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에서출발해서 어두워진 뒤 정선에 도착했다.
1시간30분이 걸렸다. 정선에서 "국향" 이라는 한식집에서 기사님과 함께 정선의 명물 곤드레밥과 곤드레 막걸리 한잔하고 기사님의 배려로 우리 목적지까지 데려다 주셨다. (지금도 기사님께 감사드림)
드디어 정선나그네님을 만나러 북평초등학교 정문에 갔다.
마중 나와 계셔서 따라 갔는데 학교 바로 옆인 것 같앴다. (어두워 분별이 안되었음)
집안으로 들어가는데 대문도 없고 소나무만 울창했다. 개 두 마리가 요란하게 짖어댄다.
집안으로 들어서니 난로의 빨간 불빛과 따스함이 주인의 마음을 보는 것 같은 첫 만남이지만 낯설지 않고 서로의 마음이 통하는 것 같은 편안함을 주었다. 사실 나 말고는 정선 나그네님이 누구인지 아무도 모르는 상태니까 어찌보면 참 염치없는 짓인 것도 같으나 그동안 까페 그대머문자리에서 만난 인연으로 이렇게 정선을 소개해 주시겠다는 말씀만 믿고 찿아온 나그네 들이니
나도 다른분 들도 처음에는 어색할 수 밖에 없지요.
허지만 그런 심정은 금방 사라졌습니다. 우리일행을 위해 난로 불을 피워 따스한 실내를 만들어 두고 기다려 주신 나그네님의 배려가 금새 모두의 마음을 가깝게 만들었으니까요.
저녁 먹은 배가 소화되기도 전인데 나그네님이 막걸리 상을 차려 주신다. 안주는 밭에서 직접 가꾼 오이와 풋고추. 어쩌면 그 조그만 오이가 그렇게 아삭하고 껍질이 부드러운지 배가 불러도 너무 맛있게 먹으니 또 밭에 나가셔서 따 오신다.
그때 부산에서 온 친구 부인이 저 난로에 고구마 굽을 수 없느냐고 묻는다. tv 에 보니 있던데 그때 나그네님 웃으시며 있지요. 고구마는 아직 수확을 안했지만 감자는 있다며 감자를 씻어 난로속에 넣어서 구워 내놓으셨다. 그 감자맛이란 나도 처음이지만 모두 배 부르다는 아우성 속에서도 다들 맛있다고 잘 먹었습니다.
다음날 새벽에는 나그네님은 그 동네 어르신들과 함께 열흘 후에 민둥산 억새 축제에 참가하신다고 한창 게이트볼 연습중이라 연습하고 올 동안 늦잠 푹 자고 일찍 일어나시는 분들은 항골계곡으로 아침산책도 좋다고 일러 주셨다.
하루의 지친 몸을 따스한 온기에 금새 모두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낯선 정선에서의 첫날밤을 나는 빨리 잠들지 못했다. 각창으로 된 창 밖엔 으스럼히 보이는 소나무들이 가득하다.
바람 한 점 없는 소나무는 그냥 화폭에 같힌 그림같다. 일어나 창밖을 내다보니 왼통 소나무만 보이니 얼른 날이 밝아야 바깥 풍경을 볼텐데 들어 올 때 한번 짖던 개들은 밤새 조용하다. 겨우 잠이 들었다. 평소의 나답지 않게 일찍 눈을 떴다 ( 사진방에다 지금까지의 이야기와 다음이야기들이 요약 된 사진들이 실려 있습니다. )
다음날 아침
문을 열고 나오니 소나무 향이 확 밀려오며 온 집 주위가 소나무다 . 넓은 마당과 마당 옆의 텃밭이 전형적인 시골이다.
집 바로 뒤가 학교운동장이며 2차선도로를 낀 학교와 나그네님이 사는 집과는 바로이웃이었다.
