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2559년, 서기2015년 불교계는 많은 갈등과 수많은 사건 사고가
이어졌다.그러면서 불교의 미래를 위한 불사도 시작되기도 했고, 불교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고민이 이뤄지기도 했다.다사다난했던 한해를 정리해
봤다. 정리=신성민 기자 |
범계 의혹과 폭로, 불교계 흔들다
올 한해 불교계를 흔든 것은 범계 의혹이다. 특히 조계종 제2교구본사 용주사는 주지 성월 스님에게 불거진 범계 의혹으로 1년 내내
시끄러웠다. 주지 신상 문제를 놓고 불거진 갈등은 8월 31일 용주사 일주문 앞에서 집행부 측과 중진 비상대책위원회가 몸싸움을 벌이는 사태까지
일어났다. 결국 총무원은 중앙종회에 용주사 문제에 대한 진상조사를 요구했고, 중앙종회는 이를 받아들였다. 조계종 선학원 정상화 대책위원장
법등 스님도 범계 의혹에 대한 폭로가 불거져 한 차례에 홍역을 겪었다. 이에 대해 법등 스님은 전면 사실을 부인했다.
이같은 범계 의혹과
더불어 사실이 확인되지 않는 무분별한 폭로에 대한 문제도 함께 거론되고 있다.
‘내홍’ 태고종, 길이 안보인다
한국불교 종단 중 2번째로 큰 교세를 자랑했던 태고종에게 올 한해는 추락과 상처의 한 해였다. 태고종 종단비상대책위원회는 1월 23일
태고종 총무원을 강제 점거하면서 문제는 불거진다. 이후 총무원장 도산 스님과 집행부, 청년회원 등 30여명은 2월 11일 새벽 2시경 비대위가
점거 중인 청사에 재진입했다. 이 과정에서 폭력 사태가 이뤄졌고 양측이 경찰 조사를 받게 됐다. 이로 인해 11월 3일에는 집행부와
비대위의 수장 모두 서울구치소 구속 수감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종정 혜초 스님이 유시를 내리고 종회가 개원해 사태 수습에 나서 향후
상황이 예의 주시된다.
하지만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내홍으로 인해 태고종은 한국불교종단협의회의 회비와 사업비를 납부하지 않아 회원
자격이 내년 6월까지 정지됐으며, 복귀하더라도 예전과 같은 위상으로 활동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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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5~17일 ‘광복 70주년 한반도
통일과 세계평화를 위한 기원대회-세계 간화선 무차대회’가 열렸다. 사진은 대회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한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간화선
무차대회. | 100인 대중공사, 소통의 장 만들다
조계종이 1월 28일 처음 시작한 사부대중 100인 대중공사는 불교계 토론문화와 종단 내부 소통에 큰 기여를 했다. 12월 14일에는
회향식을 개최하기도 했다. 종단 현실과 미래를 참가 위원에게 듣는 것으로 시작한 100인 대중공사는 11월 25일까지 8개의 의제를 다뤘다.
특히 대중의 말과 뜻이 반영됨이 여실히 드러난 것은 5차 대중공사였다. 7월 29일 서울 불광사에서 열린 5차 대중공사에서는 본래 있던
의제를 뒤로 미루고 ‘종단개혁과 서의현 前 총무원장 재심 결정’에 대해 사부대중이 격론을 펼치기도 했다.
