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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뚫고 하이킥] 008
씬/1. 순재집 전경(야외)
해리OFF:아빠 쓰러져라! 죽어라!
씬/2. 2층 거실
보석 해리, 보드게임(젠가)하고 있고, 보석이 조심스럽게 스틱을 올려놓는 중이다.
준혁은 문구멍에 엎드려 고개만 내민채 응원하고 있다.
준혁/해리:어~ 조심 조심~/(방방 뜨며)쓰러져라! 쓰러져라!
보석:(올려놓고)성공~
준혁/해리:오오~/(실망)에이~ 살았네.
해리:내 차례!(스틱을 올려놓자마자 와르르 무너진다)
준혁:아 저 바보. 거기 놓으면 당근 무너지지~
해리:(스틱 집어던지며)누가 바보야!
준혁:(막으며)아! 이게!
순재OFF:현경아!
현경:(OFF 화난)어떻게 그러실 수가 있어요! 어떻게!
보석:(현경 목소리에 표정)
씬/3. 거실
화난 현경 앞에 순재가 죄인처럼 서있다. 보석 준혁 해리, 내려온다
현경:내가 99% 확신한다 그랬을때도 죽어도 아니라 그러시더니 그것도 결국 거짓말이잖아요!
순재:(민망해 할말이 없는)하..
현경:아버진 정말 양심도 없어요? 엄마한테 미안하지도 않아요? 엄마한테!
보석:(급히 현경 말리며)진정해. 내가 앞뒤 상황을 좀 아는데..
현경:(OL. 무시하고 계속)말씀해보세요! 엄마한테 미안하지도 않냐구요?
보석:아이~ 장모님 기일 날 교감 만나신 건..그럴만한 사정이 있어서..
순재:(고개 숙이고 있다가 놀라 눈이 번쩍)
현경:(OL)뭐? 엄마 기일 날..교감을 만나?
보석:(당황)어..어? 당신 그거까지 알고 이렇게 화난거 아니었나..?
현경:(순재 확 돌아보며)엄마 제삿날까지 교감 만나러 간거였어요? 친구분 위독하다고 거짓말까지 하고?
순재:(보석을 원망스러운듯 보곤)아니 그게..
현경:(너무 어이가 없어)아..세상에..아..(주체를 못하고 이마를 감싸쥐는)
순재:(현경 팔 잡으며)아니..그 날은 어떻게 된 거냐면..
현경:(버럭)놓으세요 이거!!(확 뿌리치고 문 쾅 닫고 들어가는)
해리:엄마..(따라 뛰어가다간 돌아서서)엄마 울잖아! 할아버지 나빠!
보석:씃. 해리야.(하곤 순재보며)죄송해요..전 그 일 다 아는줄 알고..
순재:(부라리며 소리)넌 좀 닥쳐! 좀!!
보석:(고개 숙이는)
해리:(소리)아빠 울잖아! 할아버지 나빠!
순재:(표정)
준혁:변태교감이랑..? 하..(고개 젓고 올라가는)
씬/4. 순재방
순재, 털썩 앉아 괴로운 듯 머리 감싸는 모습 위로 회상 연결
씬/5. 학교 운동장(야외)(회상-7회 마지막씬 연결)
7회 마지막 씬에 이어서. 차 앞에 현경 보이자 순재, 놀라 본능적으로 문을 열고 도망가려는.
현경:그만하세요! 이제!
순재:(괴로운 듯 차에 엎드리는)하..
자옥:(민망한듯 차에서 나오는)
현경:이래도 아니에요? 이래도 두 분이 사귀시는 게 아니냐구요.
순재:(변명의 여지없고)
자옥:(민망해 괜히 머리 매만지는)
현경:식구들까지 속이면서 어쩜! 하긴. 떳떳하시면 애초에 속이지도 않았겠죠.
자옥:이선생. 듣다보니 좀 그러네. 나도 곧 말할 생각이었는데..우리가 뭐 불륜도 아니고 떳떳하지 못할 이유는 없지않나?
현경:(자옥보다 순재에게)아버지. 말씀해보세요. 아버지도 떳떳하세요? 엄마 돌아가시기 전에 여자 문제로 그렇게 엄마 가슴에 대못을 박고..
순재:(OL. 자옥 눈치 보며 급히 말리듯)야야야. 여기서 이러지 말고 일단 집에..
현경:(OL)아버지가 엄마 장례식 때 한 그 맹세! 기억하신다 그랬죠 저한테?
순재:(현경 입 막으며)아아~ 거 집에 가서 얘기하자니까..
