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축구 소년소녀, 축구를 즐기다 - 오사카 조선고급학교 축구부(1)
2006년 기자의 귀에는 한국에서는 좀처럼 듣기 힘든 한 조선고급학교의 소식이 들려왔다. 일본 전국축구대회 8강 진출. 그때의 한국의 신문들은 그 소식을 크게 다루기도 했었고 2007년 KBS에서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기도 했다.
그리고 2008년 2월. 뒤늦게 다큐멘터리를 본 기자는 열악한 환경 가운데서도 일본에서 재일동포의 자존심을 세운 오사카 조선고급학교 축구부에 대한 취재열망이 생기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며칠을 고민한 끝에 사진기자와 이야기를 하고 4월 초로 취재일정을 확정한 뒤 통일부, 오사카 조선고급학교의 동의를 얻기 위해 움직였다.
인터뷰 날짜는 4월 11일. 아쉽게도 축구부선수들의 취재는 허가받지 못했지만 감독님과의 인터뷰 시간은 충분히 보장받았다. 통일부의 허가가 내려지고 인터뷰 질문역시 통과가 되면서 출발일은 성큼 다가왔다.
오사카 조선고급학교는 히가시 오사카 즉, 오사카의 동쪽에 위치해 있었다. 한참을 지하철을 타고 가 내린 역에서 역시 10분정도를 걸어가야 나오는 학교. 한적한 주택가에 위치한 오사카 조선고급학교는 낯선 우리를 보며 호기심에 찬 눈망울로 창문가에서 우리를 훔쳐보던 학생들이 먼저 우리를 반겨주었다.
미리 연락을 통하여 학생주임 선생님의 안내에 따라 축구부 감독님을 소개받았고 우리가 상장과 트로피를 촬영하는 동안 잠시 우리의 곁에서 자세한 설명을 해주셨다.
잠시 잠깐의 촬영이 끝나고 우리는 응접실로 안내 받았다. 내 앞에 놓여진 녹차는 따뜻했고 벽에는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그 두 사람의 사진이 걸려 있어서 그쪽으로는 고개를 의식적으로 돌리진 않았다. 미리 준비해간 인터뷰지를 감독님께 드림으로서 인터뷰 준비는 모두 완료되었다.
(아래에서 본 기자는 T로 감독님은 감으로 표기하도록 하겠다.)
T : 안녕하세요. 저는 한국에서 축구 전문 사이트인 사커월드 기자 TcfcWing이라고 합니다. 2006년 한국에서도 화제가 되었던 전일본 축구대회 8강진출팀인 오사카 조선고급학교에 대해서 취재를 하기 위해서 오사카 조선고급학교를 찾았습니다. 반갑습니다. 감독님.
감 : 반갑습니다. 먼 곳에 오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T : 한국에서도 2006년부터 오사카 조선고급학교 축구부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고 있습니다. 그래서 2년이 지났습니다만 한국의 축구팬들이 궁금해하고 있는 점을 취재하기 위해서 이렇게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인터뷰지는 천천히 읽어보시고 이해가 가지 않으시는 질문이 있으시면 물어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감 : 특별한 문제점은 없습니다. 인터뷰를 시작하셔도 좋습니다.
T : 네. 알겠습니다. 우선 오사카 조고 학생 혹은 선수들의 장점을 자랑해주셨으면 합니다.
감 : 우리 오사카 조고 학생들은 일본학교 선수들에 비해서 피지컬이 좋고 잘 달립니다. 또한 체력도 좋습니다. 그리고 일본학교 선수들에 비해 강한 정신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T : 그 말씀은 오사카 조고 학생들은 90분 내내 뛰어도 지치지 않는 체력과 다른 학교와 경기를 할 때 저 학교에는 지지 않는다는 정신력을 가지고 있다는 말씀이시군요.
감 : 네. 그렇습니다. 뛰어난 체력과 강한 정신력 그 것이 우리 오사카 조고 학생들의 장점입니다.
