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젊은…
작년에 아빠가 싼 가격에 혹해서 사서
읽은
제8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이라는 책이 있었어.
그 책을 통해서 여럿 젊은 작가들을
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단다.
수상작들도 괜찮았고 말이야.
올해도 수상집에 나오면 읽어야겠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신간코너의 이 책이 소개가 되어 잽싸게
사서 읽었단다.
올해도 책 가격이 너무 착해서… 굿…
작년에는 보지 못했는데,
책 뒷면에 이런 글이 써 있더구나.
이 책의 정가는 12,000원이라고…
젊은 작가들을 널리 알리자는 상의 취지에
따라 출간 후 1년 동안은 보급가로 판매한다고…
그래서 책가격이 5,500원이라고…
젊은 작가들을 많이 알리기 위해 책가격을
싸게 했을 거라고 예상을 했었는데…
정말 그런 의도가 있었구나.
이번에도 일곱 명의 젊은 작가들의 수상작이
있었단다.
대상은 박민정이라는 하는 작가야.
일곱 명의 작가 중에 아빠가 알고 있는
작가는 딱 한 명이었단다.
그것도 작년에 젊은작가상 대상을 알게
된 임현이라는 작가야.
우리나라에 정말 작가가 많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단다.
그러면서, 앞으로 읽을거리를 떨어지지 않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어.
그러면서, 젊은작가상을 수상할 수 있는 기준은 무엇일까 생각했어.
몇 살까지 받을 수 있는 것일까 하는
생각 말이야…
30대까지? 40대까지?
등단하고 나서 10년 이내의 작가들만 기준이 된다고는 하는데….
나이는 몇 살까지일까?
약간을 쓸데없는 생각이 들었단다.
아빠는 젊은 측에 드는 걸까?
이젠 주름도 꽤 있고, 흰머리는 브릿지 넣었냐는 질문을 받을 정도로 많고,
탈모 때문에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닌데, 젊은 것일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거잖아요.
생각이 젊으니까, 난 아직 젊어요.. 라고 우겨서 될까?
생각이 젊다는 것도 내 기준일 텐데
내 생각이 젊은 건 맞나?
…
에구,
책 이야기를 해야 되는데 쓸데없는 이야기로 빠졌네.
아무튼, 이 책에는 일곱 명의 젊은 작가의 일곱 개의 이야기가 실려있단다.
일곱 편 중에 몇 편을 이야기해줄게.
1. 몇 편 소개를…
먼저 대상을 받은 박민정의 <세실, 주희>라는
소설…
친구
J와 함께 미국 여행을 갔던 주희는 펍에 갔다가
현지 미국남자들로부터 조롱을 당한 적이
있는데,
그것이 동영상으로 찍혀 포르노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것을 알게 되었지.
짜증이 났지만, 할 수 있는 것은 없고..
주희는 화장품 가게에서 일하고 있는
주희…
그 가게에는 일본인 직원 세실이라는
사람이 있었어.
세실은 유노윤호 팬으로 한국에 와서
일하고 있었어.
세실은 주희에게 한국어를 가르쳐 달라고
하면서 일주일에 한번씩 같이 모여서 공부했어.
세실의 외증조할머니가 전쟁 중에 오키나와의
선생님이었는데,
당시 여고생들과 함께 자살한 아픈 상처를
가지고 있었어.
하지만, 세실의 말 속에는 모순이 있었어.
당시 자살한 여자들은 모두 처녀들이라고
했거든…
세실의 말 속에 자신의 할머니가 전쟁의
피해자라는 뉘앙스가 있었어.
하지만, 세실은 일본이 가해자가 되어, 피해를 준 것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는 것 같았어.
주희는 세실을 데리고 명동에 있는 소녀상에
데리고 가면서 소설은 끝이 났어.
소설의 초반부에는 페미니즘을 이야기하는
듯 했지만,
소설의 종반에는 한일 역사에 대한 민감한
부분까지 이야기를 했단다.
그러나 아빠는 솔직히 이 소설은 미완의
소설이라고 생각해..
작가가 무엇을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라는
것은 대충 알겠지만,
좀더 깊이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작가의 정확한 의도를 파악하기에는 아빠가
부족하다는 생각…
그래서 너희들에게 어떻게 이야기해야
할지 모르겠구나.
아빠가 소설을 너무 가볍게 읽었나 싶기도
하고…
…
두번째 소설은 임성순이라는 작가가 쓴…
<회살을 배회하는 양때와 그 포식자들>
주인공 ‘나’는 미술작품 브로커였어.
자본가들의 돈세탁으로 미술작품을 이용하는데,
그 미술작품을 소개해주는 그런 브로커였어.
돈도 잘 벌었지.
그런데, 어떤 재벌가의 미술창고를 만천하에 드러나면서
미술을 통한 돈세탁이 뉴스를 타게 되었지.
이내 미술시장은 급냉하였고, ‘나’또한 돈벌이가 줄어들었어.
8년 만에 모아두었던 돈도 모두 날리고, 망했어.
뉴욕에 머물고 있었는데, 어떤 노신사의 초대를 받고 어떤 전시회에 갔어.
참가에게 진짜와 같은 공포를 느끼게
해주고, 괴이함을 주는 그런 퍼포먼스였단다..
‘나’는 어떤 것이 실제이고, 어떤
것이 거짓인지 모를 정도였는데,
그런 실제 공포를 느끼면서 ‘나’는 서울에서 하면 돈벌이가 될까를 생각했단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은 모든 것이
결국 돈으로 연결되는…
그런 암울한 세상인가 보구나.
