집중식 에너지체계가 낮은 에너지요금을 위한 대규모 에너지 공급과 생산을 지향하고, 때문에 다양한 사회적 갈등과 심각한 여러 위협(핵사고, 기후변화등)을 유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제기에 대한 대안으로 지역분산형 에너지체계, 지역단위 에너지자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해외의 에너지전환활동이 소개되면서 근래 5-6년간 폭발적으로 전국 각지에서 에너지 전환에 대한 활동이 이루어져 왔다. 핵폐기장 투쟁이후 에너지전환을 모색해온 부안 등용마을을 필두로 전국 각지에서 지역에너지, 에너지자립마을 활동이 진행되었고, 후쿠시마 사고이후 에너지문제와 방사능, 건강한 먹을거리가 상호 연관되어있다는 깨달음으로, 생협조합원들이 에너지문제에 관심을 갖고 활동을 시작했다. 밀양 송전탑 문제 또한 핵발전소와 송전문제, 도시의 에너지사용에 대한 반성을 불러왔다. 또한 사회적으로 전기수요급증으로 인한 전력수급이 불안해지면서 에너지절약과 효율화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서울은 특히 제 5기 지방자치단체장으로 당선된 일부 기초지자체 단체장이 지속가능성에 대한 관심을 갖고 환경시민단체와 함께 지속가능한 사회, 온실가스 감축, 에너지전환에 대한 활동을 시작하였다. 이는 후쿠시마 사고 이후 탈핵에너지전환지자체장선언으로 이어졌다. 서울에서도 3년전부터 원전하나줄이기 활동이 진행되었다. 에너지절약, 효율화, 생산에 대한 수 십 가지의 정책이 계획되고 집행되었다. 원전하나줄이기 1기에서 목표로 삼았던 200만toe 감축은 행정과 ngo, 적극적인 시민들의 동참과 지지로 무사히 달성하였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공동체와 마을들이 에너지절약에 앞장섰고 많은 상점과 건물에서 에너지효율화도 진행하였다. 10여년간 에너지시민연대가 전국적인 연대망으로, 정부의 정책자금으로 에너지 절약활동을 진행해왔고, 이 사업을 계기로 성남과 안산에서는 수년간에 걸쳐 에너지 절약활동과 이를 통한 민간네트워크가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에너지절약 백만가구 운동, 에너지관련된 다양한 교육들이 이를 통해 진행되면서 에너지 절약과 효율화활동에 직, 간접적인 영향을 받는 사람은 수십만을 헤아린다.
2. 에너지생활기술의 필요성 그러나, 에너지 활동을 계획하고 진행하는 활동가들도, 참여하고 실천하는 시민들도 에너지 자립, 전환에 대해서는 고개를 갸우뚱한다. 게다가, 인구가 밀집되어 있고 에너지 자원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도시에서 에너지 전환은 그저 꿈일 뿐이다. 또한, 참여시민들은 에너지문제에 대해 수동적인 소비자의 역할에 머무르거나, 짧은 시간동안의 실천, 캠페인으로 만족하는 경우도 많다. 행정 또는 활동가가 제안하는 대로 절약과 효율화를 실천하고, 좀 더 적극적인 시민조차 기업이 판매하는 에너지절약제품이나 태양광패널을 구입하는 것밖에 다른 방법은 없다고 생각한다. 중앙집중식 에너지체계가 아닌 지역분산형 에너지체계, 에너지자립으로 에너지정책이 변화하기 위해서는 그동안 에너지절약활동을 적극적으로 진행해 온 시민들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지역에너지정책에 개입하고 구체적인 지역의 목표, 과제를 고민해야한다. 지역에너지전환은 스스로 활동을 계획하고 지역의 에너지관련 행정 및 활동에 의견을 내며 공동체의 미래를 꿈꾸는 에너지생산자가 많아질 때 가능해질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마을이, 참여시민들이 지금보다 훨씬 더 적극적인 생산자(활동의 생산자, 에너지의 생산자)가 되어야한다. 그런 면에서 에너지생활기술은 일반 시민들에게 직접 참여해 여러 에너지 제품을 만들어보고, 사용해보고, 자연에너지 이용의 새로운 방식을 함께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스스로 무엇을 만들고, 생산적인 결과물을 내는 계기를 통해 상상력과 자신감을 만들 수 있다. 에너지생활기술은 여전히 시민들에게 어렵게만 느껴지는 에너지를, 그리고 기술을 만만하고 친숙하게 만든다. 자연에너지 이용과 에너지효율화가 대기업의 연구와 그에 따라 생산되는 제품의 소비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 손으로, 우리 주변의 에너지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에너지 전환에 대한 인식이 확장되고 에너지이용에 관한 보다 더 주체적인 입장을 가질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실제 지난 2년간 수차례 진행된 에너지생활기술 제품 제작워크숍에 참여한 시민들은 생전처음 만져보는 공구들과 손을 움직이고 땀을 흘리며 제품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통해 에너지와 기술에 대한 심리적 거리감, 두려움을 극복해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만드는 과정 중에서도 제품개선에 대해, 제품 활용에 대해 끊임없는 아이디어를 쏟아냈다. 에너지생활기술 활동은 도시 속 삶의 각 분야에서 에너지를 적게 쓰거나 자연에너지를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설비를 시민들이 직접 제작해보고, 사용해봄으로써 시민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에너지자립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할 수 있다. 그리고 그 과정은 늘 이웃, 친구와 함께 한다.
3. 서울형 에너지생활기술의 조건 - 에너지를 적게 쓰거나 자연에너지를 이용할 수 있는 기술 혹은 제품. - 만들고 이용하는 과정에 개입(아이디어, 개선, 요구)이 가능할 것. 서울형 에너지 생활기술은 에너지사용에 부족함이 없는 도시사람들이 일상에서 사용해야 하는 것이다. 해외에서조차 아직은 제대로 된 자료도, 사례도 없다. 에너지문제에 관심이 많은 유럽에서도 그 동안의 적정기술은 대개 에너지 가격이 비싸거나 자원이 풍부한 농촌지역에서 주로 사용되었다. 그래서 더 많은 실험과 시도가 필요하다. 서울형 에너지생활기술의 제한 조건을 논의하는게 아니라 서울형 에너지생활기술이라면 ‘이것만 충족하면 모두 다’ 라는 열린 태도가 필요하다. 그동안의 적정기술에서 제시하는 기준을 염두에 두면서도 더 열린 태도로 도시에서 적용가능한 기술을 만들어가야 한다. 서울형 에너지생활기술은 첨단 반도체 기술이 필요한 태양광 모듈일지라도 일상에서 상상력을 발휘해 이를 이용한 DIY가 가능하다면 에너지생활기술의 범주에 넣을 수 있다. 공장에서 생산되는 첨단 기능의 단열재도 이웃이 함께 시공하고 이를 수단으로 마을의 에너지효율화를 만들어 간다면 이것도 에너지 생활기술이다. 제품 자체로 에너지생활기술이냐 아니냐를 가르는게 아니라 그 제품을 사용하는 방법, 그 제품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에너지 생활기술이냐 아니냐를 가른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에너지생활기술은 제품이 아닌 제품을 둘러싸고 있는 방법, 과정이다. 이 과정을 만들어 가는데 필요하고 과정을 만드는데 계기가 될 수 있는 기술과 제품은 모두 에너지 생활기술이다. 또한 이 과정은 마을이, 공동체가 함께 할 수 있어야 한다. 고민을 함께 나누고, 손을 함께 모으고, 기쁨을 함께 나눌 이웃이 있을 때 지속가능하고 상상력은 풍부해진다. 요즘은 제 3세계 지원 목적으로 활동하는 적정기술사업도 단순한 제품 보급이나 기술전수를 넘어 그들의 삶을 함께 고민하고 재구성하는 솔루션으로 범위를 확장해가고 있다. 필요를 발견해 내는 것, 그에 맞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 그리고 그 기술을 지역사회내에서 뿌리내리게 하는 것. 그를 통해 지역사회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것. 이 과정모두가 적정기술의 범주라고 얘기하고 있다. 서울 에너지 생활기술의 범주 역시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4. 에너지생활기술 활동 방향
1) 기반 닦기 현재 서울에서 에너지생활기술 활동의 중요한 과제는 두 가지이다. 에너지생활기술을 최대한 많이 개발해 내는 것, 에너지생활기술의 기반을 최대한 넓히는 것. 이 두 가지는 서로 연관되어 있다. 기반을 넓히는 것은 직접 에너지생활기술로 업을 삼는 활동가를 많이 만들어 내고 그들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넓히는 것이다. 그 과정을 통해 더 많은 더 다양한 에너지생활기술들이 개발될 수 있을 것이다. 전국 각지에서 적정기술 활동을 하는 많은 활동가들은 최소한의 생계를 유지하는 것조차 버겁다. 수많은 교육과, 기획과, 연대의 활동들이 이뤄지지만 여전히 안정적으로 생활할 만큼 활동할 수 있는 마당은 충분하지 않다. 꾸준하게 교육하고, 실질적으로 기술을 적용할 기회, 함께 할 인력의 양성, 안정적인 작업공간의 확보가 ‘각자 알아서’가 아닌 공동으로 논의하고 함께 방법을 찾아 기반을 닦았으면 한다.
2) 연대하기 녹색연합은 2013년 2월 재생에너지 설비 제작워크숍을 진행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강사진들과 그 밖에 도시속에서 에너지교육과 재생에너지설비를 사용, 보급하려는 각 단체 활동가들이 모여 네트워크를 만들었다. 이 적정기술 네트워크에서는 도시속에서 단열, 재생에너지를 이용한 난방과 전기생산등을 통합하여 에너지 자립을 고민하고 이를 교육과 의식변화를 통한 실생활에의 적용을 확대하기 위해 매월 모임을 통해 활동방향과 내용을 나눠왔다. 한 가정이, 혹은 한 마을이 에너지 전환을 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방법이 필요하다. 초기 에너지문제를 제대로 인식하기 위한 공부, 동료를 만들어 가는 과정, 생활에서 에너지사용을 최소화 할 수 있는 기술(단열, 전기, 냉난방, 물사용, 교통), 이를 사회적으로 풀어내기까지 많은 고민과 시도가 필요하다. 제안자(협동조합, 강사, 연구자)와 사용자(에너지자립마을)의 연대, 민(활동가)과 관(서울시)의 연대, 사용자(에너지자립마을, 관련 과정을 교육하는 학교)들간의 연대는 에너지생활기술이 개발되고 사용되는 전 과정에, 모두 의견을 합하고 서로 보완하면서 보다 더 나은 활동을 만들어 갈 수 있다. 필요에 의한 새로운 아이디어, 사용에 따른 불편함의 극복, 새로운 용도의 발견, 더 많은 파생기술들이 연대를 통해 만들어 질수 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에너지 자립의 비젼에 대해 함께 공유하고, 만들어 갈수 있기를 기대한다.
5. 독일 에너지자립마을에서 배운 것 2013년 10월 성대골 에너지자립마을 주민들과 함께 독일의 에너지자립마을을 둘러보고 왔다. 독일의 에너지전환을 이끈 주역들 – 재생에너지회사, 바이오 에너지마을행정가, 프라이부르크를 만들어간 시민들-은 그저 보통의 시민들이었다. 원하는 바를 정확하게 표현하고 꾸준하게 밀고나가고 지속적으로 주위(이웃과 행정)를 설득해 나간 보통의 시민들. 그리고 그들은 모두 기술자들이기도 했다. 작은 초콜릿몰드공장에서 나오는 폐열과 우드칩을 사용하는 마을보일러의 폐열을 이용해 난방에 이용하는 주민들, 바이오매스 보일러의 고장을 줄이고 난방효율과 열공급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내고 설비를 개선하고, 비상열원공급 회사와 지원제도를 만들어내는 농부들, 에너지절약을 위해 각 가정의 보일러 부품 교체 캠페인을 벌이고, 고효율 부품 공동구매시장을 여는 지자체, 태양광발전설비에서 생산되는 전력을 팔아 청소년 체육시설을 운영하고 장학금까지 지급하는 체육관, 냉방 에너지 절감을 위해 건물 벽에 파라핀냉매를 넣은 건물... 독일의 기후환경에 맞는, 에너지전환을 위한 기술을 적극적으로 개선하고, 적용하고, 이를 제도로 정착시켜가는 독일 시민들을 보며 기술이 그들에게 자신감을 주고, 경제를 만들며, 실질적인 에너지자립을 이루는 근간이 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들에게 기술은 전문가가, 대기업이, 첨단 연구소에서 만들어지고 제공되는 것이 아니라 생활속에서 시민들의 손으로 만들어지고 사용되는 것이었다.
에너지생활기술이 에너지에 관심 있는 수많은 시민들을 에너지자립의 주역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자극을 주고, 꿈과 희망을 그리고 실현할 도구가 되길 희망한다.
토론 1. 왜 어떤 에너지생활기술인가?
마을기술센터핸즈 이재열
기술은 그것을 개발하고 사용하며 구체화된 어떤 것(아이템)을 만들어내는 인간을 일측면 대변하고 있습니다. 즉 어떤 물건들이 선호되고 있는 지를 잘 들여다보면 특정시기 사람들의 생각과 다양한 패턴을 읽어 낼 수도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보면 기술 자체는 가치중립적일수도 있겠죠. 그러나 아쉽게도 기술 자체가 스스로 생성되고 발전하는 것이 아닌 적어도 지구상에서는 사람들에 의해 다뤄지다 보니 기술의 중립적 가치라는 말 자체가 허황되거나 실상과 동떨어지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어떤 기술을 개발하고 발전시키며 받아들일 것인가 하는 문제는 인간의 일상적 삶을 결정하는 대단히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기도 하며 우리 인간자신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기도 합니다. 당연히 우리의 미래 또한 상당한 영향을 받게 됩니다.
밀양 765KV급 송전탑의 건립문제로 촉발된 밀양사태는 이 문제를 극명하게 드러내 보이고 있습니다. 두 분이 돌아가셨으며 송전탑이 사실상 이미 세워졌음에도 불구하고 마을 분들은 싸움을 끝낼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습니다. 밀양의 문제는 건강권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전혀 다른 측면을 가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아시겠지만 그분들의 주장을 들어보면 건강권의 문제로부터 시작해서 재산적 가치의 심각한 하락 그리고 더 크게는 평생을 살아온 터전이며 앞으로도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공간으로 여겨졌던 곳을 일순간에 강제로 빼앗기게 되면서 느끼는 박탈감 등은 제가 다 그대로 그분들의 심경을 옮겨 적지 못할 지경입니다.
선택 지금 만들어지고 있는 송전탑 외에 만약 다른 대안이 전혀 없고 반드시(이런 이유가 존재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그곳을 통과해야 한다면 우리는 어쩌면 다른 고민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아주 간단하게 생각해도 우리는 이미 대안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좀 더 낮은 전압으로 지중매설을 할 수도 있으며 마을을 우회하거나 충분히 다른 방안들을 찾을 수도 있어 보입니다. 그러나 우리사회는 그렇게 하지 않았죠. 일부이기는 하지만 심지어는 목숨을 던지는 분들이나 저항하고 있는 분들을 여러 가지 이유를 들이대면서 비난하기까지 하고 있습니다.
서울 밀양의 송전탑을 통해 전해질 에너지는 어디로 향하고 있을까요? 나름 괴로운 질문일 수도 있습니다. 물론 여러 곳에서 쓰이게 되겠지만 그 중 대부분은 수도권으로 흘러들어올 것으로 쉽게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두말할 것 없이 가장 많은 에너지를 밤낮없이 쓰고 있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향후 계획되고 있는 추가건설예정인 핵발전소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이것은 밀양사태의 책임이 가장 크게는 정부와 한전(한국수력원자력)을 비롯한 일단의 집단에게 있지만 또 한 측면으로는 우리도 무엇인가를 해야만 하는 입장에 서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양비론으로 비춰질까봐 조심스럽습니다만 전혀 그런 것이 아니라는 점을 밝혀두면서 이야기를 계속하도록 하겠습니다. 서울시는 정책적 지원을 통해서 최근 많은 노력들을 해오고 있습니다. 매우 고무적인 일입니다. 그럼에도 에너지소비량으로 보면 턱없이 부족한 것도 사실입니다. 서울이 지금처럼 에너지 잡아먹는 하마처럼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 한 제2 제3의 밀양사태가 없으리란 보장은 없어 보입니다. 그들에겐 나름의 명분을 가질 수 있는 조건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대안 그리고 .... 변화를 머금은 문화 적정기술이 되었든 신재생에너지 설비분야가 되었든 혹은 생활기술이라 명명되든 우리는 나름의 대안적 무엇인가를 이미 가지고 있습니다. 충분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적어도 변화 가능한 가능성을 지닌 어떤 것들을 가지고 있다고 저는 믿습니다.