현경:(뿌리치고)그 맹세! 장례 끝난지 아직 3년도 안됐어요! 그래도 진짜 떳떳하세요?
자옥:(?)3년..이라니..? 어머니 그렇게 되신지 11년..됐다고...(순재 보는데)
순재:(슬쩍 시선 피하는)
현경:(OL. 순재 똑바로 쳐다보며)그럼 거짓말하셨나보네요. 저희 아버지가.
자옥:(순재를 보는 표정에서 다음씬으로 디졸브)
씬/6. 자옥방+순재방
창가에 서서 생각에 빠져있는 자옥. 차분한 표정이다
E:자옥 핸드폰 벨
자옥:(받고)네.
순재:접니다..이거 정말 죄송해서 뭐라 말씀을 드려야할지..많이 놀라셨죠.
자옥:(침착)..놀랐다기보다는..사실 좀..실망스럽네요..
순재:(표정)실망..예. 그러셨겠죠. 제가 미리 다 말씀을 드렸어야 했는데..
자옥:(OL)거짓말하신 건..뭐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근데 아까 그 상황에서 이선생님 모습을 보고..좀..마음이 혼란스럽네요.
순재:(괴로운)하..우리 이러지 말고 지금 좀 만나죠.(사이)아..그럼 내일은 어떠세요? 전 아무 때나 좋으니까 자옥씨 편하신 시간에 전화주시면 바로 나가겠습니다.(사이)예. 그럼 내일 뵙는 걸로 알고 전화 기다리겠습니다. 예.(끊고 벌렁 누워 이불을 머리까지 뒤집어쓰곤 괴로운 신음)아..
씬/7. 줄리엔 방
세경, 구인신문 보고 신애, 세경 무릎에 누워 자고 있는데 줄리엔 들어온다.
줄리엔:(츄파춥스 한통 끼고 들어오며)신애야~ I'm home~
세경:(웃으며 일어나는)오셨어요?
줄리엔:신애 자? lollipop 사왔는데.
세경:(발음 엉망으로 따라하며)날리파가 뭐예요?
줄리엔:(웃으며)lollipop. 사탕.
세경:아. 뭐하러 이런걸 자꾸..안 사다 주셔도 돼요.
줄리엔:It's nothing.(신애를 안아 침대에 누이려는)
세경:(잡으며)아니. 오늘부턴 침대에서 주무세요.(바닥 가리키며)저희 여기서 자면 돼요.
줄리엔:(웃으며)no no. 나 밖에서 자는 거 좋아해.
씬/8. 거실
순재, 방에서 나오는데 아줌마는 바닥에서 마늘까고 준혁은 소파에서 게임기 로 게임하고 해리가 구경하고 있다.
아무도 안 보는듯한 티비에서는 로또 방송이 시작되고 있다.
해리:(준혁 옆에서)그걸 잡는 거야? 나도 해볼게! 나도!
현경:(주방에서 나와 방으로 들어가는)
보석:(졸졸 따라가며)뭐라도 좀 먹지. 여보.
현경/보석:(말없이 방으로 들어가는)/(따라 들어가는)
순재:(현경보며 표정)
해리:나도 한번 해볼게! 나도!
준혁:(게임기 치우며)아이 씨! 절루 안가?(발로 미는)
해리:씨..
순재:해리야 이리와. 할아버지랑 놀자.
해리:(보고는)싫어! 할아버지 나빠!(혀를 쑥 내밀고는 2층으로 가는)
순재:(표정. 준혁에게 가서)너 이번에 영어 시험 97점 받았다며. 잘했다.(머리 쓰다듬는)
준혁:(싫은 듯 머리를 쓱 빼고 계속 게임하는)
순재:(표정. 멋쩍고 쓸쓸한데)
E:문자 도착음
순재:(핸드폰 보면)
문자 인서트>
자옥OFF:내일 보기로 했던 거 좀 미룰게요. 당분간 생각좀 정리하고 제가 먼저 연락드리겠습니다.
순재:하..(좌절해 소파에 앉으며 머리 감싸는)
대화 없이 티비 소리만 들리는 썰렁한 거실.
TV 인서트>로또 추첨 방송
사회자:이번주 1등의 행운을 거머쥘 마지막 번호는..26번입니다!
도우미:(말 떨어지자마자 환호)으아악~!!(까던 마늘 내던지며 벌떡 일어나는)
순재:(놀라 돌아보다 마늘에 얼굴 맞는)
도우미:으악~~!! 으악~!(두주먹을 불끈쥐고 거실을 마구 뛰어다니며 난리 발광)
해리:(놀라 내려오고)
보석/현경:(무슨 일인가 문열고 나오는)왜 그러세요?/(보는)
도우미:으악~!! 어떡해 어떡해!(보석 잡고 방방뛰는)
보석:왜 이러세요?
