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치놀래기'
먹잇감 가로채는 '바닷속 하이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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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무리의 용치놀래기들이 성게를 공격하고 있다. |
술뱅이라는 사투리로 더 잘 알려진 용치놀래기(농어목 놀래기과)는
우리나라 연안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어류이다.
바닷속에서 용치놀래기 무리를 보고 있으면 아프리카 초원의 눈치 빠른 사냥꾼 하이에나가 떠오른다.
호기심 많고, 식탐 강하고, 무리 지어 다니면서 다른 동물이 사냥한 먹잇감을 가로채고,
덩치가 큰 동물이라도 허점이 보이면 거침없이 달려드는 약삭빠른 전투 본능 등 모든 것이 하이에나를 닮았다.
스쿠버 다이버가 바닷속으로 들어가면 다른 어류들이 놀라 도망가는 것과 달리
이들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따라 다닌다.
다이버가 멈추면 같이 멈추고 움직이면 같이 움직인다.
이들 눈에는 다이버들이 덩치가 큰 바다 동물로 보일 거다.
덩치 큰 바다 동물을 따라 다니다 보면 사냥할 때 부산물을 챙길 수도 있고
방심하는 틈을 타 먹잇감을 가로채 갈 수도 있다.
용치놀래기의 용치(龍齒)라는 이름은 튀어나와 있는 두툼한 입술 사이로 드러난
두 개의 앞니가 용의 이빨처럼 날카롭고 뾰족한 데서 유래한다.
영어명은 늙은 아내란 뜻을 가진 레스(Wrass)인데, 아마 레스라 이름 지었던 사람의 아내가
나이가 들면서 심술보가 터져 늘 입을 삐죽 내밀며 다닌 듯하다.
지역에 따라서는 튀어나온 입이 돼지 입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호그피시(Hogfish)라 부르기도 한다.
용치놀래기의 몸 색깔은 암컷과 수컷에 차이가 있다.
수컷은 등 쪽이 청록색이고 배 쪽이 황록색이지만,
암컷은 전체적으로 붉은빛이 강하고 등과 배 쪽 모두 황록색을 띤다.
공동기획 : 한국해양대학교, 이텍솔루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