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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초지일각
궁복과 정년..그리고 설평 상단이 초지를 가고 있다.
설평과 채령 유자성과 장성필 등이 있고
염장이 인솔하는 상단보다 규모가 크다.
2사막일각
사막을 가로질러 유주로 향하는 염장 상단의 모습.
3산중일각
염장 상단이 산길을 가고 있다.
험한 산길을 가는 염장 일행.
이때 숲 속에서..화살이 날아오고..
상단의 선두를 이끄는 호위무사 하나가 쓰러진다.
놀라는 중달과 천태.
중달:초적이다!! 초적이다.
이때 숲 속에서...초적들이 쏟아져 나오고..
상단의 호위무사들과 맞서서 싸운다.
염장이 칼을 뽑아 들고..능숙한 솜씨로 초적들을 해치우는데..
한쪽에 선..정화가 놀라고..
다복:(겁먹은 얼굴로)아가씨..
정화..당혹스런 얼굴인데..
이때 초적들이 정화를 잡는다.
정화 놀라고..
초적이 정화와 다복을 끌고 갈려고 하는데..
이때 단검이 날아와서 정화를 잡은 초적을 명중시키고..
염장이 달려와 정화 주위에 있는 초적을 물리친다.
염장:괜찮습니까?
정화:예..
염장:(판술을 보고)아가씨를 호위하세요.
판술:예..
판술과 몇 명의 사내들이 정화를 호위하면서
싸우고..염장은 초적의 우두머리로 보이는 사내와
맞서서 싸운다. 그런 염장을 바라보는 정화의 시선.
4초지일각(저물녁)
설평 상단이 숙영을 하고 있다..몇 개의 막사가 쳐져 있고
상단의 일꾼들이 초지에 흩어져서..밥을 먹고 있는데..
한쪽에서 주먹밥을 먹고 있는 궁복과 정년..
이때 한쪽에서 설평과 채령이 다가오면..
궁복과 정년이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설평에게 예를 갖춘다.
설평:..어떠냐? 할 만 하냐?
궁복:예.
설평:호위무사는 상단을 호위하는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다.
호위무사가 해야 될 가장 중요한 일은 길을 찾는 것이다.
장사는 하루 이틀 사이에도 성패가 결정될 수 있으니
목적한 지점에 가장 빨리 당도할 수 있는 길을 찾는 것이
호위무사의 임무다.
궁복:...
설평:별자리를 보고 길을 찾는 법을 배워 두거라.
산세만 보고도 지름길을 알아야 하고
도처에 도사린 위험을 사전에 간파하여
상단을 보호해야 한다.
내 말 알겠느냐?
궁복:예...
설평이 채령과 함께 한쪽으로 간다.
그런 설평을 보는 궁복의 시선.
정년:별 자릴 보고 길을 찾다니 그게 뭔 소리야?
궁복:유행수님한테 들은 적 있어. 천문지리를 배워서
별자리를 알면 천지 사방이 모래뿐인 사막에서도
길을 잃지 않는다고..
정년:젠장... 뭔 놈에 배울게 이리도 많은거야.
당나라 말 배워야지..병법 배워야지..
거기다...천문지리까지...
아우..골치 아파....난 모르겠으니까..성이나 많이 배워..
정년이 한쪽으로 가면
궁복..입가에 미소를 띠고..자리에 앉아서 주먹밥을 먹으면서..
서책을 본다.
5막사 안(밤)
초적과 일전을 치른 염장의 어깨에 화살이 꽂혀 있는데..
염장이 단숨에 독주를 마시고..
염장:시술하세요.
판술..칼로 염장의 어깨를 찢고..화살을 빼내려는데..
염장은 신음하나 토하지 않고..치료를 받고
판술이 더 긴장한 듯..이마에 땀이 맺힌다.
그런 염장의 모습을 지켜보는 대치..중달.
이때 정화가 으깬 약초를 들고 막사로 들어온다.
정화가 판술에게 으깬 약초를 건네면..
판술이 염장의 어깨에 약초를 바르는데
신음하나 토하지 않고 치료를 받는 염장.
그런 염장을 안타까운 얼굴로 바라보는 정화의 시선.
(시간 경과)
치료를 마친 염장은 옷을 갖춰 입은 상태고..
그 앞에 대치..판술..정화..중달이 있다.
중달:목숨을 잃은 자가 셋이고 부상을 당한 자가 다섯입니다.
염장:...
대치:이대로 사막을 건너고 험준한 령을 넘는 것은 무립니다.
길을 돌려 유주로 가야 합니다.
염장:예정대로 사막을 건너 유주로 갑니다.
판술:행수님 몸 상태론 무립니다.
염장:내 걱정은 마세요.
오늘밤은 예서 숙영하고 동이 트는 대로 바로 출발합니다.
준비하세요.
대치:예.
염장:(정화를 보고)놀라셨을 텐데..괜찮으십니까?
정화:제 걱정은 마세요.
6사막
염장 상단이 사막을 가고 있다.
7유주전경
8유주 시전거리 일각
염장이 시전거리 일각에 있다.
비단 상전 앞에서 점원과 얘기를 주고받는데
대치와 판술이 염장 쪽으로 온다.
대치:양단은 한필에 두 냥
능채는 닷 냥에 거래 되고 있습니다.
염장:필요한 물량이 얼맙니까?
판술:양단, 능채 모두 합쳐서 오백 필입니다.
염장:양단 능채 오백 필에...면채와 오색능채 오백 필을
더 매입하세요.
대치:알겠습니다.
판술:예.
9여각정원
여각정원으로 염장 상단의 일꾼들이 비단을 나르고 있다.
정원 한쪽에 매입해 온 비단을 쌓고 있는 일꾼들.
중달과 천태가 그런 일꾼들을 독려 하는데..
중달:빨리 빨리 좀 해라.
어이...능채는 이쪽으로..양단은 저기...
한쪽에서 그 모습을 바라보는 염장.
10유주 일각
염장과 대치 중달이 있다.
대치:우리 상단에서 대량으로 매입에 나서면서
비단 값이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염장:(잠시 생각을 하더니)높은 값을 주더라도..매입하세요.
대치:예..
염장:(중달을 보고)매입이 끝나면..조만간 양주에서
대규모 상단이 비단을 사러 올 거라고 소문을 내세요.
중달:예..
중달이 한쪽으로 가면
정화가 오고..
정화:필요한 물량보다..배나 더 많은 비단을 매입한다 들었습니다.
이유가 뭡니까?
염장:(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띠고)
그건 차차 말씀드리겠습니다.
염장과 대치 정화가 한쪽으로 갈려고 하는데..
이때 판술이 급히 오고..
판술:행수님.
염장:(보면)
판술:문제가 생겼습니다.
대치:문제라니?
판술:유주에서..제일 큰 비단전 주인이
우리상단에..비단을 팔지 않겠다고 합니다.
대치:그게 무슨 소린가?
판술:그 자는 설평대인과 오랫동안 거래를 해왔다고 합니다.
이번에도 설대인과 거래를 하겠다고 비단을 팔지 않겠답니다.
염장:(잠시 말없이 생각을 하다가)..
그 사람을 만나야겠습니다. 주선하세요.
대치:예..
정화:(염장을 바라보는데)...
11여각방안
염장과 정화..대치 판술이 있고..비단전 주인이 있다.
전주:(중국말)날 보잔 이유가 뭐요?
염장:(중국말)대인의 비단을 매입하고 싶습니다.
높은 값을 쳐드릴 테니 파시지요.
전주:팔수 없소.
염장:(얼굴이 굳는데)
전주:장사꾼한테도 신용과 의리가 있소.
