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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재화화(財災貨禍)
재물은 재앙이고, 재화는 앙화라는 뜻으로, 부(富)는 좋은 것만이 아니라는 말이다.
財 : 재물 재(貝/3)
災 : 재앙 재(火/3)
貨 : 재화 화(貝/4)
禍 : 재난 화(礻/8)
출전 : 윤기(尹愭) 무명자집 문고(無名子集文稿册) 第11策
미공비급(眉公祕笈)의 한 구절이다. "일찍이 돈 전(錢) 자의 편방(偏傍)을 살펴보니, 위에도 창 과(戈) 자가 붙었고, 아래에도 붙었다. 돈이란 참으로 사람을 죽이는 물건인데도 사람들이 깨닫지 못한다. 그럴진대, 두 개의 창이 재물(貝)을 다투는 것이 어찌 천(賤)하지 않겠는가?(嘗玩錢字傍, 上着一戈字, 下着一戈字, 眞殺人之物, 而人不悟也. 然則兩戈爭貝, 豈非賤乎?)"
잔(戔)은 해친다는 뜻이다. 창이 아래 위로 부딪치는 모양이니 그 사이에 끼면 안 다칠 수가 없다. 돈 전(錢) 자와 천할 천(賤)에 모두 이 뜻이 들어 있다. 파자(破字) 풀이 속에 뜨끔한 교훈을 담았다.
윤기(尹愭)의 글에도 비슷한 얘기가 있다. "대저 재물(財)은 재앙(災)이고, 재화(貨)란 앙화(禍)다. 벼슬(仕)은 죽음(死)이고, 관직(宦)은 근심(患)이다. 세상 사람들은 재화(財貨)를 가지고 재화(災禍)에 당하고, 사환(仕宦) 때문에 사망의 환난(死患)에 걸려든다. 이는 본시 이치가 그런 것이다(夫財者災也, 貨者禍也. 仕者死也, 宦者患也. 世之人以財貨而取災禍, 以仕宦而罹死亡之患者, 固其理然也)."
앞서는 부수 자를 풀어 의미를 끌어냈고, 여기서는 독음으로 글자 풀이를 했다. 재물은 재앙이요, 재화는 화근이다. 사환(仕宦)의 벼슬길은 사환(死患), 곧 죽음을 부르는 근심 길이다.
세상 이치가 원래 그렇다니, 정말 그런가? 더할 나위 없이 가깝던 사이가 돈 문제로 한번 틀어지면 원수가 따로 없다. 물불을 안 가리고 천한 짓도 마다하지 않는다.
재재화화(財災貨禍)요 사사환환(仕死宦患)이다. 재물로 떵떵거리고 벼슬길에서 득의연할 때는, 이것이 내게 재앙의 빌미가 되고, 나를 파멸로 몰고 갈 구실이 될 줄은 차마 몰랐다. 구렁텅이의 나락에 떨어진 뒤에야 그것을 알게 되니 때가 너무 늦었다.
소창청기(小窓淸記)의 한 단락이다.
"풍류롭고 득의로운 일은 한번 지나가면 슬프고 처량해도, 맑고 참되고 적막한 곳은 오랠수록 점점 의미가 더해진다(風流得意之事, 一過輒生悲凉. 淸眞寂寞之鄕, 愈久轉增意味)."
단번에 통쾌한 일 말고, 잔잔히 오래가는 은은한 향기를 생각한다.
⏹ 재재화화(財災貨禍)
이 성어는 윤기(尹愭)의 무명자집 문고(無名子集文稿册) 제11책에
‘어떤 객이 옛이야기를 하기에 우선 기록해 둔다(客有談古事者 聊記之)’는 글에 나오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강변에 사는 어떤 사람이 살아 있는 자라를 파는 광경을 보고 돈을 주고 사서 놓아주었다. 처음엔 비실대기에 얕은 물속에 두고 남은 밥을 던져 주니, 며칠 지나자 활기차게 강물로 들어갔다.