도우미:(실성 모드)나 1등! 1등!! 로또 1등!! 으악!!
보석:로또 1등이요?
도우미:(두손 마구 비비며)아이구 부처님 보살님!!(하며 다시 소파쪽으로 와서 가방 집다간 준혁 머리 잡으며)으악~! 1등 1등!
준혁:아! 왜 이러세요!
도우미:(손 비비며)아이구 부처님 보살님!! 으악!!(그냥 뛰어나가는)
보석:어디 가세요? 마늘 까던 건 치우셔야죠. 아주머니!
이미 나간. 식구들 얼빠져 보는.
씬/9. 한옥 마당
다들 잠든 고요한 밤. 히릿도 자고 있다.
인나, 방에서 전화받으며 나오는.
인나:(자다 일어난듯 걸어온다)왜 전화했어? 자고 있었지..(평상에 앉다가 슬리 핑백 속에 자고 있던 줄리엔 얼굴을 깔고 앉는)
줄리엔:악~!!
인나:엄마!!(질겁을 하고 일어나는)
줄리엔:(얼굴 잡고 아파하며 일어나는)Ouch!!
방들마다 불 켜지며 세경, 정음, 광수 내다보는
세/정/광:무슨 일이에요?/왜왜! 무슨 일이야!/뭐야! 왜 그래?
인나:나중에 전화할게.(전화 끊고는)어떡해. 아무도 없는 줄 알고 얼굴을 깔고 앉았어.(줄리엔을 보며)괜찮아요?
줄리엔:(코 잡으며)괜찮아 It' ok.
광수:(나오며)야. 줄리엔 맨날 여기서 자는데. 보지도 않고 깔고 앉냐?
인나:몰랐지. 근데 왜 맨날 여기서 자는..(하다가 세경보며)아 참.
세경:(표정)
정음:어! 코피 난다!
줄리엔:(쓱 닦아 확인하곤 고개를 뒤로 젖히는)
인나:어떡해~ 미안해요 정말.
줄리엔:no problem.
세경:제가 솜 갖고 올께요!(뛰어가는)
씬/10. 줄리엔 방
신애 자고 있는데 세경 들어와 솜 꺼낸다
세경:어떡해..다 우리 때문에..정말 빨리 나가야지 안 되겠어..
씬/11. 다음날 한옥 전경(야외)
씬/12. 한옥 마당
정음. 히릿 밥 주고 있고, 광수와 인나는 동작 맞춰보며 춤 연습 중.
신애, 사탕 통 끌어안고 줄리엔(얇은 집업후드티 입은)과 평상에 앉아있다.
줄리엔:맛있어?
신애:(사탕 빨며)네! 너무너무너무 최고로 맛있어요!
세경, 방에서 나와 신발 신으며
세경:신애야. 가자.
줄리엔:아침부터 어디가?
세경:(웃으며)일자리 좀 다시 알아보려구요.
정음:요즘 경기 안 좋아서 일자리 구하기 힘들텐데.
광수:그러게. 누구처럼 서울대라고 뻥치면 모를까. 크크크.
정음:야! 내가 뻥친 거 아니라 그 집에서 먼저 오해한 거라 그랬지!!
인나:(랩하듯)엎어치나 메치나 오십보나 백보나 똥이나 된장이나.
광수:크크~ 근데 똥 된장은 좀 아니다~
인나:그래? 그럼 서운대나 서울대나! 크크크크(놀리며 웃는)
광수:크크크크(배 잡고 오바하며 웃는)
정음:(열받아)히릿! 가서 저것들 확 물어 뜯어버려!! 빨리!
히릿:(멍한 표정)
줄/세:(웃고)
신애:(사탕 통 채로 끌어안고)가자 언니.
세경:그걸 다 가져가게?
신애:(끄덕끄덕)응
세경:(서너개 빼며)이것만 갖고 가. 그럼 저희 다녀올께요.
신애:(손 흔들며)갔다 올께요!(나가려는)
줄리엔:잠깐만!(주머니에서 이만원 꺼내 쥐어주며)차비 없잖아.
세경:아우 아니예요. 걸어가면 되요.(돈 밀어내는)
줄리엔:나중에 갚아,(세경 주머니에 넣어주고 가려는)
세경:아니에요. 정말 괜찮아요.(하며 가는 줄리엔 티를 잡아당기는)
줄리엔:(집이 확 열리며 몸이 드러나는)
신애:(가리키며)어! 배 나왔다!
