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루마 ダルマ
일본에서 먹어보는 불고기다. 여기저기 한국인이 많아지면서 일본 내에서도 한국식당이 많이 생겼다. 교포들이 하는 한식 식당이 아니라 일본인들이 하는 식당이다. 자발적으로 한국음식을 받아들이는 셈이다. 맛도 제법 근사하다. 가격도 합리적이다. 그것도 3대정원 고라쿠엔 옆에서 말이다.
1. 식당대강
상호 : 焼肉ダルマ 浜店
주소 : 2-chōme-1-27 Hama, Naka Ward, Okayama, 703-8256 일본
주요음식 : 한식, 불고기
2. 먹은날 :2023.4.24.점심
먹은음식 : 갈비점심 1인 1,580엔
3. 맛보기
불안해서 고기구이를 주문했는데, 함께 나오는 다른 간단 찬들도 먹을 만하다. 거기다 고기 맛은 아주 훌륭하다. 경쟁력 있는 식당이다, 싶다.
코앞 아사히가와강의 다리를 건너면 바로 일본 3대 정원 중 하나인 고라쿠엔이다. 오늘도 한국 관광객으로 떠들썩하다. 정원도 근사하거니와 정원을 내려다 보는 오카야마성도 근사하다. 거기다 반대편 아사히가와강을 끼니 대단한 절경이다. 절경과 정원 관광지를 낀 식당, 식당 아니어도 와야 하는 곳이지만, 편하게 밥 먹을 데가 있어 정원이 더 매력적으로 보인다.
오카야마는 노년 세대에게는 익숙한 모모따로상의 고향이기도 하다. 노파가 빨래하다 복숭아를 주운 시냇물이 바로 이 아사히가와강이 아닐까. 특별히 긴 강이 없는 일본은 강 이름에 강이 아닌 천, 가와가 붙는다. 강은 대체로 가늘고 짧아 우리 4댁강 5대강처럼 유유히 흐르는 맛이 아니라 동네 푸근한 시냇물처럼 여겨진다.
깊고 무서운 강이 아니라 넓어도 깊지 않고, 깊어도 길지 않은 편안한 강, 아사히가와 강은 오늘도 어디에선가 복숭아가 떠내려올 거 같다. 모모따로상의 집, 복숭아를 품은 강, 아사히가와강은 고라쿠엔의 일본 역사도 강 건너 불고기집의 한국문화하고도 같이 간다.
점점 더 이렇게 한국에 가까이 와서 정치를 문화로, 정치를 일상으로 풀어나갔으면 좋겠다. 일본 소고기 맛이 나무랄 데 없어 생각이 막 긍정의 힘으로 멀리 간다.
고기맛이 훌륭하다. 역시 와큐다. 고라쿠엔 앞에서 이런 음식을 먹을 수 있다니 감사할 뿐이다.
밥이 썩 좋지는 않다. 밥은 대중소로 나눠 주문하게 되어 있다. 밥이 좋은 것은 일식의 장점인데, 그 장점은 가져오지 못한 듯하다. 대신 대 자 밥은 엄청 크다. 한국의 밥 인심은 가져온 거 같다.
처녑무침. 고춧가루로 무쳤다. 이것도 좀 낯설지만 맛은 괜찮다.
깍두기는 아주 좋다. 개운하고 채 익지 않은 맛이 신선하여 제법 맛있다. 적어도 정성 들여 담궈야 이런 맛이 난다. 한식집 식당 자격이 있다.
소고깃국. 가장 원조에서 멀어졌지만 먹을 만하다. 계란을 풀고 무를 넣고 고기는 큼직하게 정육각형으로 썰었다. 무와 계란 별로 어울리지 않는 조합인 거 같은데, 그런대로 먹을 만하다.
이런 국이면 숟가락을 사용하지 않으면 안 될 거다. 일본에서 숟가락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는 국물이 미소시루로 단조롭고, 미소시루엔 건더기가 없는 이유 때문이기도 하다. 훌렁훌렁 마셔버리면 되므로 숟가락이 필요없는데, 이처럼 한국식 국이 들어오고 즐기게 되면 숟가락 사용 문화로 변화하지 않을까도 싶다.
숟가락집에 한글이 써 있는 것이 재미있다. 일본에서도 한식집에서 나오는 숟가락에는 대개 이런 집이 씌워져 있다. 한국 음식만이 아닌 한국 식문화도 제대로 수입한 곳이라는, 음식도 믿을 만할 거라는 메시지가 읽힌다.
핀란드 헬싱키에서 베트남 쌀국수를 먹었는데, 곁에서 제법 그럴싸한 젓가락질로 국수를 먹던 핀란드 청년이 생각난다. 유럽인에게는 젓가락질이 동양문화 체득을 말해주는 폼나는 장기였다. 일본에서도 제법 그럴싸한 한국식 젓가락질이나 숟갈질하는 청년들이 늘어나 장기가 되면 좋겠다. 그렇게 하나씩 제대로 한식문화가 퍼지는 모습을 보고 싶다.
한국 숟가락 사용은 일본 식사법에 조용한 변화를 주는 것 같다. 한식을 찾는 일본인들이 자꾸 많아지니 말이다. 일본인들도 더 다양하고 맛있는 한국음식으로 더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3. 먹은 후
1) 참숯불구이 문화
숯. 식민통치 시절, 일본은 장작 패서 밥하는 우리 조리문화를 미개하다고 비웃으며 숯을 사용하는 그들의 문화를 상층문화라고 자랑했다. 그러나 숯은 이중의 공정으로 오염과 인력을 요구하는 경제적이지 못한 땔감이다. 이처럼 고급하게 고기나 굽는 데 잠깐 이용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은가 싶다.