매일 밥 때가 되면 물가에 나와 볕을 쪼이기에 주인이 전처럼 몇 년 동안 밥을 주니, 수레에 그득 찰 만큼 커져서 다시는 나오지 않았다.
오륙 년이 흐른 뒤, 누런 모자를 쓴 젊은이가 홀연히 와서 인사하며 “저는 지난날의 자라입니다. 주인의 은혜를 입고도 보답할 길이 없었습니다. 이제 사람으로 변할 수 있게 되었는데, 주인께서 장차 큰 화를 당하게 되었기에 어서 피하시라고 알려 드리러 왔습니다.”라고 하였다.
주인이 “은혜랄 것은 없겠으나, 자네가 사람으로 변할 수 있게 되었다니 참 다행일세. 나는 사람이면서 화가 장차 닥칠 줄을 모르는데, 자네가 와서 알려 주니 이는 자네가 나에게 은혜를 베푸는 것이네. 어찌하면 피할 수 있는가?”라고 묻자,
청년은 “지금부터 사흘 안에 반드시 큰물이 닥쳐 이 마을이 온통 물고기들 세상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배를 끌고 모시러 왔으니 얼른 집안을 거두어 배에 오르시지요.” 하였다. 이에 주인은 처자와 옮길 만한 가산을 배 안으로 옮겼다.
그로부터 사흘이 지나 밤이 되자, 과연 물동이로 퍼붓듯 큰비가 사흘 밤낮을 쏟아졌고, 살던 마을을 돌아보니 망망대해로 변하였다.
자라 청년이 배를 저어 큰 파도 사이를 떠가는데 여우 한 마리가 떠내려 오며 구해 달라는 형상을 지으니 자라 청년이 노로 건져 배에 올리고, 또 뱀 한 마리가 떠내려 오자 역시 건져 올렸다.
얼마 후에 어떤 사람이 나무를 끌어안고 구해 달라고 끊임없이 소리쳤으나 자라청년은 못 들은 척하였다.
주인이 급히 “저 사람을 구하게.”라고 하자 자라 청년은 “사람은 짐승이나 벌레만 못합니다.”라고 대답하였다.
주인이 책망하며“네가 어찌 그런 말을 하는가. 저 여우와 뱀도 구해 주면서 하물며 사람을 보고도 그가 죽어 가는 모양을 앉아서 본단 말인가.”라고 하니, 자라 청년은 어쩔 수 없이 알았다고 하면서 배를 가까이 대어 사람을 끌어올렸다.
배로 올라 온 그 사람은 주인 앞에 꿇어 앉아 “제가 사지에 빠진 것을 공께서 구해 주시니, 재생(再生)의 은인이십니다. 보답할 것이 없으니 종이 되어 종신토록 일을 하겠습니다.”라고 하자,
주인이 “남의 위험을 보고서 구해 주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무어 은덕이랄 게 있겠소.”라고 대답하였다.
이윽고 강가에 배가 닿자 여우와 뱀은 달아나고, 그 사람만이 떠나지 않아 이에 함께 띳집을 짓고 살게 되었다.
무슨 일이 생기면 그 사람이 성심으로 도맡아 하여 주야로 쉬지 않으니, 세월이 한참 흐르자 정의가 친밀해져 마음을 서로 터놓아 형제라도 이보다 못하게 되었다.
하루는 여우가 찾아와서 꿇어 앉았다가 몸을 돌려 달아나고 다시 돌아보고 서기를 마치 사람을 부르는 듯 여러 차례 반복하였다. 주인이 이상히 여겨 이윽고 따라가 어떤 곳에 이르니, 여우가 발톱으로 땅을 후비며 쳐다보았다.
이윽고 주인이 그곳을 파 커다란 은항아리 세 개를 얻고서, 돌아와 그 사람과 함께 밤을 틈타 운반해 와서 그 돈으로 전답과 집과 노비를 마련하니 의젓하기가 부잣집 영감 같았다.
그 사람이 틈을 보아 말하기를 “제가 본래 고향을 찾아가 집안 소식을 묻고자 했는데, 공의 집안일에 기틀을 마련하느라 감히 떠나겠다는 말을 못하였습니다. 이제 체계가 잡혔으니, 며칠의 말미를 받고자 합니다.”라고 하였다.