맑은 공기를 마시며 도시에서는 느끼지 못한 신선함 고요함 어젯밤에 짖던 두 마리 진돗개는 아침에는 반갑다고 꼬리 친다.
이놈들도 사람이 많이 그리운가 보다. 먹다 남은 빵을 던지는데 진덕이는 곧잘 받아 먹는 데 진풍이는 좀 어슬프다. 몇 번이나 놓치니 하나 덜 먹게 된다.
나그네님이 사는 곳이 예전에 탄광촌이었고 지금 그 자리는 탄광촌 사택 자리라고 한다 .
400여평의 땅은 울타리도 대문도 없는 정말 자유가 늘려있는 곳이었다. 소나무에 매달린 해먹도 (그물그네 ) 인상 깊다
처음 계획은 오늘은 정선 장터 구경과 아우라지를 둘러보고 내일은 화암동굴 쪽으로 관광하기로 했는데 뉴스에서 오후 6시부터 비가 많이 온다니까 일행들은 예정을 바꾸기로 했다.
아침은 이웃에 있는 한방 설렁탕을 먹고 정선 장으로 시골버스를 타고 갔다.
장터는 북적거린다. 여느 장터와 다를 게 없지만 계절 따라 송이가 많이 있었고 곤드레 나물이 제일 많았다. 11시에 벌어지는 장터 공연이 있는데 그렇게 신나고 재미있을 수가 없었다. 정선에는 재미난 막걸리가 있었다. 곤드레 막걸리와 만드레 막걸리다 곤드레는 곤드레 나물을 섞어 빚은 술이고 만드레 막걸리는 황기를 넣어 빚었다고 한다 곤드레 막걸리는 맛을 보았으나 만드레 막걸리는 못 먹고 왔다. 다음에는 꼭 먹어 봐야지
정선 아리랑의 구성진 창은 듣는 이로 하여금 어깨를 들썩이게 한다.
녹음된 가락보다 직접 듣는 가락의 맛은 더 흥겹다. 장꾼들이나 관객들과 한바탕 어우러져 질펀하게 놀고나니 공연이 끝났다.
나그네님의 친절한 안내로 곧 바로 아우라지로 향했다. 그것도 초행인 우리들만 같다면 해메느라고 시간 허비가 많을 텐데 바로바로 연결시켜 알뜰 한 구경을 하게 됐다.
아우라지에 도착해서 아우라지의 유래 (골지천과 송천이 합쳐져서 아우르는 물굽이라하여) 와 대원군의 경복궁 중수 때 궁궐을 짓기 위해 정선의 소나무가 많이 썼는데 그때 여기서 뗏목을 만들어서 띄워 동강을 따라 남한강으로 연결 서울로 운반하던 출발지였다. 뗏목을 조정하는 인부의 품삯이 당시의 다른 어느 일터보다도 훨씬 많아 ‘떼돈을 번다’는 말의 어원이 뗏목을 타서 많은 돈을 벌었다는 뜻으로 떼돈유래도 여기에서 비롯 됐다고 한다.
징검다리 가 유명하다는 데 올 여름 비에 묻혀서(다릿돌이 무지하게 크서 떠내려 가진 않고 떠 내려온 모래에 묻혔음) 지금 복구 공사중이기도 했다.
아쉬운 것은 레일 바이크를 못타 본 것이다. 예약이 다 되어 우리는 엄두도 못내고 아우라지에서 돌아오는 길에 레일 바이크 타고 내려오는 사람들과 손 흔들며 구경하는 걸로 만족하고 돌아섰다. 아우라지 정자에서 아우라지에 있던 양조장 옥수수 막걸리와 정선장터에서 사온 부침개 안주는 잊지 못할 추억입니다. 막국수도 맛났습니다
아쉬움을 남기고 또 만나기로 하고 비 온다는 뉴스에 강릉으로 출발 했습니다.