다만 그것을 선택할 것인가 말 것인가의 문제가 남겨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어떤 것을 선택할 것인지 아닌지는 물론 다양한 요소들이 작용하겠죠. 당장 눈에 띄는 것 중에 한두 가지는 경제적 측면과 실용적 편리함을 들어 볼 수 있겠습니다.
수년간 적정기술을 가지고 이야기들을 해오는 과정에서도 드러난 문제이기도 합니다. 결코 단순하거나 쉬운 문제는 아닙니다. 시간상의 제약이 있기에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는 소위 ‘경제적’ 이라는 측면만 잠시 들여다보겠습니다. 예를 들면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하면 설치비 또는 운영비 대비 현재 지불해야 할 전기료에 비해 궁극적으로 저렴한가? 라는 질문 혹은 고민을 쉽사리 접할 수 있습니다. 저에게도 흔하게 질문해 오는 것 중에 하나이기도 합니다.
통상적 대답은 한 달에 얼마이상 전기료를 내고 있으면 설치하고 그렇지 않으면 설치하지 않는 게 좋다라는 말들을 듣게 되죠. 다른 이야기들이 오가기도 합니다만 아직은 소수에 불과해 보입니다.
여기서 경제적 이라는 말의 뜻이 두 가지로 갈릴 수 있습니다. 하나는 말 그대로 돈의 가치로 환산 했을 때 손익분기점을 넘기거나 최소한 다다를 수 있겠냐 하는 것과 또 다른 한 가지는 현재 인류가 처해있는 환경과 기후변화 등의 측면을 감안 할 때 단순히 금전적 손익분기점을 따질 시점이냐 하는 것입니다. 급하게 결론을 내리자면 안타깝게도 인류는 금전적 손익분기점이 아닌 미래 인류의 지속가능한 생존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판단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이렇게 되면 손익분기점의 일반적 정의가 적어도 이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적정기술이나 생활기술이 가지고 있는 혹은 발굴될 다양한 아이템들이 존재합니다. 우리는 이것을 받아들일 것인가 말 것인가에 있어서도 위에서 언급한 비슷한 패턴의 고민들이 존재하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사실은 에너지문제를 이야기하자고 해도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 속에서 생성되는 다양한 문제 혹은 요소들까지 충분히 고민하지 않으면 우리가 설정해 놓은 어떤 것에 이르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전혀 엉뚱해 보이는 것들이 방해요소가 될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이 토론을 필두로 더 다양하고 깊이 있는 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이게 그 시작점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토론3. 서울형 에너지생활기술의 의미, 적용범위, 이후 활동방향, 네트워크 구성의 필요성
마이크로 발전소 이기관대표
(1) 의미 서울형 에너지생활기술이란 초고도의 인구밀도와 생활방식을 형성하고 있는 서울이라는 공간에서 시민이 생활 속에서 구매, 생산, 사용이 가능한 기술을 말한다. <적정기술, 적당기술 등의 광의의 정의를 그대로 서울에 적용하는 것은 실생활 및 실제 적용가능 기술의 종류를 볼 때 들어맞지 않는 부분이 많을 것으로 보이며, 서울의 소득수준 및 도시의 기술사용수준, IT인프라를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2) 적용범위 서울시민이 주로 기존의 에너지를 소비하는 범위를 고려, 세 가지 분야(가.교통 나.전기에너지의 생산과 절감 다.냉난방에너지의 생산과 절감)로 나눌 수 있지 않을까. 논의가 될 수 있는 세부기술과 그 배경은 다음과 같다. 물론 가. 교통에너지에 관해서는 전기화에 대한 논쟁의 여지가 있지만,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측면이 많다는 점을 언급하고 싶고, 이 점을 빼고 에너지 전환을 논하기도 쉽지 않은 무시할 수 없는 도시생활의 커다란 영역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가. 교통에너지 전환 (a) 교통으로서의 자전거 생산, 보급 (b) 전기스쿠터, 전기자전거 생산, 보급 (c) 카쉐어링 운영 (d) 전기자동차 개조, 보급 (e) 전기충전인프라 설계, 보급
배경... 서울이라는 지리적 배경상 구릉이 많아 자전거가 레져스포츠용으로만 보급이 치중되었다. 경기도에서 광역으로 출퇴근하는 인구가 많아 1인 승용차 이용인구의 비중이 높다. 자동차제조에 관한 엄격한 규제가 있어 자동차 형식승인을 받을 수 있는 생산수단을 가진 기업이 극소수로 제한되어 있다. 전기이동수단인 지하철이 비교적 편리하게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있어, 교통기간망으로 활용가능하다.
나. 전기에너지 생산 및 절감 (a) 베란다, 옥상 소형태양광발전 생산, 보급 (b) 소형풍력발전 생산, 보급 (c) 소수력발전 생산, 보급 (d) LED조명의 생산, 보급 (e) 절전소 운영 (f) 각종 태양광 충전 제품의 생산, 보급 (g) 비전기화 제품의 생산, 보급 (h) 에너지 진단 컨설팅
배경... 도시문명이 전기에너지와 함께 급성장함에 따라 전기는 도시형 에너지의 대명사가 되었으며, 서울도 예외가 아니다. 전기를 끊고 도시생활을 영위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전기에너지 절감 및 생산을 유도할 수 있는 방향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또한 임대주거인구 및 공동주택주거인구의 비율이 50%를 상회하는 서울에서 시설의 특성이 가져야 하는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 특히 1인당 전기사용량 증가율이 세계 그 어느 곳보다 높았던 서울의 전기중독상황으로 볼 때 에너지의식의 고양은 필수적이다.
다. 냉난방에너지 생산 및 절감 (a) 태양열온풍기 생산, 보급 (b) 태양열온수기 생산, 보급 (c) 도시형 팰릿난로 생산, 보급 (d) 단열 컨설팅 (e) 단열자재의 설계, 생산, 보급 (f) 태양광 냉방기의 생산, 보급 (g) 인공그늘(차양막, 처마류)의 생산, 보급
배경... 여름날씨와 겨울날씨가 극단적으로 나타나는 서울의 기후상황에서 냉방과 난방에너지는 에너지피크의 주범이다. 특히, 극단적인 전기화가 불러온 냉난방에너지 문제는 불필요한 발전소의 계속확장이라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게다가 냉난방에너지는 소득불평등이 심해지는 서울에서 가장 먼저 취약층의 생존을 위협하는 문제로까지 발전할 수 있어 도시복지차원의 접근도 필요하다.
(3) 활동방향 최소공배수를 기반으로 한 최대공약수를 찾는 방향으로 오픈하면 어떨까? 에너지의 종류 혹은 활용방식에 따른 분류가 앞서했던 가, 나, 다 의 분류라면 교육/생산/보급의 세 축으로 본다면 또 다른 네트워크가 형성될 수 있을 것이다. 네트워크가 되기 위해선 최소기반의 생각을 탄탄하게 공유하는 최대다수가 참여해야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활동비를 내고 네트워크의 활동을 알리는 매체를 하나 만들면 어떨까?
(4) 네트워크 구성의 필요성 어느 조합이나 여러 단체의 모임은 핵심그룹이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게 될 때 불만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오게 된다. 공동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는 최소한의 리더십이 다수 단체의 조합 및 네트워크에서는 지속가능한 모델이 될 것이라 본다. 만약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면 오히려 단체를 합치는 것이 여러모로 효율적일 것이다. 네트워크의 장점은 작은 단체가 혼자서 해결하기 힘든 문제를 공동으로 해결할 때 부각될 터인데, 공동구매, 공동판매, 공동활동, 공동교육 등의 활동이 그러한 장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이 네트워크 자체도 다투어 가입하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매력적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무엇무엇을 해야한다는 명분하에 결성된 네트워크는 오래 갈 수 없다. 단체의 일정역량을 네트워크에 쏟을 수 있어야 하고, 그 단체에서 나오는 정보(교양이던, 사업정보던, 전문지식이던)가 매력적일 때 네트워크의 존재가치가 있다.
토론 3. ‘에너지 생활기술 도시, 서울’ 만들기
서울시 녹색에너지과
서울시는 ‘적정기술’의 개념을 도입하여 ‘도시형 삶의 기술’, ‘에너지절약 생활지혜’, ‘에너지 생활기술’ 등의 명칭으로 공모전 및 워크숍 개최, 체험교육 사업을 지원하면서 최근 이 분야에 관심을 넓혀가고 있다.
‘서울형 에너지 생활기술’을 시민의 삶에 확산시키고자 하는 과정에서 시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을 고민 중에 있고, 수차례에 걸쳐 전문가와 관련분야 종사자들의 의견을 들어왔다.
‘에너지 생활기술’이 에너지 집중형의 첨단기술에 익숙해져 있고 표준화된 생활양식을 영유하는 도시민들의 삶에 스며들 수 있을지, 그리고 그것이 단순 교육․홍보 사업을 넘어 실질적인 제품개발과 보급에까지 나아갈 수 있을지에 대해 긍정적인 비전을 제시해 주는 경우도 있었고 한편으로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특히 ‘에너지 생활기술’ 분야에 시가 직접 개입하는 과정에서 민간에서 충분히 자발적으로 잘 이루어지고 있는 활동에 균형이 깨질 것에 대한 염려도 접했다.
공모전이나 워크숍 등 관련단체들과 함께 몇몇 사업을 진행하면서 최근 서울시가 접한 경험을 통해 ‘에너지 생활기술’이 서울시민의 일상에서도 의미 있는 방식으로 녹아들 수 있으며, 건강하게 활동하고 있는 민간의 자발성과 균형을 깨뜨리지 않으면서 더 많은 시민이 ‘에너지 생활기술’에 관심을 갖고 자신의 삶 속에서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민간의 활동을 지원하는 데에 시의 역할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에너지 생활기술’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서울’에서의 에너지 생활기술 활동에 대해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고, 정기적인 공모전을 개최하여 시민의 관심을 유도하고, 시의 행정․재정적 자원을 활용해 교육․홍보를 확대하고 생활기술 제품개발 및 사용의 기반을 넓혀 가는 것 등. 이 모든 과정에서 서울시의 역할은 현장에서 활동하는 생활기술 활동가분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다.
작년 서울시 주관으로 개최한 ‘에너지 생활기술 공모전’에서 제안된 제품 중 ‘실외기 차양막’이 제품화되어 시중에 보급 중인데, 유용하고 친환경적인 제품이 계속 발굴되길 기대한다.
과학기술이 인간의 필요 이상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에, ‘에너지 생활기술’은 ‘딱 필요한 만큼의 기술’로 ‘환경친화적’인 제품을 ‘스스로’ 만들어 쓸 수 있는 의미 있는 삶의 기술이 될 것이라 생각하며, 소수의 관심 있는 사람들만의 활동이 아닌 일반 시민들의 삶 속에서도 구현되는 기술이 될 수 있었으면 한다.
당장 성과가 나지 않고 오래 걸리는 일이더라도 시에서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꾸준히 의견을 주시기 바라며, 이 모든 과정에서 서울시를 협력자적 관계로 인식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연속 토론회는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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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형 적정기술쟁점 연속 토론회 Ⅱ
에너지 생활기술을 어떻게 배우면 좋을까?
주최 : 녹색연합 후원 : 서울특별시
생활세계와 적정기술 김희옥(하자작업장학교)
적정기술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조금씩 수업을 기획하고 진행해온지 2년이 되어간다. 후쿠시마 핵사고가 있었던 그해 <충전, 세상을 바꾸는 에너지>라는 캐나다의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핵사고로 인한 청소년들의 충격과 분노의 감정을 추스르는 물꼬로서 선택한 것이다. 에너지중독에 빠진 세계로부터 거리를 두기 시작하는 세계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와 지역자치(/자급)와 에너지경작(/자급)에 대한 중요한 단서들이 있었다. 유럽사회의 연이은 탈핵선언은 후쿠시마 핵사고로 좀 더 본격화되긴 했지만 시민사회와 지역자치의 성숙과 더불어 자연스럽게 진행되어온 것이다.
그와 비슷한 시기에 만날 수 있었던 비전력(생활가전) 발명가 후지무라 야스유키를 비롯해, 현대문명에 대한 피로감과 불행함, 지속불가능성을 꾸준히 진단하고 있는 쓰지 신이치의 나무늘보클럽, 쓰지 신이치가 정성을 들여서 소개하고 있는 사람들 - 사티시 쿠마르, 황대권, 헬레나 노르베리-호지, 반다나 시바, 가와구치 요시카즈, 더글러스 러미스, 마사키 다카시와 같은 분들이 핵사고 이전부터 던지는 메시지는 가장 어두운 시대의 촛불 같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특히 후지무라 야스유키는 구체적인 발명과 발명의 독려를 통해 현대적 생활의 부분들을 하나씩 실제로 비전화(非電化)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면서 또한 청년들의 “마을살이”를 제안하고 있다. 솔직히 이 부분은 좀 어리둥절하기도 하다. 청소년, 청년문제가 부등교에서 도지코모리로, 그리고 히키코모리로 이행하고 (현재는 이미 이들이 장년으로 접어들면서 장년의 히키코모리 문제마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 프리타와 니트가 부각되고 있는 일본사회에서는 매우 진취적인 제안일 수 있지만 한국사회에서 언급되기에는 너무 많은 단계를 뛰어넘은 제안이 아닌가 싶었는데, 2-3년이 지나면서 한국(의 청년상황)이 일본을 너무 재빨리 따라잡고 있는가 싶어 씁쓸하다. 15년 전 즈음만 해도 한국과 일본은 20년 정도의 간극이 있다고 말해졌지만, 한국의 청년문제 또한 비슷한 양상으로 진단되고 있다. 물론 현재는 ‘마을살이’가 마을기획과 실제적인 마을살이로 혼재되어 있는 것 같기는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안되고 있는 청년들의 “마을살이”는 청년들이 적극적으로 경쟁적 신화의 트랙에서 내려오는 것 뿐 아니라 자본주의적 욕망과 환경으로부터 벗어나지 않고서 가능한 일이 아니다. 그런데 현재의 시장/금융 자본주의 사회는 자본주의적 욕망의 좌절과 패배를 일찌감치 내면화시키고 있어서 일견 그럴듯하게 보이기도 하다. 좌절된 욕망으로부터 새로운 상태로 전환하는 것은 어떤 단계를 통해 진행될까는 상당히 어려운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런 탓에 장래에 뭘 하고 싶냐는 물음에 요리를 배워서 요리사가 되고 싶다거나 기타를 배워서 음악가가 되고 싶다거나 하는 정도가 대안학교의 ‘건실한’ “꿈”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사회에 나쁜 영향을 끼치는 사람이 되겠다는 건 아닌 것 같으니까?
후지무라 야스유키는 <월 3만엔 비즈니스>라는 책에서 “체력, 시간, 친구의 세 가지만 있다면 못해낼 일이 없네”라고 했는데, 그가 제안하는 ‘일’이란 좀 이상적이고 사적인 마을살이 제안처럼 느꼈다. 텃밭을 가꾸고 집을 짓거나 수선하고 마을에 필요한 일을 찾아 하면서 소박하고 느리고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것. 물론 그도 핵사고가 일어나자 저가의 방사능계측기를 발명하는 일을 했다. 애초에 비전화공방의 시작이 천식을 앓던 아들을 위한 일이었던 것처럼 그 이후의 발명들도 세상의 고통을 줄이는 식으로 이어지고 있다.
좀 더 배경적인 지지는, 최근에 다양한 맥락에서 주목받는 한나 아렌트를 통해 생각해보곤 한다. 그는 인간의 활동을 노동(labor), 작업(work), 행위(action)의 세 개 국면으로 나눠 설명을 했는데, 노동과 작업의 왜곡과 소외는 인간의 생활세계를 훼손하고 인간성 자체를 변질시키고 있다고도 말한다. 그러나 후지무라 야스유키가 의식했던 아들의 존재나 세상의 고통, labor영역의 ‘노동’을 품앗이 하는 ‘친구’들보다는 훨씬 더 적극적으로 ‘공공성’을 언급하면서, ‘이웃’이나 공동체의 회복에 대하여 참여와 개입을 요구하고 있다. 그는 <인간의 조건>이나 <전체주의의 기원>에서 가장 어두운 시대의 사람들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는데, 시대적 어둠에도 불구하고, 그 어둠의 밀도가 높을수록 더 깊이 존재의 빛이 되는 작은 촛불을 둘러싸고 손을 잡고 춤을 추는 젊은 남녀들에 대해서 언급한다.