설평과 나는 목숨을 걸고 비단길을 오가던 사이요.
사막에서 길을 잃으면 앞서간 자들의 유골을 보고..
길을 찾던 사이요.
나는 설대인을 배신할 수 없소.
염장:...
전주:이만가겠소.
전주가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가면..
염장과 대치..판술 무거운 분위긴데..
정화:(염장을 보고)유주에서 제일 큰 비단전이라는데..
저기서 비단을 매입하지 못하면
큰 차질이 생기는 것이 아닙니까?
염장:(여유있게)걱정할거 없습니다.
(대치에게)자미부인 상단에서 매입할 비단 양을
먼저 확보해주세요.
정화:저희는 괜찮습니다.
이번 원행 길은 경험차 따라 온 것이지..
꼭 비단을 매입할 뜻은 없습니다.
염문:아닙니다.
목숨을 걸고 험한 길을 오셨는데..
이문을 남기셔야지요.
정화:...
12여각마당(밤)
염장이 있으면
이때 한쪽에서 판술이 중달과 천태를 데리고 온다.
중달:(염장에게 예를 갖추고)찾으셨습니까?
염장:(말없이 중달을 본다)...
13유주저자거리(밤)
비단전 주인이 일꾼 두어 명과 저자거리를 걸어가는데..
이때 그들을 가로막고 서는 중달과 천태.
그리고 예닐곱 명의 사내들.
비단전 주인이 놀라고..
전주:(중국말)..뭐냐?
중달:(말없이..씩 웃고..전주를 보는데)..
14여각마당(낮)
여각 마당에 염장이 있는데..
이때 비단전 전주가..허겁지겁..달려 들어온다.
염장:(여유있게, 중국말)웬일이십니까?
저희와는 거래하지 않겠다고 하지 않았습니다.
전주:(다급하게, 중국말)그쪽에서 원하는 대로 거래 하겠소.
염장:설평대인과의 신용은 어쩌시구요?
하룻밤사이에 의리를 버리는 겁니까?
전주:신용이고 의리고 다 필요 없소.
나와 거래해주시오.
염장:(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띠고 대치를 보고)
거래 하세요.
대치:예.
이때 마당 한켠에서 그 모습을 보고 의아한 정화의 시선.
15여각전경
염장과 정화가 묵고 있는 여각과는 다른 여각.
16여각 정원
궁복과 정년..그리고 상단의 일꾼들이 행장을 풀고 있는데..
유자성이 급히 들어온다.
유자성:(궁복을 보고)대인어른..어디 계신가?
이때..한쪽에서 설평과 채령이 오고..
설평:무슨 일이냐?
유자성:우리 상단과 거래를 하던 장대인이
비단상전을 철시하고 장안으로 갔다고 합니다.
설평:(놀란다)
자성:다른 비단상전의 비단 값은 폭등을 해서
능채가 열 냥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설평:열 냥이면...예년 값에 곱절이 아니냐?
갑자기 오른 이유가 뭐야?
유자성:열흘 전에 유주에 온 이도형 상단이
막대한 물량을 매입하면서 그 사이에
값이 올랐다고 합니다.
설평:(얼굴이 굳어지는데)..아무리 막대한 물량을
매입한다고 해도..열흘 안에 값이 두 배로 뛸 수는 없는 일이다.
다른 이유가 있을 테니 빨리 파악해 봐.
유자성:예.
설평..굳은 얼굴로 상념에 잠기는데
한쪽에서 그런 설평을 보는 궁복의 시선.
17여각방안
염장이 앉아서 장부를 보고 있는데..
판술이 급하게 방안으로 들어온다.
판술:행수님.
염장:(보면)
판술:설평상단이 유주에 도착했습니다.
장대인의 비단전이 철시하고
비단 값이 폭등한 것을 알고 당황한 기색이 역력합니다.
염장:(입가에 희미한 미소)...
설대인 상단의 동태를 계속 주시하고
특이한 정황이 발생하면 그 즉시 보고 하세요.
판술:예.
이때 밖에서 들리는 일꾼의 목소리.
일꾼:(소리)행수님.
판술:무슨 일이냐?
일꾼:자미부인께서..당도하셨습니다.
18여각마당
염장과 판술이..급하게 마당으로 나오면
자미부인과 능창..창겸 정화와 막봉과 순종이 있는데
염장과 판술이 자미부인 앞으로 오고..예를 갖춘다.
염장:먼 길에 얼마나 노고가 많으셨습니까?
자미부인:내 눈으로..당나라 땅이 얼마나 광활한지
직접 목도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소.
고생은 됐으나 오길 잘했소.
그래..원행을 온 성과는 거두시었소?
염장:예. 예정대로...비단을 매입하고 있습니다.
자미부인:(흡족하게 웃고)계획대로 됐다니 다행이오.
자..듭시다.
염장이 자미부인을 안내하는데..
19여각방안
자미부인과 정화..능창과 창겸이 있는데..
자미부인:(정화를 보고)어떠냐?
염문이가 장사 하는 것을 보니 배울 것이 있더냐?
정화:저는 이해가 되지 않은 장사를 하고 있습니다.
자미부인:이해가 되지 않는다니?
정화:처음 예정한 물량보다..곱절이나 되는 물량을
매입하고 있습니다.
자미부인:그럴만한 이유가 있더냐?
정화:아직 듣지 못하였습니다.
자미부인:(흥미롭다는 표정을 짓는데)...
20유주 비단상전 거리
비단전이 즐비하고 비단전에는 화려한 비단이 진열되어 있다.
시전은 성황을 이루고 상인들로 붐비는데..
한쪽에서 궁복과 정년이 오고 있다.
두리번거리면서 상전들을 구경하는 정년과 궁복..
정년:성...객점에 가서 목이나 축이고 갑시다.
궁복:상단 돌아가는 게 심상치가 않아.
술이나 마실 때가 아닌 거 같다.
정년:장사는 장사하는 사람들이 알아서 할 일이고
성하고 나야...호위무사 역할만 잘하면 되는 거지.
딱 한잔만!
궁복:(어쩔 수 없다는 듯 씩 웃고)..
정년한테 끌려가다시피 객점 쪽으로 가는데.
궁복이 뭔가 이상한 느낌을 받고
멈춰 서서 돌아보면..
멀리 비단 전에서 나오는 중달과 천태 서너 명의 사내들.
중달..비단전 주인과 뭐라 얘기를 하며..비단을 확인하는데..
중달을 본 궁복의 얼굴이 굳는다.
정년:(의아한)왜?
정년..궁복의 시선을 따라가 보면..중달이다.
정년의 얼굴이 굳고..
21유주 일각
중달과 천태 그리고 사내들이 한쪽으로 가는데..
중달:그동안 애들썼다.
비단 매입도 끝났으니 내 장행수님한테 얘기해서..
니놈들..회포나 풀게 해주마..
천태:계집은 여기 유주 계집이 최곤거 같습니다.
중달:그건 니놈이 몰라서 하는 소리다.
내 대인어른 모시고...장안을 갔더니..
천하에 미인이란 미인은 장안에 다 모여 있더라.
천태:장안 계집도 품어 보셨습니까?
중달:(씩 웃고)그럼 보기만 했겠냐?
중달과 천태..웃으며 가는데..이때 앞으로 나타나는
정년과 궁복.
정년과 궁복을 본 중달 흠칫 놀라는데..
정년:(씩 웃고)놀랐냐?
중달:(당혹스런)..
정년:니놈 덕에 저승 문턱 까지는 갔는데..
문턱 넘자니 억울해서 안 되겠더라.