T : 팀 유망주 선수가 있나요? 해당 선수의 장점과 특기를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감 : 유망선수로는 포워드 김련태선수가 있는데 키는 별로 크지 않지만 몸이 상당히 좋습니다.
T : 키가 어느정도 되나요?
감 : 키는 173~4cm됩니다. 그리 크진 않죠.
T : 키가 축구에 있어서 절대적인 건 아니니깐요. 그렇다면 그 선수는 수비수들과의 자리다툼이라던지 몸싸움에서 상대선수에게 지지 않는 다는 말씀이신가요?
감 : 네 그렇습니다. 상대하고 부딪혀도 상대방을 오히려 쓰러트리는 강한 피지컬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학교 선수답게 정신력도 굉장히 강합니다.
T : 현재 이 선수는 몇학년인가요?
감 : 고3입니다. 현재 주전입니다. 그리고 또 한명 유망선수로는 현재 고급부 2학년 주의경 선수가 있습니다. 역시 포지션은 포워드이고 키가 큽니다.작년 1학년때 북한 U-17로 뽑힌 선수이기도 하죠.
T : 한국으로 치면 엘리트 코스를 밟고 있는 선수군요. 아, 한국에서는 U-17부터 국가대표로 이어지는 코스를 엘리트 코스라고 합니다. U-17, U-19, 올림픽 대표팀, 그리고 국가대표팀으로 올라가는 코스죠. 이 선수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감 : 키가 큽니다. 현재 180 가까이 되지요.
T : 고2 초반인데 180이면 더 클 가능성이 있겠네요. 180 초중반까지도 클 가능성이 있겠네요.
감 : 헤딩을 상당히 잘하고 기술도 상당히 좋습니다. 상대 수비수들을 쉽게 제치는 기술을 가지고 있지요.
T : 한국에서는 그런 선수를 보면 발바닥에 공을 붙여 다닌다라는 얘기를 하기도 하죠. 즉, 공을 자유자재로 다룰 줄 안다라는 얘기랍니다. 아직 고2라니 더 성장가능성이 있어보이네요. 현재 이 선수도 주전이겠네요.
감 : 네. 주전선수로서 활약중에 있습니다.
T : 2008년 목표, 즉 전국 대회 목표는 어떻게 되시나요?
감 : 선수들과 얘기하고 있지만 전국대회 우승을 노리고 있습니다. 2006년에는 8강을 했으니 금년에는 우승을 해보자는 마음가짐으로 훈련에 임하고 있습니다.
T : 2007년에는 인터하이에도 나간걸로 알고 있습니다. 오사카 1위로 나가신건가요?
감 : 아쉽게도 오사카 2위로 나갔습니다. 오사카 대회에서 준우승을 했지요.
T : 아 인터하이는 2위까지 나가는 군요. 전국대회는 1위만 나갈 수 있는 걸로 알아서 인터하이도 마찬가지일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무래도 한국에서는 일본 대회에 대해서 알 수 있는 루트가 많지 않다보니 제가 실수를 했네요.
감 : 전국대회와는 달리 인터하이는 2위까지 나갈 수 있습니다. 아쉽게도 결승전에서 지는 바람에 2위로 올라갔습니다만 금년에는 1위로 통과하려고 합니다.
T : 그렇다면 전년도 인터하이 성적은 어떠셨나요?
감 : 아쉽게도 전국 1회전 탈락이였습니다.
T : 전국대회를 제외하면 일본 고등학생들의 꿈은 인터하이 아닌가요? 그렇기 때문에 전국대회에 나가는 것 자체만으로도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치열한 경쟁이 있다고 알고 있으니깐요. 축구는 아니지만 갑자원만 보더라도 짐작할 수 있습니다.
T : 자주 사용하는 전술이나 포메이션에 대해서 말씀해주세요.
감 : 4-4-2 를 기본으로 하고 있습니다. 양윙, 양 윙백들의 공격가담이 상당히 높습니다.
T : 양 윙들이 사이드를 파고 올라가 크로스를 올리고 포워드들이 결정짓는걸 위주로 플레이 하나요?
