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국민청원) 문재인 대통령님께
지난 해 9월 10일,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세계유산분과 제5차 회의에서는 「가야고분군」을 2021년 세계유산 등재신청 대상으로 선정하였습니다. 이는 지금까지 문헌기록이 부족한 가야사를 연구 복원하는데 최고의 유산으로 가치를 지닌 「가야고분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된다는 것에 온 국민이 함께 축하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우리 민족의 신라, 고구려, 백제의 유산들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습니다. 이에 반해 가야는 주변의 중앙집권적 고대국가와 병존하면서 연맹이라는 독특한 정치체계를 유지했습니다. 따라서 가야문명을 실증하는 독보적 증거로서 존재하는 「가야고분군」의 세계유산 등재신청은 우리 역사를 올바로 정립한다는 데 그 의의가 크다고 여겨집니다.
하지만 이번에 등재신청을 하는 「가야고분군」에 「김해 대성동 고분군」, 「함안 말이산 고분군」, 「합천 옥전 고분군」, 「고령 지산동 고분군」, 「고성 송학동 고분군」,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 만이 아니라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까지 포함된 것에 많은 우려를 안고 이를 시정해 주실 것을 청원하는 바입니다.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은 문화재청에서 지난 2018년 국가지정문화재(사적)로 지정할 때도 지정사유에 가야와 백제의 고분 축조 방식이 모두 나타나며 현지세력, 가야 및 백제의 특징을 보여주는 유물이 함께 출토되어 5~6세기 전라북도 동부 지역의 고대사 및 고대문화 연구에 중요한 유적이라고 명시한 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남원시를 비롯하여 관련된 일부 학계에서는 전라북도 동부지역에서 ‘가야계’ 유적 유물이 발견된다고 이들 지역을 가야의 강역으로 지칭하고, 한편으로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을 「가야고분군」과 함께 세계유산으로 등재하기로 했다는 것은 참으로 우려할 만한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들의 주장대로라면 대가야(고령)의 서부 영남지역에서 4~5세기경의 백제의 마구, 금공예품, 토기 등이 다수 출토되는 것을 두고 백제의 강역이라고 하는 것에 다름이 없습니다. 이것은 4~5세기 경에 백제와 가야와의 문화적인 교류가 활발했던 것의 증표로 보아야 맞을 것입니다.
오늘날 영호남 경계지역은 고고학적으로나 역사학적으로 호남 동부지방의 백제와 영남 서부지역의 가야와는 소백산맥과 지리산이 자연적인 경계를 이루면서 인적 문화적 교류의 흔적을 남겨놓고 있는 지역입니다.
그럼에도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을 「가야고분군」에 포함시켜 가야의 강역으로 삼으려는 것은 우리나라 역사를 왜곡한 일본의 ‘임나일본부설’을 정당화시킬 수 있는 위험천만한 일이 될 것입니다.
대통령님께서 대선 후보 시절 부산·경남 지역 공약 중 하나로 `가야 문화권 개발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 등 가야문화 복원 사업을 제시하시면서 "보통은 가야사가 경상남도를 중심으로 경북까지 미치는 역사로 생각들을 많이 하는데 광양만, 순천만, 금강 상류 유역까지도 유적들이 남은 아주 넓었던 역사"라며 "영호남의 벽을 허물 수 있는 좋은 사업"이라고 강조했던 이유는 소외된 역사를 되살리고 가야와 백제, 뿐만 아니라 가야와 왜의 관계에서 지역과 국가 간의 소통과 화합을 이루기 위한 의도이지 역사를 왜곡하면서까지 정치적인 의도와 목적을 이루려 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일부 대통령님의 뜻을 곡해한 학자나 관료, 그리고 1조 2천억 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이 특별법으로 가야사 복원 사업에 투입된다는 사실에 눈 먼 일부 국가기관 및 대학을 비롯하여 자치단체의 지역이기주의 행태를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역사의 진실과 정의를 믿고 계시는 대통령님처럼 우리 고대사가 왜곡되거나 변질되지 않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청하옵건대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을 「가야고분군」에 포함시키는 부분은 좀 더 시간을 두고 전국적인 학계와 국민의 의견을 청취한 후에 등재신청을 논의하도록 해주십시오.
올해 1월 말 문화재청 세계유산 분과위원회에서 최후 심의한다고 함으로 시기적으로 촉박한 감이 있으나, 나중에 연속유산으로 추가등재도 가능하니 소위 ‘호남가야설’은 학계에서 충분한 연구와 검토가 있어야 하고 고대국가의 영토강역에 대한 뚜렷한 역사적 정립이 세워진 이후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해도 무리가 없을 것입니다.
이에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은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신청에서 제외시켜 주실 것을 국민들과 함께, 특히 서울과 경기, 인천, 강원지역에서 활동하는 47개 문화재지킴이 단체들과 회원들이 앞장 서 이 청원의 글을 올립니다.
2021년 1월 21일
사단법인 문화살림 대표 오덕만 올림
첫댓글 (청와대 국민청원) 문재인 대통령님께 건의하신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 관련하여 잠간 자료를 찾아보게되었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고분군 관련해서도 찾아보아야겠다는 욕심이 생기네요. 대표님께서 건의 하신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도 다른 고분군과 함께 세계유산 등재신청 포함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