같은 시기에 운 좋게도 적정기술의 장인그룹과 연결될 수 있었다. 귀농귀촌자들 사이에 리더십을 가지고 활동을 해왔던 이들은 핵사고의 영향으로 관심층이 확대되고 또한 지역에너지자립마을의 정책과 더불어 급격하게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주로 흙 건축과 난방에너지에 집중되어 있던 장인그룹의 적정기술콘텐츠 또한 자발적 고립으로부터 나와 사회와 다시 조우하면서 지난 2년간 이들의 활동영역은 훨씬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서울과 같은 대도시와 연결되면서는 매우 다른 도전적 과제에 부딪히고 있다는 생각이다. 그 과제는 ‘생활기술’로 요약하여 제시할 수는 있지만 그 내용은 훨씬 더 많은 설명이 필요하고, 흙 건축과 에너지기술의 범위는 적은 부분에 해당한다. 그러나 서울‘시’의 요구는 에너지와 에너지관련 일자리에 관련된 것이 틀림없고, 적거나 큰 예산의 범위를 제시하면서 종종 혼란스럽게 하기도 한다.
그러나 다행히 적정기술의 장인그룹은 전통적인 의미의 ‘장인’보다는 ‘창의적 리더’에 가깝고, 새로운 시도와 집단지성에 대한 신뢰를 존중해야 할 책임, 사회적 소명을 요구받고 있고 장인들도 그것을 매우 잘 안다. 그들이 귀농귀촌자로서 발견한 에너지문제와 그것을 해결해야 한다는 절실함을 실행으로 옮겼던 것처럼, 시대적 소명과 참여 속에서 새롭게 조명되는 생활세계의 복원과 발견이 적정기술을 우리 삶의 기술로 끌어당길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에너지 생활기술 어떻게 배우면 좋을까?
안병일(전환기술사회적협동조합)
<토론 1> 1. 지향과 목표를 분명히 해야한다. - 현실은 끊임없이 ‘타협’을 종용하고 굴복하게 만듬 - 지향과 목표가 불분명하면 쉽게 타협하고 경쟁질서에 빠져듬
2. 종합적이어야 한다. - 교육은 교육 자체로만 완성될 수 없음 - 연구와 개발, 교육, 생산, 보급 등의 과정에 교육이 의미가 있음
3. 경제, 협동경제여야 한다. - 공부만으로도 의미가 있지만 ‘삶’이 되도록 해야함 - 협동경제, 즉 경제적 자립과 나눔없이는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음
4. 사람과 그릇을 남겨야 한다. - 사람과 조직, 질서와 체계가 없으면 힘들고 시간도 많이 걸림
<토론 2> 1. 서울 - 거대도시, 첨단도시, 대량소비도시, 전자파도시, 화학도시... - 정치1번지, 문화1번지, 유행1번지... - 에너지 대량소비에 최적화된 콘크리트 덩어리
2. 서울형 적정기술 - 파괴하기 어렵지만 파괴하지 않는 이상 에너지 분야에서는 한계가 분명 - 재료의 전환(자연재료, 재활용재료), 건축.설계의 전환(낮고 작은 건축) - 제2의 웰빙 유행이 필요(가전제품과 전자파로부터의 웰빙) - 정치적 적정기술 필요(서울의 질서를 흔드는 파괴적 적정기술) - 이벤트형(전람회형), 에너지복지형 적정기술 필요 - 도시에서 쏟아져 나오는 재료와 도시에너지에 주목
전환기술사회적협동조합의 교육사업
1. 에너지전환 적정기술 예비장인 교육 1) 교육 목표
2) 교육 대상 ○ 고등(대안)학교 졸업자와 탈학교 청소년, 대학 휴학생 ○ 농촌지역에서 전문적 기술을 갖고 귀촌, 귀농하고자 하는 청년, 일반인 ○ 시민단체, 환경단체, 농민단체, 지역단체로부터 추천 받은 자 ○ 적정기술, 생태사회 전환 활동가로 활동하고자 하는 자 ○ 지역공동체의 에너지 전환과 기술자립 필요에 의해 파견된 자 3) 수료자 전망 및 인증 ○ 화덕,구들,난로,벽난로,화목보일러 등 화목난방 분야 직업인, 활동가, 교육자 ○ 세부과정별 선택적 참여가 가능하나 전 과정 이수자에 대해서만 수료증발급 4) 교육 과정 ○ 현장작업과 연계하며 수익성 작업일 경우 노동참여 교육생에게 인건비 지급 ○ 실기 훈련은 숙련을 위해 작업요구에 따라 반복 가능 ○ 모든 과정에 디자인 토의 및 설계 과정, 시공 과정을 포함 ○ 교육과정과 에너지 소외 빈곤계층 지원사업 연계 ○ 교육과정과 에너지전환 적정기술 시범 보급사업과 연계 2. 에너지 전환 적정기술 대중 워크숍
1) 사업 목표
2) 사업 대상 3) 기간 ○ 년 2회 개최 ○ 하절기 휴가철(8월) 적정기술 캠프 개최
4) 워크숍 내용 ○ 지역 에너지전환 생활기술자 과정은 지역 필요에 따라 주제를 선정해 운영 (위탁사업 예 : 건축물 에너지 효율화, 농업난방 효율화, 농업에너지 전환, 농가냉난방 개선) ○ 보급 목적의 반복 수행 교육과정은 단일 주제에 대해 보다 많은 참가자를 주민대상으로 반복적으로 과정 운영 ‐ 시범 보급사업과 연계 (예 : 하절기‐햇빛고추건조기, 동절기‐하우스 난방용 대류식화목난로) 3. 교육과목
1) 바이오매스 적정기술 과정 2) 자연에너지 적정기술 과정
3) 물 이용 적정기술 과정
착한 에너지의 세상 만들기
신경준 (한국환경교사모임 공동대표, 숭문중학교 교사)
우리가 편히 사용하는 에너지의 대부분은 스위치 한 번으로 켜고 끄는 전기를 사용합니다. 그런 전기의 60퍼센트 이상을 석탄, 석유 및 천연가스를 이용한 화력 발전에서 얻고 30퍼센트 이상은 핵에너지에서 얻습니다. 재생에너지의 비율은 2퍼센트 미만에 불과합니다.
우리는 음식을 먹을 때 성분을 확인하고 먹습니다. 그런데 전기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의문을 품고 생각해본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봅니다. 우리가 전기를 소비하는 과정이 다른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는 과정이 될 수도 있습니다. 기존의 화력발전과 핵발전은 전기를 생산하는 과정에서도 많은 부작용을 낳지만, 우리에게 전달되는 과정 또한 안전하거나 평화롭게 진행되지 않습니다. 전국 여기저기 세워진 대형 발전소들에서 우리에게 전기를 보내려면 초고압 송전탑이 필요한데 송전탑은 해당 지역 주민들의 삶의 터전과 생명을 위협하는 위험 시설입니다. 밀양이나 청도의 주민들이 수년째 송전탑 반대운동을 하는 것도 결국 우리가 전기를 소비하기 위한 과정에 원인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대형 발전소들이 보내주는 전기 소비를 줄이기 위한 실천과 함께 태양, 바람, 물과 같은 착한 에너지의 사용을 늘려갈 방법을 논의해야 합니다. 실제로 서울시에서는 ‘원전하나 줄이기’를 선언하고 함께 에너지를 절약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학생들과 함께 몇 가지 약속을 하고 자원과 에너지 절약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빈 교실의 전등과 에어컨 끄기, 다른 일을 할 때는 텔레비전이나 컴퓨터 끄기, 잘 때는 휴대전화 충전도 쉬기와 같은 실천을 하고 있습니다. 또 대기전력 10퍼센트 절약을 목표로 쓰지 않는 플러그를 늘 뽑아두려고 신경 씁니다. 사실 학교에서 교사인 저와 학생들이 생활하는 시간은 하루 중 8시간입니다. 나머지 시간인 아침, 저녁, 주말, 방학에도 교실에 플러그가 꽂혀 있다고 생각해보세요. 얼마나 많은 전기가 버려지고 있을까요? 교실 천장에 꼭꼭 숨겨진 에어컨의 플러그를 찾아내는 재미를 여러분도 경험해보면 좋겠습니다.
물을 절약하면 물 생산과 관리에 필요한 에너지를 줄일 수 있습니다. 물도 결국 전기를 이용해 펌프를 돌려 각 가정으로 보내지기 때문입니다. 물을 절약하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변기 수조에 물을 채운 페트병을 넣으면 25퍼센트 가량의 절수 효과가 있고, 양치컵을 사용하거나 씻을 때 물을 받아서 쓰는 것도 일상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자원 절약도 마찬가지 효과가 있습니다. 이면지로 공책을 만들거나 작아서 맞지 않는 교복, 다 읽은 책은 친구에게 주기도 합니다. 폐건전지, 기한 지난 의약품, 버릴 휴대전화나 안경을 모아 관공서에 보내 모인 금액을 환경단체에 후원도 할 수 있습니다. (폐휴대폰 1대를 우체국이나 동사무소에서는 5000원을 지급합니다. 이 금액은) 전 세계의 굶주리는 아이들과 병들어 치료받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후원하는 정성은 청소년들도 얼마든지 실천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대부분 아프면 병원에 갈 수 있고 배고프면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습니다. 먹다가 음식을 남기기도 하고요. 그렇게 1년 동안 버려지는 음식을 돈으로 환산하면 무려 20조 원이라고 합니다. 음식 남기지 않기를 실천하면 적당한 양의 식사로 우리의 몸도 건강하게 지킬 수 있습니다. 그렇게 건강해진 몸으로 지역 주민들에게 ‘빈그릇 운동’ 동참도 요청할 수 있고, 버려지는 쌀뜨물로 수질 정화 효과가 있는 EM(유용미생물) 배양액을 만들어 주민들에게 나누어 줄 수도 있습니다. 더운 여름날에는 사람이 많은 곳에서 신 나는 음악과 춤으로 에너지 절약 캠페인을 할 수도 있습니다. 내가 아는 환경 지식을 주변에 소리 내어 알리는 역할도 필요합니다. 혼자 하는 절약은 외롭지만 함께하는 절약은 기분 좋게 할 수 있습니다. 모든 절약은 결국 전기를 아끼는 데 일조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발전소 하나를 줄이는 효과가 있을 수 있습니다. 놀랍지 않나요?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지 상상이 잘 안 된다면, 숭문중학교 학생들이 2013년 한 해 동안 펼친 활동을 소개해보겠습니다. 시간과 마음만 있다면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일들입니다. 우리 학교의 활동은 학교 내 자원과 에너지 절약 프로젝트를 기본으로 합니다. 급식실의 쌀뜨물로 EM 배양액을 만들어 마포치매지원센터에 후원했고, 이면지로 공책을 만들고 폐건전지, 폐휴대전화, 기한 지난 의약품을 모아 주민센터와 약국에 보내는 활동도 했습니다. 폐휴대전화로 발생한 수익금은 ‘기아대책’ 단체의 아프리카 식수 사업에 후원하고 밀양송전탑 주민대책위원회에도 보냈습니다.
모든 교실에는 대기전력 차단을 위해 절전탭을 설치하고 학생들이 요일별로 돌아가며 쓰지 않는 플러그 뽑기를 실천했습니다. 에어컨 설정 온도 높이기와 함께 열심히 한 결과 전년도 대비 2012년에는 6.35%, 2013년에는 13.69%, 2014년 현재는 7.96%의 전력 사용량 감소라는 성과를 얻었습니다. 특히 여름철에는 20퍼센트 이상의 절약을 실천하는 서울시 ‘원전하나 줄이기’를 위한 놀라운 변화를 보이고 있답니다. 숭문중학교 환경 교실에서는 태양광에서 얻은 전기로 수업을 하고, 태양열 조리기로 음식을 만들어 먹습니다. 더운 여름에는 자전거 발전기로 팥빙수를 만들어 먹기도 합니다. 휴대폰을 충전하기고 하고요. 이렇게 우리가 만든 착한 에너지로 생활하는 것은 상상도 못했던 일입니다.
또한 시민 홍보를 위한 노래 <Save the energy>를 만들고, 플래시몹(특정 장소에 군중이 모여 춤 등의 퍼포먼스를 하고 흩어지는 행위) 활동이 서울, 인천, 청주에서의 자연 에너지 캠페인으로 확대했습니다. 유투브에서도 함께 들어볼 수 있답니다(omn.kr/a97a). 지역 아동시설에 매달 찾아가는 에너지 교육 봉사(마포구 망원 공부방, 서대문구 충현공부방, 성동구 청소년문화의집)를 시작으로 경기도 판교의 어린이 생태 체험 프로그램의 청소년 강사로도 활동했으며, 나아가 교원 직무연수의 강사로도 초빙되어 청소년들이 교사들의 교육을 진행한답니다. 또래들이나 교사들과 함께 핵에너지 없는 세상을 위한 실천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우리 학생들을 보고 있으면, 그들은 이미 착한 에너지의 천사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만난 한국환경교사모임의 에너지 천사 2000여 명은 2013년과 2014년 3월의 지구촌 전등끄기 캠페인에 참가해 서울시청, 청계천, 광화문 광장에서 <강남스타일>과 <젠틀맨> 노래가 나오면 반짝하고 나타나 춤을 추고 사라지는 플래시몹을 선보였습니다. 이는 CNN과 AP통신 등에서도 놀라운 한국 청소년의 캠페인으로 조명을 받았습니다. 이날 학생들이 에너지 절약에 대한 시민 서명을 15만 명이나 받았다니 놀랍지 않은가요? 이렇게 서울시에서 한 시간 동안 절약한 전기 요금이 무려 23억 원이나 됐답니다. 그러자 2013년 5월 서울시는 1년에 한 번이 아닌 매달 22일 ‘행복한 전등끄기’ 캠페인을 펼친다고 발표했습니다.
핵발전소 없는 세상과 태양의 나라를 먼저 이야기하는 전문가를 찾아가볼 수도 있습니다. 우리 학생들은 박원순 서울시장과 박수택 SBS 기자, 곽노현 전 서울교육감 및 이미경 환경재단 사무총장 등과 인터뷰를 진행하며 탈핵에 대한 심각성을 깨달았고, 전국의 청소년들과 이 내용을 함께 나누기 위해 인터뷰 내용을 책으로도 펴냈습니다. 전문가들의 공통점은 지속 가능한 미래를 먼저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인터뷰에서 나아가 한국환경교사모임 175명 전국의 친구들이 직업전문가를 50인을 만나고 ≪그린멘토, 미래의 나를 만나다≫를 출간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학교에서 환경에 대해 가르치는 동안 학생들 덕분에 많이 놀라고 깨달음을 얻기도 했습니다. 중학생들이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한 자연 에너지에 대해 알게 되면서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실천하려는 모습을 보고 놀랐고, 많은 것을 깨달았습니다. 또 아이들이 환경을 지키려는 모습을 보며 이들이 나중에 환경 분야에서 훌륭하게 앞장서는 사람이 될 것이라는 믿음이 들기까지 합니다.
우리가 펼친 많은 캠페인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탈핵에 관심을 가지는 것 같아서 기쁩니다. 탈핵을 위한 실천은 아주 사소한 일부터 시작될 수 있습니다.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는 변화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주변에 알려야 합니다. 혼자가 아닌 우리가 함께해야 합니다.
신경준 한국환경교사모임 공동대표. 서울 숭문중학교에서 환경과 기술을 가르치는 9년 차 교사다. 환경교육 단체인 초록교육연대를 거쳐 현재 ‘태양의 학교’ 교육국장, ‘생명다양성재단’ 운영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특히 착한 에너지에 관심이 많아, 2013년에는 중학교 기술 교과서의 대체에너지 관련 내용을 분석한 논문을 발표했고, 핵에너지에 관한 잘못된 설명을 수정하는 결과를 이끌어냈다. 환경재단에서 선정한 ‘2013년 세상을 밝게 만든 사람들’ 중 한 명으로 뽑혔다. 세월호 대참사 이후에는 ‘생명을 살리는 안전사회포럼’의 운영위원을 맡고 있다.
서울형 적정기술쟁점 연속토론회
에너지를 절약하고 효율화하며 자립도를 높여나가자는 <서울시 원전하나줄이기> 캠페인은 실제로 시민들의 삶을, 서울의 모습을 바꾸는데 주효한 원리요, 사례가 되고 있습니다.
에너지소비량이 늘기만 하는 다른 도시와 달리, 서울의 에너지소비량이 드디어 하향그래프를 만들어내기 시작한 것입니다. 동시에 적정기술과 에너지생활기술을 접목한 활동이 결하보디면서 서울시민의 삶의 기반, 하드웨어적 환경을 바꾸려는 실험이 함께 진행 중입니다.
