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때 이 책을 사고 싶어서...
물론 을지서적의 해적판(다나카 요시키와 정식 라이센스를 체결하지 않은)이긴 했지만...
이유는 전혀 모른 채 내용도 잘 모른 채 난 이 책의 유치한 제목 하나만으로도 읽고 싶어 발을 동동 굴렀었던 기억이 난다.
본전 10권과 외전 4권... 그때 당시 책이 한권에 3500원이었으니까
다 합치면 거금 5만원이 넘는 돈이 되어서 엄두도 내기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여자저차 구한 전집이
아직도 지방집 내방에 꽂혀 있고
그걸로도 모자라 얼마전엔 옥션에서 이 오래된 책을 또 따로 구입해서 생각날때마다 읽고 있다.
스케일도 방대하거니와 삼국지처럼 등장인물의 수도 많을 뿐더러... 고루한 삼국지와는 다르게 각 인물들의 개성이 아주 잘 살아있다. SF 삼국지라 칭하는 사람들도 있는만큼 이 작품의 작품성에 대해선 유치한 제목과는 반대라 봐도 크게 무리는 아닐거라 싶다.
두 영웅을 둘러싼 방대한 은하계의 서사시라고나 할까...
간지미남 라인하르트는 이 소설의 메인 인물 두명중에서도 그 외모 때문에 더 두각을 내는 인물이긴 하지만...
내가 이 소설에서 누구보다 좋아하는 인물은 '양 웬리'였다.
아버지의 죽음으로 무일푼이 되었으나 역사를 좋아했던 그는 역사를 돈 주지 않고도 공부할 수 있는 유일한 곳, 사관학교 전사(戰史)연구과에 지원해 수학하던 중 사연구과의 폐지로 인해 전략연구과로 옮기게 되고 졸업후 투입된 전투에서 그의 능력을 발휘하며 고속승진을 거듭하게 되죠.
게슴츠레 뜬 눈
전함에서 지휘를 할때에도 테이블 위에 가부좌를 틀고 조용하고 나긋한 목소리로 지휘를 하는, 조급함 없는 안정된 인격
축하연에서의 기념 연설도 '좋은 시간 보내십시오'라는 한마디로 끝맺어버릴 정도로 가식을 싫어하는 담백한 성격
거듭된 전투에서의 승전보로 인해 영웅으로 추앙받지만 순간적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언제나 은퇴후 소박한 생활을 꿈꾸는 소탈함.
홍차에 브랜디를 즐겨 마시는 홍차광...
싫은 것에 대해서는 비타협적이지만 그 외의 부분에 대해선 커다란 포용력도 가진 그.
전투 및 전장에서의 뛰어난 전략적 지혜..
이 사람은 제 인생의 롤모델이죠.
옛날부터도 그래왔고. 지금도...
이글 보시는 분들이 유치하다 말할진 모르겠지만...
사춘기 시절엔 이 사람의 모든 걸 닮고 싶어했던 적도 있더랍니다.
ㅋ... 아직도 가장 좋아하는 소설을 꼽으라면 이 책을 꼽는다지요.
가장 좋아하는 인물을 꼽으라면 양일 거구요.
갑자기 생각이 나서 끄적여 봅니다.
지금의 양이라면... 지금 저의 난관을 어떻게 헤쳐나가라고 조언해줬을까요?
율리안에게 조언하던 양처럼 말이죠.
첫댓글 글 앞에서는 반말하고 중간시점에서 왜 갑자기 존대말로??? ㅋㅋㅋ
둘앙은 차가우면서 부드러운 남자니까열
대대대대댓글.....정말임? ㅋㅋ 말까지 더듬고...
오빠야가 글쓰다가 내용에 빠져서 반말체로 하는 걸 까묵은 것 같은데용...왜냐면 ! 둘앙은 된장뚝배기같은 남자니까열!ㅎㅎ
둘대장 = 차가우면서 부드러운 된장 뚝배기... ㅋㅋㅋ
둘앙... 생긴것과는 반대로 부드러운 남자야...(생긴거 넘 씩씩해 보여~ 허-_ㅡa)
아 다시 읽어볼까..중간에 얀웬리 죽으면서 안 봤는데
넘 슬퍼서요? ㅠㅠ
양 죽는 부분은 아마... 수십번은 읽고 또 읽었던 것 같어.
