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은 도시의 얼굴이자 명함입니다. 대로변 간판은 물론 이면도로나 심지어 골목길 간판의 단정함과 개성, 예술성 등이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룰 때 도시는 한층 밝고 편안해집니다.
유럽이나 일본, 싱가포르 등 잘 정돈된 선진형 도시들에서 외지인의 눈에 우선적이고 직감적으로 느껴지는 것이 바로 도시경관입니다. 특히 건축물의 외형과 함께 그 건축물을 둘러싸고 있는 간판, 싸인물 등이 우리와는 다름을 느끼게 됩니다.
개성 없는 건축물 전체를 허물고 유럽처럼 예술적으로 다시 짓기 어려운 현실성을 인정한다면, 좀 더 손쉽고 속도감 있게 도시이미지를 개선시키는 묘안은 없을까 하는 고민을 통해 추진한 사업이 바로 저비용 고효율의 가로정비사업입니다.
이렇게 하여 2010년 이후 새롭게 탄생한 거리로 부천대학교 앞 600m에 이르는 '대학로'와 부천역 북부광장 주변 이면도로에 조성된 만화상상거리, 길주로 춘의역 사거리에서 부천 종합운동장까지 1.29km에 이르는 '가구거리' 등의 탄생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말경 사업을 마무리한 소사구 역곡3동의 '임꺽정로(路)'는 도시 가로정비사업의 모범적 모델로 손꼽히고 있습니다.'임꺽정로(路)'의 인기가 대단히 높습니다.
'임꺽정로(路)'는 도시균형발전을 위한 원도심 활력증진 사업의 일환으로, 사업비 1억1천여만 원을 들여 역곡역 남부, 먹자골목 일원 140m(건물 13개동, 33개 업소)의 무질서했던 거리를 간판, 차도와 인도를 깔끔하게 정비 후 탄생한 거리입니다.
<임꺽정로(路) 조성 전 현장점검-1>
<임꺽정로(路) 조성 전 현장점검-2>
<임꺽정로(路) 조성 전 - 1>
<임꺽정로(路) 조성 전 - 2>
<임꺽정로(路) 조성 전 - 3>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돋보였습니다. 의견을 전적으로 반영했습니다. 주민협의체와 자문단을 구성하고 필요로 할 만큼의 설명회과정을 거쳤습니다. 이후 임꺽정로 일원을 '옥외광고물 등 정비시범구역'으로 지정하고, 협상에 의한 제안공모 방식으로 사업자를 선정, 사업을 추진하게 된 것입니다.
<임꺽정로(路) 상징디자인>
<임꺽정로(路)로 조성 후 입구>
<임꺽정로(路) 조성 후 - 1>
<임꺽정로(路) 조성 후 - 2>
<임꺽정로(路) 조성 후 - 3>
토속음식점이 많이 자리한 거리 특성을 고려해 점포 간판에 지역적 특성과 개별 점포들의 상징성도 반영했습니다. 생동감 있는 테마거리 조성에 주안점을 두고 사업을 추진한 것입니다.
특히, 거리를 돋보이게 한 것은 이두호 화백의 재능기부 덕분입니다. 이두호 화백은 임꺽정 만화의 작가입니다. 거리의 이름에 맞게 이곳에는 만화 '임꺽정'의 내용이 옴니버스 형식으로 간판을 통해 표출하고 있습니다. 각 구간별 임꺽정 테마 설정이 거리를 찾는 방문객들의 재미를 더하고 있습니다.
임꺽정은 홍길동, 장길산과 함께 조선시대 3대 의적(義賊)으로 불렸습니다. 조선 중기에 활약한 임꺽정을 의적으로 되살린 이는 바로 신간회 부회장이자 독립운동가였던 홍명희 선생으로, 1928년부터 1939년까지 10여년간 조선일보에 <소설 임꺽정>을 연재했습니다.
방대한 대하역사소설 <임꺽정>에는 다양한 인물과 공간적 배경이 등장합니다. 임꺽정은 고향인 양주를 떠나 활동의 근거지였던 황해도 청석골 화적패의 두령이 되기 전 계양산에서 1년 반 동안 검술을 익히게 됩니다.
이 무렵 임꺽정의 주 이동경로는 한남정맥이었는데 '한남정맥'이라하면 김포 문수산에서 부터 계양산, 철마산, 소래산, 성주산, 수리산을 거쳐 안성 칠장산까지 이어지는 산줄기를 말합니다.
