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김미자 동창한테 눈물이 그렁그렁할 만큼 호되게 야단을 맞았다. 너무 혼쭐이 난 나머지 잘 잘못을 생각해볼 겨를도 없이 반사적으로 무조건 빌고 문제의 댓글을 지웠다. 그러나 시간이 잠시 지나고 보니 “처녀가 애를 배도 할 말이 있다.” 하는데 나도 일말의 변명의 여지는 없지 않은 것 같아서 고심하여 완곡하게 다듬은 자기변호의 글을 올렸다.
아무리 기다려도, 그러나, “작심하고 동맹을 맺은 듯” 아무도 댓글을 달아 주지 않았다. 무반응에 대한 유감의 글을 다시 올렸다. 유일하게 샤이홍이 고맙게도 댓글을 달아주었지만, 전반적으로는 별로 호소력이 없는 듯 했다. 낙심한 나머지 “다시는 우리 카페를 향해서는 오줌도 싸지 않겠노라.”고 결심하여 두 글을 모두 지워 버렸다.
오늘, 그러나, 아주 유쾌한 사건을 공개하고 싶어, “(싸나이가 칼을 뽑고 무도 못 베었으므로 자존심이 상하지만) 나의 결심을 허물 수 밖에 없었다. 사연은 이렇다:
나와 아내는 청계천을 거닐다가 점심 시간이 되었다. 광장 시장은 지난번 구경하며 잔치 국수를 먹어봤으니 이번에는 반대쪽 시장을 탐색하자고 죽이 맞았다.
방산 시장을 지나 중부 시장에 이르러 이곳 저곳 밥집을 찾았으나 자리가 없었다. 바로 옆에 상호도 없는 노천 카운터가 눈에 띄었는데 우리가 머뭇거리는 것을 본 어떤 정장의 신사가 “이 집 잘 해요.” 하며 선뜻 자리를 잡았다. 우리도 그를 따랐다.
메뉴 판에는 가격이 표시되어 있지 않았다. 나는 혹시 다 먹고 나서 바가지를 쓸까봐 가격을 물었다. 할머니는 “비싸게 안 받으니 걱정 마슈.” 하며 주문도 하기 전에 상을 차리는 것이었다.
신사는 말했다: “이 할머니는 여기서 40년 장사를 하면서 아들 딸 다 대학 보내고 시집 장가 보냈어요.”
할머니는 말했다: “예전에는 100원 한잎 들고 와서 셋이서 배 터지게 먹었다우.”
나는 말했다: “맞아요. 내가 64학번인데 교문 앞에서 10원이면 와룡쏘주 한잔에 옷핀으로 멍게 한쪽 안주로 먹었지요. 피눈물 나는 고학생 사정은 안 봐주고 하숙비가 천정부지로 오르고 또 올라 제가 졸업할 때쯤 5천원인가 했으니까요.”
그때 어떤 할아버지가 와서 “백반 한 그릇.” 하며 의자 안으로 다리를 디밀었다.
할머니는 “밥 없어.” 하면서 그를 내 쫓았다.
나는 그 순간 “제가. . .” 하며 그를 붙들려고 했다.
아내는 내 장딴지를 꼬집으며 눈을 흘겼다.
나는 아내가 여간 밉지 않아 식사 중 내내 침묵함으로써 항의를 표시했다.
다 먹고나서 아내는 식대를 물었다.
“해장국 2천원, 순대국 3천원, 막걸리 2천원, 도합 7천원!”
아내는 지갑에서 2만원을 꺼내며 말했다: “그 할아버지가 다시 오시거든 해장국 대접해 드리세요.”
ㅋㅋㅋ. 아내의 제지로 못 다한 말을 하거니와, “대접해드릴 테니 여기 앉으세요.” 했더라면 그는 허기는 채웠을지 모르지만 마음은 상처를 입었을 것이다.
할머니는 그에게 이렇게 말할 것이다: “어서 와서 해장국 한 그릇 들고 가시우. 어떤 천사가 당신 밥값을 내고 갔수. 앞으로 다섯 번 더 와도 되우. 아니 내가 1,000원을 보탤 테니 여섯 번 더 와서 잡수시우.”
첫댓글 베푼다고 다 아름다운것이아님니다. 상대편이 편안하게 아무부담없이 받아드릴때 베풀어야만 진정한 베품이지요.자기를 내세우지않은 신사님의 파트너 숙녀님의 아름다운 마음 감사합니다. 이세상을 대신해서....
무 못벤 영국신사님 . 베었으면 자기 손을 자른것입니다, 않베기를 잘했읍니다.
영국신사님, 무슨 말씀이셔요. 호되게 야단을 맞았다니, 오해가 있었다면 제 불찰이니 용서 하시고, 행복한 하루를 보내고 계시는 그 마음으로 그저 모든 것 넓은 아량으로 이해해 주십시요. 신사님과 저와의 우정이 어디 하루 이틀 쌓아진 것입니까. 모두가 다 즐겁게 지냈으면 좋겠다는 제 소견으로 드린 한 말씀이니 너무 마음 쓰지 마십시요. 제주 여행 즐거운 시간이 되시기를 바라며.
이게 뭐여? 내가 못본글이 있었든기여 ? 하기야 그때 하루인가 이틀인가 여기에 들어오질 못한듯한데... 신사공 쓴글 짓지 않기로하구 와 자꾸 지워? 미자여사님에게 야단 맞는것은 영광인디 와 삐지고그랴? 무를 베지 못한 사연이 뭐여? 아유 궁금햐 - 하기야 모르는기 더 좋은경우가 있다고 성경에 써 있드구먼... 모르구 믿으라나 - 제길할 !!! 참으로 하기 어렵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