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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게시판 스크랩 소머리 국밥의 진실
goldenfiber 추천 0 조회 145 11.04.12 13:01 댓글 6
게시글 본문내용

 

2011년 4월 12일(화) 전라일보 15면 '젊은 칼럼'

소머리 국밥의 진실

김철모 / 시인


지금부터 15여년전 즈음으로 기억된다. 서울 출장이 잦은 때라 출장을 마치고 내려오는 길에 휴게소 소머리 국밥 맛에 반한 적이 있다. 소머리 살에 무우를 넙죽넙죽 썰어 넣은 국밥은 점심이고 저녁이고 간에 쉬어 가면서 끼니를 때울 겸해서 소머리 국밥을 먹곤 하였다. 그 후 잊고 지내다가 최근에 그 맛을 다시 느끼려고 과거의 기억을 더듬어 기흥과 안성 등의 휴게소를 들러 찾아 헤매었으나 그 맛은 다시는 찾지 못했다

엇 그제 과천정부청사에서 회의가 있어 가던 길에 점심때가 되어 음식점을 찾던 필자는 마침 ‘소머리 국밥’집이라는 간판을 보고 옛 생각이 나서 모처럼 토종 국밥 맛을 보겠구나 생각하고 가게로 들어갔다. 주문한 국밥이 나오기까지 입 안에는 벌써 침이 감돌았다. 그렇게 찾아 헤맸던 국밥을 이제 과천에서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이 가득 찼기 때문이다. 이윽고 국밥이 나오고 급한 마음에 숟가락을 그릇 속에 담은 필자는 아연실색하였다. 분명 소머리 국밥을 주문했건만 탁자에 내 놓은 국밥은 소머리국밥이 아니라 전주음식으로 치면 설렁탕이나 우족탕 정도나 명명되어져야 할 국밥이었다. 그러나 그 음식점에서 ‘소머리 국밥’이라고 내 놓으니 배고픈 사람 입장에서는 이를 거절하지 못하고 억지로 먹을 수밖에 없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소머리국밥을 먹었다고 답할 사람은 없을게다. 이처럼 옛날 그 맛을 느끼고 싶어 주문했던 음식이 전혀 다른 음식이 나왔다면 다른 사람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요즘 잘 나가는 모 방송 개그 프로그램에서 ‘해봤어? 해보지 않았으면 말을 말어’라는 말이 유행어가 되었다. 이 말은 그 일에 직접 행하거나 직접 참여하지 않았다면 거기에 대해서는 아는 척 하지마라는 뜻이다. 사람들은 자기가 본 것은 모두 진실이라고 믿고 싶어 한다. 하지만 과천에서 먹어 본 설렁탕이 ‘소머리 국밥’이라고 우기면 소머리 국밥이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여러 분야에서 불신의 판을 이루고 있는 기분이다. 일본에서 발생된 방사능이 우리나라에는 영향이 전혀 없다는 정부의 말을 국민들이야 믿고 싶겠지만 공기에서도 빗물에서도 검출되고 있으니 어쩌겠는가. 동남권 신공항 건설이 공식적으로 백지화된 이후 도내에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분산 배치’ 문제가 또 다시 가장 큰 화두로 부각 되고 있다. 정부가 당초 내 놓았던 정부의 분산 배치(안)을 진정성으로 받아들인 우리 도가 정부의 당초 방침을 믿고 싶어 하는 것이 잘못된 것일까? 제발 소머리 국밥의 진실이 밝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금 우리는 ‘토종 소머리 국밥’을 먹고 싶어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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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1.04.12 16:35

    첫댓글 시인이라 그런지 우리생각엔 슬슬 지나가는 예기인듯 싶은데...멋진 글이 되었구만.....감사하네

  • 작성자 11.04.12 17:50

    잘 있었는가?
    거리로는 지척인데 먼 곳에 나가 있는 듯 하이
    건강 잘 챙기고 쭈구미 나오면 한번 연락해 ㅎㅎㅎㅎ

  • 11.04.12 19:31

    나 자신만 믿고살세

  • 작성자 11.04.12 21:56

    세상이 왜이리 됐노?

  • 11.04.13 12:44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고 했던가 ㅎㅎㅎ

  • 작성자 11.04.13 13:25

    그래도 시상이 변했으니 로마법도 바뀌어야 하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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