갈 때 가더라도 니놈 먼저 보내고 가야겠다.
정년이 앞으로 나서면..
중달이 뒤로 주춤 물러나고..
중달:질긴 놈들..
뭐해!! 죽여!!
중달의 부하들이 앞으로 나서고..
정년과 싸움을 시작하는데..
궁복과 사내들과 맞서 싸운다.
궁복과 정년..단숨에 사내들을 물리치는데..
한쪽에 물러나 있던 중달..눈에 띠는 몽둥이를 들고..
등 뒤에서 싸우는 정년의 어깨를 내려친다.
느닷없는 일격에 꼬꾸라지는 정년.
그 모습을 본 궁복이 중달을 공격하기 시작한다.
중달..몽둥이를 들고 궁복에게 맞서 보지만..
궁복의 상대가 되지 못하고..
결국 바닥에 쓰러지는 중달.
궁복..쓰러진 중달의 멱살을 부여잡고 사정없이 가격한다.
눈에는 살기가 어리고..중달을 죽일 것만 같은데..
중달:구..궁복아..
궁복:(후려친다)
중달:사...살려줘..
궁복:(계속 후려치고)
중달..거의 의식을 잃을 듯싶은데..
이때..한쪽에서 당나라 군사들이 몰려오고..
궁복과 중달 일행을 에워싼다.
군관:(중국말)웬 소란이냐?
중달을 일으켜 세우는 중달의 부하들.
중달..군사 앞으로 가고..
중달:(중국말)우린..양주 상방에 장사꾼인데..
이놈들이 시비를 걸었습니다.
군관:(중국말, 궁복과 정년을 보고)
너흰 뭐하는 놈들이냐?
유주 사람은 아닌 듯싶은데..어디서 온 놈들이야?
궁복과 정년..중국말을 못 알아듣는 눈친데..
정년:뭐라는 거야?
궁복:..
중달:(그런 궁복과 정년의 사정을 눈치 챈 듯 중국말로)
(중국말)내 몰골을 좀 보십쇼.
이놈들은 내가 상인인 것을 알고..돈을 강탈할려고 했습니다.
도적놈들이 틀림없습니다.
군관:(군사들을 향해)끌고 가라!
군사들이 궁복과 정년을 에워싸는데..
궁복과 정년..암담하고..
한쪽에서 그런 궁복을 보는 중달의 얼굴에 냉소가 떠오르고.
22유주저자거리 일각
채령과 유자성이 유주저자거리 일각을 걸어가는데..
이때 맞은편에서 백하진이 급하게 온다.
하진:아가씨..
채령:무슨 일이냐?
하진:궁복제관님과 정년 제관님이
당나라 군사들에게..잡혀 갔습니다.
채령:(놀란다)
자성:이유가 뭐냐?
하진:장사꾼들과 시비가 붙어..싸움을 했다고 합니다.
자성:뭐야? 이런 한심한 놈들이 있나. (채령을 보면)...
채령:이유도 없이 시비를 걸만큼 경솔한 사람은 아닙니다.
그럴 만한 사정이 있었을 것이니..
전후 정황이 파악 될 때까지 아버님께는 말씀드리지 마세요.
자성:예.
23여각정원
중달과 천태가..정원으로 들어오는데..
이때 판술이 두 사람 앞을 막아서고..
판술:유주 저자거리에서 싸움질을 한 게 사실이냐?
중달:(놀란다)..그...그걸 어찌?
판술:너희들이 싸움하는 것을 상단 일꾼이 보고..
벌써 행수님 귀에까지 들어갔다.
중달:(미치겠다)
판술:따라 오너라.
24정원 일각
염장이 한쪽에 서 있는데..
판술이 중달과 천태를 데리고 온다.
중달..겁먹은 얼굴인데..
염장:원행을 떠난 상단의 규율은 더 엄격해 집니다.
이유가 뭡니까?
중달:그...그야..남에..땅에 와서..헛짓거리하면
좋을 거 하나 없지요.
조용히 장사를 하고 떠나는 게 상책이라서..
염장:헌데...왜 남에 땅 한복판에서..시비를 붙었습니까?
우리 상단이 저자거리 왈팹니까?
중달:해...행수님..소인 저자거리서 싸움이 붙은 것은..
그럴 만한 사정이 있었습니다요.
제..잘못이 아니라..
염장..중달의 말을 끊으면서 갑자기 중달을 후려친다.
중달이 나가떨어지는데..
중달:(염장 앞에 무릎을 꿇고)
소인..잘못했습니다요. 한번만 봐주십시오.
염장이 그런 중달을 사정없이 후려치는데..
염장:(때리고 난후 판술을 보고)매주 자리를 박탈하고
상단 일꾼으로..쓰세요.
중달:행수님...한번만 봐주십시오.
염장이 판술과 함께 매정하게 한쪽으로 가버리는데..
중달이 열 받고..
천태는 그런 중달의 눈치를 보는데..
중달이 느닷없이 천태를 후려친다.
중달:궁복이 이 자식은..나하고 전생에 뭔 원한이 져서 이런다냐!!
어휴..
25유주 관아 전경
26옥사
옥사 안에 예닐곱 명의 죄인들이 갇혀 있는데..
군사들이 궁복과 정년을 끌고 와서 옥에 가둔다.
군사들이..한쪽으로 가면..
긍복..옥사를 부여잡고..서툰 중국말로..
궁복:(중국말)..이보시오..이보시오..
우린...도적이 아니요. 우린 장사꾼이요.
군사들 대꾸 없이 한쪽으로 가는데...
정년:(신라말로)야이 자식들아.
거기 서!! 말 좀 들고 가란 말이야!!
야!!
이때..궁복과 정년의 등 뒤에서 들리는 명인국의 소리.
명인국:소란 떨지 말고 자리에 앉거라.
궁복:(명인국을 돌아보는데)...
명인국:신라말로 떠들어 봐야 소귀에 경 읽기야.
궁복과 정년..명인국의 말을 듣고..
말없이..옥사 한쪽으로 와서 앉는다.
정년..이제야 부상당한 곳이 아픈지 얼굴을 찡그린다.
궁복:괜찮아?
정년:(분해서)중달이 개자식..내 손으로 죽였어야 되는데...
궁복이 정년의 팔을 잡으면..
정년:(고통스런 표정지으며)악!!
이때..한쪽에서..그런 정년을 보던 명인국..
명인국:어디 보자.
정년:(퉁명스럽게)보면 뭘 알기나 하는거요?
궁복..명인국을 보면..
다른 죄인들과 달리 명인국이 입은 옷은 비단옷이다.
궁복:의원이십니까?
명인국:지금은 죄인이나 한땐 그랬지..
궁복:...
명인국:(정년을 보고)어디 보자.
정년..미심쩍은 얼굴로 명인국 쪽으로 가까이 가면..
명인국..정년의 팔을 만져보는데..
갑자기..정년의 탈골된 어깨뼈를 우두둑 맞춘다.
정년:아....악!!
비명을 지르고..반사적으로 명인국을 공격할려고 하면서..
정년:이 노인네가..미쳤나!!
정년..공격할려는 순간..뭔가 이상한 느낌이고..
팔을 돌려봐도 통증이 없는데.. 놀란다.
명인국:됐다.
궁복:...(놀란 얼굴로 명인국을 본다)
27여각방안
염장과 정화 대치와 판술이 있다.
염장:설대인쪽 움직임은 어떻습니까?
판술:아직도 비단을 매입할 엄두를 못 내고 있습니다.
대치:모든 것이 행수님 계획대로 돼가고 있습니다.
염장:수고들 했어요.
