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자가 며칠전 한국 대통령과 통화한 내용을 두고 여러가지 추측이 나돌고 있습니다. 트럼프 당선자는 꼭찝어 한국의 조선업에 대해 거론했고 도와달라는 의도로 언급했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의 중공업 주가가 급등했습니다. 미국 대선 전에도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정유와 조선은 우호적이고 석유화학은 중립적 그리고 철강과 반도체, 자동차,2차전지, 기계 방산은 비우호적일 것이다라는 추측이 이미 나온 바 있습니다. 트럼프 당선자가 한국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조선업을 거론한 것은 미국이 최대로 아쉽고 부족한 부분이 바로 조선업이라는 계산이 나온데 따른 것입니다.
미국의 일년 국방비는 천조원에 달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미국을 천조국이라고 부릅니다. 미국의 군사력은 어마어마합니다. 원자폭탄을 제외하고도 실제로 전쟁에서 사용가능한 것만으로도 육군 공군 그리고 항공모함 전대 등 거의 모든 면에서 타국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하지만 천하의 천조국 명성에 먹칠을 하는 분야가 있습니다. 바로 조선업을 기반으로 하는 미국의 해군력입니다. 물론 항공모함이 건재해서 전세계의 바다를 누비고 있지만 세부적으로 들어갈 경우 그 명성에 비해 해군 군함들은 낡거나 수리가 시급한 것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상대적으로 소규모 해상 분쟁에 일일히 항공모함을 보낼 수는 없는 일이기에 미국의 고민이 깊어지는 것입니다.
미국은 원래 해군이 강성했습니다. 1941년부터 일본과 벌였던 태평양전쟁도 바로 해군의 대격돌이었습니다. 미국의 조선업은 타국의 추종을 정말 불허했습니다. 아직 노동자들의 임금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시절이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세계 2차대전이후 미국은 세계 최대의 패권국가가 되고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자연히 노동자들의 임금도 급상승했습니다. 조선업은 그야말로 노동 집약적인 부분입니다. 거대한 선박을 만들기위해 수없이 많은 철판들을 이어 붙여야 합니다. 일일이 용접을 통해 철판들을 붙여야 조업이 가능합니다. 조선업이 3D업종가운데 대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여름철 무더위속에서도 용접공들의 손놀림은 쉬지를 않습니다. 미국 백인들이 그 험한 조선업을 기피하기 시작합니다. 너무 힘든 작업이기 때문입니다.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합니다. 등치큰 미국의 노동자들이 하기엔 결코 쉽지 않은 분야입니다. 또한 세계 대전이 종료된 후에 해군에 대한 중요도가 상대적으로 점차 하락합니다. 대규모 육군과 공군력이 존재하고 명불허전인 항공모함이 건재한 상황에서 해군력을 상징하는 일반 군함들이 상대적으로 홀대를 받게 됩니다. 그러면서 미국은 조선업에서 점차 뒤로 물러서고 그 자리를 한국과 중국 일본이 차지합니다.
하지만 미중의 패권다툼이 심화되자 미국은 점차 해군력을 다시 복원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태평양을 놓고 미국과 중국이 건곤일척의 대혈투를 벌여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고 미국측에서는 판단하고 있는 듯합니다. 지금 세계 조선업은 중국이 50%,한국이 26%, 일본이 14%정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조선업의 장악을 무기삼아 지금 해군력을 급속도로 증강시키고 있습니다. 태평양에 중국 함대가 급증하면서 태평양 곳곳이 중국 군함으로 덮혀가고 있습니다. 미국은 그것이 매우 우려스런 것입니다. 그래서 트럼프 당선자는 한국과의 통화에서 조선업을 꺼내든 것입니다. 물론 일본도 조선업의 강국이지만 그래도 상대적인 측면에서 한국이 더 필요해 보였을 것입니다. 아무리 한국의 노동자들의 임금이 올랐다고 하지만 미국과 일본에 비해서는 상대적인 임금대비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본 것입니다. 트럼프 당선자는 우선 한국으로부터 조선업 도움을 받고 싶은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에 중대한 걸림돌이 존재합니다. 한국이 미국의 조선업 재건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기위해 미국법을 개정해야 합니다. 바로 미국의 존스법입니다. 미국의 존스법은 이미 백여년전에 미국의 존스의원이 발의해 입안된 법으로 미국 내 항구를 오가는 모든 군함 등 선박은 미국에서 건조돼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져 있습니다. 존스법은 미국의 해양 산업을 보호하고 국가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법입니다. 한국에서 미군의 군함을 만들려면 존스법 개정이 이뤄져야 합니다. 하지만 야당인 미국 민주당 의원들과 공화당 소속이기는 하지만 미국 내 조선소가 있는 곳을 지역구로 둔 의원들이 반대할 가능성도 높습니다. 그럴 경우 법개정이 불발로 끝날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물론 대통령이 미국의 군함 건조 능력이 중국에 뒤져 안보적으로 위험하다는 명분을 내걸고 법률의 우회수단을 활용해 예외적으로 미국 밖에서 함정 건조를 허용하도록 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럴 경우 한국과 일본의 조선업의 격돌이 불가피합니다. 일본도 조선업 강국의 면모를 내세우고 미국 트럼프 당선자에게 강한 로비를 할 경우 어떻게 될지는 누구도 모르는 상황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일본은 한국과의 경쟁이라면 죽기살기로 하는 경향이 갈수록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바이든 정부때처럼 미국측이 미국으로 한국 조선업체가 들어가서 작업을 하라고 할 수도 있지만 반도체와 자동차업체가 행한 전철을 다시 밟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트럼프의 재집권 그리고 중국의 해양패권 정책이 부딪히면서 미중갈등은 해상패권 다툼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후순위였던 해양 경쟁이 본격적으로 불타오르는 상황이 될 수도 있습니다. 미국 트럼프 당선자는 확고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세계를 지배하고 미국을 감히 타국이 넘보지 못하게 만드는 것을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캐치프레이즈의 최우선으로 삼고싶어 합니다. 주한 미군을 자주 거론하는 것도 주한 미군을 한국에 국한시키지 않고 유동적으로 활용하고 싶은 배경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중국과 러시아가 감히 미국을 넘보지 못할 군사력을 재정비하기 위한 첫걸음이 바로 미국 해군력을 더욱 높이는 것이라고 트럼프 당선자는 판단하고 있는 듯합니다. 한국의 조선업이 미국의 해군력 증강계획에 따라 재도약을 할 지 아니면 일본에게 주도권을 빼앗겨 뒷편으로 물러날지는 한국 조선업과 한국의 역량이 결정할 것입니다.
2024년 11월 11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