주인이 “지난날 내가 떠나라고 굳이 권했을 때 그대가 듣지 않았고 나 또한 차마 떠나보낼 수 없었는데, 이제 그대가 말하니 그대 하고 싶은 대로 하시오.”라고 하였다.
그 사람은 울며 하직하고 떠났다가, 열흘이 지나 다시 돌아와서는 전처럼 집안일을 도맡아 하였다.
어느 날 한밤중에 귓속말로 “지난번에 은항아리를 얻은 일은 공과 저만 아는데 이번에 저쪽에 갔더니 벌써 다른 사람들이 알고 있으니 참으로 괴이합니다.”라고 하기에 서로 놀라고 이상하게 생각하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어떤 사람이 와서 말하기를 “그대가 내 은을 찾았다고 들었으니, 한 푼도 빼지 말고 다 내놓으시오.”라고 하며 이윽고 종이를 꺼내 보이는데 ‘모년 모월 모일에 은 세 동이를 아무 곳에 묻는다. 동이마다 몇 근이다.’라고 적혀 있었다.
주인은 마음속으로 ‘이는 여우가 보은으로 준 물건인데, 어찌 주인이 있는 물건을 가르쳐 주어 도리어 나를 낭패스럽게 하겠는가.’라고 생각하여 “그대가 제 손으로 적은 것을 누가 알겠으며, 내가 찾은 것을 누가 보았는가?”라고 말하였다.
그 사람은 “문적이 분명하니 다른 말 필요 없고 얼른 내게 돌려주시오, 안 그러면 즉시 감옥에 처넣을 것이오.”라고 하며 성을 내며 떠나서 그 문서를 가지고 관아에 고소하였다.
주인은 관아에 체포되어 감옥에 갇혀 혹심한 고문을 받고서 구입한 재산을 모두 팔고 본래의 가산까지 보태서 갚았는데, 그 숫자에 미치지 못하자 더욱 매섭게 독촉을 당하였다.
주인은 옥중에서 죽게 되리라 생각하고 하늘을 우러러 탄식하기를 “내가 은을 얻지 못했다면 어찌 이런 화가 닥쳤으랴. 재물(財)은 재앙(災)이고, 재화(貨)는 앙화(禍)이고, 벼슬(仕)은 죽음(死)이고, 관직(宦)은 환란(患)이다. 세상 사람들이 재화(財貨)로 인해 재화(災禍)를 당하고, 사환(仕宦)으로 인해 사망(死亡)의 환란에 걸리는 것은 본래 이치가 그런 것이다. 내가 명분 없는 재물을 보고 취하였으니 죄에 얽힘이 마땅하다.”라고 하였다.
이때 문득 뱀 한 마리가 스르르 기어와서 입에서 푸른 구슬을 토해 놓고 가 버렸다(口吐一靑丸而去).
집어서 바라보니 투명하고도 기이하므로, 이에 스스로 생각하기를 ‘전에 여우의 보답을 받았을 때 도로 묻어 버리지 못해서 후회해도 소용없는 이런 재앙을 불렀는데, 이제 또 뱀의 보답을 받았으니 나의 죽음이 빨라지지 않겠는가.’라고 생각하며 내버리려 하다가 우선 거두어 두었다.
이때 임금이 마침 눈병을 앓았는데, 의원이 공청(空靑; 눈을 밝게 하고 눈알이 각막병에 걸린 후 남은 흔적을 없애며 구규九竅를 순조롭게 하는 효능이 있는 약재임)이라면 치료할 수 있다고 하여 많은 돈을 걸고 구하였으나 급작스럽게 얻을 수 없었다.
이 사람은 ‘뱀이 물고 있던 구슬이 바로 그것이리라(蛇所銜者必是也).’ 생각하여 옥리에게 “나에게 공청이 있으니, 바치게 해 주시오(我有空靑。願獻之).”라고 말하였다.