세경:(민망해 서둘러)나..나중에 꼭 갚을게요.(얼른 신애 끌고 나가는)
줄리엔:(거의 동시에 돌아서서 옷 만지는)
정음/인나:(줄리엔의 탄탄한 근육 보고 눈 휘둥그레)오오~
히릿:(왠지 놀라는 표정)
광수:(우와~ 감탄하다가 인나 반응보고)이씨..(얼른 손으로 인나 눈 가리는)
인나:(광수 확 밀며)비켜~
씬/13. 순재방
순재, 앉아서 문자 보내고 있다.
순재OFF:자옥씨. 아무래도 일단 오늘 만나는 게 좋을거 같네요. 자옥씨 생각도 한번 들어보고 싶구요..
짧은 디졸브. 핸드폰을 뚫어지게 보며 기다리는데 응답 없다.
순재, 후..실망하는 표정.
씬/14. 거실
순재, 방에서 나오는데
현관쪽에서 외출복 차림의 현경 보석 해리, 나와 현관으로 간다.
순재:큼..아침부터 어디들 가냐?
현경:(무시하고 해리 신발 신기는)
보석:(미안한듯)아~ 해리가 나가자고 자꾸 졸라서요.
해리:(짜증)나 졸려~ 나가기 싫어~
현경:시끄러!(해리 팔 확 잡아끌어 데리고 나가는)
보석:(조심스레)저기..아버님..새 파출부는 점심 때 쯤 오기로 했구요..일단은 밥솥에 밥은 좀 있으니까..(하는데)
현경:(OL 문 확 열며 버럭)빨리 안 나오고 뭐해!
보석:(놀라)어어. 나가 나가.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순재:너 나랑 1,2분만 얘기 좀 할수 있냐?
보석:1,2분요?..아..지금..(불안한듯 밖을 보는)
순재:잠깐만 일루와 봐.(잡아끌곤)내가 사실 너도 알다시피..(하는데)
현경:(OFF. 소리 빽)뭐하고 있어? 빨리 안 나와?
보석:(놀라)어. 나가 나가. 지금 나가야 될거 같은데 어떡하죠?
순재:1분만. 너도 알다시피..내가 지금 상황이 좀..
보석:(급해)아버님 죄송한데 저 사람 기다리고 있어서..
순재:그러니까 1분만. 너도 알다시피 내가 지금 상황이..
현경:(OFF. 화가 나 빽)빨리 안 나올래! 정말!!
보석:나가 나가 나가!(급한)저 갔다와서 들을께요 아버님.(가려는)
순재:(잡으며)잠깐만. 그럼 현경이한테 이말만 전해.
현경:(문열자)당신 정말!!
보석:나가나가!(순재를 과격하게 뿌리치며)다녀오겠습니다!
순재:(표정)
썰렁한 거실에 혼자 남은 순재.
소파로 가며 자옥에게 전화해보는데 전화를 받을 수 없다는 멘트가 나온다.
실망한 듯 소파에 풀썩 엎드려 고개를 묻는 순재. 방귀를 뿌웅..뀐다.
방귀 소리. 뿌웅..웅웅웅..에코로 넓은 거실에 공허하게 울려 퍼진다.
씬/15. 거리(야외)-몽타주
세경과 신애. 각종 가게들에서 나오는 모습 위로
주인1OFF:숙식 제공? 숙식제공은 안돼~
주인2:(0FF)지금 있는 직원도 짤랐는데. 딴데 알아봐.
주인3OFF:중졸? 중졸은 좀 곤란한데..
씬/16. 당구장(야외)
세경, 신애 있고, 주인4가 능글맞게 세경을 훑어본다.
주인4:숙식제공 일자린 없구...아저씨가 용돈은 두둑하게 챙겨줄 테니까..(세경 어깨에 손 얹으며)어떻게, 내 애인 안할래?
세경:(몸 빼며)왜 이러세요?
신애:(째려보고 있다가 주인 허벅지를 콱! 물어버리는)
주인:아~!!
신애:언니! 도망 가!!(세경과 막 도망치고)
씬/17. 주방
순재, 식빵쪼가리 맛없게 뜯다가, 에이..팽개치는
씬/18. 거실
순재, 문자 보내며 거실로 나오다가 마늘을 밟고 휙 미끄러져 넘어진다.