그동안 고생한 상단 일꾼들에게 은자 닷 냥씩 나눠주고
푹 쉬게 해주세요.
양주로 돌아가는 날짜는
설대인쪽 동태를 좀 더 주시 한 뒤 결정하겠습니다.
대치:예.
대치와 판술이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가면..
염장:(정화를 보고)필요한 물량의 곱절이나 되는
비단을 왜 매입하느냐고 물으셨지요?
정화:...
염장:양주에서 할 수 있는 장사 중에 제일 큰 이문을 남기는 장사는
서역에서 들여온 물건을 파는 겁니다.
정화:...
염장:하지만 서역 상인들은 자신들이 가져 온 물건들을
직접 팔 수는 없습니다.
강소성 절도사가 관장하는 시박사(지금의 세관)에
물건을 넘기면..절도사는 상단의 규모에 따라
서역 물건을 배정해 주지요.
정화:....
염장:각 상단은 서역 물건을 받으면서...결제 대금으로 비단을 넘깁니다.
헌데 지금 양주에 있는 상단 중에 서역 물건을 제일 많이 배정받는
상단은 설평대인 상단입니다.
우리상단보다 서너 배쯤 더 배정받지요.
정화:...
염장:만약 설대인이 비단매입을 포기하면 서역물량을 배정받을 수 없고
설대인이 배정받게 될 물량을 우리 상단에서 가져 올 수가
있습니다.
나는 이참에...설대인 상단을 누르고...양주 최고의 상단이
될 작정입니다.
정화:설대인이 비싼 값에라도..매입을 하면 어찌 됩니까?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비단을 매입해서
서역 물건을 예정대로 배정받는다면
큰 낭패가 아닙니까?
염장:(미소를 띠고)그만한 위험도 감수 못하면
최고 상단이 되는 것을 포기해야지요.
정화:(염장의 배포에 내심 놀라는데)..
28여각방안
자미부인과 정화가 마주앉아있다.
정화가 자미부인한테 이미 보고를 한 듯
자미부인이 놀란 얼굴로..
자미부인:정말 그런 이유로 비단을 더 매입했단 말이냐?
정화:예..
자미부인:(기가 막히다는 듯 웃으면서)..
너는 어찌 생각하느냐?
염문이 계획대로 될 듯싶으냐?
정화:설평대인이 그리 호락호락하게 당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자미부인:결과가 어찌 되든..흥미 있는 싸움이 되겠구나.
두 상단의 싸움이야..지켜보면 되는 거고..
우리상단에서 필요한 물량은 차질 없이 매입하도록 하거라.
정화:예.
29여각전경
30여각방안
설평과 채령 유자성과 있다.
설평:알아 봤느냐?
자성:예. 유주의 비단상인들은 이미 우리 상단이
반드시 막대한 물량의 비단을 매입해야만 되는 속사정을
알고 있었습니다.
값이 아무리 올라도..우리 상단에서 비단을 매입할거라고
판단하고 담합을 했습니다.
설평:..
자성:이도형 상단에서
그같은..사실을 알려 준 모양입니다.
설평:..(심각한 얼굴로 상념에 잠기는데)..
채령:지금 값에 매입을 하면 큰 손실을 보게 됩니다.
서역 물건을 배정받는 것을 포기하는 한이 있어도..
이번 장사는 접어야 됩니다.
설평:(말이 없이 있다가)..
좀 더 두고 봐야겠다. 그만 나가 보거라.
31여각정원
여각정원으로 채령과 유자성이 나오는데..
이때 한쪽에서..장성필이 급하게 온다.
채령:어찌 됐습니까?
성필:..지금..옥사에 갇혀 있다고 합니다.
채령:빼낼 방도는 없습니까?
성필:백방으로 알아보고는 있으나
여기는...강소성도 아니고..
안면 있는 관리가 없어서..쉽지가 않습니다.
채령:뒷돈을 써서라도..빼내세요.
성필:예..
이때 뒤에서 들리는 설평의 목소리.
설평:그게 무슨 소리냐?
누가 옥사에 갇혀있어?
채령이 놀란 얼굴로 돌아보면..
설평이 서 있는데..
채령:(난감한 얼굴)...
32산동성 관아 전경(밤)
33옥사(밤)
다른 죄인들이 잠들어 있는데..
궁복과 정년..명인국은 옥사 벽에 기대 앉아 있다.
명인국:(정년을 보고)괜찮냐?
정년:견딜만 합니다.
명인국:신라놈들이 여긴 왜 들어 온 거야?
궁복:저는 양주 설평 상단에 호위 무삽니다.
궁복이라 합니다.
정년:정년입니다.
궁복:어르신께선 어인일로 옥에 갇힌 겁니까?
명인국:송장을 살려내라는데 재주가 있나..
정년:무슨 소립니까?
명인국:나는 유주성 절도사를 돌보는 의원인데..
절도사를 못 고쳤다는 죄로 들어왔다..
궁복:절도사의 병환이 깊습니까?
명인국:명약이라는 명약을 다 써보았지만..
골수에까지 병이 차서 다스리기 힘들어..
화타가 온다 해도 못살게야.
정년:하면 의원님은 어찌 되는 겁니까?
명인국:절도사가 죽으면 나도 죽겠지.
수삼일 지나면 내 인생도 끝이야.
궁복:...
이때..군사들이 옥사로 들어온다.
군사:(중국말)두 놈을 끌어내라.
34산동성 관아 일각(밤)
궁복과 정년이 끌려나오는데..
한쪽에 채령과 유자성이 있다.
군사들이 유자성한테 궁복과 정년을 인계하면..
유자성 은자를 건네는데..
군사들이 가고 나면..
유자성:대체 어찌 된 일인가?
궁복:(채령을 보고)송구합니다.
채령:어디 다친 데는 없습니까?
궁복:예..
자성:가세.
궁복 일행이 한쪽으로 간다.
35여각정원
정원 마당에..궁복과 정년이 무릎을 꿇고 있고..
그 앞에 설평과 채령..유자성이 서 있다.
한쪽으로 장성필과 예닐곱 명의 호위무사들이 있는데..
설평:니놈들에게 큰 기대를 걸었건만
너희들은 내 기대를 무참히 배반했다.
궁복:용서 하십시오.
설평:닥쳐라!!
장사꾼에게 돈 보다 더 소중한 것이 신용이다.
신용은 상단의 도리와 명예를 지켜야만 얻어질 수 있는 것이다.
호위무사로서 상단의 명예를 지켜야 될 놈들이
어찌 그와 같은 짓을 한단 말이냐!
궁복:...
정년:...
설평:이놈들은 호위무사의 자격이 없다.
호위무사로 누리는 모든 지위와 권리를 박탁하고
상단의 말딴 일꾼으로 써라.
자성:예.
설평이 한쪽으로 가는데...채령..착잡한 얼굴로
무릎을 꿇고 있는 궁복을 바라본다.
36여각방안
상단의 호위무사가 묵는 제법 좋은 방안이다.
궁복과 정년..장성필이 있는데..
성필:칼을 내 놓게..
궁복과 정년이..칼을 성필에게 준다.
성필:자네들은..이제 이 방을 쓸 수 없네.
상단 일꾼들이 묵는 숙소로 가게.
37여각방안
상단의 말딴 일꾼들이 묵는 허름한 여각방안
십수 명의 일꾼들이..누워서 잠들어 있는데..
방안 한쪽 구석에...궁복과 정년이..앉아있다.
두 사람 모두 심란한 얼굴인데..
정년:젠장 이게 뭔 꼴이야.
