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툰 고백
일상의 용어 중에 ‘서툴다.’라고 하는 형용사가 있습니다.
서툴다고 하는 것은 무엇엔가 완전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갓 한돌이 되어 걷는 아기의 발걸음이 서툴고, 유치원에 갓 입학한 아이의 줄서기가 서툴고, 초보 아빠 초보 엄마의 아기 돌봄이 서툴고, 갓 운전면허를 딴 초보운전자의 운전이 서툴고, 새 가족이 된 성도의 신앙고백이 서툽니다. 이렇듯 서툴다는 것은 누구나 처음이기에 애정(愛情)으로 보듬어 주게 됩니다. 하지만 서툴다는 것은 때론 책임이 강하게 따르는 애증(愛憎)이기도 합니다. 회사나 전문직에서 자신의 실수로 막대한 손해를 끼쳤을 때, 감내해야 할 벌이 있기 때문입니다.
작년 추석입니다.
I HEAR WORSHIP(아이히얼워십)에서 찬양사역을 하던 딸아이가 미완성된 곡이라면서 잠시 피아노 앞에 앉아 들려줬던 노래가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예수님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고 따라갔던 베드로를 보았습니다. 하지만 세상의 두려움에 예수님을 부인하며 다시 돌아간 어부의 삶을 보면서 팀원들과 곡을 써가며 음을 입히고 있는 중이라며 흥얼거렸던 것입니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로부터 6개월이 지난 오늘 ‘서툰 고백’이란 곡명의 노래가 싱글앨범에 담겨 세상에 나온 것입니다. 노래 속에 담겨진 노랫말이 몹시 궁금했습니다. 무엇이 서툴다는 것일까? 인터넷 속에 숨겨진 가사를 찾아 컴퓨터 화면에 옮겨 보았습니다.
(서툰 고백)
‘어쩌면 주를 알기 전 내 모습 더 편안하지 않았을까 죄 속에 무너진 내 모습 모를 수 있지 않았을까 사랑한다 고백했던 지난 날의 마음 무뎌진 나에게 말씀하시네 서툰 너의 모든 고백 기억해 완전하지 못해도 기다린단다 영혼을 바라보신 주님 사랑으로 품어주신 주님 그 사랑이 내 죄보다 크다는 걸 오늘도 기억해요 더 사랑해요 주님 내 마음아시죠
세상에서 볼 수 없던 내 모습 주를 예배할 때 알았네 주님과 함께 할 때 내 모습 연약하나 완전하네 사랑한다 고백했던 지난 날의 마음 무뎌진 나에게 말씀하시네 서툰 너의 모든 고백 기억해 완전하지 못해도 기다린단다 영혼을 바라보신 주님 사랑으로 품어주신 주님 그 사랑이 내 죄보다 크다는 걸 오늘도 기억해요 더 사랑해요 주님 내 마음아시죠
언제나 소망 주신 주님 나를 통해 일하시는 주님 그 사랑으로 보여주신 좁은 길 오늘도 걸어가요 더 전할게요 주님 나 따라갈게요’
알게 되었습니다.
20대 초반의 딸 그리고 팀원들... 예수님을 향한 베드로의 서툰 고백이 곧 예수님 앞에서 자신의 서툰 고백이라는 것을... 잠시 생각해 보니 저에게도 서툰 고백이 많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한 곳에서 20년을 넘게 살며 사역하던 익숙한 곳을 떠나, 아무런 연고도 없는 이곳에서 교회 개척하며, 3년을 지내오고 보니, 예수님을 사랑한다는 베드로의 서툰 고백과 딸의 서툰 고백이 곧 저의 서툰 고백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예수님 사랑합니다. 주님을 따르겠습니다.” 이렇듯 언제나 크게 고백해 놓고, 때론 작은 염려에도 크게 요동치는 제 모습을 봅니다.
그래서 서툰 고백의 노랫말이 제 마음속에 크게 와 닿습니다.
‘세상에서 볼 수 없던 내 모습 주를 예배할 때 알았네 주님과 함께 할 때 내 모습 연약하나 완전하네 사랑한다 고백했던 지난 날의 마음 무뎌진 나에게 말씀하시네 서툰 너의 모든 고백 기억해 완전하지 못해도 기다린단다 영혼을 바라보신 주님 사랑으로 품어주신 주님 그 사랑이 내 죄보다 크다는 걸 오늘도 기억해요 더 사랑해요 주님 내 마음아시죠’
서툰 고백이 많은 섬김이 박희석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