특히 마을과 학교, 작은 시장과 공방 등을 중심으로 다양한 교육과 활용이 활발해진 것은 대단히 고무적인 상황입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긍정적인 성취가 서울 시민의 일상으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아직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함께 고민하고 풀어내는 과정을 만들어가기 위한 그 첫 단계로 우선 4가지의 쟁점 토론회를 준비하였습니다. 각 쟁점에 따라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1 왜, 어떤 에너지생활기술인가? 9월 30일(화) 오후 6시-8시 · 사회 : 김희옥(하자작업장학교) · 발제 : 신근정(녹색연합) · 토론 1 : 박숙희(서울시 녹색에너지과) · 토론 2 : 이재열(마을기술센터 핸즈) · 토론 3 : 이기관(마이크로발전소)
2 에너지생활기술을 어떻게 배우면 좋을까? 10월 7일(화) 오후 6시-8시 · 사회 : 정해원(마을기술센터 핸즈) · 발제 : 김희옥(하자작업장학교) · 토론 1 : 안병일(전환기술사회적협동조합) · 토론 2 : 이상우(푸른숲발도로프학교) · 토론 3 : 신경준(숭문중학교/태양의 학교)
3 집단지성이 키워낸 에너지생활기술의 권리와 가치는 어떤 것일까? 10월 14일(화) 오후 6시-8시 · 사회 : 김현우(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 발제 : 이재열(마을기술센터 핸즈) · 토론 1 : 홍영택(Creative Commons Korea) · 토론 2 : 최동진(국경없는과학기술자회) · 토론 3 : 이기관(마이크로발전소)
4 서울의 어떤 에너지자립마을들의 도시가 될 수 있을까? 10월 21일(화) 오후 6시-8시 · 사회 : 정희정(서울시에너지시민협력반) · 발제 : 김소영(성대골에너지자립마을) · 토론 1 : 손상훈(서울 적정기술협동조합) · 토론 2 : 이명주(명지대 건축대학) · 토론 3 : 김영현(유알아트) □ 장소: 하자센터 본관 2층 999클럽 □ 문의: 신근정 (녹색연합/minimu@greenkorea.org) 136-821 서울시 성북구 성북2동 113-34 전화 02-747-8500 / 팩스 02- 766-4180 |
2014. 09. 30(화) 오후 6:00 - 8:00 적정기술쟁점연속 토론회@하자센터 999클럽
환경운동엽한 신근정선생님 (녹취 파일 보유 중)
히옥스 모여가지고 많이 의논을 할 때 계속 나왔던 키워드 중 “지역, 에너지, 자립”이 있습니다. 자급 안에는 자급과 자치가 있고요. 많이 이야기를 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서울형이라는 말을 붙이니까 몇 가지 떨어져 나가는 것 같기도 하고 복합적으로 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서울이 자급이나 자립을 말하기 너무 어려운 곳이라서요. 그래서 지금 이제 신근정선생님 말씀을 들으면서는 한국 사회에서는 “인식 전환”이 앞서 있고 연구와 개발이 뒤쳐져있다는 말씀을 하신 것 같은데요. 꼭 그런가?라는 질문을 하기도 해요. 서울 관점에서 그렇게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술이 개발되고 인식이 전환되는 것이요. 그런데 지금은 인식전환이 크게 되고 기술이 너무 느리게 개발 되는 것 같아요. 지역에는 두 개의 그룹이 있는 것 같아요. 원 주민들이 주도해서 움직이게 되는데 실제 적정기술은 귀농자들이 많은 역할을 해 왔거든요. 어떤 경우에는 협조가 잘 되는 곳도 있고요. 잘 안 되는 것도 있는 것 같아요. 방향도 조금 다르고요. 신근정 국장님과 같은 적정기술 활동가들이 그런 간격을 메우려고 많이 노력을 한 것 같아요. 인식에 전환과 기술에 대한 생각이 메꿔지는 노력이요. 그런데 그것이 잘 되었는가?는 생각을 해봐야 하는 것 같아요.
적정기술을 보급하려는 사람들, 적정기술의 장인이라고 불리는 적정기술을 “꿈꾸게 하는 기술”이라고 하는 말은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다음은 이재열 선생님, 이기관 선생님, 함숙희 선생님께서 발표를 하실텐데요. 이재열 선생님은 지금 핸즈라는 이름으로 서울에서 “서울이 바뀌어야 이 판이 바뀌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으로 활동하시는 것 같아요. 워낙은 적정기술 센터에 계실 때 봉화에 계셨고, 적정기술 장인 네트워크를 만들 때 핵심멤버셨고, 기술에 대한 발전에 많이 고민하셨던 분이고요. 이야기를 이어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재열 저는 이 발제문에 결론부터 말하자면 서울이 “스머프 마을”처럼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뚱딴지 같은 소리처럼 들릴 수 있지만 서울의 건물들이 모두 높아지고 있어요. 모든 나라들이 높은 건물들을 원하고, 아파트는 점점 높아지고 있죠. 신근정 선생님들이 말씀하셨던 그런 노력은 훨씬 강화되어야 하고요. 거의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동시에 그것들이 가지고 있는 본질적인 한계들을 한 번쯤은 짚어야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 정도로 머물러도 괜찮을까? 많은 시간들이 흘러가고 나서 우리가 궁극적으로 원했던 삶의 형태, 구조체들이 변화될 수 있을까? 근본적인 문제는 한 번쯤은 되돌아봐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어쨌거나 우리가 쓰고 있는 기술들, 구석기 때부터 인간들은 기술을 써왔던 것이잖아요? 화살촉 같은 것들은 그 시대에 최첨단이었을 것인데요. 그 시대에 기술이 대중으로부터 쓰여지고 선택되었던 것이 특정 시기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각과 패턴을 읽을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고요. 달리 생각해보면 기술이라는 것이 마치 중립적인 존재인 것처럼 느껴지지만 안으로 들어가보면 전혀 그렇지 않게 느껴집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서울시가 선택하는 기술은 지금과 우리 미래에 모습들이나 삶의 모습들을 결정짓는 아주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가 토론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되고요. 우리가 선택하는 기술이 어떤 것이냐 라고 말할 때 이 문제를 극명하게 드러내는 사례가 밀양 사태라고 필요합니다. 이 에너지가 어디에서 오든 우리에게 에너지가 필요하다라는 것. 이것을 통해서 부의 창출이 이뤄져야겠다는 것. 눈에 보이는 부분들이 있지만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 작용되는 권력이 있다는 것. 서울 혹은 한국 사회라는 것이 다른 삶이나 다른 에너지 체계를 받아들이는데 있어서 얘기하고 싶지 않을 만큼 걸리적 거리는 문제일 수도 있어요. 어쨌든 현실에서는 작동이 되고있다는 점에서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고민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밀양을 생각하면 굉장히 답답합니다. 한 편으로는 우리 사회는 이미 답을 가지고 있는 것 아닐까 생각하고요. 예를 들면 765V 송전탑이 아니라 절반의 볼트의 송전탑을 지어 지중화를 하면 되지 않는가 생각합니다. 밀양 터전을 지켜왔던 사람들의 거의 모든 것을 앗아가는 방식이 아니라, 어쨌든 선로가 필요했다면 다른 방법을 선택할 수 있었는데도 다른 방법을 선택했다면 우리는 이미 답을 알고 있었다는 것이죠.
서울로 다시 돌아와, 서울의 모습을 어떻게 바꿔야 할지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자면요. 초반에 스머프 마을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었는데요. 저는 개인적으로 태양 에너지의 매력에 빠져있었어요. 태양열 에너지를 이른바 분산형 에너지라고 말하는데요. 각 지역에 에너지가 필요한 곳에 발전소를 짓고 에너지를 공급 받는,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는 시스템이죠. 서울을 놓고 보면 서울의 에너지 시스템을 바꾸자는 이야기를 할 때 접근성이 좋은 태양열 전지판을 많이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태양열 발전기를 많이 설치해야한다고 생각하고, 저도 물론 동의하고 훨씬 많이 설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만약에 서울시 전체에 도시 빌딩 전체에 태양광 전지판을 설치한다면 어떨까요?
미국에 씨어스 빌딩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그 빌딩을 운영하는데 작은 지역에 사용되는 에너지를 쏟아 부어야 합니다. 그 빌딩에 필요한 에너지를 풍력과 태양광 에너지로 충족시킨다 해도 고속엘리베이터나 겨우 돌릴 정도일까 싶습니다. 서울을 두고 그렇게 따라한다면 어떨까요? 개인적으로 걱정이 하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일측면에 핵발전소를 계속 지어야한다는 사람이 있습니다. 에너지가 모자라다, 그러므로 더 많이 발전해야 한다고 합니다. 서울이 점점 에너지를 더 많이 필요로 한다면 한 지역을 다 밀고 태양광 단지를 단다고 해도 서울은 점점 에너지가 더 많이 필요할거라고 봅니다. 서울의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는데는 더 큰 문제가 기다리고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도 우리가 정말로 이런 문제에 대해서 고민을 계속 하는 입장으로 본다면 지금의 서울과 같은 형태의 거대도시를 달리 바꿀 수 있지 않을까? 생각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얘기하자면 그 가능성이 굉장히 적습니다. 지금 세대도, 다음 세대도 그 가능성이 커질지 작아질지 모릅니다. 관점을 달리 할 수 있는 부분을 포기할 것인가? 그런 질문도 듭니다. 한 번 상상해보죠. 우리가 지금 중세의 한 복판에 사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봅시다. 그 때 누군가가 우리에게 “앞으로 몇 백년 후에는 우리의 삶이 어떻게 바뀌고 서울이 어떻게 바뀌고 왕정이 아닌 대통령이 평민들의 힘으로 바뀔 것이다”라고 얘기를 한다면 “무슨 소리야?”라고 대답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어떻게 시대가 바뀌었잖습니까? 저는 서울시의 문제를 발제하신 것처럼 한 축에서는 열심히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해야 하지만 한 축에서는 여러 형태의 꿈을 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꿈들이 우리에게 또 다른 영감들을 주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히옥스 에너지 문제를 생각하면 신근정 선생님은 “플러그 꼽는 것도 무서워 하지 않는가?”이야기 하시는데요. 이게 굉장히 무서운 것이거든요. 이재열 선생님이 송전탑 이야기도 하셨지만, 송전탑에 흘러가는 전기는 장마철 벼락이 내리칠 때 보셨나요? 그런 벼락이 머리위에 흘러가는 거거든요. 그 아래서 사는 사람들이 밀양 사람들이고요. 쉬운 문제가 아니죠. 그 전기라는 것이 무섭고 어려운 것입니다. 그것을 우리가 태양열 전지판에서 얻고 상당부분 서울에서 소비하는 것을 태양전지로 해결하자고 제안할 때는 상당히 어려운 문제입니다. 4계절이 있는 서울에서는 특히 더 그런 것 같아요. 남쪽 지방에서는 봄 여름 가을까지는 괜찮지 않을까 하는 서울사람으로서의 기대를 하지만, 서울에서 태양열과 태양전지를 사용하는 것은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런데도 우리가 왜 그런 선택을 하고 싶냐는 것에 대해 이재열 선생님이 이야기 하신 것 같습니다. 그러면 그런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이기광 선생님이 말씀해 주실 것 같습니다.
김익중 선생님의 탈핵강연을 들어보셨으리라 생각하는데요. 경부고속도로에 태양열 전지판을 쭉 설치하자고. 그럴 때 이기광 선생님이 떠올랐어요. 실제로 우리가 필요로 하는 에너지기술과 우리가 얘기하고자 하는 생활기술에 간격이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우리가 익숙하게 생각하는 에너지라고 했을 때는 “전기”를 떠올립니다. 저는 좀 무섭고 어려운 에너지라고 생각합니다. 전기라고 하는 것이 가장 모든 에너지의 혼합형이라고나 할까요? 첨단형이라고나 할까요? 에너지의 다양성에 있어서는 불도 있고 물도 있고 바람도 있고 그랬는데 그것을 모두 전기형태로 바꾸게 되면서 플러그를 통해서 에너지를 얻게 되고. 에너지를 얻으려면 플러그를 꽂으면 되고 플러그를 꽂으려면 돈을 내면 된다는. 그런 관점이 생긴 것 같습니다.
우리가 개입이 가능한 기술이어야 한다는, 그런 힌트가 나와줘야 한다는 생각인데요. 이기광 선생님의 이야기를 좀 더 듣고 이어나갔으면 합니다.
이기관 저는 베란타 태양광을 보급하는 회사의 대표로 있고요. 도시의 특징을 다들 알 수 있겠지만 많이 도시화가 되었죠. 인구가 밀집되어있는 것이 특징이고요. 1인당 점유할 수 있는 공간이 적고요. 그것을 조금이라도 늘리기 위해 건물을 높게 짓고요. 효율화라는 측면에서 지난 100년을 보면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집합체, 그런 과정이라고 봅니다. 어쩌면 그런 과정의 중간의 모습이라고도 볼 수 있고요.
저희가 늘 이런 이야기를 할 때 오늘을 기준으로 생각을 하잖아요? 마치 오늘이 마지막 날이고 내일은 새로운 변화를 이뤄내야 할 것 같은. 저는 영화의 한 커트에 서있는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스토리를 어떻게 풀어내야 할지 생각하는 단계. 시민 차원에서도 있고 지구적인 차원일 수도 있고요. 이후의 스토리를 만들어 갈 수 있다고 봅니다.
공간만 좁은 것이 아니라 시간도 없습니다. 도시 생활이 각박하다는 것, 먹고 살기 바쁘다는 말로 축약되겠죠. 베란다 태양광이라든지. 태양광에 가장 많이 관심을 가진 분들이 은퇴하신 분들이세요. 지금 한창 경제활동에 매진하고 있는 계층은 관심을 둘 시간이 좀 없다는 것이 사실입니다. 도시에 기술을 적용하는데 있어서 포인트를 둬야 하는 것은 공간과 시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현재 장면에서 주어진 현실이라고 보고요.
외부 환경으로부터 도시는 이렇게 강요를 받았죠. “너는 소비자야”. 우리는 소비를 하면 되고, 소비하는데 익숙해지고. 소비자로서 익숙해지니까 기술이 고도화되니까 지식이 없어지고. 교육을 오래받았는데도. 기본적인 지식 수준은 낮고 그것을 돌파하려는 의지도 낮아지고. 그런 상태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DIY나 자신이 스스로 무언가를 만드는데 대한 공포심은 시간으로부터 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거대 소비자 집단으로서 생산자에게 강요하는 법도 배웁니다. 예를 들어 거꾸로 이야기해서 에너지를 공급하는 정유사라든지 엄청나게 지배당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할 수도 있죠. 그런데 압박을 주고 있기도 합니다. “에너지를 싸게 공급해라”라고요. 한전에서 전기에너지 값이 너무 낮아서 올리겠다고 하면 또 문제에 직면하게 되죠. 결국에는 낮은 에너지 값을 즐기고 있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소비자 집단으로서의 영향력 뿐만이 아니라 그런 기술들을 가지고 있었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셰일 가스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그런 생각을 했는데요. 시리아에서 전쟁을 겪고 있는데 왜 석유 값이 떨어졌을까? 그런 생각도 드는데요. ....... 우리의 앞날이 유토피아일까요? 아니면 디스토피아일까요? 두 개의 스토리중에 아무도 예측할 수 있는 분은 없겠지만요. 저도 어렵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쨌든 낮게 유지되는 에너지 값을 위해서 도시민들은 에너지의식이 굉장히 낮은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딱 한 가지의 예외가 있는데요. 자동차에 넣는 연료입니다. 10원이라도 싼 곳에서 사려고 하고요. 연비에 관심도 많잖아요. 어떻게 운전하면 좋은지, 연비는 무엇인지. 다 알잖아요? 그런데 왜 다른 에너지에 대해서는, 수도와 전기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을까요? 좀 심하게 얘기하면 누군가 공급자가 있음으로 인해서 에너지에 중독되어 있다는 것 같다고 생각하고요.
그러면서도 도시가 에너지 자립하지는 않아도 절망적인 공간인가?라고 생각하면 가능성은 있다고 봅니다. 농촌은 높은 난방비를 내고 있지만 1960-70년대에 아파트는 에너지 친화적인 시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내가 안 써도 내 윗집이, 옆집이 열기를 나누고 있다는. 그런 공간의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죠. 아파트라는 공동주택이라는 것이요. 도시라는 공간도 마찬가지입니다. 미국같은 경우에 높은 건물, 옆으로 퍼지는 건물을 채택했는데요. 이동에 대한 에너지 코스트는 엄청난 것 같아요. 도시처럼 꽉 조여진 사회에서는 카 셰어링 같은 것이 가능할 만한 공간적인, 사회문화적인 배경을 제시하는 공간인 것 같습니다.
또 하나는 얼리 아답터를 모아서 예를 들면 어떤 시도를 해보기에는 좋은 것 같습니다. 에너지 기업이어도 단체여도 좋고요. 그런 시장이 되지 않을까 생각도 됩니다. 어찌 보면 100년 정도의 전으로 우리가 돌아가 본다면요. 송전이라는 것을 시작하고 신기한 에너지로 느껴질 때. 상상만 해봐도요. 그 때 이후로 변화된 모습을 과연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 인구는 급성장했고. 에너지에 대한 소비패턴이라든지 굉장히 달라졌습니다. 앞으로 100년도 비슷한 경험을 하리라 생각합니다. 핵심은 방향이 어디냐, 라는 것이죠.
변화라는 것이 외부로부터 받아들이게 된 변화를 얼마만큼 능동적으로 받아들일지, 그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우에 따라 디스토피아가 될 수도 있고요. 유토피아라는 말을 할 때 다 다른 그림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여러 방면으로 생각해봐야겠다고 생각합니다.