임꺽정은 달골(안성)에서 황해도 청석골로 떠날 때 관군의 눈을 피해 오자산(안산)과 소래산, 계양산, 문수산을 거쳐 김포 한강 하구에서 배를 타고 황해도로 잠입했다는 것입니다. 당시 임꺽정의 주 이동경로는 소래산, 성주산, 원미산 줄기를 아우르는 부천이었던 것으로 추측합니다.
국민소설 <임꺽정>은 1970년대 이후 영화, 드라마와 함께 여러 작가들에 의해 만화작품으로 재탄생하기도 했습니다. 그 중 가장 유명한 작품이 바로 우리 부천의 만화정보센터 이사장을 지낸 이두호 화백의 32권짜리 대하역사만화 <임꺽정>입니다.
여러 가로정비 사업 중에서 '임꺽정로'가 더욱 주목받는 이유 중 우선은, 그동안 상징조형물 설치 등을 통한 단편적인 가로 조성이라는 기존의 방식을 탈피해 스토리가 있는 테마거리로 조성했다는 점입니다.
두 번째는, 만화 임꺽정의 작가인 이두호 선생의 재능기부, 상가번영회, 주민협의체, 자문단 등과의 소통과 협의를 통해 주민이 함께 동참해 이룬 거리라는 것입니다.
임꺽정로가 조성되고 5개월 정도가 지난 지금 상인들과 지역주민들의 반응은 대단히 만족입니다. 우선, 매출이 늘었다는 것입니다. 또한 역곡남부시장과 인접해 있고 역곡역 남부지역 이면도로라 평소 복잡하고 산만했던 거리가 산뜻하게 정비됨으로써 동네 이미지를 쇄신하는데 큰 몫을 하고 있다는 여론입니다.
임꺽정로의 가로정비 사례가 대단히 성공적이라는 평가와 함께 최근 이곳을 벤치마킹 하는 지방자치단체가 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올해 초 전라북도 순창군에서 임꺽정로의 사례를 배워갔고, 지난 4월 20일에는 경기도 성남시에서도 벤치마킹을 다녀갔다고 합니다. 이웃도시인 경기도 시흥시에서도 곧 다녀갈 계획이라고 합니다.'임꺽정로(路)'는 이렇게 우리 부천의 새로운 명소가 된 것입니다.
송내역, 부천역에 이어 마침내 역곡역 남부광장 개선사업도 곧 첫 삽을 뜨게 됩니다. 올해 말이면 부천역 북부광장이 '부천마루광장'으로 재탄생하고, 송내역도 환승센터와 함께 새로운 광장을 여러분께 선보이게 됩니다.
우리 부천에는 전철 1호선의 역이 모두 5개가 있습니다. 역곡역, 소사역, 부천역, 중동역, 송내역 이렇습니다. 대부분의 기차역이 그렇듯 우리 시 역시 각 역마다 크고 작은 광장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100년이 넘은 경인철도의 특수성과 7,80년대 급격한 도시화에 따라 각 역의 광장과 역 주변은 다소 협소하고 쾌적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역곡역은 부천역, 송내역에 이어 하루 이용객이 6만여명에 이를 정도로 부천시민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역이기도 합니다. 그동안 불법주정차 등으로 U턴조차 안되는 무질서한 환경 때문에 일찌감치 광장의 기능이 상실된 곳이었습니다.
<역곡역 남부광장 현재 전경>
이미 들어선 건축물로 인해 넓은 공간 확보를 위한 부지매입은 사실상 어려운 상황입니다. 부득이 현재 상태에서 광장기능을 회복하는 구조개선 사업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역곡역 남부광장은 부천역, 송내역보다 앞선 오는 10월경이면 새로운 모습으로 여러분을 맞게 될 것입니다.
▶ 역곡역 남부광장 개선사업 개요
<역곡역 남부광장 개선 후>
임꺽정로가 명실상부한 부천의 명소로 굳건히 자리하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상가 업주들의 끊임없는 마인드변화, 지속적인 아이디어 창출과 환경개선, 더불어 지역 주민들의 적극적인 동참과 자율적인 정비의 노력도 병행되어져야 합니다.
간판정비, 우리 부천의 얼굴을 아름답게 가꾸는 일입니다. 앞으로 가능한 곳을 발굴해 지속사업으로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특색 있는 시범가로를 많이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성공의 관건은 제도수립 단계부터 시민 여러분과의 긴밀한 소통입니다. 쾌적한 부천, 사람 중심의 이동이 편리하고 아름다운 거리를 만드는 일에 다양한 경험과 지혜를 가진 여러분의 참여를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