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대지진 후 지진 공포 커져
여진으로 떨고 있는 칠레 차라리 집 밖에서 노숙하는 시민 늘어
27일(현지시간) 새벽 3시 34분 칠레 서부 연안에서 발생한 규모 8.8의 강진으로 인해 산티아고 인근 고속도로가 붕괴됐다. 이 때문에 고속도로를 지나던 자동차가 처참하게 뭉개졌다.
1분 30초 간의 거대한 진동과 세 개의 거대한 파도는 평범한 도시를 잔인하게 망가뜨렸다.
지난달 27일 새벽(현지시간) 칠레 서부 해안에서 발생한 규모 8.8의 지진과 이후 밀려든 쓰나미로 인한 피해가 끊임없이 늘고 있다. 순식간에 닥친 자연 재앙이 할퀴고 간 상처는 깊고 혹독했다.
이번 지진 칠레 지진의 진앙지가 바다였던 만큼 강진 이후 큰 규모의 쓰나미가 칠레 해변 도시를 급습했다. 당시 쓰나미의 규모는 지구 반대편에 살고 있는 사람으로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규모였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게다가 칠레 정부가 쓰나미 경보를 제 때 울리지 않아 피해는 더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태평양 연안의 휴양지로 이름을 알린 페유우에라는 캠프장으로 경우 6미터가 넘는 파도 3개가 연이어 마을을 덮쳤다. 파도는 무서운 기세로 육지를 집어 삼키기 시작했고, 무려 200미터까지 밀려 들어 잠을 자고 있던 주민과 휴양객의 목숨을 앗아갔다.
AP통신은 은퇴자 약 40명이 이 곳에서 여유로운 한 때를 즐기다 쓰나미에 목숨을 잃었다고 전했다.
쓰나미 습격을 받아 참혹하게 부서진 곳은 페유우에 뿐만이 아니다. 탈카와노, 탈카, 카우케네스, 산 하비에르, 쿠라니페, 콘스티투시온을 포함한 해변 도시가 처참하게 무너졌다.
규모 5.6 이상의 여진이 115차례나 이어지면서 지진에 대한 칠레 시민의 공포는 극에 달하고 있다. 언제 집이 무너질 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민들은 아예 이불을 들고 나와 노숙을 자처하는 상황이다.
대형 아파트가 두 동강난채 바닥에 누워있거나 다리가 토막나 흉물스럽게 무너졌고, 고속도로와 교량이 붕괴돼 자동차가 장난감처럼 뒹굴었다. 죽음의 순간을 피하지 못하고 그대로 건물 잔해에 깔린 사람의 시신 수습이 늘면서 사망자의 숫자는 점차 증가하고 있다.
칠레 정부가 현재까지 파악한 사망자는 700여 명이지만 현지의 일부 언론은 1500명 이상이 사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 320km 떨어진 한 해안 도시가 쓰나미 공격으로 초토화된 모습이다. 지난달 27일 새벽(현지시간) 칠레 서부 연안에서 발생한 규모 8.8 지진으로 인해 700명 이상의 주민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칠레 지진의 파괴력은 50기가 톤의 에너지로 수소폭탄(57메가 톤)의 1000배에 달하는 것이다. 미국지질조사국은 이번 지진으로 인해 400km가 넘는 단층이 파괴됐다고 밝혔다. 지난 1월 아이티를 초토화시킨 규모 7.0 강진의 1000배에 달한다.
미항공우주국 NASA의 제트추진연구소 리처드 그로스 박사는 "칠레 지진으로 지구 자전축이 8cm 이동하고 그 결과 하루의 길이는 1.26마이크로초 줄었다"고 밝혔다. 1마이크로초는 백만분의 1초에 해당한다.
칠레 지진의 충격으로 칠레와 8000km 떨어진 벨기에까지 충격이 전달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벨기에의 한 일간지는 지진학자 M.판 캄프와 인터뷰를 통해 "칠레 대지진 당시 벨기에 대지가 수직으로 1cm 출렁였다"고 밝혔다.
칠레 지진 여파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세계 곳곳에 지진이 발생해 지구촌이 몸살을 앓고 있다.
2일 오전에는 중앙아시아 키르기스스탄 수도 비슈케크 인근에 규모 6.3의 지진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키르기스 국립과학아카데미 지진연구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55분(현지시간)경 비스케크에서 서쪽으로 22km 떨어진 나린 주 코츠코르카 촐폰 마을에서 진동이 있었다.
이번 지진으로 인한 피해나 사상자에 대한 보고는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키르기스스탄의 경우 지난 2008년경 중국 국경에 위치한 누라 마을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74명이 사망한 바 있다.
이날 오전 10시 51분 경에는 필리핀 최북단에서도 지진이 발생했다. 필리핀 화산지진연구소에 따르면 루손섬 카가얀주 투게가라오시에서 북동쪽으로 13km 떨어진 지점에서 규모 6.1의 지진이 발생했다. 다행히 지진으로 인한 피해는 아직 보고 되지 않고 있지만 관련 연구소는 이날 지진을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리카 우간다에서는 폭우로 발생한 산사태로 인해 100여 명이 사망하고 300명 이상이 실종된 것으로 알려졌다. AP 통신을 비롯한 외신은 2일 새벽 수도 캄팔라 동족 250km 떨어진 산악지역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마을 하나가 통째로 매몰되면서 주민 수백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