미술작품도 결국 자본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버리는…
그런데 이 소설은 소설보다 작가노트가
더 유머가 깃들고
재미있었단다.
그래서 임성순이라는 작가는 작품이 아니라
작가노트 때문에
그의 다른 소설을 읽고 싶어지는 그런
작가였단다.
…
임현이라는 작가의 <그들의 이해관계>
아내 해주를 교통사고를 잃은 주인공
‘나’
그런데 그 교통사고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버스 운전사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
그 버스 운전사로 인해 버스 승객들이
모두 살아남았지.
‘나’는 그 운전사를 만나고 싶어 찾아가 만났어.
그 운전사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 운전사가 살아날 수 있었던 것이
바로,
그 운전사가 운전한 버스에 자신의 아내
해주가 휴게소에서 타지 않아서였고,
해주는 휴게소에서 다른 버스를 타고
가다가 그만 교통사고를 당한 것을 알게 되었어…
운명이란 정해져 있는 것인가?
….
정영수의 <더 인간적인 말>
‘나’와 아내 해원은 이혼을 준비하는 부부였어.
그런데 어느날 건강한 노후를 보내고
있던 이모가 유산을 ‘나’에게 주겠다고..
그래서 찾아가보니,
평생 독신으로 살아오던 이모가 이제
살만큼 살았다면서,
스위스에 가서 안락사를 하시겠다는 것이야.
스위스는 안락사가 합법화되어 있는 나라이거든.
보통 시한부 삶을 사는 사람들이 스위스에
가는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은 있지만,
건강한 사람이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고
안락사를 하려고 하다니..
‘나’뿐만 아니라 가족들은 모두 이모를 만류했지만, 이모의 의지는 변함이 없었어.
‘나’와 해원은 이혼의 이야기도 접고, 이모를 계속해서 만류했어.
이모와 함께 스위스까지도 따라 갔단다.
마지막 순간까지 이모를 만류했지만, 결국 이모는 병원 문을 들어섰단다.
과연 이모는 자신의 결정을 끝까지 바꾸지
않았을까?
안락사는 윤리적인 문제와 맞물려 늘
논란을 일으키고 있단다.
아직 건강함을 유지하고 있는데도 안락사를
선택하는 것은 결국 자살과 다르게 없는데…
과연 이런 경우도 안락사를 그저 죽음선택의
개인의 자유로 봐야 하는지…
음..
잘 모르겠구나..
주변의 주인공의 이모와 같은 사람이
있다면.. 아빠도 강하게 만류할 것 같구나.
…
김세희의 <가만한 나날>.
아빠는 개인적으로 이 소설이 가장 괜찮았단다.
경진은 힘들게 마케팅회사에 입사를 했어.
이 회사는 블로그를 최적화해서 상품을
홍보하는 그런 일이야.
일반인이 운영하는 블로그처럼 보인 다음에,
홍보해야 하는 상품을 사용후기를 실제
쓴 것처럼 올려서,
관련어 검색을 했을 때 포털 사이트의
첫번째 페이지에 드러나게 하는 일…
경진은 채털리라는 가상의 인물을 만들어
블로그를 꾸미게 되었단다.
이 일이 경진의 적성에 맞았어.
경진의 블로그는 이내 우수블로그가 되었고, 경진의 글들은 포털의 첫 페이지에 오르게 되었어.
그런데 어느날 경진이가 블로그를 통해
홍보했던 가습기를 사용하고
두 아이를 잃고, 한 아이는 산소마스크를 평생 써야 하는 아이 엄마로부터 온 쪽지를 봤어.
그 아이 엄마는 경진을 탓하는 내용이
아니고,
혹시 경진도 그런 피해를 입지 않았냐고
걱정하는 내용의 쪽지였어.
경진은 이 쪽지를 보고 괴로워해…
그러면서 자신은 관련 없다면서 스스로
합리화하고,
블로그도 폐쇄시켰단다.
그리고, 회사는 얼마 뒤 포털 사이트의 검색 알고리즘 변경으로 망해서
경진도 그만 두었어.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제품이나, 음식점, 여행을 할 때
블로그를 많이 참고를 한단다.
아빠도 많이 참고를 해.
그런데 그런 블로그들 중에는 광고로
만들어진 글들이 존재하는 것을 아빠도 알고 있어.
하지만, 경험자들의 후기를 볼 수 있는 가장 좋은 것이 또한 블로그이기 때문에
블로그를 참고할 수 밖에 없지…
거짓 후기가 실제로 막대한 피해를 주었다면…
아,
이 세상은 진짜 진짜와 진짜 거짓과 거짓 진짜가 마구 섞여 있는 세상이 되어가는 것 같구나.
혹시 누군가는 아빠가 쓴 독서편지를
보고,
책을 선택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니..
글쓰기가 더욱 조심스러워지는구나.
…
앞으로 해마다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에
관심을 가져볼 생각이란다.
앞으로도 책가격을 이렇게 착하게 해준다면
더욱 고맙고…^^
새로운 작가들을 알게 되는 좋은 기회인
것 같아…
책제목 : 2018 제9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지은이 : 박민정, 임성순, 임현, 정영수, 김세희, 최정나, 박상영
펴낸곳 : 문학동네
페이지 : 368 page
펴낸날 : 2018년 04월 04일
책정가 : 5,500 원
읽은날 : 2018.04.16~2018.04.19
글쓴날 : 2018.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