다다미방이라 온돌문화가 없는 일본은 우리처럼 조리와 난방 겸용의 아궁이를 갖기 힘들었다. 화로에 불을 피워 조리를 했을 터인데, 그러기에는 장작이 아닌 숯이 적절했다. 전반적으로 공기가 습하니 다다미를 썼다. 그러니 잘 마르지 않는 나무를 장작으로 패서 밥을 하기도 어려웠다. 그래서 사용하게 된 숯을 상위의 조리문화라고 으스댄 것은 어불성설이다. 문화는 상하가 아닌 자연조건이나 전통에 따른 적절성의 대등 관점으로 봐야 한다.
우리는 좋은 고기를 숯에 굽는다. 숯도 질을 가려 참나무로 만든 참숯을 최상품으로 친다. 광양불고기는 백운산에서 난 참숯으로 구워서 유명하다. 참숯은 연기가 적고 연소시간이 길며 향내는 고기 누린내를 잡아주기까지 하여 최상품으로 친다. 숯의 나라 일본이 이런 숯불구이 문화를 알까. 이 식당이 참숯의 비결까지 전수받기를 바란다.
2) 고라쿠엔 주변
아사히가와 강
아사히강변의 고라쿠엔 주차장
봉래교. 고라쿠엔에서 이 다리를 건너면 불고기 식당이다. 봉래산은 영주산, 방장산과 함께 중국 전설 속의 삼신산이다. 신선이 살며 불사영약이 있다고 믿은 삼신산 신앙이 여기도 전래된 것이다. 일본이 한문문화권, 유교문화권의 나라임은 이처럼 일상속에서도 확인된다.
3) 3대 정원 고라쿠엔 (별도 항목으로 탑재)
4) 오카야마 역 동상
(1) 모모타로 광장의 모모타로상
*모모타로 설화 전승
강에서 빨래하는 할머니가 강에서 두둥실 떠내려오는 커다란 복숭아를 건졌고 그 복숭아를 갈라보니, 안에서 아기가 나와서 그 아이에게 '모모타로'라는 이름을 붙이고 길렀다. 이후 성장한 모모타로는 세상을 어지럽히는 오니를 퇴치하고자 할머니와 할아버지로부터 받은 키비당고를 갖고 떠난다. 여행 도중에 만난 개, 원숭이, 꿩에게 키비당고를 주고 동료를 삼아 함께 오니가 살고 있는 '오니가시마'라는 섬으로 떠나, 오니와 그들의 대장 우라를 무찌르고, 오니의 보물을 가지고 돌아와 행복하게 살게 된다. (나무위키백과 전사)
*설화 해석
설화의 원전은 고대 일본의 영웅 전설인 와카타케키비츠히코노미코토 설화라고도 한다. 모모타로 전설 어휘에 그 흔적이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유기를 일본식으로 각색한 이야기"라고도 하지만 이동하는 모티브의 유사성 외에 공통점은 별로 없어 보인다. 구법과 구마는 전혀 다른 이동 동인이다. 거기다 서유기의 원숭이는 이동 주체도 아니다.
다음 오니인 '우라'가 백제 왕자였다는 설. 백제와 일본의 문화적 밀착은 정치적인 일체성을 가졌다고 할 정도로 근접했으므로 상당히 타당한 설로 보인다. 일본에서의 백제 문화의 영향력이 설화로 침강했을 가능성, 백제 문화로부터 독립하고자 하는 의지가 반영되었을 가능성 등이 점쳐진다.
이 설화는 위 1부로 끝나지 않고 후편이 이어지는데 여기서는 오니를 긍정적인 인물로 묘사한다. 이점은 백제와의 연관성을 더욱 강하게 만든다. (은허)
오카야마 역사 앞 모모타로광장의 모모따로상. 일제시대 일본어 교과서에 수록되어 우리에게도 널리 알려진 동화다. 모모따로상 ~ 모모따로상~ 노래까지 다 부를 줄 알았었다.
'일촌법사' 한치동자 얘기와 더불에 일본 전역에 전승되는 동화, 모모타로는 복숭아동자다. 바로 이곳 오카야마가 모모따로상의 배경인 고장으로 알려져 있다. 오카야마의 산품은 모모타로로 도배되어 있다. 과자도 문구도 온통 모모타로다.
캐나타 프린스 에드워드 섬에 가면 온통 빨간머리앤이다. 심지어 차량 번호판에도 앤이 그려져 있다. 관광도 모두 앤을 중심으로 한다. 이것은 몽고메리의 창작이나 모모타로는 구비전승이다. 더 민중과 밀착된 의미가 있다. 이곳과 인연이 있는 전승이라 하나 전국적으로 전승되는 설화이다.
그런 점에서 프린스 에드워드보다 더 문화적 자산이 풍부하고 뿌리깊은 셈이다. 이 전승이 백제 왕자와 관련되어 있다는 설도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다.
(2)
청춘동상. 개화기 학생처럼 망토를 두르고 있다. 일본 아이돌 가수인 세이코 마츠다의 노래 '청춘'에 '오카야마역에서 만나자'라는 대목을 조각으로 표현했다는 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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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군침이 돕니다
한국 불고기처럼 입맛이 돌지요? 저는 그곳에 가서 반가워서 더 군침이 돌았습니다. 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