음...못봤는뎅...잼나나...음...
저는 단순히 어릴적 형이 친구에게 빌려왔는데, 표지만 보고 SF공상과학인줄 알고 읽었더랬죠. 읽다가 푹 빠져서.. 저 역시 레이븐님 처럼 얀웬리(제가 읽은데선 얀 으로 표기가.ㅋㅋ)가 죽은후에는 읽지 않았습니다만.. 그 전까지는 한 너댓번은 읽은듯? 나중에 알고보니 저자인 다나카 요시키씨는 일본 극우파에게 생명의 위협을 받을 정도로 일본정부를 신랄하게 비판하는 분이더군요. (창룡전에서 제대로 씹고 있죠.) 아직도 은영전에서 기억나는 것은.. '만일 대다수의 국민이 영웅-독재자를 원한다면 어떻게 될까' 라는 얀웬리의 의문이었죠. 선거에 의해 뽑힌 욥트류니히트의 부정부패와, 독재자면서도 깨끗하고 능력있고 국민들의 신앙이
두터은 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을 놓고 고민하는 모습이.. 저도 요즘 가끔 그 생각이 들어요. 현 대통령을 볼 때마다. ㅋㅋ 욥트류니히트의 정치는 일본의 정치를, 페잔 자치령은 일본의 대외적 외교정책을 나타내고, 제국은 다나카씨가 그려낸 허구의 이상향이 아니었나 하고 지금 생각해 봅니다.
나.....보고싶음.......
SF소설이라기 보다는 SF를 빙자한 정치소설입니다. 민주주의, 제국주의의 허구를 잘 그려냈다고 할까나요. 제가 기억하는 다나카 요시키의 작품들 보면 정치 풍자적인 얘기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를 좋아하지요. 소설에서 나오는 등장인물들의 대사 하나하나가 다나카라는 작가의 철학이기도 하고요. 저는 책으로도 봤고, 만화 동영상으로도 모두(외전 포함) 소장하고 있슴다.
공상소설류를 별로 안 좋아하던 터 이 소설을 읽고나서 SF에서도 이런 이야기전개가 가능하구나 싶더군요. 전제정치와 민주정치를 놓고 오늘날 물어보면 자유국가에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의)민주주의를 훨씬 더 선호하긴 하지만 실제론 둘 다 취약점과 상호보완점이 있는 대립-발전구조라는 것을 짤막한 대사처리와 비유를 통한 풍자방식의 대화로 풀어내는 방식이 인상적이었죠.^^
둘앙..빌려줘~^^
미안~~ 책은 빌려주지 않아. 어떤 책이든.
양 웬리는 맨날 "더 이상의 일은 급료가 더 높은 사람의 몫이겠지",, 전 지그프리드 키르히아이스가 좋던데요 언제까지나 뒤에서 도와주던 실제적인 2인자 붉머리의 친구, 미터마이어 "그분의 생각은 붉은 머리 친구만이 알겠지."
우리나라 책엔 빠져 있는 부분이 있지. 삭제된 부분이라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이긴 하겠다. 지크가 죽고 나서 라인하르트가 안네로제와 초광속 통신을 하면서 마지막에 이렇게 묻지 "지크를 사랑하셨습니까?" 그러자 안네로제는 "..."로 대답을 대신하지.
지그프리드,촌스러워 하지만 키르히아이스는 맘에들어 상쾌한 느낌이야, 앞으로 지크라고 부를게
읽은지 10년은 된듯한데 새록새록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순신같은 그야말로 영웅스런 인간형들이 부담스러울 때 홀연히 나타난 인간형 영웅이랄까. 삼국지에 비교해논거 기왕 더 비교하자면 라인하르트가 잘나디 잘난 조조를 모델로 삼았다면 양씨는 유비의 이미지와 육손의 이미지 중 장점만을 결합한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