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푯대를 향하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이 위에서 부르신 부름의 상을 위하여 달려가노라," (빌립보서 3:14)
오래전에 사역하던 C국에서 있었던 일이다. 후원 교회 목사님과 그 일행이 우리 선교지를 방문하신 적이 있었다. 나는 후원 교회 목사님께 사모님은 왜 같이 오시지 않았느냐고 물어 보았다.
그랬더니 사모님은 마침 ACTS(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에서 상담학 석사학위 논문을 쓰고 있는 중이라서 못 오셨다고 목사님은 대답해 주셨다. 그런데 그 당시 사모님의 나이가 67세이셨다. 지금은 80대 이시지만...
그 말을 듣고 나는 마음 깊이 감동이 되었다. 67세에 석사학위 논문을 쓰는 그 뜨거운 향학열에 사모님께 박수를 보내 드렸다. 그 후에 내가 한국에 나왔을 때 사모님과 대화를 하게 되었는데 미국에서 사셨던 때의 이야기를 들려 주셨다.
사모님은 미국으로 유학을 가셨다가 만난 목사님과 학생시절 결혼을 하게 되어서 대학을 졸업하지 못하셨다고 한다. 그러나 미국에서 자녀 5남매를 낳은 후 다시 도전하여 영문학으로 학사학위를 받았던 이야기를 해 주셨다.
그리고 60세가 넘어서 다시 상담학으로 석사과정에 도전을 하셨다는 것이다. 사모님은 공부가 너무 하고 싶었다고 하셨다. 사모님은 상담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으신 후, 한국에 들어와서 영어로 공부하는 다문화권 신학생들에게 상담학을 가르치기도 하셨다.
당시 나는 사모님이 참 대단한 분이라고 생각을 하였다. 그런데 오늘 국민일보에서 매우 흥미 있는 기사를 읽었다. 그것은 만학도로 공부해서 드디어 석사모를 쓴 세 분의 할머니에 관한 기사가 났던 것이다.
세분의 할머니는 각각 82세, 76세, 72세로 남서울대학교에서 사회복지학으로 올해 석사학위를 받았다는 내용이다. 요즘은 정말 100세 시대가 되어서 그런지 전 같으면 엄두도 못 낼 일에 도전을 하는 분들이 많아졌다.
그런데 도전이라는 단어는 명사로서 정면으로 맞서 싸움을 거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또 다른 뜻은 어려운 사업이나 기록 경신 따위에 맞섬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중요한 것은 내 인생에 도전을 해야 하는 사건이 생길 때 우리 자신의 태도이다.
말 그대로 도전을 해야 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삶에 도전을 해야 할일이 찾아 왔을 때 지레 겁을 먹고 물러설 수도 있는 것이다.
나 역시 인생에 그런 도전이 많았다. 그때마다 나는 생각했다. 이 일을 내가 하면 어떤 결과가 오고 안하면 또 어떤 결과가 올 것인가? 그러면 늘 나는 이 도전을 내가 받아 들여도 안 받아 들여도 시간은 흘러간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렇다면 내게 주어진 도전이 힘들고 어려워도 도전에 응하는 것이 옳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어 도전에 부응하는 삶을 살아왔다. 그래서 오늘의 나는 내 인생에 주어진 도전에 정면으로 맞서온 결과인 것이다.
그러나 그 도전을 받아들여 실행하는 일은 힘들고 어려웠다. 재정도 없었다. 늦깎이 공부를 하는 사람은 다 느끼는 것이겠지만 마음은 더욱 어려웠다. 사역하던 선교지에서 비자 제한을 당하고 한국에 나온 나는 2008년 내 나이 53세로 장로회신학대학원 신입생이 되었다.
그런데 캠퍼스에서 혹은 학교 건물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는 학생들이 나에게 공손하게 인사를 하곤 하였다. 나중에 알고 보니 많은 학생들이 나를 새로 부임한 교수로 생각하고 그렇게 인사를 했던 것이다.
자녀 같은 연령이거나 혹은 한참 손아래 동생 같은 학생들과 함께 공부를 하는 것은 그리 녹록하지만은 않았다. 그러나 어쨌든 3년이란 시간은 흘러갔다. 그리고 그 시간은 내가 공부를 시작하지 않았어도 흘러갔을 시간이었다. 그리고 그 도전에 부응했던 시간이 있었기에 오늘 나는 비록 작은 개척교회지만 목사가 되어 교회를 섬길 수 있게 되었다.
그렇다고 내 인생에 도전이 끝났는가?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아직도 내 앞에는 달려야할 경주가 남아있고 그때 마다 내게 다가오는 도전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므로 나는 그 도전에 맞서면서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푯대를 향하여 달려갈 것이다.
사실 도전하는 삶을 사는 사람에게는 늙을 겨를이 없다. 오늘도 텔레비전에는 90세의 송해 씨가 젊은 개그맨들과 바닷바람이 쌩쌩 부는 바닷가에서 훈련을 받는 모습이 나왔다. 우리 생이 마치는 그날까지 우리도 도전 정신으로 삶을 살아가는 것이 어떻겠는가, 생각해 봅니다, [나은혜 선교사(지구촌 선교문학 선교회 대표)]
♬ 생명의 주님 찬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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