순재:악!!(허리 짚으며)아우아우..(갑자기 확 열받아 마늘 집어던지며)이놈의 파출부는 집을 이렇게 개판 만들어놓고!! 지만 로또 맞으면 다야!!(힘들게 일어서는데)아우아우..
E:집 전화벨
순재:(화난 채 받으며)여보쇼! 뭐? 파출부회사? 당신들 말이야. 새로 보내준단 파출부는 온단지가 언젠데 왜 아직도 안와? 뭐? 안왔다니까! 집은 지금 엉망진창인데! 빨리 보내! 좀!(확 끊어버리는)후..(하다 문자 보내는)
순재OFF:자옥씨. 우리 만나요. 일단 만나서 얘기해요. 연락 기다리겠습니다.
컷튀면. 순재, 소파에 앉아 문자 보내는
순재OFF:자옥씨. 제가 미친놈이에요. 제가 무조건 잘못했어요. 연락 좀 주세요.
컷튀면. 순재, 초조하게 왔다갔다하며 문자 보내는
순재OFF:자옥씨, 제 문자보고 계신거죠? 한마디라도 좋으니까 답장좀 해주세요.
컷튀면.
순재, 전화 거는데, 전화를 받을 수 없다는 멘트 흘러나오자,
실망한 듯 소파에 풀썩 엎드려 고개를 묻는다. 그리고또 방귀를 뿌웅 뀐다.
방귀 소리. 뿌웅..웅웅..에코로 넓은 거실에 공허하게 울려퍼진다.
씬/19. 거리일각(야외)
세경 신애, 터덜터덜 걸어오는
세경:오늘은 그만 가야지 안되겠다.(두리번)여기 버스 타는 데가..
신애:(지하도로 들어가는 사람 보며)언니 저기는 들어가면 뭐가 있는 거야?
세경:아 저거~ 지하철이라고 땅 속으로 다니는 기차있어.
신애:땅속으로 다니는 기차?(긴 기차 흉내내며)이이 기차?
세경:어.
신애:우와~ 그럼 우리 버스말고 그거 한번 타면 안돼?(조르듯)그거 타자~ 그거~
세경:(좀 겁나는 듯)나도 한번도 안 타봤는데..
씬/20. 지하철 안(야외)
지하철 문열리고 세경 신애, 탄다.
신애:와!(두리번)문은 누가 열어 주는 거야?
세경:저절로 열리는거야.(조용하라고 입에 쉿 표시)
신애:저절로? 어떻게 저절로 열려?(하다가)어 소매치기 아저씨다!
세경, 보면 지훈이 책 읽으며 서 있다.
신애:(지훈에게 가서 치며)아저씨!
지훈:(보는)
세경:어머. 안녕하세요. 또 뵙네요.
인서트>플래시백. 4회. 주유소에서 세경, 지훈에게 기름 쏘는 장면 짧게.
지훈:(덤덤)아..
신애:(막대사탕 꺼내 지훈에게 내밀며)이거 하나 먹을래요? 되게 맛있어요.
지훈:됐어. 너 먹어.(다시 책 보는)
신애:되게 맛있는데..(하고 자기가 빨아먹는)
세경:지난번에 주유소에선 정말 죄송했어요.
지훈:(계속 책만 보며 건성)어..
잠시 후. 전철이 정차하느라 덜컹 흔들리는.
사람들, 어어~ 휘청하고 그 바람에 침 잔뜩 묻은 신애 막대사탕이 뒤에 서있던 뚱보 아줌마 엉덩이에 달라붙는.
신애:어! 내 사탕..
아줌마:(문 열리자 내리고)
신애:어! 사탕~(아줌마 엉덩이 보며 따라 내리는)
세경:(놀라)신애야! 여기 내리면 안돼!(따라 내리려는데)
지훈:(내리려는 사람 길 비켜주려다 세경 신발 뒤꿈치를 밟는)
세경:(신발 벗겨진 채 급히 내렸다가 돌아보며)어!
지훈:어!(세경과 동시에 서로 쳐다보고. 신발을 주워 열린 문틈으로 급히 던지는데 문 닫히며 다시 튕겨져나와 머리에 맞는)아!(신발을 받는)
세경:(보다가 신애 간 쪽으로 달려가는)신애야!
지훈:어!(신발 든 채 표정)
전철 출발. 지훈, 신발 들고 있다가 툭 던지는. 사람들 힐끔 쳐다보자
지훈, 좀 그런지 다시 주워 가방 앞 주머니에 찔러 넣곤 다시 책보는
씬/21. 지하철 역 근처 지하도(야외)
신애, 엉덩이에 막대사탕 붙이고 가는 아줌마 쫓아와 떼서 다시 먹는.
