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임스 그레이 감독, 브래드 피트 주연의 애드 아스트라는 일단 톤이 전체적으로 묵직합니다. 아주 허무맹랑하진 않고 언젠가는 있을 법한, 나름대로 현실적인 소재를 가지고 굉장히 무거운 분위기로 전개되죠. 출연진이 은근히 화려하지만 대부분의 러닝타임과 각종 사건의 만남은 브래드 피트가 채워갑니다. 최근에 봐왔던 우주 영화들 중에는 이따금씩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그래비티'를 떠올릴 수도 있고요. 스토리의 얼개는 리들리 스콧 감독의 '마션'이 생각나기도 하지만 뼈대만 그럴 뿐 속사정은 매우 다릅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터스텔라'보다는 덜 복잡하구요.

애드 아스트라는 사람의 심리를 시시각각 체크하는 씬들로 주인공 로이의 상태를 관객들에게 전달하려 하는데, 초반부와 중반부의 느낌이 사뭇 다르고 스토리의 전개에 있어 각 장면들 사이사이의 이음새로 아주 효율적이죠. 이는 영화 내내 계속 됩니다.

영화는 로이가 지나가는 장소들의 색감을 뚜렷하게 보여주는데 이는 긴박하기도 하고 때로는 초조하거나 불안하기도 한 상황의 변화와 묘한 조화를 이룹니다. 당장 위의 붉디붉은 씬만 봐도 배경이 되는 장소와 얽혀있는 로이의 상황이 상당히 절묘해 적절한 스틸컷이라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 기가 막힌 씬은 후반부에 진입하기 전에 나옵니다. 정말 마음에 드는 씬인데 스포일러라서 언급을 못하는게 아쉬울 정도.

영화 중간중간 맞닥뜨리는 사고들은 인간이 우주에 진출할 때 충분히 겪을 수 있는 정도지만 비중을 크게 두지는 않습니다. 조금은 뻔하기도 하고 예상 밖의 스릴을 주기도 하며, 배경의 우주와 적절히 맞물려 진행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나름대로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허나 그걸 감안하더라도 진행 속도가 매우 느릿느릿해서 관객이 지루할 만한 부분은 마이너스가 될 수 있지요. 미미하겠지만.

드라마가 흘러가면서 주는 긴장감을 생각하면 우주의 묘사로 주는 영상미가 주가 되진 않지만 아이맥스로 볼 때 감탄할 수 있는 씬이 없지는 않습니다. 조금 적겠다 싶을 만큼만 넣은 편이구요. 다회차 관람할 정도로 도드라지진 않지만 딱 그 순간이 왔을 때엔 아주 좋습니다.

로이의 주변 인물들 중 토미 리 존스가 맡은 아버지 클리포드는 로이와 일부분은 비슷하지만 다릅니다. 대비되는 두 사람을 통해서 각인되는 메시지는 충분히 전달이 잘 되는 편이고 마지막에 가선 깊이 생각해볼 여지는 충분히 남깁니다. 같은 장르의 영화들을 기준으로 하면 큰 그림에서 충격적이거나 대단히 신선한 장면은 없었습니다만(개인적인 의견임을 같이 적어둡니다), 그 대신 인간들 사이의 드라마에 꽤나 충실한 작품이라는 인상을 강하게 줍니다. 물리적인 거리는 아주 멀더라도 정신적인 면에선 그 정도까지는 아니라는거죠.

지구인의 우주 진출을 소재로 한 SF장르 영화들이 사고나 재난을 이용하여 경각심을 일으키거나 혹은 그 재난을 극복하여 영웅적인 면모를 보여준다면, 애드 아스트라는 그런 점에서 공식을 잘 따르고, 그 위에 한 인간의 고뇌를 섞어 무겁게 담아낸 영화입니다.
'그래비티'를 재밌게 보신 분들이라면 흥미롭게 바라보실테고, '마션'을 잘 봤다 싶은 분들께서는 가끔 하품이 나오실거 같습니다. '인터스텔라'하고는 궤가 조금 달라보이구요. 상영관은 아이맥스나 사운드가 좋은 곳을 권합니다만 일반 디지털도 크게 무리는 없어보입니다.
평점 : 8.0/10.0
첫댓글 애드 아스트라
ㄷㄱ
우주영화에 미쳐 아폴로13호 부터 나오는 우주영화마다 최소 50편씩 봤는데.. 이번 영화는 조금 실망스러운 작품
아무런 정보 없이 봤는데 너무 좋았어요. 우주는 단지 배경이 될 뿐 결국은 한 남자의 심리극인데 브래드 피트의 묵직한 연기와 다양한 미장센이 취저였음
이유는 모르겠지만 '블레이드 러너 2049' 가 생각이 나는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