난 호위무사 자릴 잃고..막 일꾼이 된거보다
중달이 그놈을 못 죽인 게 더 억울해.
어휴...
궁복:그만 자.
궁복이 자리에서 일어나 방밖으로 나가는데..
정년:어디 가는거요?
궁복:바람 좀 쐐야겠다.
궁복이 방밖으로 나가면 정년..자리에 벌렁 눕는데..
38여각정원(밤)
정원 한켠에 궁복이 혼자 상념에 잠겨 있다.
이때 채령이 궁복에게 다가온다.
궁복..기척을 느끼고 돌아보면..채령이 있고..
궁복이 채령에게 예를 갖춘다.
채령:예상보다..비단 값이 너무 올라
아직도 비단을 매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일로..아버님 심기가 몹시 불편하십니다.
진정이 되시면..다시 호위무사로 쓰실 것이니
참고 기다리세요.
궁복:상단의 명예를 실추시켰으니
이보다 더 한 징계를 받는다 해도
아무 할 말이 없습니다.
대인어른과 아가씨께..송구할 뿐입니다.
채령:그만 쉬세요.
채령이 한쪽으로 가면..궁복이 생각에 잠기는데..
그런 궁복의 얼굴위로..
옥사에서 명인국과 나눴던 대화가 떠오란다.
궁복:절도사의 병환이 깊습니까?
명인국:명약이라는 명약을 다 써보았지만..
골수에까지 병이 차서 다스리기 힘들어..
화타가 온다 해도 못살게야.
정년:하면 의원님은 어찌 되는 겁니까?
명인국:절도사가 죽으면 나도 죽겠지.
수삼일 지나면 내 인생도 끝이야.
명인국의 말을 떠올린 궁복..상념에 잠기는데..
39여각전경(낮)
40여각정원
정원 일각에 설평과 채령..유자성과 장성필이 있다.
자성:대인어른..더 이상 지체할 겨를이 없습니다.
비단을 매입할지 말지..결정을 내리셔야 됩니다.
설평:...
채령:이번 장사는 포기하시지요.
설평:..비단을 매입해.
설평의 말에...유자성과 채령 놀란다.
채령:아버님..
설평:지금 비단을 사면..니 말대로 큰 손실을 보게 된다.
허나 비단을 사지 못해서...서역물건을 배정받지 못하면
상단의 근본이 흔들리게 된다.
이도형 상단이 이같은 음모를 꾸민 것도 그 이유 때문일 게다.
큰 손해를 보더라도 서역 물건 배정받는 것은
놓칠 수는 없다.
채령:...
설평:뭣들 하느냐? 서둘러라!
자성,성필:예..
이때 한쪽에서 궁복이 오고..
궁복:대인어른..긴히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설평과 채령..자성과 성필..궁복을 보는데..
자성:네가 낄 자리가 아니다. 썩 물러 가거라.
궁복:...
궁복..돌아서서 갈려고 하면..
채령:무슨 일이예요. 할 말이 있으면 해 보세요.
궁복:(설평을 본다)
설평:(궁복을 보면)
궁복:지금 비단을 매입하지 마시고..며칠만 기다려보시는 것이
나을 듯싶습니다.
성필:자네가 뭘 안다고 나서는 거야.
쓸데없는 소리 말고 물러가!
설평:며칠만 기다려 보라는 이유가 뭐냐?
궁복:지금 유주성 절도사의 병세가 깊어..
수삼일 안에..절명할 수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설평:...?
궁복:절도사가 절명하면 모든 관원과 귀족이 비단같은
화려한 옷을 못 입을 것이니..비단 값이 내려갈 것입니다.
자성:한시가 급한 상황인데..
절도사가 죽길 기다리자는 것이 말이 되는 소린가!!
설평:수삼일 안에 절도사가 절명할거란 소린 어디서 들은거야?
궁복:유주성 옥사에 절도사의 주치의와 같이 갇혀 있었습니다.
절도사의 병을 고치지 못한 죄로
절도사가 죽으면..자신도 같이 죽을 운명이라고 했습니다.
설평:....
자성:(설평을 보고)사람이 죽고 사는 것은 하늘의 뜻입니다.
언제 죽을지 모르는 절도사를 보고..
매입 시기를 늦출 수는 없습니다.
설평:....
설평이 말없이 고민을 하는데..
설평:궁복이의 말이 근거가 있는지..
확인해 보거라.
설평이..한쪽으로 가면...
자성과 성필..답답한 얼굴인데
41유주시전거리 일각
염장과 대치가 시전거리를 돌아보는데..
이때 한쪽에서 판술이 온다.
대치:설대인쪽은 어떤가?
판술:아직 아무런 움직임도 없습니다.
대치:(염장을 보고)매입을 포기한거 같습니다.
염장:...(잠시 고민을 하다가)..
설대인 상단에서 시박사에 내야 될 비단 물량이 얼맙니까?
대치:천필이 넘는 것으로 압니다.
염장:...오백 필 더 매입하세요.
대치:(놀란다)..행수님.
지금 가격에 매입하면..우리 상단도 남는 것이 없습니다.
염장:나는 이번 장사로 이문을 남길 생각이 없습니다.
이번 장사의 목적은 서역물건을 최대한 많이 배정받아서
양주 최고 상단이 되는 발판만 마련하면 됩니다.
대치:...
염장:시간이 없습니다. 매입을 서두르세요.
대치:예.
42여각방안
설평과 채령..유자성이 있다.
채령:지난 수개월간 공식석상에 절도사가 나타난 적이 없다고 합니다.
절도사의 병세가 깊다는 말이..근거가 있습니다.
설평:...
자성:하지만 그 말만 믿고 무작정 기다릴 수는 없습니다.
설평:...
설평이 말이 없이 상념에 잠기고..
채령과 유자성이 그런 설평을 바라보는데..
설평..한참을 심사숙고 한끝에..
설평:기다려 보자.
43여각정원
궁복과 정년이 정원 한쪽에 있는데..
이때 성필이 온다.
성필:대인어른께서 자네 말을 믿고 기다리기로 했네.
궁복:..
성필:왜 나서서..문젤 만든 건지..난 도무지..이해가 안돼.
일이 잘못되면 뒷감당을 어찌 할 건가?
성필이 한쪽으로 가면..
정년:(걱정스럽고)..잘못되면 모든 책임을 성이 뒤집어쓰는 거 아냐?
궁복:(역시 긴장되는데)...
44유주저자거리.(국내촬영분)
정화와 막봉 순종..다복이 저자거리를 걸어가는데...
막봉:우리 상단에서 필요한 비단은 다 매입했습니다.
순종:(다소 흥분해서)..아가씨.
여긴 무슨 비단 값이 이리도 쌉니까?
무진주에선...닷 냥 하는 양단 값이 두 냥 이고..
열 냥도 넘는 능채 값은 닷 냥밖에 안합니다.
무진주로 보내기만 하면 큰 돈을 벌겠습니다.
막봉:그건 니가..잘 못 생각한거야.
절대로 싼 게 아니야.
순종:(의아한)..싼 게 아니라니요? 아버지도 눈으로 직접 봤잖아요.
막봉:우리가 여기까지 오느라 얼마나 고생했어?
산 넘고 물건 너서..사막까지 건넜어.
거기다가 여기서 산 비단을 무진주로 가져가자면
그게 어디 보통 일이야?
양주서 신라로 가는 배가 풍랑을 만나 침몰하면
쫄딱 망할 수도 있어.
그러니 절대로 싼 게 아니야.
(정화를 보고)..제 말이 틀렸습니까?
정화:(미소를 띠고)맞습니다.