히옥스 사회를 보기가 좀 어려운 것 같아요. 여기 오신 청중이 무엇에 관심이 있을까? 서울? 적정기술? 생활기술? 어떤 면에서는 다 다른 이야기거든요. 어느 쪽에 관심을 가지셨을까? 어디에 맞춰서 이야기를 할까? 물론 신근정 선생님이 두 가지에 대해 말씀하셨는데요. 다양한 에너지에 대한 것과 에너지 생산과정이라든지 제도라든지 생활이 되는 과정에 우리가 개입할 수 있어야한다는 얘기로 정리 하셨는데요. 광범위하게 서울이 요구받고 있는 전환에 대한 모습은 문명적인 부분도 있는데요. 송전탑과 같은 것도요. 곤지암이라는 다양한 송전탑이 밀집된 곳이 있어요. 송전탑을 더 이상 만들 수 없을 만큼 꽉찬 상태의 곳이 있고요.
그곳에 삼암리가 있는데 변전소 후보지에 포함되어있습니다. 밀양도 아니고 경기도인데 길가에 있는 전신주가 바닥이 아닌 도로에 걸려있어요. 마을 회관에서 보면 765V가 지나고 있는거예요. 765V는 100M정도 되는 송전탑인데 동산을 지나고 있어요. 뒤를 돌아보니 345V가 지나가고 있어요. 할아버지들이 계셨는데 형광등 들고 765V쪽으로는 무서워서 못가고 345V로 가면 불이 들어오는거예요. 와 여기는 대체 뭐지? 생각 했는데 할아버지밖에 안 계셔서 들어오겠구나 생각했어요. 시민들이 있고 중산층이 있으면. 만약에 그런 곳이었다면 후보로 막을 수 있었을텐데 여기는 아무 것도 못하겠다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그런 식으로 서울을 둘러싼 전기의 공급 시스템이 엉망진창인 것이거든요. 서울 사람들이 몰라서 그렇죠. 서울 밖의 많은 일들을 우리가 모른체하고 있더라고요. 서울을 바꾼다는 것이 중요하면서도 어렵고 긴급하고도 위중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서울의 에너지 사용량이 비록 적긴 하지만 감소하고 있습니다. 한국 전체의 에너지가 올라가고 있는데 서울만 1%를 낮췄습니다. 이것은 정말 대단한 사건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사람들은 모르고 있어요.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에너지만 바뀐다고 바꿔지는 것인가? 생각해봅니다. 서울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것으로만 생각하고 있거든요. 소비자본주의사회에서는 에너지는 돈 주고 사는 것 이외에는 아무 것도 아니기 때문에요. 그것을 근거하고 있는 효율성의 가치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 생각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가 어쨌든 에너지문제에 관심이 있고 서울 시민의 입장에서는 서울시 정부가 하고 있는 것 정도로 모른 척 하고 있기가 참 어렵지 않은가 생각합니다. 제가 어렸을 때 여학생들은 전기 과학을 배우지 않았어요. 남자들이 배우는 것이었기 때문이죠. 지금은 통합되었고요. 그런데 왜 집안에 필요한 과학 기술을 남자들이 배우는 기술이라고 생각했을까? 여자는 왜 가정기술을 배우게 되었을까? 굉장히 중요한 질문이라고 합니다.
서울시에서 시도를 에너지를 줄이는데 2년 정도 했던 것이잖아요? 발제문에 좀 덧붙여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서울을 고민하는 사람으로서는 어떤 고민을 하셨는지.
서울시 녹색복지과 기후환경과 박숙희 녹색에너지라는 것이 태양광 보급사업같은 것들, 연료 전지를 사용한 사업들 등 발굴을 해내서 사업을 하는 부서에 있습니다. 에너지 절약에 대한 전반적인 정책을 책임지는 부서입니다. 많이 이야기하셨듯 밀양 송전탑, 서울시의 태양광 등. 서울 같은 경우에 원전하나 줄이기 이야기도 하셨는데요. 우리는 2012년도에 그 프로젝트를 시작했는데요. 서울시에서 소비되어야 하는 전력량을 서울 내에서 얼마나 생산하고 있을까요? 어느 정도 될까요? 2-3%밖에 안 됩니다. 2012년도에 따져봤을 때 2.9%였어요. 굉장히 적죠? 그러니까 서울 시민들은 우리에게 필요한 에너지를 다른 도시의 희생 하에 공급받고 생활을 영위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서울시, 대도시로서의 책임감으로부터 나온 정책이 원전하나 줄이기 프로젝트입니다. 2년간 진행해서 어느 정도 성과를 냈다고 합니다만 서울의 전기 자립률은 4.2%입니다. 서울시 전체를 태양광으로 덮어도 과연 이것을 충당할 수 있을까요?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에너지의 생산량을 늘리는 것이 아닌 에너지 소비량을 줄이는, 절약이 핵심이라고 봅니다. 여러 가지로 고민해본 결과, 많은 사람들이 적정기술을 이야기하는 것 같습니다. 에너지 절약에 대한 기본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시작하는 기술이죠. 서울시에서 좀 생각해봤을 때 에너지 저소비형 사회로 가야한다는, 사회적인 전제는 공감이 되었다고 보고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에 얼마만큼 부응 하는 것들이 있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말씀하시지만 서울시민들은 첨단 기술에 익숙해있고 소비하는데 익숙해져있고 무언가를 만드는데 두려워합니다. 농촌에서 이뤄지고 있는 적정기술이 농촌에 비해 서울에는 부족합니다. 서울시의 정책이 그렇습니다. 하나의 커다란 성과를 이뤄내는 것 보다 조그만 변화들이 오래 지속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전반적으로는 시민들의 인식이 많이 부족한 상태이고요. 전문가들과 많은 이야기를 해봤지만 인식변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합니다. 여러 가지 활동이 이뤄지고 있지만 중심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의 부재가 있지 않는가? 그런 질문이 가장 큰 문제인 것 같습니다. 서울에서 에너지 생활 기술이 시민 전반에 퍼지기 위해서는 일단 그 문화에 대해 많이 익숙해져야 하니 홍보가 필요하고 네트워킹을 할 수 있는 중간 기관을 양성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어떻게 서울에서 생활기술이 발전하면 좋을까? 저희 시의 방향은 그렇습니다. 시민들께서 자발적으로 하는 활동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에너지 생활기술의 핵심 키워드는 “자발성”이 아닐까 싶습니다. 동시에 “자생력”을 갖추면서요. 그리고 스스로 체감할 수 있는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방향성에 맞게 행정/재정적인 지원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방향을 정하는 수준에 있고요. 서울시의 에너지 생활기술이라고 한다면 생활속의 지혜를 기반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만 서울 시민의 생활습관을 고려한 기술이어야 하지 않는가 생각합니다. 우려의 목소리도 있지만 여러 가지 목소리를 통해서 나오는 기술이 스스로 할 수 있는 기술이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생활속에서 에너지를 줄인다는 인식을 하면서도 쉽게 보급할 수 있는 제품들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장기적인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만약 태양광이 아파트에 쉽게 지원될 수 있다면?이라는 질문으로 2012년에 태양광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시민들이 직접 조립해서 설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그 사업의 목표였습니다. 어떻게 보면 서울형 생활기술의 한 모습이 될 수 있을 것이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오늘의 주제가 ‘에너지 생활기술이 어떤 것이고 서울에게 왜 그것이 필요한가?’ 라는 것인데요. 앞으로 토론을 하실 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Q&A) 서울에너지드림센터 교육코디네이터 김경호 고리 1호기, 원전 하나를 대체하기 위해서 태양광 에너지가 얼마나 필요하다고 생각하세요? 100KW짜리 태양광을 약 6천개를 설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울의 건물을 보면 65만동이 있고요. 아파트 25만동이 있고, 그 중의 10%를 서울시가 보급하고 있는 250KW짜리 태양광을 설치한다면 고리원전을 대체할 수 있습니다. 현재 아파트 옥상이 비어 있어요. 그런 것들을 시행할 수 있는 법적인 제도를 만들고 대규모단위에 대해서 진행되면 어떨까 봅니다. 원전하나 시즌2를 이렇게 시작해보면 어떨까 합니다.
박숙희 저희 서울시에서는 현재 일반아파트는 아니고요 임대 아파트에 태양광 설비하는 것을 서울시 예산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주민이 아파트 태양광 설비를 한다고 하면 지원하는 제도인데요. 지금 말씀하신 사안은 저희도 정책에서 고려하고 있는 사안입니다.
이기관 왜 임대 아파트에만 할 수 있을까? 다른 아파트는 안될까? 왜냐하면 아파트는 수백세대의 공동소유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올린다면 재개발 문제가 걸쳐서 반대를 받게 됩니다. 부동산에 대한 욕망이 걸쳐져 있기 때문이죠.
히옥스 지금 아파트만 해도 굉장히 복잡한 것이예요. 이건 신근정 선생님이 소개해주셔도 좋지 않나요? 시민 스스로가 바꾼 사례도 있잖아요. 성북동에도.
신근정 다양한 의견들이 있을 수 있을 것 같아요. 태양광이든 아니든 아파트가 선택할 수 있는 에너지원은 생각보다 다양할 수 있습니다. 지하주차장의 보일러를 없애고 지역난방으로 선택할 수 있을 수 있고요. 태양광을 깔아야만 재생에너지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닐 수 있습니다. 강동구에는 열병합 발전소를 지하에 설치했습니다. 태양광은 보조인것이죠. 그 아파트는 60%를 자립하고 있어요.
우리가 상상한다면 반드시 도시에 전기를 생산하는 방법은 햇빛만 있나, 그것은 아닙니다. 그런 상상력을 넓히는 것이 생활기술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보통 노후된 상업 건물에 태양광을 깔 수 있고요. 태양광을 설치할 공간을 대여해주어도 되고요. 여러 가지 방법을 지금 준비하고 있어요. 그런 것들을 선택할 수 있는 기본적인 선택의 상상? 여러 가지를 조합해서 나에게 연결되어있다는, 그런 상상이 부족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히옥스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이 서울형 에너지 생활기술이잖아요? 아파트 이야기를 하면 적정기술 협동조합도 있고 에너지 설계사도 계시고. 성대골에서도 오셔서 다양한 이야기를 할 수 있지만 ‘전원’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면 생활기술을 하기 되게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아까 이재열 선생님이 ‘인식’에 대한 이야기를 하신 것도 그 부분을 놓치면 안되기 때문에 이야기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앞으로 세 차례 진행되었으면 좋겠다, 사실은 이런 기대와 궁금점이 있다는 것을 이야기 해도 좋고요.
성대골 김소영 관장님 오늘 있었던 일을 하려고 합니다. 저는 성대골에서 온 김소영이고요. 오늘 대만에서 열 분 정도 견학을 오셨어요. 토요일날 한 중학교에서 만든 냉각기와 햇빛 음식물 건조기를 사가셨다는거예요. 감동해가지고요. 이것을 포장만 할 수 있냐고 물어봤어요. 햇빛 건조기는 스티로폼 박스로 만들어서 접히지도 않아요. 핸드폰 충전기도 모두 달라는 대로 가져갔어요.
이곳에 오기 전에 방사능 관련 세미나에 다녀왔는데요. 한 1천명정도 대상으로 설문했었어요. 1000명이라면 700명이 어른이고 300명이 청소년이었어요. 어른들은 설문한 뒤에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하는데 청소년은 설문한 뒤에 전혀 나누지 않아요. 물론 의식하고 있죠. 90%가 방사능의 위험성을 인식하고 있다고 했어요. 학생들에게 왜 알고 있는데도 그 위험성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가 이야기해보면 “아무도 나에게 물어보지 않고 대답할 기회를 주지 않는다. 다만 물어보는 것은 모두 공부에 대한 것 뿐이었다”라고 대답했어요. 웃기고 슬픈거죠. 정말 가만히 있으라고 하는 거예요.
대만은 얼마전에 다 지어진 핵발전소를 시민의 힘으로 저지했죠. 일단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분위기인 것 같아요. 어떻게 해야 분위기가 스며드는지, 어디서부터 누구에게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할지 전략적으로 치밀한 구성을 우리가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히옥스 돌아가시면서 한 마디씩 마무리 멘트 부탁드립니다.
박숙휘 어쨌든 시민이 주도하시는 중간지원단계, 네트워킹 하는 것을 기반으로 해서 성미산처럼 지역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추진기반이 되고, 민과 관이 같이 하는 거버넌스를 사회에 깊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지원할 생각입니다.
이기관 아까 흡연에서 금연의 과정으로 간다는, 그런 비유가 적절한 것 같아요. 그런 수단도 있을 것이고, 치밀한 노력이라든가 그런 것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담배 안 펴도 멋있는 남자들처럼 그런 사회적 분위기, 그런 것이 사회적 전환의 시초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보고요.
도시형 기술중에 오늘 처음 보고 재미있는 것도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어떤 것은 하기 싫다고 생각되는 기술도 있어요. 이런 것이 도시에서 적용되려면 치밀한 마케팅이 필요합니다. 디자인이라든지, 적정기술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어떤 그런 것들이 좀 있습니다. IT기술과의 접목이라든지요. 조금 더 세련되게 다가갈 수 있는 그런 지원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엔지니어도 좋고 디자이너도 좋은 것 같아요.
한 편으로는 불편함을 유도하는 쪽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봅니다. 어쨌든 소비자에만 머물렀다가 생산자로 옮겨지는 의미는 마치 농부가 자신의 밭이 어떻든간에 밥을 남기지 않는다는 것과 비슷합니다. 우리가 아이들의 경제관념을 깨워주기 위해서 그냥 돈을 주는 것이 아닌, 아르바이트를 시켜본다던가. 의식을 바꾸는데 단계를 거치기도 합니다.
사실은 도시민의 불필요한 에너지 소비가 있죠. 그런 것을 억제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필요한 것 같기도 하고요. 따지고 보면 우리가 만든 제도라는 것이 몇 십년 안 된 것들도 많고요. 우리가 받아드리려는 자세같은 것도 어쩌면 더 개발이 안된 생각에 대한 것들을 보고 어떤 사람들은 개발의 가능성을 느끼기도 하고요. 사회적 분위기에 대한 말입니다.
생활 기술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이 많아져야 한다는 생각도 합니다. 교육에 대한 부분에서요. 그리고 소유보다는 공유에 대한 삶의 방식을 많이 생각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차’에 대한 것이요. 요즘 우버라는 서비스인가요? 차를 소유하는 것이 아닌 공유해서 누리는 비용이 낮게 하자는 그런 서비스도 있던데요. 어쨌든 차를 잠깐 쓰고 한참 냅두고. 소프트웨어를 바꿔서 변화를 일어내는 것도 또한 생활기술을 포함시킬 수 있지 않은가? 이미 존재하는 것을 새롭게 엮어내는 것도. 서울에서 그런 것들을 많이 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재열 짧게 두 가지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첫 번째는 “용기를 잃지 말자”라는 것입니다. 서울이 스머프의 단위로 쪼개졌으면 좋겠다는 것은 사실 꿈이죠. 그것이 이뤄지지 않을 확률은 거의 100%에 가깝습니다. 인식의 전환이라는 것들이 우리에게는 굉장히 필요한데 서울시 한 복판에 앉아있으면 기후변화에 대한 이야기가 잘 안 들릴 수 있어요. 폭우가 내려도 생명의 위협을 받는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아요. 그래도 상상에 대한 용기를 절대로 놓치지 않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두 번째는 우리가 이런 문제에 대해 관심있게 생각하는 사람이기에 우리 삶속에 무엇이라도 하나 들고 들어가자는 것입니다. 담론 또는 서울 전체를 논하기는 참 쉽지만 그것이 내 삶속에 얼마나 들어와있는지 생각해보면 깜짝 놀랄 때가 많습니다. 제가 태양광을 처음 사용하기 시작했을 때가 2004-2005년도 쯤입니다. 그 때도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을 굉장히 좋아했어요. 그런데 어느 날 제 모습을 보니 아무 것도 안 하고 있었던 것이예요. 집을 나설 때 코드 하나 빼기는커녕 말이죠. 자기 경각심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나 이런 말을 자주 하는 사람들이라면요.