신애:(그러다 두리번)어? 여기 어디지?
세경:야!(달려와)너 또 잃어버리면 어떡할라고 맘대로 내려!(엉덩이 때리는)
신애:아아~ 잘못했어~ 다신 안 그럴게. 진짜야~
세경:(꿀밤)쬐끄만 게 겁도 없어 진짜.
신애:아! 진짜 안 그래~(하다 한쪽 신발 없는 발 보고)어!언니 신발 어쨌어?
세경:너 쫓아오다 잃어버렸잖아!
신애:미안..
세경:하..집에 어떻게 가지?(두리번거리다 쓰레기통 옆 스티로폼 발견하는)
컷튀면 세경. 스티로폼을 바닥에 대고 끈으로 둘둘 묶어 신애와 걸어가는
씬/22. 주유소 앞(야외)
지훈, 한손에 테이크아웃 커피 들고 주유소 앞을 지나
가다“맞다..”하곤 고참에게 가는. 고참, 인사하는
지훈:(신발 내밀며)이거..저한테 기름 쐈던 알바생한테 좀 전해주세요.
고참:어? 걔 그날 바로 짤렸는데요.
지훈:아..(혼잣말)하긴. 안짤리는 게 이상하지.(하고)예. 알겠습니다.(가다가 쓰레기통 보이자 버리려는데)
E:지훈 핸드폰 벨
지훈:(받고 걸어가며)예 교수님. 아, 그 논문이요. 지금 집 근처니까 금방 메일로 보내드릴게요.(통화하며 가느라 신발을 무심히 가방주머니에 넣는)
고참:(몸 풀 듯 기지개 켜는데 저쪽에서 오는 세경 신애 발견하는)어! 야! 야~!
세경:(보고 인사 꾸벅하는)어, 안녕하세요.
신애:(인사 꾸벅)안녕하세요.
고참:방금 누가 너 찾아왔었어.
세경:절요? 누가요?
고참:왜 저번에 니가 기름 쐈던..무슨 신발을 전해달라길래 일 안한다 그랬더니 그냥 가던데?
세경:(다급)진짜요? 언제요? 어디로 갔는데요?
직원:방금(가리키며)저쪽으로..뛰어가면 금방 따라잡을 수 있을걸?
세경, 신애 손을 잡고 달리기 시작한다.
조금 달리다보니 막 모퉁이를 돌아 사라지는 지훈 뒷모습이 보인다.
세경/신애:(뛰며)어! 아저씨~! 아저씨~!/소매치기 아저씨!
씬/23. 순재집 앞 골목(야외)
지훈, 이어폰 끼고 집 쪽으로 걸어가는데
세경 신애, 모퉁이 돌아 따라오며“아저씨~!”부르는데도 못 듣는다.
결국 지훈, 집으로 들어버린다.
세경:아씨..(돌아보면)
신애:(뒤쳐져 뛰어오며)언니~~(숨차 헥헥)
세경:(순재집 가리키며)저 집으로 들어갔어.
씬/24. 거실
순재, 소파에 널부러져 있는데 지훈 들어온다.
지훈:(이어폰 빼며)다녀왔..(하다 순재 보곤 입 닫는)
순재:(일어나며)왔냐?
지훈:(말없이 신발을 벗는)
순재:(민망한 듯)너..내 얘기..들었냐?
지훈:(덤덤)예.(계단쪽으로 가는)
순재:야 임마..(얼른 다가가 잡고 슬며시 끌어안으며)딴사람은 몰라도 넌 날 이해해 줄 거라고 믿는다.(등 두드리며)그지?
지훈:(반응 없이 차렷 자세로 있다가 순재 팔 거두며)그러게 좀 어지간히 좀 하시지..(올라가는)
순재:(표정. 쓸쓸히 소파 쪽으로 오다가 또 마늘 밟고 미끄러지는)에이씨!! 이놈의 마늘 진짜!(확 던지며)이놈의 새 파출부는 대체 오는거야 안오는거야!!
씬/25. 순재 집 대문 앞(야외)+거실
세경/신애:(대문 두드리며 크게)문 좀 열어주세요~ 신발 찾으러 왔어요~/열어주세요~
세경:안 들리나?(하다 초인종 발견하고)어? 이거 누르는 건가보다.(눌러보는)
순재 OFF):(버럭)누구야!!
세경/신애:(깜짝 놀라 어디서 들리는 소린지 두리번거리며)저흰..(하는데 문 열리는)
순재:(인터폰 쾅 내려놓고)이놈의 파출부! 점심때 온다 더니 이제 나타나고 자빠졌어 이게!