조계종은 내년에는 대중공사
‘시즌2’를 계획 중에 있다. 현재 분기별 추진과 장기 의제를 논의하는 구조를 만드는 등 토론 방식의 변화를 도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대중 공의를 모아가는 이 같은 시스템이 전국 교구본사·지역별로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지금도 ‘현재진행형’ 동국대 갈등
동국대도 1년 내내 학내 갈등으로 몸살을 앓았다. 이사장 일면 스님의 흥국사 탱화 절도 의혹과 총장 보광 스님의 논문 표절 문제가 함께
불거지면서 학교 법인 측과 학생회 측의 대립은 계속 커져만 갔다. 김건중 동국대 부총학생회장이 10월 15일부터 무기한 단식에 들어갔고, 12월
3일 구급차에 실려서 병원에 옮겨지기 전까지 50일을 단식했다. 결국 김 부총학생회장의 단식으로 동국대 이사회는 조건부로 이사 전원 사퇴를
결의했다. 하지만 동국대 이사장 일면 스님의 임기만료일을 앞두고 이사장 유고사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사회가 12월
19일 이사장 임기 만료를 앞둔 소집통지기한인 12일까지 이사회 소집을 통보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동국대 정상화를 위한
범동국인 비상대책위원회는 12월 14일 성명을 통해 “이사장 선출을 위한 이사회를 법정 기일내 소집하지 않아 당분간 이사장직이 유고상태가 될 수
밖에 없다”며 “즉시 이사회를 소집해 유고상태를 최소화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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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지진 구호를 위한 조계종 자원봉사단
선발대 출정식. | 네팔 구호에 불교계 역량 집중
4월 25일 불교국가 네팔은 규모 7.8의 대지진으로 인해 2만500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최악의 참사를 겪었다. 이에 한국불교계는
시련에 빠진 네팔 국민들을 돕고자 한마음으로 십시일반 힘을 모았다.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소속 종단은 각각 네팔 돕기 기금을 출연했고,
조계종사회복지재단·아름다운동행·지구촌공생회·더프라미스 등 불교계 NGO단체도 현지 구호활동에 나섰다. 한국불교계는 1차 긴급구호활동 이후 자칫
개별적으로 흩어질 수 있는 단체별 역량을 집중시켜 네팔 교육시설 재건사업에 나섰다. 또한 이번 네팔 지원은 세계적인 국제구호단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유기적으로 구호활동을 펼쳐 한국불교의 역량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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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5 남북공동선언 이후 민간 교류의
물꼬는 불교계가 열었다. 사진은 10월 15일 금강산 신계사 복원 8주년 공동법회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과 조불련 위원장 지성 스님이
함께 입장하는 모습. | 남북 간 교류 불교계 앞장
8.25남북공동선언 이후 민간교류의 첫 신호탄을 남북 불교계가 알렸다. 남측 조계종과 북측 조선불교도연맹은 10월 15일 선언 이후 민간
차원 첫 공동행사인 ‘금강산 신계사 낙성 8주년 법회’를 개최했다. 총무원장 자승 스님과 조불련 위원장 지성 스님이 직접 참석했고 법회 이후에는
산행을 갖고 우의를 다지기도 했다. 천태종도 조불련과 함께 11월 3일 개성 영통사 보광원서 ‘영통사 복원 10주년 기념 평화통일기원
남북합동법회’를 열었다. 이밖에도 한국종교인평화회의와 조선종교인협의회는 11월 9일부터 10일까지 금강산의 금강산호텔에서 ‘민족의 화해와
단결, 평화와 통일을 위한 남북종교인모임’을 개최하기도 했다.
화쟁으로 푼 한상균 피신 사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12월 10일 자진 출두 방식으로 조계사 일주문을 나서면서 일련의 사태들이 큰 충돌 없이 마무리됐다. 지난 11월
16일 한 위원장이 조계사에 피신을 요청한 지 24일만이다. 숨 가빴던 24일 동안 가장 빛났던 것은 화쟁 사상을 기반으로 한 조계종의 대화와
중재 노력이었다. 일단 부처님 품안으로 들어온 사회적 약자를 여러 어려움, 불편을 인내하면서 최대한 보호하려했던 것도 의미가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종단이 사회 문제를 개입할 시 명확한 대응 매뉴얼과 가이드 라인이 부재하다는 점은 아쉬웠으며, 2000년대 이후 조계사가 맡고
있는 ‘현대판 소도’의 역할에 대한 부분도 숙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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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총본산 성역화 불사 담당 위원회
사무실 개소 모습. | 조계종 총본산 성역화 불사 시작
조계종 총본산 성역화 불사는 올해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8월 25일 전법회관 7층에서 성역화 사업을 담당하는 기구인 ‘역사문화관광
조성사업 추진위원회’ 사무실 현판식을 열었으며, 11월 16일에는 ‘총본산 성역화 불사 모연의 밤’을 개최하는 등 본격적인 불사 모연에
들어갔다. 총본산 성역화 불사 회향은 2025년 12월에 이뤄지며 1차 부지들을 매입해 2017년 1월 기공식을 통해 첫 삽을 뜨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간화선 세계 무차대회 성료 불기2559년 연등회와 함께 진행된 ‘광복 70주년 한반도 통일과 세계평화를 위한
기원대회-세계 간화선 무차대회’가 별 다른 사고 없이 원만 회향됐다. 5월 15~17일까지 진행된 대회의 하이라이트는 16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세계 간화선 무차대회’였다. 이날 광장에는 종단을 넘어 전국에서 운집한 31만 명의 불자와 시민들로 가득 찼으며, 모두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의 법어를 경청했다.