시골의 할머니들의 텃밭을 보면 정말 예쁜 모습들이 많아요. 그분들의 텃밭을 보면 저도 하고 싶어지는 생각이 듭니다. 무슨 이야기면요. 에너지 또는 서울시의 어떤 문제라고 해도 실제로 해보지 않으면 힘 자체가 약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 번쯤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신근정 발제자나 토론자들이 평소에 모여 자주 이런이야기를 합니다. 다른 사람들과 상의를 한다면 어떤 결과를 낼 수 있을까? 궁금하긴 했습니다. 저의 가장 큰 고민은 어떻게하면 사람들이 좀 더 재미있고 즐겁게 꿈을 꾸게, 더 많은 사람들이 할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전국 적정기술 네트워크를 준비하고 있는데요. 대상은 약 60-70명이 있고요. 서울에서는 12-13명이 있습니다. 저희 팀의 멤버는 15명입니다. 한 줌도 안되죠. 우리끼리 노는거예요. 일손은 모자라고 할 일은 많아보이고. 현재 제품 두 개를 개발하려 준비중인데 할 일이 너무 많은거예요. 근데 60가지의 아이템이 있는데 이런 작업을 같이 할 사람들을 어떻게 모을 것인가. 그것이 가장 큰 고민인 것 같습니다.
오늘은 첫 날이니까 저희의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면 앞으로는 들으러 오신분들, 관심있게 계신분들이 같이 참여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는 많은 이야기가 오가야 할 것 같습니다.
히옥스 아마 여러 가지 생각이 많으실 것 같아요. 많은 분들이 오신 것 같고요. 세 번의 기회가 다음 주부터 있는건데요. 많은 이야기를 나눠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오늘 한 이야기를 이미 다 알고 계신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저희는 촉발을 하는 역할이었고요. 앞으로는 더 많은 사람들이 모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여기 계신분들이 같이 참여해주셔야 한다는, 부탁을 드리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모던타임즈에 채플린이 나사를 조이는 사진이 있는데요. 그는 무엇의 나사를 조이고 있었던 것일까요? 그것이 아마도 모던타임즈의 특징적인 모습이라 생각합니다. 뭘 하는지 모르는거예요. 적정기술은 신근정 선생님이 말씀해주신 것처럼 우리가 기술에 개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과 맞물립니다. 지금 우리의 모습이 채플린의 모습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적정기술을 생활기술로 풀어내는 것은 채플린이 지금 무엇을 하는 것인지 풀어내는 작업이라고 합니다. 지금은 시도하는 차원이라 뾱뾱이 이런 말씀 하셨지만, 그런 얘기하면 슬프잖아요. 그 정도라는 것이.
근데 재미있었던 것은 태양광 에너지 판넬 워크숍을 받을 때 셀에 가장 많은 규소가 있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이것을 가르쳐주신 일본의 장인분들이 규소는 흙에도 있지만 쌀겨에도 있다는 거예요. 흙이나 쌀겨로 만드는 태양광 에너지 셀을 만드는 연구실을 만들었다는 겁니다. 그런 할아버지들이 꾸고 있는 꿈이 우스운게 아니고요. 그 할아버지가 안되면 그 아래서 배우고 있는 사람들이 할 것이고. 그런 할아버지들이 재조명되는 시대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어느 순간에는 우리가 할 것이고. 그런 기대속에서 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
2014. 10. 07(화) 서울형 적정기술쟁점 연속 토론회 2회 @하자센터 999클럽
“에너지 생활기술을 어떻게 배우면 좋을까?”
정해원(핸즈) : 반갑습니다. 저희가 이제 적정기술 토론회 두 번째를 맞았는데요. 학생들이 많이 와서 좋네요. 지난 시간에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잠깐 이야기하고 할까 하고요. 어떤 분들이 오셨는지 소개하고 시작하려합니다. 지난 첫 시간에는 꽤 큰 주제로 이야기했습니다. 제목이 “왜 어떤 에너지 생활기술인가?”였습니다. 신근정 국장님께서 발제를 하셨는데요. 만들고 있는 과정에서 개입할 수 있는 에너지, 우리 손으로 만들 수 있으면서 절약하고 활용할 수 있는 방식이면 생활기술이라고 하셨습니다. 이기관 선생님께선 “값싼 에너지에 중독되었다”고 하셨고 “생산자가 되는 것이 의미가 있다. 생산자가 되어보면 텃밭을 돌보는 것처럼 에너지의 생산 구조를 알 수 있다”고 하셔습니다. 이재열 선생님은 “스머프 마을을 만들자”고 하셨고요. 작고 아기자기하게 시작하여 문명의 전환을 이뤄내자는 이야기를 하셨던 것 같고요. 서울시 녹색에너지과 박숙희 선생님께서는 “대체에너지로 에너지를 자급하는 비율은 2.9%밖에 되지 않는다.”고 하셨고요.
지난 시간은 주제가 컸었던 것 같아요. 오늘은 조금 더 ‘교육’이라는 측면에서 어떻게 배우면 좋을까? 깊이 있는 이야기가 진행되지 않을까 합니다. 오늘 오신 분들이 어떤 분이 계실까요? 성미산 학교, 하자작업장학교, 숭문중학교, 성대골에서도 오셨고요. 청주, 상주에서도 오셨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분들이 오셨다는 것을 감안하시고 발제와 토론 부탁드립니다. 발제는 김희옥 선생님께서 하시고 토론은 안병일 선생님, 이상우, 신경준 선생님이 같이 해주시겠습니다. 발제는 10분이며 상호토론으로 진행하고 가능하면 8시 전으로 마치는 것을 목표로 하겠습니다.
김희옥 : 소개받은 작업장학교의 김희옥입니다. 저희 학교에서 적정기술을 접하고 학습과정에 넣으면서 생각했던 것들을 정리해봤어요.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배우기가 참 쉽지 않다고 하고 싶고요. 대개 적정기술과 관련되어서는 지난 시간에도 얘기했지만 ‘제 3세계의 원조기술’의 이미지가 강하지만 제3세계는 아니더라도 우리 사회의 많은 사람들이 ‘자발적 가난’과 어떻게 연결 될 수 있을지 생각하고 있어요. 가르치거나 배운다는 것이 상당히 쉽지 않은 일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적정기술에 대한 워크숍이나 수업이 진행된 것은 2년 정도 됐습니다. 계기는 후쿠시마 핵사고가 있던 그 해에 핵에 대한 생각과 공부를 많이 하게 되었어요. 저희 학교의 많은 학생들이 핵의 정체를 이해하고 나면 ‘어떻게 저렇게 무서운 것을 겁도 없이 만들어놨지?’ 라는 이야기도 하고요. 한국의 이슈가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했던 것이 핵폐기물. 학생들 중에는 “정말 화난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나”라고 하는 거예요. 너무 무섭고 분노한다는 얘기를 많이 했습니다. 그때 봤었던 영상이 “충전! 세상을 바꾸는 에너지(캐나다 다큐멘터리)”를 봤어요. 그 영상에서는 대체에너지가 지역에 적용되기 위해서는 자치와 자급이 되어야 한다는 얘기를 합니다. 그것이 훼손다면(중앙 집중형이라든가, 대규모 생산이라든가) 어떤 대체에너지원을 사용하더라도 비슷한 문제를 만들 것이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굉장히 다양한 에너지를 소개하는 구체적인 정보를 전달하는 것도 좋았지만 에너지를 둘러싼 사회의 구조를 보여줬기 때문에 좋았고요. 에너지를 어떻게 만드는가에 집중했다면 기술 수업이 되어버렸을 것 같고요. 학생들과 많은 토론이 필요한 수업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 시기에 일본의 발명가 후지무라 야스유키 선생님을 만나게 되었어요. 책도 내셨는데, 생활 가전을 만드셔요. 비전력 냉장고, 냉방기 등을 많이 만드셨죠. 또 다른 그룹은 일본의 쓰지 신이치 선생님을 중심으로 한 슬로라이프를 지향하는 나무늘보클럽인데요. 쓰지 신이치 선생님은 인류학자세요. 그 책에서는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사타시 쿠마르 등 소개하고 있습니다. 가와구치 요시카즈와 같은 일본의 자연농의 대부 중 한 분, 더글라스 더미스, 마사키 다카시 등 이런 분들의 메시지를 일본에게 익숙하게 들리도록 노력하십니다. 한국의 여성 환경 연대를 통해 연락을 하고 있는데, 한국에는 소수에게만 알려지고 있는 것 같아요. 핵사고 이전부터 운동하셨고요. 핵사고 이전에는 “좋은 이야기다”라고 생각했는데 이후에 들었을 때에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처럼 들렸고요. 어두운 시대에 돋보이는 촛불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후지무라 선생님은 청년에 대한 문제도 함께 다루는데요. 책 이름 “월 3만엔 비즈니스”라는 책을 내셨습니다. 3만엔 비즈니스라는 것은 월 30만 원 정도의 금액인데요. 환산을 해보니 농촌에서라면 90만원, 도시에서라면 120만 원 정도 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그 돈을 가지고 산다는 것은 어떻게 사는 건가? 이야기를 하셨는데요. 대체로 방법은 청년들이 마을에 들어가 사는 것을 전제로 깔고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일본에서는 실제로도 그런 마을살이를 지원하는 정책이 있었다고 하고, 최근엔 한국에서도 농촌에 내려가면 1년 정도 계약을 하여 한 80만 원 정도 주고 살게 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일본사례에서는 정부의 자금이 중단 되자마자 갑자기 청년들이 너무 빈곤한 얼굴로 도시로 돌아왔다는 거예요. 농촌의 삶이 쉽지 않고 지원금이 끊기니 살아갈 힘이 없던 거죠. 살아가자면 간단한 목공이나 텃밭일 등 자급활동을 할 수 있어야하는데 요즘의 젊은이들은 그것을 잘 못하니까요. 실제로 오히려 에너지 수호천사단 같은 그룹보다 대학생들이 그런 것을 못한단 말이예요. 농촌에 들어가도 쫓겨나오는 기분으로 나오게 되는 거죠.
3만 엔 비즈니스에서는 굉장히 적극적으로 생활기술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고, 생활 기술을 가지고 마을에 들어가서 한 달 일하여 30만 원 정도의 세 가지 일을 하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사례도 그 책에 기술한 것이 있고요. 그 얘기를 할 때 “마을 살이”에 대해서 얘기하게 되는데요. 후지무라 선생님이 그 책을 쓸 때 일본에 맥락이 있는 건데요. 15년 전만 해도 부등교 문제가 있다고 했어요. 그런데 2-3년 지나니까 도지꼬모리(은둔형 외톨이) 문제가 터지는 거예요. 그런데 최근엔 히끼꼬모리, 즉 더 깊이 틀어박혀 나오지 않는 사람들이 문제가 되고 있어요. 프리터는 알바를 많이 하는 사람들을 말하는데 니트는 별로 일을 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을 말해요. 일본 사회에서는 그런 맥락이 있는데 반대로 한국에서는 어떤지? 과연 필요한 건가? 생각이 됐는데요. 요즘에는 필요한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한국의 청년 문제도 그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먹고 사는 차원에서의 자급 능력일까요? 이것이 너무 결여된 상태에 대한 경고 같은 것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예를 들어 청년들이 독립할 것이라고 이야기 할 때 어디에 알바를 한다, 취직을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독립이란 경제적인 자금이 필요하다는 것으로 동일하게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자기 삶의 필요한 것들 모두를 돈으로 사야하기 때문이에요. 밥도 못하고 빨래도 제대로 못하니까. 결국 마을살이의 실패라고 하는 것은 우리 사회가 쭉 가지고 온 삶의 영역이 완전히 결핍되어버린 상황을 초래한 문제가 가장 크다고 봅니다. 그 상황에서는 청년들이 자급력이 없다, 즉 생활의 자급이죠. 돈을 못 번다는 것이 아니라 돈과 상관이 없이 생활을 이어나갈 기술이 없다는 거죠. 그런 환경을 만들어왔기 때문에 청년들을 탓할 문제는 아닌 것 같아요. 돈을 많이 버는 것이 꿈이라고 말하고 그 외에는 별로 꿈을 꾸지 않는 청년, 청소년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고요.
대안학교에 가면 오히려 꿈이 많아 보여요. 농부, 목수 등. 일반학교에 가면 돈을 많이 받는 직업의 리스트를 뽑죠. 그에 맞게 성적도 맞춰야하고. 그러나 요리사가 되거나 농부가 되는 것이 왜 꿈이겠어요. 그것을 통해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가 꿈인 것이지. 후지무라 발명가가 이 책에서 “체력, 시간, 동료가 있으면 못 할 것이 없다”고 합니다. 그런데 강연을 들은 대학생들이 그 세 가지가 없다고 합니다. 그런데 저는 후지무라 선생님의 마을에 들어가 자신의 생계를 유지하고 즐거운 마을살이를 한다는 것은 조금 이상적이지 않은가 생각하기도 합니다.
후지무라 선생님이 발명하는 것은 자신의 아이가 천식으로 인해 발명을 시작하는데요.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켜내기 위한 노력 끝의 창의적인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최근에는 방사능 측정기를 발명하셨는데요. 500-1000만원이면 사는 것이지만 직접 만드셨습니다. 그것도 그냥 사는 것이 아닌, 세상과 연결되어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요즘 한나 아렌트가 많이 거론되니까 저도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는데요. “노동 작업 행위”를 이야기하는데 왜곡되거나 결여되어있는 현재 상태가 문제라고 합니다. 인간 활동을 조금 더 인간적이게 만든다는 것은 작은 마을의 형태보다는 훨씬 더 넓은 범위의 공공성을 이야기하는 것 같고요. 생태계와 더 나아가서는 지구를 이야기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 과정에 굉장히 적극적이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이야기도 하고요.
한나 아렌트의 가장 어두운 시대의 사람들이라는 책이 있는데요. 젊은이들에 대한 언급 같은 것이 굉장히 중요하게 느껴졌었어요. 공공성의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는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또 한 가지 말씀을 드릴 것은 같은 시기에 적정기술의 장인들을 만나게 되었어요. 귀농, 귀촌자들이 많으셨고 핵사고의 여파로 적정기술에 대한 관심이 대폭 늘었고, 지역 에너지 자립마을에 대한 지원 등 한꺼번에 부상하기 시작하면서 이분들의 존재도 인식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2년 동안 활동 영역의 다각화가 진행되면서 서울형 적정기술이라는 문제도 다루게 되면서 어려워지고 있는 것 같아요. 변화하고 있고 결핍되어 있는 생활 세계를 거론하지 않고, 거론하자면 ‘자발적 가난’이라는 것이 진짜 가난이라기보다는 지금 경쟁적인 사회의 물신적인 길보다 다른 트랙을 이야기하는 것인데요. 그것이 설명되지 않고 생활기술을 이야기 할 수 있을까요? 배경적인 질문이 있다고 보고요. 서울시에서도 말씀하셨지만 서울시로 가면 급격하게 에너지 문제로 돌아오는 경향이 있고요. 에너지 관련 일자리로 연결되지 않으면 훌륭한 제안인지 의심하게 되는. 그래도 다행스러운 것은 적정기술의 장인 그룹을 ‘장인’이라 부를 것인가? 하는 이야기가 나왔는데요. 전통적인 의미 중에
인터넷에서 떠도는 사스콰치 공원의 댄싱 리더 영상을 본 적이 있으세요? 어떤 사람들이 막춤을 추기 시작해요. 그런데 어떤 사람이 와서 같이 춤을 춰요. 두 번째 사람이 붙고 나서는 호의적인 모습이 되요. 그렇게 사람이 불어나 모든 사람들이 춤추게 되는. 그런 영상인데요. 제 생각에는 그 장인들은 그런 의미의 장인 일 것이라 생각할 것입니다. 교사들은 ‘두 번째 사람’이 아닐까요? 창의적인 리더라는 것은 새로운 시도에 무서워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흙건축, 난방에 대한 이야기를 했을 때만 해도 만들고 보급하는데 집단지성의 신뢰를 져버릴 수 없다, 기술을 세련화하는데 도움을 받아왔다고 합니다. 며느리도 모르는, 그런 기술이 아니라 집단지성에 대한 이야기죠. 그런 점에서 이분들이 귀촌해보고 겨울의 혹독한 시간을 견뎌보고. 도시로 돌아간 젊은이들처럼 포기하지 않고 핵사고 이후에 “지금처럼 살 수 없지 않는가?”라는 질문으로 실천으로 움직였지 않나 해요. 밀양, 후쿠시마, 세월호 등이 우리에게 굉장히 신랄한 요구를 해오고 있기 때문이죠. 인간 활동이라는 것은 세 가지 국면의 활동이 적절히 어우러지면서 만들어져야 한다는 이야기도 연결되어있습니다. 생활세계가 복원되는 것과 더불어 생활 방식이 되어야 하는 것이 바로 생활 기술이 아닐까요? 그렇지만 학생들에게 공유하기는 쉽지 않더라는.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정해원 : 하자 그룹도 약간 이상주의자인 것 같아요. 계속 고민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것 같고요. 처음부터 넓고 깊은 이야기를 시작해주셔서요. 우리가 어떤 이야기를 중심으로 진행할지는 토론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 하겠습니다. 이어서 이상우선생님이 해주시겠습니다.
