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눈의 고장이었다.
밤의 밑바닥이 하애졌다. 신호소에 기차가 멈춰 섰다"
설국의 이 서두는 명문장이라고 하나 우리는 반쯤만 느낀다.
일본어의 독특한 운율을 전혀 느낄 수 없고,
싸구려 한글로 조악하게 표현 되었기 때문이다. - 제생각
여행객과 산촌의 게이샤와 맬랑꼴리한 사랑나눔이 주제인 듯 한데
처음 알게된 단어 "지지미" "눈 바래기"
일본 문화와 생활습속을 모르는 나를 위하여 길게 소개해 주어 고맙다.
지지미는 삼나무 껍질에서 뽑아낸 모시같은 실로서 옷감을 짠 것이다.
눈덮인 산골에서 눈 속에서 실을 만들고, 눈 속에서 짜고, 눈으로 씻어, 눈 위에서 바랜다네요
지킴이가 아니고 지지미 라서 기억에 남습니다.
꼬치창고에 불이 나서 불구경을 가는 밤에
하늘의 펼처진 은하수의 별빛 하나하나가 느껴지도록 표현한 글 속에서
마치 내가 은하수 속을 헤메이는 환상에 빠져들며
시골에서 어릴적에 한밤중에 오줌누러 나와서 본 곧 내려올듯한 은하수 별들...
일본이 자랑하는 노벨문학상의 거장 답게 아주 일본적인 것들에 대한 애정이 듬뿍 담긴 서술이 그대로 느껴지고,
게이샤라는 풍속제도 속에서 하나의 당당한 직업의식을 갖고 살아가는 모습.
게이샤가 되는 것도 자기가 원해서 되고, 언제든지 그만둘 수도 있고,
만인의 여인으로 살다가 한남자의 아내로 현모양처를 꿈꾸기도 하는 현실,
글로서 소설로서 그림보다 더 생생하게 자연을 묘사하는 재주와
게이샤와 여행객의 조그만 몸짓 발짓 에서 마음의 흐름을 세밀하게 묘사한 작품.
영화로 제작되어 있다고 하니 꼭 한번 보고싶네요^^
1899년 태어나서 1901년에 아버지 사망(2세), 1902년 엄마 사망(3세) 1906년 조모사망(7세)
1909년 누나도 사망(11세) 1914년 함께 의지하며 살아오던 조부마저 사망(16세)
겨우 16살에 완전한 고아로 살면서 대 문호가 되었다는 사실에 놀랐다.
이런 아이를 자라게한 일본인 만의 토양에 대한 생각이 미쳤던 사항입니다.
1972년 자신의 맨션에서 가스로 자살한 - 가와바타 야스나리
다음은 러시아로 넘어갑니다요
첫댓글 책을 읽고 이렇게 글을 쓰시려면 많은 시간이
소요될텐데 대단하십니다요 👍
일베님께서 소개하신 글을 보니
이 "설국"을 읽고 싶어졌어요 ㅎㅎ
~~~ 낡은 복도는 그가 발를 디딜 때마다 삐걱거려 유리문이 가늘게 떨렸다.
그 기다란 복도 끝 계산대 모퉁이, 차갑게 검은 빛으로 번쩍이는 마루 위에서 옷자락을 펼치고 여자가 꼿꼿이 서 있었다.
결국 게이샤로 나선 계로군 하고 옷자락을 보고 덜컥 놀랐으나, 이쪽으로 보고 걸어오는 가색도 없고 그렇다고 몸가짐을 흐트러뜨리며 맞이하는 교태도 부리지 않는다. 그저 가만히 움직이지 않고 서있는 모습에서, 그는 먼발치에서도 진지한 뭔가를 알아채고 급히 다가갔으나, 여자 곁에 서서도 말없이 있을 뿐이다.
여자도 짙게 화장을 한 얼굴로 미소를 지어보지만 되레 울상이 되고 말아, 아무말도 않고 둘은 방으로 걸어갔다. ~~~ (16~17쪽 일부 퍼옴)
짧은 글이지만 그 순간의 미묘한 심리묘사와 마음속 움직임을 참으로 잘 나타낸 글이라고 느껴집니다.
물론 일본어의 운율과 맛을 간접체험 함에 그칠지라도 음미하면 할수록 이책은 이런부분에 탁월하다는 느낌 이었습니다요 ^^
158page의 짧은 소설이지만 작가가 심혈을 기울린 작품임에는 분명합니다. 일독을 권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