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안녕하시죠?
저번 주에 워크샆이 있었습니다. 리조트가 강원도다 싶어 봤더니 둔내 IC 근처더군요… 잠시 갈등을 했습니다… 얼마전에 둔내 IC 주천강을 들렀다가 비온뒤의 제법 센 물살이 애들한테 불안하다 싶어 그냥 발길을 돌렸었거든요…
목요일 아침, 족대를 전세버스에 들고 탈순 없는 일인지라 부득이 차를 가지고 가야했습니다. 워크샆 내내 뛰어도 갈만한 거리의 탐어지라 생각이 간절하더군요… 숨겨둔 애인을 만나는 기분입니다. 밤에 살짝 나가볼까, 새벽에 나가볼까… 그러나 용케 과업을 다 마치고 오후 3시경, 동료들과 인사도 하는 둥 마는 둥 서둘러 차를 몰아 찍어두었던 탐어지로 차를 몰았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탐어지는 점점 물사 본연의 성격과 멀어지는 것 같습니다. 물고기 보다는 주변경관을 더 따지게 되더라고요…. 더군다나 다음지도 덕분에 탐어지 선정도 재밌는 놀이가 되었습니다. 일단은 개발된 지형이 아닌 자연 그대로의 하천이어야 하고, 굴곡이 S자로 심하게 휘돌아가고, 주변에는 되도록 논 밭이 없어야 하고, 가능하다면 양 자락으로 산을 끼고 있으면 좋겠고, 차가 강 가까이 접근할 수 있음 좋겠고, 수심이 깊지 않은 곳입니다. 그러다 보면 물고기는 그 다음이 되어버리는데, 아시다시피 이런데가 많지는 않죠…
제가 찍어두었던 곳은 밭이 끊어지는 곳에서 다시 시작되던 곳 사이의 S 자 굴곡부 약 1.5km 구간입니다. 인접한 산이 없어 야트막했지만 제 발자국 외에 사람보다는 동물들의 발자국이 많아 신기하고 재밌었던 곳입니다… 다만, 제법 상류임에도 인근의 개발(리조트 지역)과 퇴비로 물이 깨끗하지 않아 좀 안타깝더군요… 지세로 보면 물에 빠져들고 싶을 정도가 되어야 할 것 같은데…
오랜만에 혼자입니다. 항상 아들내미들이 동행을 했는데 시험이 임박한지라 마냥 놀러가자고 할 수도 없고… 그래서 이번 워크샆은 나름 저 혼자 탐어를 즐길 수 있게 되었으니 보람이 있는 셈이네요… 사진기 목에 차고, 탐어통에 족대를 들고 강으로 들어섭니다. 목구멍이 간장간질한 느낌. 시간은 넉넉하지 않고 마음은 조급해 집니다. 여울부에 족대를 대고 대수롭지 않은 듯 발로 돌을 밀어대니 엇싸, 쉬리가 2마리나 들어가 있네요… 한번 더… 배가사리 추가… 왠일이야 연타석을 다 치고… 여울부를 빠져나와 주변을 둘러보니, 물고기가 무진장 많네요… 저게 다 뭘까? 배가사리는 단연 우점종… 갈겨니도 한몫합니다…
조금씩 전진하며 탐어를 하는데, 돌아갈 시간이 있는지라 맘이 급해집니다. 작전을 바꿉니다… 족대를 울러메고 목적했던 곳까지 일단 가면서는 사진을 찍고 오면서는 탐어를 하기로 합니다… 어차피 차가 있는 데로 돌아와야 하니… 나름 현명한 방법인 것 같네요… 말이 1.5km지 왕복으로 치면 거의 3km인데다 물길인지라 제법 힘들대요… 암튼, 중간 중간 다가오는 경관은 참…. 바래기를 이런 환경이 계속 유지되기를...
쉬이 늘지않는 족대질인지라 그렇게 많은 종을 만나진 못했습니다. 갈겨니, 피라미, 모래무지 같은데, 배가사리 같기도 한놈, 참종개(맞나?), 대륙종개, 줄몰개, 쉬리, 배가사리, 못생긴 돌고기, 잘생긴 돌고기… 안보이나 애태우던 묵납… 그래도 묵납을 암수로 다 보니 기분이 좋더군요…
혼자서 하는 족대질에다가 바위 뒤집기에 힘이 부치고 장거리 도보까지 겹치니 체력이 급격히 떨어집니다. 근 3시간을 그렇게 놀았네요… 이제 집으로 출발해야겠네요… 가슴장화를 벗고 차에 오르기 전, 담배를 물고 잠시 여유를 부려봅니다. 그런 기분 아실겁니다. 꼭이나 애인과의 이별같습니다. 이제 다신 못올지 몰라… 잘 있거라… 내가 없더라도 몸(?) 간수 잘해라… 떠나기전 잠시 그렇게 궁상을 떨었습니다.
첫댓글 "떠나기 전 잠시 그렇게 궁상을 떨었습니다"...저는 그 궁상 꿈에서도 하고 있습니다. 뭐 저만 그럴까요?...^^
탐어기 잘 보았습니다.^^
둔내 IC 근처 주천강에도 이렇게 전경이 좋은 곳이 있군요~ 정말 멋있는 곳입니다. 사람 발길이 안닿는 오지처럼 보이네요...
호젓하게 탐어를 즐기셨군요. 손바닥이 물에 불은 걸 보니 물속에서 한참 있으셨던 듯합니다.^^ 덕분에 좋은 경치 즐감 합니다.
아,,,계속 풍경이.....영화에서나 볼법하네요^^ 너무 멋져서 잠시 넋이 나갔다가 정신차리고 글올립니다~ㅋㅋ
정말 아름다운 곳이네요.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이 예쁘게 꾸민 공원보다 사람 손이 닿지 않은 저런 곳이 더 아름다워 보입니다.
한번 탐어를 다녀오면 근 삼사일은 어깨결림으로 고생하곤 합니다. 그러나 그런것은 안중에도 없지요.ㅎㅎ 요즘 제 간절한 소망이 한가지 있다면 한 삼사일쯤 탐어를 위한 여행을 떠났으면 합니다..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인줄 알지만.. 늘 절 괴롭히네요.. 유빈아빠님의 글로 대리만족 합니다.^^
저두 담주에 강원도로 워크샵 가는데...코스가 강따라가 아니라 산따라라서...ㅠㅠ
왠지 조용~한듯한 풍경이네요 비가 더 내려 수량이 는다면 더 좋은곳이되겠네요
언제나 아름다운 탐어기네요 ^^
납들의 색이 아주 지대로인대요..
아주그냥 경치가 좋네요 ^^ 너무 잘 보았습니다. 주천강도 한번가봐야 겠네요 ^^
음...아무래도 유빈아빠님은 숨겨둔 애인이 있는것 갔습니다..제가 마눌님에게 일러바칠지도 모르겠습니다..
분명히~~~ 영월쪽으로 이사가신게... 틀림없는듯!! ㅋㅋ 역시 좋은 곳만 골라다니세요~~ ^^ 멋진 탐어기 잘봤습니다~
풍경이 참맘 에드는군요
정말 보기 좋은 곳이네요~^^
히히 이쁜녀석들이 많이올라왔군요...좋은 탐어기되셨네요^^
운치도 있고 물고기도 좋고 덕분에 잘구경하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