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페이에 올릴 블루베리 관련 기사를 검색하다 찾았습니다.
김신중 전북회장님 임의자조금 부위원장 베리류마이스터
친환경적 블루베리 농사 20년!
2002년 블루베리 농사를 시작했다. 월드컵 때문에 쉬이 잊히지 않는다. 당시엔 국내에서 전문가 찾기가 쉽지 않았다. 번역서를 찾아보고 가까운 일본의 농가를 둘러보고 오는 게 그나마 블루베리에 대해 할 수 있는 공부의 전부였다. 20년 동안 다양한 실패를 경험했다. 농사란 게 다 안다고 방심하면 그 틈을 비집고 들어오는 실패의 쓴맛을 보게 된다. 그나마 실패를 통해 배운 게 적지 않으니 한 사람의 완숙한 농부가 되기 위한 수업료 같은 것이라 위안하고 있다. 어느새 블루베리 신입 농가에 조언 정도 해줄 실력이 쌓였고 농부의 지식은 공유할 때 더 커진다는 생각이어서 이곳저곳 다니며 훈수를 두고 있다. 블루베리 전에 딸기 농사에 도전했었는데 조언을 구하려 찾은 농가마다 무슨 천기라도 되는 듯 알려주지 않아서 어려움을 겪었던 게 생각난다.
김신중 베리류 농업 마이스터 : 김신중 씨는 익산 웅포에서 블루베리 농사 10,000평을 짓고 있다. 그는 농업 마이스터 현장 교수로 ‘시설을 이용한 여러 형태의 블루베리 재배와 친환경적 농업’을 강의하고 있다.
멘토를 믿고 따라가라
정보가 흘러넘치는 시대다. 유튜브에 접속해 원하는 키워드만 치면 쉽게 정보를 획득할 수 있다. 블루베리 신입생들이 쉽게 저지르는 실수가 여기서 나온다. 정보가 많다는 건 그만큼 가짜정보도 많다는 의미다. 블루베리 농사는 한두 해 만에 결실을 얻기 힘들어 한 번의 실수가 치명적일 때가 많다.
대부분 해당 분야 마이스터나 농사 잘 짓는 현명한 농부를 멘토로 삼아 도움을 받는다. 그런데 유튜브 같은 데서 쏟아내는 온갖 정보를 접하며 생각이 흐트러지게 된다. 한 번 멘토를 정했으면 그 사람을 믿고 따라가야 한다. 수도 없이 많은 시행착오를 멘토들이 대신 겪으며 검증해온 지식이다. 검증되지 않은 이런저런 정보에 흔들리다 보면 치명적 실수를 저지를 수 있다. 뻔한 얘기 같지만 의외로 멘토의 말만 따르는 멘티를 만나기는 어렵고 본인의 생각을 곁들였다 실패한 사례는 많이 봤다.
관수라인에 부착된 가지관이 물을 고르게 공급해준다.
물은 조금씩 나눠서 자주
블루베리 농사의 핵심은 물관리다. 비료도 물을 따라서 움직인다. 가끔 교육 가서 1년에 몇 차례나 물을 주는지 물을 때가 있는데, 열 번이라는 사람도 있고 스무 번이라는 사람도 있다. 나는 한 해에 70회가랑 물을 주고 있다. 물은 조금씩 나눠서 자주 주어야 한다. 물관리는 쉽지 않다. 작물은 농부의 발걸음 소리를 듣고 자란다는 말은 물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데 꼭 들어맞는 격언이다.
고온 기에 나무 상부의 잎이 시든 듯이 꺾여 있을 때가 있다. 그러면 물이 부족해서 꺾이는 현상인지 물이 지나쳐서 꺾이는 현상인지 잘 판단해야 하는데 대부분의 초보 농부들은 얘가 건조하다 생각해서 물을 준다. 그러면 치명적이다. 거기는 가습에 걸려 꺾이는 경우가 많다. 질식으로 인한 혼수상태에 있는 애에게 결정타를 날리는 셈이다. 이럴 땐 땅을 파보고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수분 측정기를 이용할 수도 있겠지만 가장 좋은 건땅을 파서 상태를 확인하고 내가 언제 물을 주었는지 체크 해 보는 것이다.
