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안 230127 / 마무리 260511
날 살린 건빵 6개
1980년 6월, 논산훈련소.
6월의 날씨는 덥고 습했다.
장마로 비가 자주 내려 바닥이 질퍽해지는 날도 많았다.
그런데도 훈련소의 분위기는 차갑고 무거웠다.
막사 바닥의 냉기, 귀를 찢는 조교의 고함, 고된 훈련은 우리를 더욱 움츠러들게 했다.
빡센 훈련에 감기까지 걸렸다.
원래 허약했던 나는 감기에 걸리면 밥을 제대로 먹지 못했다.
의무대에서 약을 탔지만, 몇 번 먹다가 그 약마저도 몸이 이기지 못했다.
정말 죽을 지경이었다.
그렇게 약도 끊고 며칠을 보냈다.
몸은 점점 더 가라앉고, 기운은 바닥이 났다.
그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러다 정말 죽는가 보다.’
뭐라도 먹어야 한다는 생각에, 군대 건빵 봉지를 꺼냈다.
그리고 건빵을 하나씩 입에 넣고, 천천히 침으로 녹여 가며 먹었다.
아직도 그 기억이 생생하다.
딱 6개였다.
그 건빵 6개가 내 몸의 기운을 되살렸다.
나는 그렇게 조금씩 살아났다.
그리고 마침내 4주간의 훈련을 마칠 수 있었다.
누군가에게 건빵은 그저 딱딱하고 퍽퍽한 군것질일지 모른다.
그러나 내게 그날의 건빵은 음식이 아니었다.
쓰러져 가던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운 생명의 조각이었다.
내 인생에는 그 건빵 같은 순간들이 있었다.
화려하지 않아도, 작고 보잘것없어 보여도, 결정적인 순간에 나를 살린 것들.
누군가의 말 한마디, 가족의 얼굴, 참고 버텨야 한다는 마음, 그리고 그날의 건빵 6개.
그래서 나는 그 건빵을 잊지 못한다.
날 살린 건빵 6개
첫댓글 건빵이 고든님을 살렸군요
훈련병시절 휴식시간에 먹는 건빵은 정말 꿀맛이었죠
자대에서는 고참들이 건빵을 튀겨서 먹었는데
그맛도 일품이었습니다
제가 근무한 곳은 공병대라서 내무반 바닥에 보일러가 깔려 있었어요. 그래서 겨울도 더웠어요 내무반 뻬찌카에 백미리 정도되는 큰관이 뚫려 있었어요. 건빵을 뜯어 물을 약간 부어 그 동그란 구멍에 넣어 두면 건빵이 쪄졌어요. 정말 달고 쫀득하니 천상의 맛이었어요~
건빵 6개,
고급스럽지도 못하고
그저 그런 것에 대한 것에,
내가 힘을 얻고
일어설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한다는 것은
감사한다는 것은
고든님의 굳셈과
인간으로써 내면의 아름다움이기도 하지요.
남의 눈을 집중 시키지 않고
평범함 속에서,
진주를 가려내는 고든님의 모습입니다.
며칠 아무것도 못 먹으니 건빵 여섯 개도 큰 힘이 되더라구요.
나는 건빵 6봉지 인줄 알았습니다
나는 공병대 라서 사역이나 작전을 나갔을때 점심식사를 건빵 한봉지로
때우는 일이 가끔 있었습니다
그건빵 배가 고프니 아주 맛이 있었습니다만 그거 가지고는 배가 불러지지 않았지요
훈련소에서 고생을 많이 했군요
그런데? 나는 1973 년 4월에 훈련소에서 6 주 훈련을 받았는데?
1980 년 6월에는 훈련소 훈련이 4 주 이었습니까?
궁금하네용?
충성 우하하하하하
예. 4주로 기억합니다.
저는 포천군 이동면 5공병여단인데 선배님은 몇 공병이셨나요?
건설계통에서 일해보니 건축과 같은 전공을 하신 분들은 모조리 공병대에 가서 삽질하며 고생들 많이 하셨더라구요~
@고든 나는 서울 병력이라서 30 사단 수색 훈련소에서 6 주 동안 훈련을 받았습니당
그리고 공병 병과라서 김해 공병학교 에서 6주 훈련을 또 받았습니당
내가 군대에 갈때에는 이미 건축과를 졸업했으니 공병 병과를 받는거는 당연했습니당
그리고는 안양 1201 공병대를 통해서 안양 공병 대대에서 두달 군대생활
김포 910 부교중대에서 대부분의 군대 생활을 하다가 말년에 수색 30 사단 공병대대 에서 남은 군대 생활 5 개월을 마쳤습니당
나는 김포 부교중대에서 군대생활할 당시 빠따도 많이 맞고 학벌이 있다고 갈굼도 많이 당했습니다
작업은 숙달되니까 힘들다는 느낌은 별로 없었으나 그노무 갈굼은 많이 힘들었습니당
그래도 그당시 공병 병과가 보병 병과 보다는 편하다고 느꼈습니당
충성 우하하하하하
@태평성대 부교중대 하셨군요. 저는5공병 직할 경 장비 중대였습니다. 경장비는 보안상 그렇게 부른 것 같고 실제는 도자 포크렌 등이 있는 중장비 중대었지요. 옆에 덤프 중대가 있었고 안으로 조립교 중대가 있었습니다. 부교중대는 철원에 따로 독립 되어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저랑 계절이 반대시네요
86년 12월~~^^
어휴~
추운데 고생 많았겠습니다.
25연대가 악명 높다 하던데 저는 29연대로 기억 됩니다.
@고든 저는 수기사 자대
306보충대 아시죠^^
@캐리어 아하, 저때는 101 보충대였는데 나중에 306 보충대로 바뀌었군요. 저도 논산에서 훈련 마치고 거기로 갔어요.
101보충대 → 306보충대
기록상으로는 1960년에 제101보충중대, 1962년에 제101보충대, 1963년에 제101보충대대가 되었고, 1983년 7월 1일에 제306보충대대로 명칭이 변경된 것으로 나옵니다.
전에 궁금해서 제가 조사해 보았더니 지금은 건양 인가? 건양 인가? 아파트로 되었더라구요. ㅎ
그때의 그 건빵이
오래오래 기억되겠어요.
아마도 계속가겠지요. 감사합니다.
건빵 6개가 단순한 군것질이 아니라,
버티게 해준 생명의 조각처럼 느껴집니다.
작고 보잘것없어 보여도
결정적인 순간
사람을 살리는 것들이 있다는 말이 오래 남습니다.
차근히 읽어 주시고 댓글 주시나 감사합니다~
군대에서 먹던 건빵의 맛은 묘한 매력이 있었죠... 일반하사로 거여동에 있던 특전사 보충대 내무반장을 2년넘게 했지요.. 3일에 한번 3사람에게 건빵한봉지가 지급되는데 건빵봉지에 보통 50개내지는 51개가 들어 있어 갯수를 갖고 가위바위보를 하지 더먹으라고 양보하지 않더군요.. 건빵갖고 서울법대다닌 일병하고 구두닦이하던 일병하고 싸우는 걸 보고 역시 생존은 무섭다고 여겼습니다.
ㅎㅎ 건빵 1개 앞에서 생존본색!
제가 면목동의 홍어애탕집을 찾았습니다. 동태내장요리처럼 홍어내장요리더군요. 전화로 확인까지 했으나 언젠가는 먹게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