옥리는 태수에게 고하였고, 태수는 사람을 시켜 진상하도록 하였는데, 이 사람은 “내 손으로 바치게 해 주시오. 만약 위협하면 죽어 버릴 것이니, 공청도 얻을 수 없을 것이오.”라고 하였다.
태수가 어쩔 수 없어서 장계로 아뢰자, 교지가 내려 이 사람을 불러 올리게 하였다. 그리하여 공청을 바치니, 대번에 효험이 있어서 천금(千金)과 만호(萬戶)를 상으로 내렸다.
임금이 은 때문에 갇힌 이 사람의 사정을 듣고서 “이는 필시 그때 은을 함께 옮긴 자가 꾸민 일이다.”라고 하면서 그 두 사람을 잡아다가 은을 돌려받고, 이익을 보고 은혜를 저버리고 억지로 남의 물건을 빼앗은 죄목으로 둘 다 곤장을 때려 유배를 보냈다.
아, 여우는 요사하고 뱀은 독이 있으면서도 은덕에 반드시 보답을 하였는데, 사람은 그만 못하고 또 해코지하려고 하였으니, 은혜를 잊은 것이 아니라 욕망이 시킨 일이다. 자라가 신명스럽다 하겠다.
출전은 윤기(尹愭)의 무명자집 문고(無名子集文稿册) 제11책이다.
허균(許筠)의 한정록 제11권 명훈(名訓)에 이런 말이 있다.
이지언(李之彦)이 말하였다. “일찍이 전(錢) 자의 편방(偏傍)을 장난삼아 보았는데, 위에도 과(戈) 자가 붙었고 아래에도 과(戈) 자가 붙어 실로 사람을 죽이는 물건인데도 사람들이 깨닫지 못하는 것 같다. 그러므로 두 개의 창(戈)이 재물(貝)을 다투는 것이 어찌 천(賤; 조개 패(貝)는 재물, 오른쪽 편방은 창이 위아래로 두 개다)하지 않겠는가?.”
▶️ 財(재물 재)는 ❶형성문자로 财(재)는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조개 패(貝; 돈, 재물)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才(재)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才(재)는 흐름을 막는 일, 또 材(재)와 같이 자재(資材)가 되는 것, 貝(패)는 돈이나 물건, 사람이 모아두는 돈이나 물건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財자는 ‘재물’이나 ‘재산’, ‘재능’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財자는 貝(조개 패)자와 才(재주 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才자는 땅 위로 올라오는 새싹을 그린 것으로 ‘재능’이나 ‘재주’라는 뜻을 갖고 있다. 財자는 ‘재물’을 뜻하기 위해 貝자가 의미요소로 쓰였다. 그런데 고대에는 財자나 才자 모두 ‘재능’이라는 뜻으로 사용됐었다. 그러나 후에 才자는 선천적인 재능을 뜻하게 되었고 財자는 후천적인 노력으로 얻게 된 ‘재물’이라는 뜻으로 분리되었다. 그래서 財(재)는 (1)재산(財産) (2)가재(家財) 집기(什器) (3)사람에 대하여 어떤 효용을 가지고 있는 것. 곧 사람의 욕망을 충족시킬 수 있는 물건 등의 뜻으로 ①재물(財物) ②재산(財産), 자산(資産) ③보물(寶物) ④물품(物品) ⑤녹봉(祿俸: 벼슬아치에게 주던 급료) ⑥재능(才能) ⑦재료(材料) ⑧성(姓)의 하나 ⑨겨우 ⑩비로소 ⑪마르다(옷감이나 재목 따위의 재료를 치수에 맞게 자르다) ⑫재단(裁斷)하다 ⑬마름질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재물 화(貨), 재물 자(資), 재물 회(賄)이다. 