푸른숲발도로프학교 이상우 : 저희 마을에 대한 말씀을 드리면서 고민을 나눴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요. 제가 가지고 있는 걱정이라 할까요? 저는 기술도 없고요. 머리는 굳은 상태에서 아이들과 오로지 ‘이것은 아닌데’라는 생각만 있는데요. 두 번째 춤추는 사람 정도는 하고 있지 않나 생각하면서 격려를 받은 것 같습니다. 어떻게 배울 것인가? 라는 문장에서는 동기, 자극에 대한 생각을 했습니다.
겨울이 되었는데 너무 추운 거예요. 저희가 한강 근처에 있는데 제일 추울 때 영하 23도를 기록한 거예요. 처음에는 컨테이너를 들여놓고 전기히터를 설치했어요. 전기 배선이 한 두꺼비 집을 쓰는데 두 쪽 다 5kw짜리 히터를 사용했는데요. 전기가 떨어지는 거예요. 다 켜니까요. 배선을 잘못 했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고 학생 한 명이 논문을 저것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 학교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좋은가? 하면서 학생들과 같이 풀었어요. 작년 여름에 김성원 선생님을 모셔 어떻게 이 교실을 따듯하게 할 수 있을지 이야기를 듣고, 난로를 늦여름부터 시작해 11월 말에 난로 세 개를 만들었어요. 너무 힘들어서인지 내열 페인트를 칠할 겨를도 없이 교실로 넣고, 너무 바빠서 나무를 구해올 겨를도 없었습니다. 뒷산에서 해오면 될 줄 알았는데 말이죠. 잘 타지는 않더라고요. 마을에서 참나무를 얻어 넣어주고 떼는 상황도 벌어졌죠. 2주 뒤에는 내열페인트를 칠할 계획입니다. 나무는 잘 타요. 가스통 자체가 작아서 나무를 계속 넣어야 하더라고요.
아이들이 “왜 학교는 전기를 풍족하게 넣어 우리를 따듯하게 하지 않는가?”하면 학교에선 “알아서 해봐라”라고 합니다. 아이들과 함께 이 문제를 같이 헤쳐나가는거죠. 여전히 불만사항은 많았지만 아이들에게 동기부여가 있었어요. 가스통을 재활용한다는 의미로 업사이클 동호회를 만들어 아이디어를 모았더니 동아리 지원 프로그램에서 우수상을 받았습니다. 올해에는 대상을 받았습니다. 자전거 발전기를 가져가 토마토를 갈았더니 그랬죠. 동네 어르신들도 아이들이 하는 것에 응원을 하니 아이들이 자극을 받았었어요.
퇴촌에는 토마토가 유명한데요. 토마토만으로는 부족해져서 미꾸라지를 잡거나 옥수수를 가지고 프로그램을 하거나. 그런데 그런 곳들에 건조기가 하나씩 있었어요. 어떻게 만드는지 워크숍을 통해 알 필요가 없었던 이유는 그냥 만드셔서 그랬어요. 전화해서 물어봐서 기본적인 것만 물어보고 직접 만드신 거죠.
협동조합에 대한 수업을 진행하기도 했는데요. 배경지식을 쌓는 것이 쉽지는 않았어요. 그래도 청소년 협동조합 ‘지구인’을 만들기도 했고요. 이론적인 배경이나 사회적인 이슈를 같이 챙겨갈 수 있도록 작업을 했어요. 그렇지만 이런 부분이 좀 부족한 것 같아요. 필요해서 뚝딱 만들어놓고 그 상황에서 만족하는 면도 있지만 더 해결해나가려 하진 않고, 자기 삶을 바꾸거나 세상을 바꾼다는 자긍심을 가져야 하는데 그 한 발짝을 나가는 것이 좀 어려운 것 같고요. 기술과 관련된 강사들이 부족한 입장이라 걱정이 많이 되었는데 운이 좋게 테마를 정할 때마다 강사 분들이 계셔서 다행이라 생각했습니다.
마을의 카페에 자전거 발전기, 태양열 조리기 등을 비치해놨는데요. 아이들에게 운영을 맡기면서 용돈 벌이로 자극을 주려 했는데 이 친구들이 굉장히 바빠요. 운영 자체보다는 마을 축제에 쫓아다니고요. 서울 곳곳의 벼룩시장에 다니면서 퇴촌의 토마토를 파는데 재미를 들였고요.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무언가 필요한 상태에서 자극, 동기를 줬는데요. 학교와 마을에서는 전체적인 진행을 위한 밑그림 작업 또는 비전 작업이기도 합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에 방법론적인 학부모 교육을 탈피해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아이들을 교육하는데는 부모님들의 도움도 필요하고 실제로 많이 도와주시고 있기도 하고요. 토트네스 사례를 보고 전환도시에 대한 상도 그리게 되고요. 하나의 제시된 의견에서 더 나아가고 있지는 않지만요.
저희 경우에는 서울 지역은 아니고 반이 농촌의 지역이기 때문에 아이들과 함께 노력을 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아까 김희옥선생님께서도 말씀하셨지만 한 명이라도 자신의 진로에 경험을 녹여낼 수 있다면 성공한 것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아직은 커리큘럼화가 되지 않고 제품들도 기능별, 시기별, 학년별 등 정리가 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체계적으로 정리되어야 할 것 같아요. 이상입니다.
정해원(핸즈) : 고맙습니다. 푸른 숲 학교 친구들이 저희에게 적정기술의 대중화 가능성, 한계와 보완점, 개발도상국의 적용 가능성 등에 대해 질문해왔습니다. 본질을 잘 파악하고 있는 것 같고요. 대안교육쪽에 대한 이야기를 좀 들어봤는데 이번에는 신경준 선생님의 말씀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신경준선생님 : 반갑습니다. 저는 마포에 전교생이 600명이 되는 작은 학교에 다니고 있어요. 그런 점에서는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조건은 적합하다고 볼 수 있죠. 제가 만나는 아이들과 많은 경험을 접하게 하고 싶었어요. 학교에서 사용하는 교과서에서는 충분히 에너지, 지속가능한 삶, 기후변화 등 잘 전달하고 있어요. 그런데 여성, 인권, 복지 등을 이야기하지는 않은 거예요. 20살 이후에 굉장한 혼돈을 겪을 것 같아요. 그래서 미리 10대에 알고 시작하는 것이 나중에 정신적 충격과 방황이 적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사실 제가 학교에 다닐 때는 태양광과 볏짚 건축을 배웠습니다. 에너지 기술만 배웠던 것 같아요. 그런데 제가 교사가 되어 학교로 올 때는 에너지 생활기술을 가르쳐야 하는 것 같아요. 수업을 시작할 때 가장 먼저 이야기하는 것은 우리에게 어떻게 에너지가 들어오는지 이야기합니다. 콘센트 뒤에는 비밀이 있지 않을까? 방사능은 정말 괜찮은 걸까? 이야기를 합니다.
친구들과 크게 6가지의 활동을 함께 합니다. 환경 캠페인, 교육 봉사활동, 교사연수 강의, 자연에너지여행, 학교내의활동, 신문기사보내기를 하고 있습니다. 빈 그릇 활동도 합니다. 음식물쓰레기를 줄이는 것도 결국 에너지를 절약하는 것이거든요. 비누를 만들기도 하고요. 실제로 탓이 크진 않지만 학교에서 할 수 있는 야외/상자 텃밭을 하고 있어요. 절반은 자신이 가져가고 절반은 지역사회에 나눕니다. 요즘 하고 있는 것은 ‘여기가 식물원’입니다. 학교의 꽃, 나무, 식물의 이름을 다르고 QR코드를 만듭니다. 그리고 전교생이 꼭 해야 하는 활동이 있는데요. 우리 집 전기 10%절약 프로젝트입니다. 매월 전기료와 전력사용에 따른 심어야할 나무그루 수를 누적 기록의 활동으로 합니다.
사실은 대기전력만 차단해도 굉장히 많은 에너지를 줄일 수 있어요. 2011년 후쿠시마 사고가 있어서 그 전에는 절약을 하자는 말만 하는 교사였는데요. 정말 실천하지 않으면 학생들도 따르지 않겠다 생각하여 지금도 계속 대기전력을 차단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가 하고 있었던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자는 취지에서 Earth Hour 캠페인도 진행합니다.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안병일 선생님 : 전라북도에서 완주에서 올라왔고요. 일하는 곳은 전환기술 사회적 협동조합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적정기술을 어떻게, 어떤 과목으로 편성하여 어떻게 교육하고 있는지 발제문을 썼습니다. 두 분 선생님 말씀 잘 들었고요. 전환기술 사회적 협동조합은 2013년 4월에 설립되었어요. 목적은 생태적인 순환사회, 지속가능한 사회로 만들어야겠다는 큰 목표를 갖고 시작했습니다. 절약도 중요하지만 절약 말고 에너지를 직접 만들면 안 될까? 절약가지고는 한계가 있죠. 도시, 특히 서울이라는 정치, 사회적 권력을 쥐고 있는 곳인데요. 콘크리트로 덮인 거대 구조물들이 가득한 곳, 전기를 가장 많이 쓰는 도시에서 만약 전기가 없다면 살아갈 수 있을까요?
그래서 절약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만드는 기술이 필요하다는 거죠. 그래서 발견한 것이 적정기술이었습니다. 절약은 중요하죠. 한 시도 까먹지 않아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것은 있어요. 더운 여름날 자전거 발전기를 돌려 팥빙수를 먹는다, 이런 것은 하지 말자는 거예요. 직접 갈아서 먹으면 되잖아요? 우리 사회는 전기에 중독되어있어요. 일상생활 하면서 전기 없이 사는 것이 가능할까요? 저는 멘붕올 것 같아요. 요새 핸드폰, 컴퓨터, 수면 등 전기 없이 사는 것은 불가능할거예요. 그 정도로 우리가 전기에 중독되어있다, 여기서 벗어나자, 그러기 위해서는 사라졌던 전통기술, 즉 손으로 할 수 있는 것을 하자는 거죠. 팥빙수를 먹고 싶으면 자전거 발전기를 돌려서 만들지 말고 수동으로 만들자는, 더 나아가서는 절구도 있고요. 자명종 시계도 없잖아요. 모두 전자시계지. 전자제품을 대체할 것들이 꽤 많은데 그것을 찾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에너지를 직접 만들어보자는거죠. 조금씩 늘려가기 위해서 노력하는 행위가 바로 에너지 자립입니다. 올해 전환기술협동조합에서는 여러 분들과 뜻을 모아서 이런 것을 했어요. 적정기술을 하시는 분들이 대부분 제 또래입니다. 나이 지긋하신 분들이나 귀촌을 하신 분들이죠. 그래서 젊은이가 없어요. 그러면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들을 가르치면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으로 대안학교의 교사 분들 모시고 다양한 적정기술을 1주일동안 가르쳤습니다. 그리고는 학교로 돌아가서는 워크숍을 진행하라는 부탁을 합니다. 더 나아가 적정기술이 정규과목으로 채택할 수 있는지 보고 있습니다.
제가 이런 말씀 드리는 이유는 적정기술이 붕 떠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이것을 좀 더 자신의 삶의 영역에 가깝게 만들기 위해서는 조직적으로 치밀하게 생활기술을 알리는 교육들이 다양하게 시도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당분간은 선생님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적정기술은 자신의 삶이 되고 일상생활이 되기 위해서는 그것으로 먹고 살 수 있어야 해요. 시간 날 때 한다는 것, 이거 안 되거든요. 그러면 절약밖에 못해요. 경제적인 자립도 하자는 것 또한 중요한 목표입니다.
학생들뿐만 아니라 한살림 생산자분들도 계시죠. 그분들에게는 다른 생활기술도 필요합니다.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고 대안에너지로 온실하우스를 유지할 수 있을지? 가능합니다. 여성들의 감성에 맞는 적정기술도 있다고 봅니다. 그런 것도 실제로 할 수 있다고 보고요. 여러 가지 시도해야 합니다. 그래서 이제는 절약을 하되 절약을 넘어서서 에너지를 생산하는 그런 방향으로 우리의 생활기술의 교육이 펼쳐져야 하지 않겠느냐. 하는 것이 포인트고요. 에너지 생산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어야 합니다. 소위 협동경제라고 이야기 하죠. 경제 부분을 중요시 하는 것은 의지도 중요하지만 경제적인 부분도 무시할 수 없다고 봅니다. 그래서 많이 알리고, 에너지를 생산하고, 그것으로 먹고 살 수 있는 사회. 그래야 청소년들에게 미래가 있지 않을까요? 열심히 배웁시다.
정해원(핸즈) : 제가 우선은 제 나름의 정리를 해보자면요. 김희옥선생님은 깊은 얘기를 해주셨는데 저는 이런 생각이 들어요. 언제든 위기가 아니었는가? 매 시대에 위기였던 것 같아요. 근데 깨어있거나 문제의식을 느끼는 사람들에게는 문제로 보이는 거죠. 저는 20대에 서울에 올라왔을 때 성수대교, 삼풍백화점, 9.11 등 문제가 터지면서 정말 세상이 끝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보면 반복되는 거죠. 체르노빌 사건도 있었던 거고. 그 당시 우리가 느끼는 문제에 대한 위기감속에서 다른 사람들은 그냥 가고 있는 거고 예민한 사람들은 해결책을 찾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이건 아닌 것 같다’는 점에서 먼저 시작하는 사람은 아닌가 싶고요. 이것이 나중에 역사로 되돌아 볼 때 중요한 에피소드일지, 아니면 지나가는 역사일지? 후에는 어떤 의미로 남게 될지 고민이 됩니다. 저는 적정기술로 돈 벌려 하는 것은 아니고 의미가 있을 때 까지 하는 거고요. 에너지 생활기술을 어떻게 배울까? 토론을 해보죠. 오늘 들으러 오신 분들 중 해주실 말이 있으실까요?
숭문중 학생 : 저희 같은 경우에는 자전거 발전기에 대한 디스가 있었긴 했지만요. 전기를 직접 만든다는 자체가 좋았어요. 전기는 스위치를 누르거나 꼽으면 공급받지만 자전거 발전기를 통해 에너지가 만들어내는 과정을 알 수 있다는 것이 좋았어요. 제 생각에는 적정기술을 많이 알리는 것이 좋은 것 같아요. 신경준 선생님들처럼 실과수업에 많이 알려보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박동녘(하자) : 저 같은 경우에는 부모님이 농사를 지으셔서 시골에 같이 살았는데요. 그에 비해 저는 손으로 하는 것을 잘 하지는 못했어요. 그런데 적정기술을 하면서는 “드럼통을 커팅하라”라는 주문을 받았어요. 처음에는 겁이 났는데요. 처음에 포켓스토브(일종의 간이 난로)를 만들었어요. 새로운 경험을 얻게 되었는데 나사를 조이고, 도구를 다루는 경험도 중요하지만 불의 흐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거예요. 방향에 따라 효율도 다르구나! 하는 것도 있었고요. 굉장한 이치를 알게 된 것 같고 자연을 더 이해하게 된 것 같기도 합니다.
정해원(핸즈) : 제가 질문을 한 번 해보죠. 적정기술이 우리가 만약에 기술이라는 게 좋은 기술이라면, 굳이 얘기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퍼져야하는데 적정기술을 소리 높여 이야기해야만 하는 것이어야 할까요? 기술 자체에 대해서, 적정기술에 대해서 어떤 입장을 취하고 교육에서는 어떻게 쓸 수 있을 것인지? 저는 이런 고민이 들어요. 교육용으로써는 좋은데 실용성에서는 한계가 있는 측면이 있지 않는가? 그런 생각도 듭니다.
이상우 선생님 : 저도 같은 고민이 있습니다. 어느 순간 고민하기를 포기했어요. 일단 학생들과 작업을 하는 거잖아요? 학생들과 했을 때 결과물에 집중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 거죠. 그런데 어른들이 보기에는 쓰임새가 어느 정도일까? 심지어 아이들은 팔자고 하거든요. 팔면 우리 동네에서 많이 쓰이겠다는 기대와 함께. 어쨌든 좋은가 나쁜가를 떠나서 교육적인 과정으로서 작업하는 의미가 있지 않겠나 하는. 자신들의 진로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어떤 선택지점에서의 소스로서 역할을 한다면 만족해야 하지 않을까요?
신경준 선생님 : 일반학교의 현실을 알려드릴게요. 같은 비용을 내고 학원에 갔는데 어떤 아이는 성적이 좋고 어떤 아이는 안 좋아요. 동일한 노력한 시간에 따른 것을 보면 어떤 한계는 있는 것 같아요. 결국 효율이라는 것이 문제가 드는데요. 적정기술은 효율적인 측면에서는 약간 후반순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안병일 : 충분히 이야기를 해봐야할만한 주제라고 생각합니다. 적정기술을 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얘기하자면, 여러 에너지 장치를 만듭니다. 그런데 모양이 보기가 싫어요. 대충 만들고 그런 경우도 있는데요. 사람의 손으로 만드니까요. 우리가 다 기술자가 아니잖아요. 당연히 거칠죠. 디자인도 없고요. 그렇지만 효율은 좋은 것 같아요. 성능 말이죠. 실용성이라는 것은 생활에 얼마만큼 적용이 되는가에 대한 문제인 것 같아요. 하이테크 시대에 스위칭만 해도 되고 깔끔하고 색깔도 예쁘고 그러잖아요? 적정기술은 많은 연구와 노력들, 개선 과정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특히나 도시형 적정기술은 실용성 문제를 빠뜨리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시골에서는 내가 만들어서 쓸 때 모양을 별로 신경 쓸 필요가 없거든요. 효율만 좋으면 되니까. 그런데 도시는 아니더라고요. 민원에 굉장히 민감하고. 실용성의 문제는 간과해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정해원(핸즈) : 효율이나 실용성, 디자인에 대해서 말씀하셨는데요. 그런 것이 좀 보완이 되어야지 해결될 문제가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교육적인 면에서 작업할 때 효율성은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요?