감 : 그렇습니다. 양 윙과 윙백들이 주로 사이드를 치고 올라가서 공격기회를 만들어 주고 크로스로 올려 포워드들이 슛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양윙들은 발이 빠르면서 기술이 좋은 선수들을 기용하고 있습니다.
T : 갑자기 든 생각입니다만 그렇다면 양 윙들의 50m 달리기 빠르기는 얼마나 되는지요?
감 : 6초 5정도 수준입니다. 100m를 한다면 12초대 초반정도겠네요.
T : 선수들과 J리그 경기는 자주 보러 가시는지 궁금합니다.
감 : 자주 같이 가지 않습니다. 다만 2주전 J2리그의 센다이 경기 우리학교 졸업생인 양용기이라는 선수가 있는데 센다이가 오사카에서 세레소하고 경기를 해서 다 같이 보러 갔었습니다.
T : 뜬금없는 얘기입니다만 오사카가 팀이 2개가 있죠. 감바하고 세레소.
감 : 네. 그중에서 감바오사카가 강한 팀입니다. J리그에서도 상위권에 속해있죠.
T : 혹시 혼자서는 경기를 자주 보러 다니시나요?
감 : 최근 몇 년간은 거의 못보러 가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축구팀 감독을 맡고 있는데다가 휴일에는 집에서 아이를 돌봐줘야되기 때문에 힘들죠.
T : 사모님과 아이들이 같이 가서 경기보는거 별로 안좋아하시죠?
감 : 네네. 별로 안좋아합니다. 하하하..
T : 그게 축구팬들이나 감독님들의 고뇌죠. 축구를 보러가고 싶은데 가정에는 충실해야되고 그렇다고 같이 가기에는 가족들이 지루해하니깐요. 역시 가장 좋은 방법은 다 같이 축구팬을 만드는 건데 그게 쉽지않아요.
T : K리그에 대해서는 잘 알고 계시나요?
감 : 사실 K리그 방송이 일본에서 안해주기 때문에 잘 모릅니다. 다만 최근에 AFC K리그 참가경기가 있어서 일본 팀하고 경기할 때 일본 방송에서 해주기 때문에 그것을 통해서 알고 있습니다.
T : 아 2008년 일본과 경기한 팀들이 작년 우승팀과 준우승팀이 아니라 사실상 K리그의 최상의 모습을 보여줄 수 없어서 안타깝습니다.
감 : 작년 우승팀과 준우승팀이 아닌건 알고 있습니다. 경기전에 프리뷰를 해주고 있으니깐요. 그것이 K리그의 실력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도 잘 알고 있구요. K리그가 강하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습니다.
T : 혹시 K리그에서 뛰는 선수들 중 아는 선수가 있으신가요?
감 : 안영학 선수를 알고 있습니다.
T : 2008년 현재 수원삼성에서 뛰고 있죠. 상당히 실력이 좋은 선수로 알고 있습니다.
감 : 김남일 선수도 알고 있습니다. 현재 빗셀 고베에서 뛰고 있죠.
T : 이천수 선수나 김두현, 송종국 선수는 알고 있으신가요?
감 : 네 잘 알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예전에 일본에서 뛰었던 조재진선수도 역시 알고 있습니다.
T :조재진 선수는 현재 (2008년 당시) 전북에서 뛰고 있죠. 그 외에도 예전에 일본에서 뛰었던 홍명보, 황선홍 선수등은 기본적으로 알고 계실 것 같네요.
2부는 금요일 저녁에.....
해당 인터뷰에 대해 무단 전제를 금하고 있습니다.
첫댓글 인터뷰 녹취로 작업하시느라 수고 많았습니다.
글 잘 봤습니다. 4일날 포항하고 경기할때 센다이에 양용기선수도 조교출신이에요. 그냥 생각나서요 --;
양용길 선수가 아니라 양용기 선수군요. 흐으.. 녹취본 뜰때 길로 들렸어요-ㅁ-;
수고 많으시네요. 재미있었습니다.
잘봤습니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