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6시에 졸리운 눈을 띄우며 비감어린 기상나팔을 불었다!
드디어 5년동안 암흑 속을 헤메던 그녀석을 석방시켜주기로
대결단을 내린 것이다.
감히 이 황제가 5년이나 영어의 몸으로 묶어 놓았던 이 친구를
2003년 2월 설날 특사로 풀어 주기로 한 것이다.
이 녀석 때문에 얼마나 많은 눈물과 콧물을 흘렸는지 모른다...
산좋고 물좋은 전국의 명산을 오르내리면서도 이 녀석때문에
도대체 맑은 산소와 자연의 다양한 향내음에 제대로 한번 안겨 볼
수가 없었다.
심지어 아침 출근준비길의 목욕탕에선 위아랫집에 경끼를(?)
배달하며 곤혹스러워했고, 심지어 사무실에선 하도 소음을 크게
질러댄다고 직장동료와 멱살잡이까지 할 위기에 봉착되기도 했다.
또 산행 시엔 산방식구들과 일정거리를 유지하며 산신령의 눈치를
살살 보며 괴상한(?) 제스처를 수차례 반복하며 난망해했다.
좌우지간 난 이녀석땜에 대인관계도 지저분한(?) 남자로 가끔
인식돼게 됐다.
근데 이녀석도 알고보면 참 불쌍한 친구다...
주인을 잘못만나 제대로 관리를 받지 못한 탓이다.
매일 서너시간밖에 자지않는 주인땜에 몸살이 났을 터이고...
잠깐 찾아온 감기 정도는 무시해버리는 주인땜에 제대로 대항군을
조직할 시간을 갖지못했을 것이다.
그리하여 마침내 심한 주인에게 반발심과 함께 오기를 발휘하기
시작하여 날 5년이나 고통의 늪으로 빠트려버린 것이다.
그 친구는 주인에게 잠시의 고통을 주고 빠지려했으나 주인이
계속 자기뿐 아니라 주변의 동료들마저 챙기질 않자 자포자기
해버렸고 주인과 함께 5년을 힘겨운 투병 속으로 몰고 가버린 것이다.
그러다 기나긴 고통의 세월을 뚫고 드디어 주인은 구세주를
만났다!
바로 우리세상에서!!!
산행 후 노곤한 몸을 이끌고 전철에 몸을 실은 주인이 고통의
세월을 얘기하자 백만대군의 깃발을 든 " 깃대봉 " 장군께서
" 아하! 나와 똑같은 세월의 고행병을 앓아 왔군요? " 하며
" 내가 비상약을 내리리다!!! " 하며 여의도의 < 닥터김 이비인후과
> 어의를 소개해주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곧장 어의가 주둔하고 있는 낙원의 땅에 접수를 하고
드뎌 오늘 대망의 결투를 장엄하게 펼친 것이다...
이 수술이 끝나면 산행길의 맑은 산소흡입과 무자비한 크리넥스티슈의
과소비병도 잡을 수 있다는 닥터김 어의의 진단에 기대를 걸며...
마취상태에서 코를 찢고 뼈를 깎아내는 공포체험을 즐기며(?)
40여분의 비염수술이 대장정의 막을 내리고 ...
평소에도 작지않은 나의 코는 마치 불란서의 유명을 달리한 배우
쟝카방의 코보다 더 커진 ----- 희대의 왕코가 되고말았다...
지금도 16년만에 터진 여학생의 첫 생리때보다 더 많은 양의
시뻘건 액체가 크리넥스 티슈 한통을 적색화하며 나와 함께
안방을 물들이고 있다!!!???.....
난 지금 사투 중이다.
내 자랑스런 심볼인 코의 두 터널이 12시간째 봉쇄된 채
목의 숨가쁜 통로로 힘겨운 투쟁을 벌이고 있다...
아무도 위문공연을 안온 채 ...
이밤이 지나면 닥터김이 통로 개방을 해주겠지...
우리세상님들 제발 감기방치하지 마시고 몸을 혹사시키지 마세요...
저처럼 우울한 숨막히는 세상을 살지 않으시려면...
이번 수술 잘 끝나면 깃대봉님께 후한 상금을 내려줘야쥐...
삼천궁녀(?) 중 쓸만한 여인을 간택하여 상납(?)하리다...
이상은 5년동안 비염으로 고통의 강을 건너온 "황제"가 여러분께
오늘 아침 역사적인 코수술 대작전을 감행한 전투기를 생생하게
생방송으로 중계해드렸습니다!!!
전 아직도 일산의 안방에서 숨막히는 세상에서 사투 중입니다.ㅠㅠㅠ
"코야! 미안해... 앞으론 널 소중하게 여기며 충성할께... "
아직은 불쌍한 황제가 ...
카페 게시글
━━━━○ 이야기 샘터
숨막히는 세상...
황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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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2.06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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