용례로는 개인이나 가정이나 단체가 소유하는 재물을 재산(財産), 재계에서 세력 있는 자본가나 기업가의 일단을 재벌(財閥), 개인이나 가계나 기업 등의 금융 사정을 재정(財政), 재화를 발생이나 수득하게 하는 근원을 재원(財源), 실업가 및 금융업자의 사회를 재계(財界), 돈이나 그밖의 온갖 값나가는 물건을 재물(財物), 사람의 욕망을 만족시키는 물질을 재화(財貨), 일정한 목적을 위하여 결합된 재산의 집합을 재단(財團), 재정에 관한 사무를 재무(財務), 재물을 탐내는 욕심을 재욕(財慾), 재물로서 사람을 사귀는 일을 재교(財交), 돈을 꾸어 옴 또는 그 돈을 차재(借財), 한 집의 재물이나 재산을 가재(家財), 개인이 사사로이 소유하고 있는 재산을 사재(私財), 많은 재산을 거재(巨財), 원금 또는 본전을 모재(母財), 돈이나 재물을 모아 쌓음 또는 그 재물을 축재(蓄財), 노력을 들이지 않고 뜻밖에 재물을 얻음 또는 그 재물을 횡재(橫財), 재물을 유리하게 다루어 운용함을 이재(理財), 돈이나 그밖의 온갖 값 나가는 물건을 화재(貨財), 재산을 쌓아 모음 또는 그 재산을 적재(積財), 쓰고 난 뒤의 나머지 재물을 여재(餘財), 사람이 살아가는 데 덕이 뿌리가 되고 재물은 사소한 부분이라는 말을 덕본재말(德本財末), 아주 많은 재산이나 재물을 이르는 말을 누거만재(累巨萬財), 욕심 많은 사람은 재물이라면 목숨도 아랑곳하지 않고 좇음을 이르는 말을 탐부순재(貪夫徇財), 백성은 구차하고 나라의 재물은 다 말라 없어졌다는 말을 민궁재갈(民窮財渴) 등에 쓰인다.
▶️ 災(재앙 재)는 ❶회의문자로 烖(재)가 본자(本字)이다. 火(화)는 불로 인한 화(禍), 巛(천)은 물의 흐름을 막다의 뜻으로, 지장이 생기다, 재난(災難), 재앙(災殃)의 뜻을 나타낸다. ❷회의문자로 災자는 ‘재앙’이나 ‘화재’, ‘죄악’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災자는 火(불 화)자와 巛(내 천)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천재지변으로 말미암아 발생하는 재앙은 우리에게 큰 피해를 주게 된다. 그중에서도 ‘화재’와 ‘홍수’는 우리에게는 가장 큰 재앙이었다. 災자는 그러한 인식이 반영된 글자로 火자는 ‘화재’를 巛자는 ‘홍수’를 뜻하고 있다. 참고로 중국에서는 火자와 宀(집 면)자가 결합한 灾자가 쓰인다. 그래서 災(재)는 (1)재액(災厄) (2)재상(災傷) 등의 뜻으로 ①재앙(災殃) ②화재(火災) ③죄악(罪惡) ④불태우다 ⑤재앙(災殃)을 내리다 ⑥응징(膺懲)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액 액(厄), 재앙 앙(殃), 재앙 화(禍)이다. 용례로는 천변지이로 인한 온갖 불행한 일을 재앙(災殃), 재앙으로부터 받은 피해를 재해(災害), 뜻밖에 일어나는 불행한 일을 재난(災難), 재앙과 화난을 재화(災禍), 재앙과 액운을 재액(災厄), 재앙으로 인하여 생기는 변고를 재변(災變), 재앙이 되는 괴이한 일을 재이(災異), 재앙을 입은 사람에게 조세나 부역을 면제하여 줌을 재면(災免), 재해로 말미암아 곡식이 잘 여물지 않는 현상을 재겸(災歉), 불이 나는 재앙 또는 불로 인한 재난을 화재(火災), 자연 현상으로 일어나는 재난을 천재(天災), 재해를 막음을 방재(防災), 산업 재해를 산재(産災), 사람의 잘못으로 인해 일어나는 재앙을 인재(人災), 가뭄으로 인한 재앙을 한재(旱災), 재난에서 구함을 구재(救災), 서리가 일찍 내리거나 또는 너무 많이 와서 곡식이 해를 입음을 상재(霜災), 복이 너무 지나치면 도리어 재앙이 생긴다는 말을 복과재생(福過災生), 지진이나 홍수나 태풍 따위와 같이 자연 현상에 의해 빚어지는 재앙을 이르는 말을 천재지변(天災地變), 뜻밖의 재해를 이르는 말을 불의지재(不意之災), 불이 나는 재앙 또는 불로 인한 재난을 이르는 말을 회록지재(回祿之災), 말이 춤추는 꿈을 꾸면 화재가 일어난다는 데서 나온 말로 화재를 달리 이르는 말을 무마지재(舞馬之災), 삼재와 팔난으로 모든 재앙과 곤란을 일컫는 말을 삼재팔난(三災八難), 남의 재난을 다행으로 여기는 것은 어질지 못함을 비유하는 말을 행재불인(幸災不仁), 남이 재화를 입음을 보고 좋아함을 이르는 말을 행재요화(幸災樂禍), 무사히 오래 삶이나 재앙이 없이 목숨을 연장함을 이르는 말을 연명식재(延命息災) 등에 쓰인다.