신라에 비단 값이 비싼 것은 당나라에서 가져가는
노고가 그만큼 크기 때문입니다.
비단을 운반하는데 드는 시간과 수고도 다 돈이예요.
정화의 말에 막봉이 으쓱하는데..
이때..저자거리 한쪽으로 궁복과 정년이..걸어간다.
궁복을 본 순종..반가워서 아는 채를 하려는데..
순종:어..궁복이다.
연아!!
정화:그만두세요.
순종:(머쓱)...
정화:(궁복과 정년을 바라보는데)..
궁복은 정화의 시선을 의식하지 못하고 한쪽으로 간다.
정화:그만 상단으로 돌아가시지요.
막봉:(정화의 눈치를 살피고)예.
막봉이 순종과 다복에게 얼른 가자고 한다.
45유주일각
정화가 혼자 상념에 잠겨 있다.
46유주저자거리(국내 촬영분)
궁복과 정년이 저자거리를 걸어가는데
이때 한쪽에서 자미부인과 능창 창겸이
저자거리를 구경하면서..지나간다.
자미부인이 비단전 앞에 서서 비단을 구경하는데..
한쪽에서 그 모습을 바라보는 궁복의 시선.
만감이 교차하는 얼굴인데..
정년:성.
궁복:너 먼저 상단으로 돌아가.
정년:(걱정스런)뭐하게?
혹..딴마음 먹고 있는 거 아냐?
궁복:더 이상 경솔한 짓은 하지 않는다.
걱정 말고 가 있어.
정년이 한쪽으로 가면..
궁복..자미부인을 바라보는데..
47당성앞
궁복이 긴장된 얼굴로 당성 앞에 있다.
성 위로...군사들이 경계를 서고 있는 모습이 보이는데..
48유주 시전 일각
염장 상단의 일꾼들이 비단을 나르고 있다.
대치와 판술이 비단전의 주인과 얘기를 하고
염장이 판술에게 무어라 지시하는 하는 모습.
49정원 일각
비단을 나르는 일꾼들.
중달과 천태도 일꾼들과 함께 비단을 나르고 있는데..
이때 한쪽에서 그 모습을 보는 염장과 자미부인.
자미부인:이행수의 의도는 알지만..
그 값에 비단을 사들이는 것은 너무 무모한거 아니오.
장사가 투전판은 아니지 않소.
염장:(씩 웃고)...솔직히 투전하는 심정입니다.
지금까진..내 뜻대로..순조롭게 진행됐는데
결과가 어찌 될진 두고 봐야지요.
설령 잘못되는 일이 있다 해도..내 결정에 후회는 안할 겁니다.
자미부인:(염장의 배포에 놀라는 기색인데)...
50당성앞
당성 앞을 긴장된 얼굴로 서성거리고 있는 궁복.
이때...성위에 있던 깃발들이..바뀐다.
그리고..뿔고동 소리가 길게 울리고..
성문이 열리면서...말을 탄..군사들이..급하게 어디론가
달려가는데...
궁복이 조심스런 얼굴로 성문 앞으로 가서..
군사에게..서툰 당나라 말로 묻는다.
궁복:(중국말)..무슨 일입니까?
군사:..절도사께서..돌아가셨다.
궁복:...!!!
51유주시전거리
정화가 다복과 함께 유주 시전거리를 걸어가는데
상전들을 살피면서 걸어가는 정화와 다복.
이때 시전 일각을 정신없이 달려가는 궁복.
정화는 물건을 보느라 궁복을 의식 못하고..
다복이 문득 궁복의 옆모습을 보는데..
궁복은 순식간에 붐비는 행인들 사이로 사라지는데..
다복:거참 이상하네..
정화:(다복을 보면)...
다복:좀전에..궁복이 비슷한 사내를 본거 같습니다.
정화:(얼굴이 굳어지는데)..
다복:(아차 싶다)..제가 잘못본걸 껍니다.
(자신의 입을 손으로 탁치면서)요놈에 주둥이가..
괜히 궁복이 얘길 꺼내서
아가씨 맘만 심란하게 해드렸네요.
잘못했습니다.
정화:(쓸쓸한 미소띠고)..괜찮다.
다복:사막 건널 때 말씀 하신 거처럼
이젠..궁복이를 떨쳐 내신 겁니까?
정화:머리 속에서는 다 잊었는가 싶은데..
마음에서 지우기는 쉽지가 않아.
좀 더 시간이 가면 잊겠지..
정화가 한쪽으로 걸어가는데..
그런 정화를 안스러운 눈빛으로 보는 다복.
52여각정원
궁복이 정원으로 급하게 뛰어온다.
정원에 설평과 채령..유자성이 있는데..
궁복:대인어른. 절도사가 숨을 거뒀습니다.
설평:...!!
채령:...!!
자성:..!!
53여각방안
염장과 대치가 있고..
염장:날이 밝는대로 양주로 돌아갈 것이니 채비하세요.
대치:예..
이때..판술이 급하게 방안으로 들어온다.
판술:행수님 큰일났습니다.
대치:무슨 일인가?
판술:유주성 절도사가 죽어..비단 값이 폭락을 하고 있습니다.
염장:(놀라는데)..
54여각방안
자미부인과 정화가 있는데..
이때 밖에서 들리는 창겸의 목소리.
창겸:(소리)부인..창부령입니다.
자미부인:들어오시요.
창겸이 방안으로 들어오는데..
자미부인:무슨 일이오?
창겸:유주성 절도사가 죽어 비단 값이 폭락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자미부인:(놀란다)!
정화:(놀란다)!
자미부인 잠시 생각을 하더니..크게 웃는다.
자미부인:염문이가..설대인한테 졌구나.
55여각정원
설평상단의 일꾼들이 비단 등짐을 져서 나르고 있다.
정원 한쪽으로 많은 비단 등짐을 쌓는데..
궁복과 정년도 비단을 나르고 있다.
정원 한쪽에서..그 모습을 보는 설평과 채령..유자성.
채령:상단에 큰 공을 세웠으니..다시 호위무사로..쓰시지요.
설평:(말없이 궁복을 보다가)..
저놈은 호위무사보다..장사꾼이 되는 것이 더 낫겠다.
당분간..상단 일꾼으로 둬.
유자성:예..대인어른.
설평과 유자성이 한쪽으로 가면.
채령이 궁복을 바라보는데...
56여각방안
염장이 착잡한 얼굴로 상념에 잠겨 있는데..
이때 대치가 들어온다.
염장:알아보셨습니까?
대치:예..
염장:...
대치:설대인이..비단매입을 늦춘 것은
절도사의 죽음을 미리..예측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염장:절도사의 죽음을 어찌 예측할 수 있단 말입니까?
대치:설대인 상단의 호위무사로 있는 궁복이라는 자가
설대인께..그 같은 사실을 알렸고
설대인은 그자의 말을 믿고 기다렸다고 합니다.
염장:(놀란다)..궁복이라 했습니까?
대치:예..
염장의 눈에..분노가 치미는데..
염장:나가보세요.
대치가 방밖으로 나가고 나면..
염장:(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어쩌지 못하고)아...아...
앞에 탁자위에 있는...다기를 손으로 쓸어버리고..
탁자를 뒤엎어 버리는데..
염장..분노를 삭이지 못하여 어쩔 줄 모르는데..
57여각 일각
궁복이 일을 하고 있다.
궁복이..비단등짐을 지고 나르고 있는데..이때 채령이 다가온다.
궁복이 채령에게 예를 갖추면..
채령:일 손을 놓고..잠시 저 좀 보세요.
궁복:....?
58여각정원
염장이 여각정원에 혼자 상념에 잠겨 있다.