세경 신애, 주춤주춤 대문으로 들어가는
씬/26. 거실
세경, 신애랑 들어서는데
세경:저..(하는데)
순재:(무섭게 화내는)뭐하자는 거야! 온단지가 언젠데 이제 오구 자빠졌어!!?
세경:(주눅)에? 전 제 신발..
순재:(OL)시끄러! 군소리 말고 여기 마늘부터 다 치워! 사방에 마늘 천지야 아주. 저기 걸레 있으니까 냄새 빠질 때까지 싹싹 닦아.
세경:에? 제가 왜 마늘을..
순재:(호통)아 늦은 주제에 무슨 말이 그렇게 많아! 묻지도 말고 따지지도 말고 하라면 군소리 말고 해! 아 빨리~!!
세경:(겁먹어)네? 네..!(무서워 허겁지겁 마늘 치우고)
순재:(서 있는 신애 보고 버럭)얜 또 뭐야?
신애:(무서운)저 신앤데요. 신신애..
순재:누가 이름 물어봤어!?
세경:(조심스레)제 동생이에요. 신애야. 넌 마당에 나가있어.
신애:어.(하고 얼른 나가면)
순재:일하는 데 애나 데리고 오고 말야! 꾸물거리지 말고 빨리 빨리 치워!
세경:네!(겁먹어 마늘을 주워 담는)
<시간경과>밤.
세경, 영문 모르고 걸레질 하고 있는데
지훈 내려오는
지훈:(황당)어? 너 뭐야?
세경:(보곤)어..
지훈:(OL)니가 왜 우리집에서 걸레질을 하고 있냐?
세경:네? 그게 저도 잘..신발 찾으려고 주유소에서 아저씨 보고 따라 왔는데..할아버지가 일하라 그러셔서..(하는데)
순재:(화장실에서 나오는)
지훈:뭐? 얘 뭐에요 아버지?
순재:뭐긴 뭐야. 새로 온 파출부지.
세경:네? 저 파출부 아닌데요..전 그냥 신발 찾으러 온건데...
순재:뭐? 그럼 그렇다고 말을 해야지. 넌 입이 없어? 뭐가없어?
세경:할아버지께서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일 하라고 하시길래...
순재:이런 멍청하긴.
지훈:실수는 아버지가 하시고 왜 얘한테 그러세요~
순재:뭐가? 내가 뭐~
세경:근데 할아버지..혹시 파출부 구하시는 거면 그냥 제가 하면 안돼요?
순재/지훈:뭐?/(보고)
세경:돈은 조금만 주셔도 되요. 동생 학교 보내야 되는데 제가 시골에서 와서 지낼 데가 없어서..제 동생하고 저 잠만 재워주시면 정말 열심히 할게요. 네?
지훈:(표정)
순재:안돼! 대가리에 피도 안 마른게 무슨 파출부야!
세경:저 집안 일 되게 잘해요. 중학교 때 부터 엄마 없이 제가 살림 다 했어요.
순재:쓸데없는 소리 말고 얼른 가!(하고 방으로)
지훈:(세경 보는 표정)
컷튀면, 현관 앞. 지훈이 내민 신발을 받아드는 세경
지훈:자, 니 신발.
세경:(신고)그럼 안녕히 계세요.(나가려는데)
지훈:야!(주머니에서 2만원 꺼내 주는)이거 가져가.
세경:(얼결에 받고)돈은 왜...
지훈:어쨌든 일한 거잖아. 일당이라고 생각해.
세경:됐어요..(하고 다시 주는)
지훈:(다시 주며)가져가.
세경:(다시 주며)그럼 저번에 아저씨 소매치긴 줄 알고 받았던 돈..이걸로 갚는 걸로 할게요. 안녕히 계세요.(하고 나간다)
지훈:(잠시 표정 있다가 2층으로)
씬/27. 순재방
순재, 자옥에게 다시 전화하는데 전화를 받을 수 없어 음성으로 연결된다는 멘트 흘러나온다. 순재, 음성 남긴다.
순재:자옥씨. 아무래도 안되겠어요. 당장 만나요. 지금 집앞으로 가겠습니다.
씬/28. 거리(야외)
세경. 신애랑 터덜터덜 손잡고 가는데 신애 신발 끈 풀린 게 보인다.
세경, 쪼그리고 앉아 신애의 신발끈을 묶어주는데
저쪽에서 걸어오는 순재가 보인다.
세경, 어색하게 눈인사만 하고 다시 신애랑 손잡고 걸어간다.