▶️ 貨(재물 화)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조개 패(貝; 돈, 재물)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化(화)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貝(패)는 돈이나 재산(財産), 음(音)을 나타내는 化(화)는 변한다는 뜻으로 돈은 여러 가지의 물건과 바꿀 수 있으므로 돈을 化(화)라고도 한다. 貨(화)는 化(화)와 같고 본래는 돈의 뜻이었지만 나중에 화물(貨物)이나 재산(財産)의 뜻으로도 쓰였다. ❷회의문자로 貨자는 ‘재화’이나 ‘화폐’, ‘상품’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貨자는 貝(조개 패)자와 化(될 화)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化자는 똑바로 서 있는 사람과 뒤집혀 있는 사람을 함께 그린 것으로 ‘변화하다’나 ‘달라지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재화는 내가 필요로 하는 것과 바꿀 수 있는 돈이나 물건을 말한다. 그러니 貨자는 ‘변화하다’라는 뜻을 가진 化자에 貝자를 결합해 교역이 가능한 ‘재화’나 ‘화폐’를 뜻하게 됐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 貨(화)는 ①재물(財物), 재화(財貨) ②화물(貨物), 상품(商品) ③물건(物件) ④돈, 화폐(貨幣) ⑤뇌물(賂物) ⑥(재물로)여기다 ⑦(뇌물을)주다 ⑧팔다 ⑨사들이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재물 재(財), 재물 자(資), 재물 회(賄)이다. 용례로는 운반할 수 있는 물품의 총칭을 화물(貨物), 돈이나 그밖의 온갖 값 나가는 물건을 화재(貨財), 짐의 주인을 화주(貨主), 썩 드물고 귀한 가치 있는 물건을 화보(貨寶), 재물이 많이 모여 드는 곳을 화굴(貨窟), 물건을 팔고 사고 함을 화매(貨買), 재물로 사람의 욕망을 만족시키는 물질을 재화(財貨), 외국의 화폐 또는 외국에서 들여오는 화물을 외화(外貨), 여러 가지 상품 또는 벌여 놓은 온갖 물이나 상품을 잡화(雜貨), 쇠붙이를 녹여 화폐를 만듦 또는 그 화폐를 주화(鑄貨), 한국의 돈을 한화(韓貨), 엔을 화폐 단위로 하는 돈을 엔화(円貨), 미국의 돈인 달러의 일컬음을 미화(美貨), 귀중한 재화를 보화(寶貨), 값이나 조건이 다른 것보다 나쁜 돈을 좋은 것에 맞대어 하는 말을 악화(惡貨), 질이 좋은 화폐로 실제의 값이나 조건이 법정 값이나 조건과 차이가 적은 화폐를 양화(良貨), 다른 나라나 지방에서 온 물품 또는 승객과 화물을 객화(客貨), 금속으로 만든 돈 또는 모든 화폐와 언제든지 바꿀 수 있는 화폐를 경화(硬貨), 자기 나라 안에서 발행 유통되는 돈을 방화(邦貨), 어떤 나라나 사람의 물화를 배척하여 거래하지 아니함을 배화(排貨), 현재 통용되고 있지 않거나 또는 쓸 수 없게 된 돈을 사화(死貨), 몸을 가볍게 여기고 재물을 중하게 여긴다는 말을 경신중화(輕身重貨), 진기한 물건은 사서 잘 보관해 두면 장차 큰 이득을 본다는 말을 기화가거(奇貨可居), 값비싼 보물이 쉽게 팔리지 않는다는 뜻으로 훌륭한 사람은 기량이 크므로 남에게 등용되기 어렵다는 말을 보화난수(寶貨難售) 등에 쓰인다.