나그네님이 끝까지 안내 해 주셔서 정말 고마웠는데 꼭 부산쪽으로 한번 다녀 가 주십사고 간곡히 부탁 드렸는데 지켜 주실지 모르겠습니다.
나그네 님을 기다리기로 하고 우리는 발길을 돌렸습니다
여량(아우라지)에서 강릉 오는 길은 정말 굽이굽이 꼬불꼬불 했다 반쯤 넘어 올 때 빗줄기가 세차게 내렸다. 강릉 도착 때 비가 많이 내려 머물려던 계획을 바꿔 모두 부산과 울산으로 오고 말았다. 2박3일의 계획이 비로 인해 1박2일로 줄었지만 알찬 여행이었다.
모두 정선나그네님의 덕분이었습니다. 나그네님 고맙습니다.
이 글을 쓰는 동안 남편은 정선 나그네님이 선물로 주신 정선아리랑 테이프를 크게 틀어놓고 따라 부르기도 합니다. 평소 남편은 창을 좋아하는 편인데 이번 아리랑 노래가 퍽 마음에 드나봅니다. 날마다 제법 시끄러울 것 같습니다.
서투런 여행기를 올려 죄송합니다만 우리 삶의방 정선나그네님의 따뜻한 마음을 전하고 싶어 이 글을 씁니다.
첫댓글 따뜻함이 묻어나는 여행기 ~~ 살아가는 참된 모습을 보며 제마음이 흐뭇해집니다.
(^ㄴ^)~(^ㄴ^)~~ㅎㅎ
서투른 글이 아니고 잘 쓰셨어요.
정선에 대한 기행문 잘 읽었어요.
정선에 가면 나그네님이 잘 안내해 주니 좋겠네요.
우리 삶방님들 정선 갈때마다 나그네님 불러내면 나그네님은 아마 정선여행 가이드로
나서야 될것 같아요.^^
정선나그네사진도 올려 놨나요?
네 오늘에야 올려 뒀습니다. 아주 세세하게 올렸는데 좀 쑥스럽네요. 한번 가 보세요 정선으로가시면 나그네님이 꼭 안내 해 주실꺼예요 . 이 가을 이 가기전에....
수로부인의
행복한 시간을
들여다 보는 듯
했습니다.
수로부인
님
늘
행복하시고요.
전 날마다 행복 합니다. 살아온 날 보다 이 세상 떠날날이 가까우니 억지로라도 행복만 데리고 다닐려구요.
님들도 늘 행복하세요.
정선여행 부럽습니다
더구나 정선나그네님 안내로 가셨다니 그대가 머문자리 삶방이 참 좋네여~~
행복한 시간 즐기며 여행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늘 행복하시길...
민들레님 도 글을 재미나게 쓰시던데요. 그리고 늘 바쁘시구요. 들판민들레 이름 처럼 님은 참 예쁠것 같애요. 제 느낌입니다. 몸살 얼른 나으시길 빕니다.
아,,,정선나그네님이랑 접선하셨구나,,,,ㅎㅎㅎ,,,여행기 참 재밌습니다,,,알뜰한 여행이엇네요,,,부산서 그먼데까정,,,,,
수로부인님!! 너무 재미 있었겠어요...ㅎㅎㅎㅎ삶방이 참 좋기는 좋으내요....ㅎㅎㅎㅎ 부럽기도 하고 못가서 속도 상하고....ㅎㅎㅎ꼭 한번 가고 싶어요...
들국화여인님 꼭 한번 가 보세요. 정말 좋았는데 글로써 다 표현 못하겠어요 사진방에 올려진 제 서툰 사진 보시면 더 가 보고 싶을 겁니다. 시간 마들어 부군과 함께 정선쪽에 궁도대회 있을때 가시면 더 좋은 여행이 될겁니다. 나날이 행복하세요
여행기가 너무나 생생한 표현입니다.
행복한 마음은 우리을 살 찌우게하는 아름다움이 될것 같습니다.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흰 장미는 옥진상입니다.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