같은 방향으로 걸어가는 세사람.
짧은 디졸브.
세사람. 좁은 골목으로 들어선다. 같은 방향으로 계속 가는데 어색하다.
신애:(침묵을 깨고 소곤)언니..저 할아버지 왜 자꾸 우리 따라와?
순재:내가 니들을 왜 따라가!(빠르게 앞서 걸으며)난 내갈 길 가는거야.
짧은 디졸브.
순재:(앞서 걸어가다)근데 넌 젊은 애가 딴 일 다 두고 왜 파출부를 하려고 그래? 엄마 아버지가 없냐?
세경:엄만 6년 전에 병으로 돌아가셨구요..아빤..(시무룩)서울에서 만나기로 하고 헤어졌는데..연락이 안되서 기다리는 중이에요.
순재:어디서 헤어졌는데?
세경:태백이요..강원도 태백..
순재:그럼 그 먼데서 니들 둘이 서울까지 온거야? 서울에 아는 사람은 있고?
세경:(절레절레)없어요. 아무도
순재:(걸어가며 좀 딱하게 보는)
씬/29. 한옥 집 앞(야외)
순재 세경 신애, 자옥집 근처까지 왔다.
세경:저흰 다 와서..그만 들어가 볼게요.
순재:(놀라)니들 이 집 살아?
세경:사는 건 아니구요..외국인 아저씨가 재워주셔서 잠깐 신세지고 있어요.
신애:(따라서)네. 잠깐 신세지고 있어요.
순재:그래?(하다)잘됐네. 여기 이쁘게 생긴 주인 할머니 계시지?
세경:어? 저희 주인 할머니 아세요?
순재:어. 그 할머니한테 밖에서 이순재씨가 기다린다고 잠깐만이라도 좀 뵙자고 전해줄래?
세경:네에..(신애랑 들어가는)
씬/30. 한옥마당
세경 신애 들어와 자옥방문을 두드린다.
자옥OFF:누구야?(문 여는)
세경:저기..밖에 이순재 할아버지란 분이 기다리세요. 할얘기 있으시다구..
자옥:(표정)
씬/31. 한옥집 앞(야외)
순재, 초조하게 기다리는데
문 빼꼼 열린다.
순재:자옥씨?(돌아보는데 세경이다)왜 혼자 나와? 주인 할머니는?(기웃기웃)
세경:저기..오늘은 그만 가셔야 겠는데요. 할머니께서 나중에 연락드리시겠대요.
순재:안돼. 오늘 꼭 만나야 돼. 다시 가서 나오실때까지 밤새 기다리겠다고 전해.
세경:네에..(들어가는)
씬/32. 한옥 마당
세경, 자옥 방 문 똑똑 두드리고 열고,
자옥, 세경을 쳐다보는
씬/33. 한옥집 앞(야외)
세경, 나와서 순재한테 뭔가 말 전하면,
순재, 안된다는 듯 고개 절레절레
세경, 다시 들어가고
씬/34. 한옥 마당
세경, 자옥 방 문 열면,
자옥, 쳐다보는
씬/35. 한옥 집 앞(야외)
세경, 나온다.
순재:뭐래? 나오신대?
세경:아니요. 토요일날 만나자고 전해달라세요. 장소 시간은 문자로 주시겠다고..
순재:하..(하다)그래 알았다. 니가 수고했다.(하고 가는데)
세경:할아버지!(부르고)
순재:(돌아보면)
세경:(손나발)요 앞길에 가로등 나갔거든요? 컴컴하니까 조심해서 가세요~
순재:어? 어..그래..(다시 가다가 뒤돌아 집으로 들어가려는 세경을 보는. 좀 딱한 듯 보다 다시 갈 길 가다간 다시 뒤돌아)얘!
세경:(들어가려다 다시 나와서)네 할아버지.
순재:너 낼부터 우리 집 와서 일해.
세경:(놀라)네?
순재:귀 먹었어? 동생 데리고 우리집 와서 일하라고.
세경:(뛰어오며)정말이세요? 정말 저 써주시는 거에요?
순재:뭐 좀 좁긴해도 니들 둘이 잘 만한 데가 있긴 있으니까 뭐.
세경:(OL. 너무 기뻐 목소리 커져)상관없어요!! 아무리 좁아도 상관없어요!!
순재:그럼 내일 와.(하고 가며 괜시리 뿌듯해 미소 짓고)
세경:(가는 순재 뒷모습에 대고 연신 꾸벅이며)고맙습니다~!! 할아버지 정말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환하게 웃는 모습에서)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