김희옥 선생님 : 효율 문제도 중요하지만 디자인은 결국은 기술이기 때문에, 처음 시도할 때 좋은 결과가 나올 수는 없지요. 거기까지 얘기하는 것은 과욕이라고 생각하고요. 디테일한 것에 접근하면 교육적인 부분에서는 뭔가 놓칠 것이라 생각하고요. 대중성, 양산 모델을 만들 때 효율이 자주 언급되죠. 저희 청년과정의 학생들이 양산에 대한 고민이 있어요. 양산을 하려면 결국에 자신의 기술범위를 허용해야하거든요. 그런데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 그런 고민이 있죠. 어제 청년과정 학생이 안병일 선생님이 말씀하시다가 약간 스텝이 꼬였다고 생각하는 것이요. 적정기술이 너무 남성적이다, 라고 얘기했어요. 저희 청년과정 학생이. 그래서 사실 이 기술이 생활기술의 세계를 복원하려면 굉장히 인간적 이여야 할 것이고요. 남성들이 남성적 도구만 써서 남성의 영역을 추구하는 한 반쪽짜리 기술이 될 것이고요. 그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뭔가 잘못 되었다고 생각해요 그 부분은. 실제로 디자인의 문제, 실용화 문제 등 그런 문제는 사실 남자들은 만들어놓고 돌보지도 않고요. 어떤 면에서는 여자들의 몫이 예요. 도구를 돌보는 문제가 아니라 기술 전반의 영역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해원(핸즈) : 끝까지 돌보고 보완이 되는 것은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생산하고 끝! 이 아니고요. 혹시 객석에서 질문이나 코멘트가 있으신가요?
조영현(성미산) : 여기서 생활기술을 어떻게 배울까? 하는데 있어서도 실제로 생활기술을 하는 것과 배우는 것은 다르지 않을까요? 그래야 생활기술이 확산이 되고요. 그런데 뭔가 다른 것처럼 이야기 하는 것. 그것이 좀 헷갈립니다.
신근정 : 같은 맥락의 질문인데요. 대안교육의 현장에서 에너지 기술을 접목했을 때 자신의 기술이 되어야 하는 거죠. 외부에 강사가 오는 것이 아니라. 결국에는 선생님이 보유해야 하는 기술인 것인데요. 그것이 가능할까요? 전환기술의 강사가 선생님이 될 수는 없지 않나요? 아무리 적정기술 캠프 열흘 워크숍을 해봐야 강사가 없는 한 지속되지 않는 것 같고요. 어떻게 기술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을지? 그것이 고민됩니다. 그리고 학교 전체에 대한 변화도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런데 이것이 실제로 가능할까요? 쭉 성장하면서 학교에 변화를 주는 것. 일반학교든 대안학교든 전환기술처럼 지역사회와 만나게 하려면 어떤 협동이 필요한가? 환경운동을 하는 입장에서 궁금합니다.
신경준 : 학교로 올 생각이 없었던 아이가 일자리가 없어서 학교로 오게 되었어요. 그래서 처음 학교에 왔을 때에는 저는 멘탈 붕괴였죠. 2000년도 학교에서 일어나고 있을까? 저는 UN 미래보고서에서 학교가 사라진다고 얘기를 듣고 왔어요. 저는 학교에 와서 이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다른 사람들도 동화되어서 같이 활동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잘 되진 않았어요. 마포 학교에 마포에 거주하시는 분은 딱 한 분이 있어요. 대개 집과 일터가 분리되어있었죠. 그리고 교과서 안에서 학생들과 만나는 교사들만 있어요. 그리고 자신이 경험한 것만 가르쳐요. 자신이 경험하지 않은 것은 가르칠 수 없어요. 저는 아이들이 다양한 경험을 하게 만들고 싶었어요. 이 역할을 학교가 해줘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요즘은 자전거 고치려면 멀리 가야하잖아요? 박원순 시장님이 만든 정책 중에 모든 중고등학교에 자전거 수리를 하시는 어르신들을 보내는 거예요. 그 기술을 가진 분들을 학교로 보내는 것이죠. 그런 것들을 제안하는 것이 제 역할 이예요. 선생님들과의 교류? 굉장히 많이 제안 해야 해요. 제안할 수 있는 장치를 많이 활용해야하고요. 그리고 교장선생님도 설득해야하고요. 그런데 너무 물질적인 사회시스템이 학교 안에 깊숙이 침투되어있는 것 같아요. 제일 중요한 것이 삶의 본질인데 삶의 도구로 보고 있는 것이 큰 문제인 것 같습니다.
정해원(핸즈) : 교육의 본질까지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은데요. 저도 학교는 언제가 없어질 것 같아요. 언제일지는 모르겠지만 모양이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안병일 : 교육의 지속성, 재생산이 되어야 생활기술도 꽃 피울 텐데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여전히 도시를 생각하면 답이 없어요. 마을, 지역 그런 문제와 함께 생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제천 간디의 경우는 그 마을이 에너지 공방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봅니다. 공방의 역할, 작업장의 역할을 맡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선생님들이 아이들에게, 마을 주민들에게 그 마을에 귀농해서 그 작업장과 공방에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면 어떨까요? 이후의 교육의 재생산이 될 수도 있고요. 그 다음에는 열심히 제안해야하는거죠. 여러 사람들과 힘을 합쳐서 무언가를 해야 한다고 봅니다. 대안교육 선생님들 모여서 낸 결과물은 하반기에 다시 모인다는 것입니다. 대안교육연대 교사님들 중에서 적정기술을 파고들어갈 사람들이 나와야 일이 되지 않겠는가? 그런 거죠. 그런 부분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 이후에 답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그것은 같이 고민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정규(연세대) : 오늘의 주제는 청소년들에게만 포함되지 않고 일반인들에게도 포함된 줄 알았어요. 저희는 청년 세대니까 우울한 거예요. 쓸모없는 인간인가? 취직도 안 되고. 제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적정기술이라는 것이 청소년뿐만이 아니라 일반인들도 포함시킬 수 있는 기술일까? 그런 고민이 듭니다. 내가 배워야 하는 것도 어른이 배워야 한다는 것이 이해된다면 학교의 문턱도 더 넓어질 수도 있고. 그런 작업들이 대학교와도 연결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도 합니다.
이상우 : 교육이라는 게 기성세대가 알고 있는 내용을 아이들에게 전달하는 것. 이것이 옳은가 그른가 많은 논란이 있지만요. 적정기술을 한해서는 “실제 세계의 영역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계속 체험하고 실험해야 하는 것이죠. 이것은 사실 먼저 필요한 것들을 어른들이, 교사들이 찾았기 때문에 필요성에 대한, 위기감에 대한 의식에서 시작했다고 보는 거죠. 저는 처음에는 학부모 교육에 대해 생각했어요. 남자들, 아빠들. 공구 만지는 로망이 있거든요. 비싼 돈 주고 공구 사서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집에 필요한 것들을 만드는데 관심이 있다는 욕구를 끌어내고요. 그런 것이, 어떤 큰 기술을 배우는 것이 아닌 조그만 도구와 배우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면 어른, 학생을 떠나서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체계적으로 잘 가르쳐주는 전환기술 협동조합도 있죠. 완주가 멀어서 자주 못가는 어려움이 있는데요. 태촌에 완주의 성격을 띤 마을을 만들려고 합니다. 저희 동네로 오세요.
이재열(핸즈) : 적정기술을 하는 입장에서 방어를 좀 해보자면요. 질문일 수도 아닐 수도 있는데요. 왜 지금에 와서 갑자기 한국에서 적정기술을 하게 되었을까? 또는 일부가 관심을 가지게 되었을까요? 사실 적정기술 자체는 경쟁을 하기 위해 드러난 애가 아니거든요 . 그것보다 더 큰 문제가 우리에게 있는 것이고요. 그런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왔던 것인데요. 개인적으로는 이것을 체험하려고 만든 기술인가? 하는 고민도 들고요. 적정기술이 갖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이것에 대한 문제는 아주 단순하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수천억, 수백억을 들인 예쁘게 치장한 뭔가와 수만원, 수천원, 수십만 원을 들여 치장한 것을 두고 얘기하는 것은 아닐까요? 왜 우리는 이런 현상 앞에 있는지 충분히 생각해봐야 합니다. 특히나 선생님들이 학생들과 같이 하니까 많이 고민해봐야 할 것 같은데요. 같이 고민해야 할 부분인 것 같습니다.
정해원(핸즈) : 아까 학생들이 이야기를 했을 때 자전거 발전기, 드럼통 이야기 등을 듣고서는 교육으로써 적정기술의 의미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다음에 질문은 거기에 만족할 것인가? 그런 것이죠. 결국은 더 구체적인 모습으로 가야하지만 지금 붕 떠있는 것도 인정해야 한다. 그렇게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치 아이들보고 농사지으면서 먹고 사는 거 알아서 해라, 그런 얘기를 하는 것 같아요. 풀무 학교의 학생들은 다 자립하지는 않아요. 근데 전공부를 하는 사람들은 하루 반나절 노동하면 일부는 자급을 해요. 근데 전문적인 농부와 비교한다면 같은 수준인가? 그건 또 다르죠. 여러 가지 생각이 나는데요. 발제와 토론을 하셨던 분들이 이야기를 덧붙여주시면 좋겠습니다.
김희옥 : 먹고산다는 얘기를 거론하기 시작하면 적정기술이란 것은 문제해결이 되기 어렵다고 생각해요. 지금처럼 살지 않고 인간적으로 산다고 한다는 이유는요. 결국에 우리가 인간적 삶을 선택할 때는 어떤 기로에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먹고사는 것 이상의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거예요. 적정기술을 나이 분들이 호의적으로 보시는 것은 “학교에서 기술을 하나 가르치니 먹고 사는 문제는.......” 우리가 하려는 건 오히려 기술이 아닌 기술 같은 것 같아요. 말해놓고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한 것은 여성의 문제인데요. 우리가 말하는 이론과 실제가 연결될 수 있는가? 그 질문이 핵심 키포인트인 것 같습니다. 현상적으로는 여성화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고요. 이와 관련한 다른 포럼을 조직해기로?
이상우 : 저희 학교에서는 예술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거든요. 저는 음악적인 재능이 없는데요. 음치가 합창할 때 낄 수는 있잖아요. 자신이 내는 음역을 잘 외우면 되거든요. 합창할 때 교육적인 부분이란 것은 ‘조화’인데요. 자신이 어떤 음을 내는지, 다른 사람은 어떻게 내는지 아는 거죠. 적정기술이 그런 것 같아요. 합창하는 모양으로 살아가는데 필요한 어떤 것을 배우는 것 같아요. 전구 가는 것부터 시작해 용접하는 여러 단계가 있는 것처럼, 목소리를 내는 법부터 합창하는 것처럼. 그런 단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신경준 : 긴말 하지는 않겠고요. 학생들이 적정기술을 배우고 나서 다른 사람들에게 경험을 나눌 때 어땠는지 들어보고 싶습니다.
이상원(숭문중학교 환경반) : 저희보다 어린 아이들을 교육하는 것은 어린애니까 그러려니 하는데 저희보다 나이가 많은 성인, 고등학생, 어른들을 가르치는 것은
처음 갔을 때는 어른이 아는 지식이 많을 텐데 왜 가르치지? 생각했어요. 근데 가보니까 아, 이래서 교육을 해야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제가 어리지만 환경 쪽에서는 모르는 사람보다 조금 더 아는 것이 많은 것 같고요. 우리가 필요한 것에 대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그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점점 퍼지는 거죠. SNS가 유행이니까 페이스북에서 퍼지고 다른 나라에도 알려주고. 작지만 큰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안병일 : 에너지 생활기술을 어떻게 배울까? 서울에서 사용될 기술을 생각하면 굉장히 많은 아이디어와 경험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많은 연구와 개발이 필요한 거죠. 보다 많은 해외사례들을 쳐다보는 구글링도 열심히 해야 하죠. 저는 김희옥선생님이 말씀하신 것에 반대로 경제적인 부분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저는 제가 못 만드는 것은 사고 싶어요. 햇빛 온풍기도 사고 싶고요. 보일러를 못 만드니까 곡성의 항꾸네 협동조합의 보일러를 만들어 우리 집과 마을에 놓고 싶어요. 나와 가족과 우리 마을의 사람들이 그렇게 살아가면 좋겠어요. 근데 그렇게 살지 못하는 것이 너무 화가 납니다. 여전히 타협하면서 살고 있거든요. 그것을 단 한 시라도 까먹지 않아야 지속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거북하죠. 자본과의 경쟁 같은 것이요.
김희옥 : 곡성이 아니라 천안의 것을 사야죠. 품앗이를 하면 되잖아요. 나는 난로다에서 포럼 했을 때 일본의 자급자족을 하시는 분들이 오셨는데요. 해외에 처음 나오셔데요. 자신이 만든 바이오 디젤로 차를 움직이고, 돼지를 기르는 젊은 부부였는데요. 세계 여행에 대해 욕구를 못느끼는 거예요. (사실 못느낀다기보다 돼지를 걱정하는 마음이 더 컸고, 장거리여행에 소용되는 탄소발자국에 대한 절제로 인하여) 적정기술의 현황은 마을을 못 이루고 있다 보니 지역이 떨어져있어요. 결국에는 마을 안에서 해결해야 하는 것인데 그렇게 되면 돈이 개입될 필요가 없는 것이거든요. 돈은 필요하다는 것은 인정입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가야하는 방향은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정해원(핸즈) : 기술 아닌 기술이라 하셨지만 그것도 다른 주제로 고민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혹시 객석에서 더 하실 말씀이 없으신가요?
이미숙(성대골) : 에너지 생활기술을 좀 거창하게 얘기한 것 같은데요. 기술이라는 것이 좀 낯선 것이기도 하고요. 아이들이 어떻게 배울까? 생각해보고 프로그램을 짜보면 굉장히 어려운 것 같습니다. 사실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 많을 텐데 핸즈와 2박3일 캠프를 가면서 경이로움을 느꼈어요. 이렇게 쉬운 것이 적정기술일 수 있구나 하는 그런 생각이 들었는데요. 지금 시중에 나와 있는 적정기술은 온풍기, 태양열. 너무 거대한 것 같아요. 근데 캔 두 개를 사용한 적정기술. 간단하잖아요? 하다못해 철을 자르는 가위가 없으면 적정기술은 어려워지거든요. 쉬운 것부터 접할 수 있는 것. 그것이 좋은 것 같아요. 그리고 이런 네트워크가 있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어느 통로에서는 있어야겠다고. 그런데 찾을 때는 따로 찾게 되는 거죠. 핸즈도, 신경준 선생님도. 그나마 흙부대생활기술네트워크 같은 치밀한 블로그가 있지만 한 가지로 묶여있는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언제나 찾아갈 수 있고, 부를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정해원(핸즈) : 이제 마무리 하겠습니다. 적정기술을 교육적으로 접근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창의성이라든지, 발명이라든지 그런 측면에서 접근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인 것 같고요. 재미있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최근에 제천 간디에 있는 학생이 적정기술을 배우고 지역사회에서 워크숍을 연 사례가 있어요. 어설플 수는 있지만 토착화 시킬 수 있는 모델도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고요. 저는 ‘맥가이버’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요. 최근에 찾아서 봤더니 주변에 있었던 것을 가지고 문제를 해결하죠. 자전거 고치는 할아버지와 같은 말씀을 하셨지만 있는 것 가지고 용접도 하고 고치고 하는 것이 전통적으로 있었지만 지금은 사라졌죠. 우리가 드럼통을 따는 것 그런 것부터 시작해서 우리가 자립적으로 살아가는 삶을 사는 사람들이 되는 것이 중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김희옥 선생님께서 리더십에 대한 이야기를 하셨는데요. 리더보다 중요한 사람은 두 번째 사람입니다. 그렇게 확산되는 거죠. 지금의 만남이 나중에 역사에서 되돌이켜 볼 때 어떻게 남을지는 모르겠어요. 그렇지만 의미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음 시간에는 집단지성이 키워낸 에너지에 대한 권리는 어떤 것일까? 라는 주제로 이어집니다.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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