비구니회, 새 도약 전기 마련
제11대 전국비구니회장에 육문 스님(군위 법주사 주지)이 당선됐다. 10월 12일 전국비구니회관에서 열린 선거에서는 육문 스님이 923표로
압도적 지지를 얻어 제11대 전국비구니회 회장에 이름을 올렸다. 11월 13일 전국비구니회관 법룡사에서는 비구니회장 취임법회가 개최됐다. 육문
스님의 취임으로 전국비구니회를 둘러싸고 이뤄졌던 1년여 간의 내홍이 마무리되고 새롭게 도약하는 전기가 됐다. 특히 육문 스님은 ‘일하는
전국비구니회’를 천명하고 있어 변화와 발전이 기대되고 있다.
키워드로 본 2015 불교
범계
해 마다 불거지기는 문제이기는 하지만 특히
올해에는 그 수위가 매우 높았다. 주로 주지 등 직함을 가진 쪽과 반대쪽 스님, 신도가 서로에게 무분별한 비방과 폭로, 이로 인한 법적 조치를
하면서 문제가 점차 확대되는 형국이었다. 그리고 모든 문제의 화살은 종단 집행부에게 돌아가는 비판의 순환 구조가 이뤄졌다.
동국대
한해 학내 갈등이 최고 수위까지 이르렀다. 김건중 부총학생회장은 50일 간 단식을 했고,
결과적으로 조건부 이사진 사퇴를 이끌어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듯’ 진전은 있었지만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잔존하고 있다.
대중공사
대각회 이사장 혜총 스님은 사부대중 100인 공사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 “대중공사는 불교의
꽃이다. 1700년 한국불교 역사에서 사부대중이 모여 대중공사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있는 일이다. 이를 밑거름으로 한국불교가 발전하길 바란다.”
여러 과제는 남겼지만 토론문화 증진과 구성원 간 소통의 장으로 활용된 것은 분명 의미가 있었다.
해외구호
올해 네팔 지진 참사에서 한국불교계의 구호 역량은 빛났다. 특히 1차 긴급구호활동 이후 자칫
개별적으로 흩어질 수 있는 단체별 역량을 집중시켜 네팔 교육시설 재건사업에 나선 점은 높이 평가될 만 하다.
화쟁 올해 끝자락에 나온 가장 눈에 띄는 키워드이다.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의 24일 간 조계사 피신
사태에서 불교계는 화쟁 정신을 바탕으로 갈등을 봉합하려 많은 노력을 했고,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선에서 사태가 마무리됐다. 하지만 화쟁의
방법론적 접근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숙제는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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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세계간화선 무차대회'에 묘법님, 백우님과 함께 한것이 생각나네요. 병신년에는 모두가 화합하고 상생하는 한 해가 되길 소망합니다. _()_
이 맘 때면 10대뉴스가 나오는데 단어를 보면 부정적인 면과 긍정적인 면이 있는데 _()_
부정적인 단어를 보면 "범계, 내홍, 갈등" 이 단어가 근간을 흔드네요.
그래도 "소통, 구호, 교류, 화쟁, 불사, 무차대회, 비구니" 등의 희망적인 내용도 많습니다.
새해에는 "범계, 내홍, 갈등"이 해소되기를 기원해 봅니다.
아미타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