블루베리는 고상, 액상, 기상 세 가지 요소가 알맞은 토양에서 잘 자란다. 고상 즉 유기물과 무기물의 비율은 이미 고정되어 있을 것이기에 농부가 할 수 있는 일은 물관리를 통해 액상과 기상의 조건을 맞춰가는 것이다. 토양 안에 공기가 너무 많으면 건조 피해를 볼 것이고 물이 많으면 습해를 입는다. 건조피해가 오면 줄기가 접히고 주름이 지다가 손을 안 쓰면 종국엔 줄기와 잎이 말라 죽는다. 그러니 가습이든 건조든 결국은 물이 핵심이다.
물 빠짐 좋은 토양을 만들자
애초에 블루베리를 기르기 좋은 토양을 선택하는 게 최선이다. 배수가 잘되는 사질 토양이 좋다. 물 빠짐도 안 되는 땅이라면 불합격인데 대체지가 없고 다른 사람과 땅을 바꿀 수도 없다면 토양환경을 개선하는 수밖에 없다. 나 같은 경우는 유기질 풍부한 피트모스 상토에 배수성을 보완하기 위해 펄라이트나 구하기 쉬운 왕겨, 톱밥 같은 걸 섞어서 쓰고 있다. 이때 잡나무 톱밥은 굼벵이 피해 사례가 종종 있어 소나무나 잣나무 톱밥을 쓰는 게 좋다. 유기질이 풍부할 뿐 아니라 특유의 향 때문에 해충 기피제로도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강의 때마다 이런 얘기를 하고 다녔더니 사람들이 많이 찾아서 정작 내가 필요할 때 구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곤 했다. 그래서 언제든 톱밥을 받아서 보관할 공터를 준비해놓고 있다. 어느 현장에서 나올지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사소한 것 같지만 준비된 농부가 좋은 결실을 얻는 것이다. 어쨌든 대체지도 토양개선도 어렵다면 결국 남는 건 물관리다.
톱밥이 나오면 받아오기 위해 농장 인근에 톱밥보관터를 만들어 놓았다.
안정적인 물관리와 비료 시비가 가능한 양액시스템
지하수를 끌어올려 물을 줄 때는 물통에 한 번 받아서 공급하는 게 좋다. 그래야 물양을 조절할 수 있다. 지하수에서 직접 뽑아 올리다 잠그는 걸 깜빡할 때가 있는데 고온기에 이런 실수는 농사를 망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물 빠짐이 안 좋은 땅이라면 더 답이 없다. 양액 시스템을 설치하는 게 가장 좋은데 비용 등의 문제로 어렵다면 물통에 받아서 사용하길 권한다. 필요한 양만 받아서 급수하면 과습을 줄일 수 있고 타이머 설정도 가능하다. 장기적으로 봤을 땐 무리를 해서라도 양액 시스템을 갖추는 게 좋다. 정밀한 물주기와 비료 시비가 가능해서 나무를 잘 키울 수 있다. 그래야 좋은 열매를 얻을 수 있다.
시장에는 좋은 상품만 내야
끝으로 블루베리 농가에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 잘못 키워 맛없고 품질이 떨어지는 상품을 시장에 공급하지 말아 달라는 것이다. 그걸 공급하는 순간 국산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이 나빠지고 가격이 내려가 전체농가가 손해를 입게 된다.
우리는 수입산 블루베리와 경쟁하고 있다. 국산 프리미엄은 사라진 지 오래다. 품질을 높여서 좋은 가격이 형성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것이 본인뿐 아니라 국내 모든 농가에 이익으로 돌아간다. 옆에 있는 농가는 경쟁자가 아니라 같이 협력하는 동료라고 생각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가 살아나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