이때 정화가 염장 옆으로 다가가는데..
정화:죽고 사는 것이 사람 뜻대로 되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그동안 옆에서 지켜보면서..행수님의 배포에 놀란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이번 실패가..큰 장사꾼이 되는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니..
너무 상심하지 마십시오.
정화:...
염장:이번 실패로 백가지 교훈과 경험을 얻었다고 해도..
실패는 실패일 뿐입니다.
정화:...
염장:쓰린 속에 술이라도 부어야 진정이 될 거 같습니다.
(쓸쓸한 미소 띠고)무례한 청이겠지만..
아가씨께서 제 곁에 있어주시면 위안이 될 거 같습니다.
그리 해주시겠습니까?
정화:...
59유주 시전 일각
서점에서 나오는 궁복과 채령.
궁복의 손에..보자기에 싼 서책이 들려 있는데..
채령:큰 일을 하자면 필히 당나라 말고 글에 능통해야 됩니다.
양주로 돌아가는 대로..좀 더 시간을 내서
당나라 말과 글을 배우세요. 제가 돕겠습니다.
두 사람이 걸어가는데..이때 맞은편에서 염장과 정화가 온다.
염장과 정화가 객점으로 걸어가는데..
두 사람이 객점으로 들어갈려는 순간..
한쪽에서 무언가 말을 주고받으면서 오는 채령과 궁복.
정화가 궁복을 보는 순간..놀란 얼굴로 자리에 선다.
그런 정화를 보고..염장이 정화의 시선을 쫓아가면..
채령과 궁복을 보는데.
염장..착잡한 얼굴이고..
궁복과 채령은 정화와 염장을 의식하지 못하고..지나쳐 간다.
굳은 얼굴로 멀어져 가는 궁복과 채령을 바라보는 정화.
궁복을 바라보는 염장의 눈에..분노가 치미는데..
60설평상단 전경
양주..설평 상단이라는 자막이 뜨고..
61설평 상단 일각
유주 원행을 다녀온 행수들과 호위 무사..
그리고 상단의 일꾼들까지 모두 도열해 있다.
궁복과 정년도 일꾼들과 함께 도열해 있는데..
그 앞에 설평과 채령..유자성이 있다..
설평:별탈없이 비단을 매입하고 양주로 돌아왔다.
예상보다 싼 값에 비단을 매입했으니..큰 이문을 남길 것이나..
유주 원행을 따져보면 잘한 것이 아니다.
(채령을 보고)유주 원행의 문제가 무엇이냐?
채령:이도형 상단의 움직임을 사전에 간파하지 못하고..
비단 값이 오를 수 있다는 것을 예측하지 못했습니다.
설평:(장성필을 보고)이도형 상단보다 얼마나 뒤졌느냐?
장성필:유주에 열흘 늦게 당도했습니다.
설평:내 누누이 호위 무사는 빠른 길을 찾아야 한다고 있다.
도대체 뭘 한 것이냐?
장성필:용서 하십시오.
설평이 상단을 휘둘러보고..
설평:다시는 유주 원행과 같은 과오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알겠느냐?
상단일동:예.
설평:(유자성을 보고)비단을 대금으로 지불하고..
서역 물건을 배정 받도록 하게.
자성:예.
설평이 한쪽으로 가면..유자성과 채령이 따르는데..
설평..일꾼들과 함께 서 있는 궁복을 일별하고 무심히 간다.
유자성:(설평 옆을 걸어가면서)궁복이와 연이를 저대로 두실 겁니까?
다시 호위 무사로 쓰시는 게..
설평:그냥 둬.
62설평 상단 일각
설평 상단의 일꾼들이 비단 등짐을 져서 재물 창고로 나르고 있다.
궁복과 정년도 비단 등짐을 지고 와서 재물 창고에 부리는데..
정년:대인어른도 너무 하시네..
궁복:뭐가?
정년:성 아니었으면..쫄딱 망한 거 아냐..
그만한 공을 세웠으면..화 푸실 때도 됐잖아.
궁복:일이나 해.
이때 재물창고로 오는 변득출..
득출:(궁복과 정년을 보고)처음 보는 놈들인데..뭐야?
창고에서 물건을 정리하던 일꾼이 변득출을 보고..
일꾼:호위 무사로 있다가 일꾼으로 쫓겨난 자들입니다.
(궁복과 정년을 보고)재물 창고를 관리하는 행수님이시다.
궁복과 정년..변득출에게 꾸벅 인사를 하는데..
변득출..궁복과 정년을 훑어보는데..
미덥지 않은 얼굴이고..갑자기 정년의 낭심을 잡는데..
정년:(놀라 뿌리치고)왜..왜 이러십니까?
득출:몇 근이나 들어?
정년:뭘요?
득출:상단 일꾼..아무나 되는 거 아니다.
양기가 뻗칠 때..닷근짜리 추를 달고도 끄떡없는 놈이나 버틸 수 있어.
키만 뻘쭘하게 커서..일이나 하겠냐?
정년:(떨떠름)일꾼으로 오래 있을 거 아닙니다.
득출:뭐?
정년:대인 어른 화가 풀리시면..다시 호위 무사가 될 겁니다.
득출:(기가 막힌)니가 대인어른 성정을 모르는 모양인데..
한번 대인어른 눈 밖에 나면..끝이야.
정년:(착잡한 얼굴로 궁복을 보면)
궁복:(역시 착잡한)...
63이도형 집무실
이도형과 염장 대치..판술..그리고 서너 명의 행수들이 있고.
한행수:(염장을 보고)..대체..상단을 어찌 이끌었길래..
이토록 참담하게 당할 수 있단 말인가!!
이 책임을 어찌 질거야!!
염장:송구합니다.
눈을 감은 채 묵묵히 듣고만 있던 이도형이 행수들을 보고..
이도형:염문이를 양주 행수에서 파면하고 모든 권한을 회수하겠소.
염장:!!
이도형의 말에 정화와 행수들도 놀란 얼굴인데..
대치:대인어른..선처해 주십시오.
갑자기 절도사가 숨을 거둬 일이 잘못된 것입니다.
행수님의 잘못이 아닙니다.
이도형:그만 물러들 가거라.
염장:...
64설평 상단 창고 앞
궁복과 정년이 짐을 창고로 들이고 있는데 순종이 온다.
순종:연아..
정년:웬일이야?
순종:(일하는 모습이 이상하고)니들 지금 뭐 하냐?
정년:..보면 몰라..
순종:호위무사로 복귀 된 게 아냐?
궁복:무슨 일이야?
65궁복 방
궁복과 정년..놀란 얼굴인데..
정년:뭐? 그게 정말이야?
정말...중달이 놈이..이대인 상단에 있는 거야?
순종:틀림없어. 노예매매를 하는 매주자리에 있다가
이번 유주원행 길에..
상단 일꾼으로..강등됐어.
궁복:...
정년:성...그 개자식..내가..죽여 버리겠어.
궁복:...
66양주바닷가 일각
바닷가 일각에..상선이 정박해 있고
상선에서 노예를 끌고 내리는 중달과 천태.
한쪽엔..대치가 있는데..
이때..먼 시선으로..그 모습을 바라보는 궁복과 정년.
순간..대치를 보는 정년이 놀란다.
정년:성.
궁복:...?
정년:저기 저놈...좀 봐..
정년이 대치를 가리키면..궁복이 대치를 보는데..
정년:청해 비금도에서 말이야.
궁복:...
정년:그 때 해적선을 수리했을 때
그 놈이야. 분명해.
