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에 부칠 정도로 장거리 라이딩을 하면 어떨까? 하는 충동적인 생각으로 느닷없이 4월 1일(토) 10시에 집을 나섰습니다.
04-01일 (토요일) 오전 10시 익산역 출발.
다음과 같은 총합 1,021km 를 라이딩하고 다음 날 밤까지 돌아올 생각을 하였는데, 터무니없는 생각이라는 건 해운대 도착할 때쯤 깨닫게 되었습니다.
04-01(토) 11:48 남원군 이백면.
봄꽃이 흐드러진 커브 진 남원의 국도에서 첫 사진.
04-01(토) 16:22 창원시 진해구.
벚꽃의 본고장에 도착해서 잠시 꽃구경.
해운대에 가까워질수록 다리의 힘이 풀리고 기어 조작하기가 힘들어졌습니다.
다음날 강원도까지 올라갈 일이 걱정되었습니다.
특히 17~18시 사이의 차량 정체가 정말 힘들게 했습니다.
04-01(토) 18:33 부산 해운대 도착.
간신히 도착하여 지하 주차장에 주차하고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바람 쐬고 저녁 먹고.
04-02(일) 05:00 해운대 출발. (내비게이션은 영덕으로 세팅)
전날 도착할 때 힘들었기 때문에 오늘 강릉까지 갔다가 익산으로 돌아가는 것이 무척 걱정되었습니다. 일찍 일어나서 서둘렀습니다.
04-02(일) 09:38 포항시 북구 <러블랑> 카페.
춥고 힘든 몸이 눈 녹듯이 풀리며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04-02(일) 11:32 울진군 근남면 해안도로.
이번이 세 번째 방문인데 바이크로는 처음입니다.
역시 좋군요.
04-02(일) 13:43 삼척시 원덕리 해안도로.
마치 이국의 해안가인 듯 느낌이 듭니다. 커브 진 도로가 라이딩을 즐겁게 했습니다.
04-02(일) 17:00 강릉 카페거리 도착.
두 번째 커피를 강릉에서 마셨습니다.
몸에 힘이 빠지며 집까지 360km 갈 일이 꿈만 같습니다.
도저히 오늘 안으로 갈 수 없을 것 같은 생각이 들어 부랴부랴 일어서서 출발합니다.
04-02(일) 18:02 강릉시 왕산면의 한 국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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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2(일) 19:04 강원도 정선군 여량면의 국도.
04-02(일) 21:00경 평창에서 연료가 바닥날 위험에 처했는데, 주유소가 모두 문을 닫아 수소문 끝에 20km를 거꾸로 돌아가서 주유하는 일이 발생, 이후 내비게이션 경로가 아래쪽으로 변경되면서 국도 포장공사하는 데로 잘 못 들어가 칠흙같은 어둠 속에서 춥고 배고프고 무서운 느낌까지 드는 고통을 느꼈읍니다.
약 30분간 헤매고 간신히 탈출한 후.
04-02(일) 23:36 충북 충주시 산척면의 국도.
드디어 여기에서 중대 결정을 합니다.
도저히 안 되겠구나. 다리에 힘이 빠져 기어를 조작하지도 못하고, 왼손은 힘이 없어서 클러치를 쥘 수 없습니다. 바이크 출발할 때 양다리가 힘이 풀려 들어올리기가 힘듭니다.
그동안 식당을 발견 못 해서 저녁도 못 먹었습니다. 배가 엄청 고픕니다.
그래, 어쩔 수 없다. 충주에서 쉬었다가 가는 수밖에 없다. 라는 결정을 하고 충주역으로 방향을 잡고 마지막 힘을 냈습니다.
04-03(월) 00:19 충주시 변두리의 한 모텔.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습니다. 허름한 모텔인데 지금 그런 거 따질 때가 아닙니다.
모텔에 딸린 편의점에서 먹을 것을 사와 방에 풀어놓으니 천국이 따로 없습니다.
일단 먹고, 자고 보자.
이렇게 하루가 지나갑니다.
04-03(월) 05:00 모텔에서 눈을 뜨고 다시 부랴부랴 출발했습니다.
출근 시간이 09시인데 큰일 났습니다. 바람막이 옷을 둘러 입고 정신없이 스로틀을 감습니다.
라이딩했던 중 최고로 빠른 속도로 달려 나갔습니다.
04-03(월) 07:35 세종시 장군면, 금강이 보이는 국도 변.
내 경험 중 가장 빨리 달렸는데, 논산으로 가는 국도에서 말끔한 BM 바이커와 잠시 같이 라이딩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다가 시속 140km로 내달리자, "할리가 참 안됐다, 왜 저러지?" 하는지는 몰라도 뒤에서 더 이상 추격하지 않더군요.
04-03(월) 09:05 드디어 정확히 출근 시간에 맞추어 회사 도착. 늦지 않은 것이 참 신기합니다.
몸과 마음이 파김치가 되었지만, 중도 포기하지 않고 끝냈다는 기쁨이 몰려왔습니다.
(화려했던 몸짓을 접고 얌전히 웅크리고 있는 "까망이"),
이번 라이딩 후 더 정이 들 것 같습니다.
<끝>
첫댓글 대단 합니다..... 엄지척!
저도 한번은 도전해 보고 싶은 코스 입니다.....
제 체력으로는 5일은 필요 할 듯 합니다....
안라무복~~~ 잘봤습니다....!!
감사합니다.
행복한 고생은 사서도 한다고 합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정말 대단하십니다
감사합니다.
대단하십니다
감사합니다.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되셨을겁니다. 보는 제가 다 뿌듯합니다.
감사합니다.
다큐멘터리 한편 잘본것같은 느낌!
2탄이 기다려지는군요^^
감사합니다.
고생하셨습니다 👍
올한해도 몸건강히 안전라이딩 하세요 👍
감사합니다.
체력은 국력 입니다.👍👍👍
감사합니다.
살아있으시군요^^멋집니다!
감사합니다.
대단하십니다.
잊지못할 추억이 되시겠네요.
그라믄 저도 한번 도전해 보겠습니다.
너무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꼭 한번 해보세요.
고생하셨습니다^^
부럽습니다.
김사합니다.
대단하십니다. 그 열정 한수 배우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대단하시네요...전 꿈도 못꿔본 라이딩입니다.
제주도 일주부터 시작해볼까...합니다.
화이팅입니다.
유자님. 반갑습니다.
어마무시한 투어네요 ㅎ
고생 많으셨습니다 화이팅입니다 ~~^^
감사합니다.
정말 열정이 대단하십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