▶️ 禍(재앙 화)는 ❶형성문자로 旤(화)와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보일 시(示=礻; 보이다, 신)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문책(問責)의 뜻을 나타내는 글자 咼(화)로 이루어졌다. 신의 문책, 타박 등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禍자는 ‘재앙’이나 ‘화를 입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禍자는 示(보일 시)자와 咼(화할 화)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咼자는 앙상한 뼈와 입을 함께 그린 것이다. 그래서 갑골문에서는 咼자가 ‘재앙’을 뜻했었다. 금문에서는 신이 내린 벌을 뜻하기 위해 示자가 더해지면서 지금은 禍자가 ‘재앙’이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禍(화)는 (1)모든 재앙(災殃)과 액화(厄禍) (2)몸과 마음에나 또는 일에 뜻밖에 당하는 불행(不幸)이나 손실(損失) 등의 뜻으로 ①재앙(災殃) ②재화(災禍) ③사고(事故) ④허물 ⑤죄(罪) ⑥재앙(災殃)을 내리다 ⑦화를 입히다 ⑧해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액 액(厄), 재앙 앙(殃), 재앙 재(災),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복 복(福)이다. 용례로는 재앙과 복을 화복(禍福), 재앙을 가져올 근원을 화근(禍根), 재앙과 환난을 화난(禍難), 재앙과 난리를 화란(禍亂), 재앙에 가까이 가는 단계를 화제(禍梯), 재앙의 원인을 화인(禍因), 화를 일으킬 실마리를 화단(禍端), 재변이 아직 드러나지 아니하고 잠겨 있는 기틀을 화기(禍機), 매우 심한 재액을 화변(禍變), 좋지 못한 일을 화사(禍事), 재앙이 벌어지는 빌미를 화색(禍色), 재앙을 주는 신을 화신(禍神), 남을 해치려는 마음을 화심(禍心), 참혹한 재화를 참화(慘禍), 전쟁이나 난리로 말미암은 재앙을 병화(兵禍), 화를 남에게 넘겨 씌움을 가화(嫁禍), 흉악한 재앙을 흉화(凶禍), 재앙을 불러들임을 고화(賈禍), 집안에 일어난 재앙을 가화(家禍), 화를 면함을 면화(免禍), 전쟁으로 인하여 일어나는 재앙을 전화(戰禍), 병으로 말미암아 입는 재앙을 병화(病禍), 화를 당함을 봉화(逢禍), 남의 일로 말미암아 뜻밖에 당하는 재앙을 비화(飛禍), 재앙이 바뀌어서 오히려 복이 됨을 화전위복(禍轉爲福), 화복이 꼰 노와 같이 서로 얽혀 있다는 화복규묵(禍福糾纆), 화나 복이 오는 문은 정하여 있지 않다는 화복무문(禍福無門), 재앙이 되는 것은 입으로부터 나온다는, 뜻으로 말을 삼가라는 화종구생(禍從口生), 재앙은 번번이 겹쳐 오게 된다는 화불단행(禍不單行), 죄화를 입은 집안의 자손이라는 화가여생(禍家餘生), 화나 복은 모두 자신이 불러들임을 이르는 말을 화복동문(禍福同門), 화란이 생기는 것은 다 덕이 없는 탓이라는 화생부덕(禍生不德)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