궁복:(놀란 얼굴로 유심히 대치를 보는데)
그런 궁복의 눈에 노예들을 가혹하게 다루는 중달의 모습이 보이고..
노예들을 끌고 갈 준비가 다 된 듯..
중달:(천태에게)야 천태야.
천태:(달려와선)예.
중달:끌고 가.
천태:예
천태 노예들을 끌고 가면..
중달 대치에게 다가가고
중달:다 됐습니다.
대치:나는 양주포구로 배를 돌릴 것이니
자네는 대인어른께 보고 드리게.
중달:예. 행수님.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궁복과 정년.
67산 일각
중달과 수하 몇 놈이 노예들을 끌고 가는데..
궁복과 정년이 앞을 막는다.
중달..놀라는데..
중달:뭐..뭐야. (수하들을 보고)저..저놈들 죽여!!
중달의 수하들이 궁복과 정년에게 달려드는데..
궁복과 정년..순식간에 수하들을 해치우고
도망 갈려는 중달을 잡는다.
68술도가일각(밤)
무창이 술도가 일각에서..화로에 인두를 달구고 있다.
달구어진 인두를 보는 무창.
이때 술도가로 들어오는 조장길과 천두만이 그 모습을 보고.
장길:뭐하는거야? 인두는 달궈서 뭐하게?
무창:(당황)별거 아닙니다.
이때 술도가 안쪽에서 중달의 비명소리가 들리는데..
두만:(놀라서 보면)...
무창:정말 별거 아닙니다.
일 안하고 꾀부리는 놈 손 좀 봐주고 있습니다.
장길:적당히 해라.
무창:예.
조장길과 천두만이 한쪽으로 가면..
무창..달군 인두를 꺼내 보는데..눈에 분노가 서려있고..
69술도가 일각
중달이 바싹 긴장한 상태로 무릎이 꿇려 있고..
궁복 정년이 중달을 노려보고 있는데..
중달:궁복아..연아..살려줘...
궁복:니 놈이 사실대로만 얘기하면 살려 줄 수도 있다.
중달:정말이라니까..나도 그 놈들이 해적인줄은 몰랐어.
정년:몰랐다면서 어떻게 그 놈들 밑에서 일을 해?
중달:안 그러면 죽을 처진데 어떡해..
정년:어이구!! 이걸.
정년이 중달을 후려치는데..
궁복:(제지하며)연아.
정년:성! 그만 둬! 이 자식 얘길 들어서 뭘 해!
죽여버리자구!!
중달:연아...살려줘...제발...살려줘..
이 때 무창이 발갛게 달군 인두를 들고 오는데..
중달 눈이 동그래져서 화들짝 놀라고...
최무창:니들은 저리 비켜라.
궁복:대장님.
최무창:비켜.
그리고는 무창이 중달을 확 낚아채는데..
중달:(싹싹 빌며)대장님...살려주십시오.
최무창:나는 당한 만큼만 갚는다.
연아 잡아라.
정년:예 대장님.
중달:잘못했습니다요. 제발 살려주십시오.
무창:(인두로 중달의 팔을 지지려고 하면)
궁복:대장님.
이런다고 우리한테 찍힌 노예낙인이 지워지진 않습니다.
무창:이렇게라도 해야 내 분이 풀리겠다.
궁복:대장님.
중달:말할께...머든 다 말할께...살려줘..제발 살려줘.
궁복:(중달을 보면)..
중달:그때..니들이 고쳤던 해적선의 살주가..
이도형대인이야.
궁복:(놀란다)
중달:청해를 침탈했던 해적이..이대인이라고..
궁복:(눈에 핏발이 서는데)정말이야?
중달:내..내가 왜 거짓말을 하겠냐?
당장 죽을 놈이 왜 거짓말을 하겠어.
궁복:(눈에 분노가 치미는데)....
70이도형 상단 앞(밤)
염장이 이도형 상단으로 가는데..
상단으로 들어가려는 순간 염장을 부르는 궁복의 목소리.
궁복:염문아.
염장이 돌아보면..어둠 속 한쪽 일각에 궁복이 서 있다.
궁복..분노 서린 얼굴로 염장을 바라보는데..
염장도 뭔가 이상한 느낌을 받고..
팽팽한 두 사람의 시선에서..
여각방안
궁복과 염장이 마주 앉아있다. 여각의 여주인이 있고
여주인:(염장에게 중국말)..소홍이를 부를까요?
염장:됐다. 내가 부르기전엔 아무도 들이지 말거라.
여주인..염장에게 예를 갖추고 밖으로 나가면..
염장이 술병을 들고..
염장:받아.
궁복:...됐어.
염장:난..좀 마셔야겠다.
염장이 술을 따르고 단숨에 술을 비운다.
염장:(담담하게)
유주 원행에서..니가..설대인 상단에 큰 공을
세웠다고 들었다.
(쓴웃음)덕분에...난...참담한 패배를 했지.
패배를 곱씹으며 유주에서 돌아오는 길에
난...우리 운명을 생각해 봤어.
궁복:...
염장:우리 운명이 엇갈린건..모시는 주인이 달라서가 아니라
그전에..무언가 있는거 같다..
근데 그게 뭔지는 모르겠어.
염장이 다시 술을 따르고 한잔을 비우는데..
궁복:..난..알겠어.
염장:....?
궁복:널 첨 만난건..
청해 저자거리 였지.
(이후..123부..궁복의 어린 시절 장면이 회상되는 위로)
그때 난 청해..현사 도련님 눈밖에 나서
격검으로 맞아 죽을 처지였다.
헌데..저자거리에서.. 검술 시범을 보이는 널
만났고 청해 지리를 가르쳐 주는 댓가로 검술을 배웠어.
니가 청해를 떠나고 아버지와 난 청해선창 도장이였던
중달이란 놈의 주선으로..비금도에 정박해 있는..
상선을 수리하러 갔었다.
헌데 내가..수리한 배가..상선이 아니라..
해적선이 였다는걸 알았을땐 아버지와 난 이미
돌이킬 수 없는 함정에 빠져 있었어.
얼마후..청해에..해적이 침탈했고
아버지와 난..해적과 내통했다는 죄를 뒤집어 썼다.
아버진...억울하게 돌아가셨고..
난...수도 없이 죽을 고비를 넘기고..
지금껏 살아왔어..
염장:...
궁복:..헌데..이제야...내 운명을 그토록 참담하게 만든
해적의 정체를..알게 됐다.
염장:(얼굴이 굳어지는데)..
궁복:니가..주인으로 모시는...이대인이
그때 청해를 침탈했던 해적선의 살주였다는걸..
이제야..알게 됐어.
염장:..(놀란다)...
궁복:우리 운명이 엇갈린건
우리가 모시는 주인이 달라서가 아니라
니가 모시는 주인이..내 아버지를 죽이고
나를 사지로 내몬 이대인이기 때문이야.
염장:...
궁복:(눈물이 그렁해지고)나는 우리가 모시는 주인의 갈 길이 달라서
우리가 만나지만 않는다면
그걸로 아무 문제가 없을것이라 생각했다.
너에 대한 좋은 기억을 가슴에 묻는것이
안타깝지만 그래도..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 운명이라고 생각했어.
염장:..
궁복:헌데...이젠..그게 아니야.
나는..이대인과 너에게 내 이 가슴에 타고 있는 불덩이를
토해 놔야겠다. 원한을.......갚아야겠어.
염장:....
궁복:내가...살아온..참담한 세월만큼
내가 당한..고통을 되갚아 주겠어.
염장:...
궁복:이제 우리가 다시 만난다면..
내 아버지를 죽인..원수로..
나를..사지로 내몬 원수로..만날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