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 이른 아침부터 바쁜 마음으로 서둘렀더니
웬걸, 제일 먼저 도착한 안성댁이다.
원래 가까이 사는 사람들은 천천히 혹은 늦게 오고 멀리사는 사람들은
약속 시간에 늦을새라 본래 예정 시간보다 먼저 도착해 기다리기 마련인지라
어김없이 그 형상이 되어 있다.
그래도 한때 몸 담았던 자원봉사 센터여서인지 아는 사람들도 만나게 되고
지인들과 동참하는 자리여서 시작부터 조짐이 좋은가 했더니 그게 아니다.
말하자면 이번만큼은 편편하게 진행과정을 동행하고 누리고자 아예 카메라를 지참하지 않았더니
관계자는 당연히 카메라를 들고 온줄 알고 기다리고 있다가 카메라가 없다 는 사실에 망연자실 이다.
웬일이래, 나는 그냥 편하게 세미나 참석을 하고 싶었는데 상대는 당연히 촬영 할 줄 알고
그들 스스로가 사진 촬영 준비를 하지 못했던 것...아, 그 많은 사람 중에 카메라 한대 가져온 사람이 없다니.
마음은 미안한데 현실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라 겨우 스마트 폰으로 그들이 촬영하기로 결정되고 나서야
마음놓고 강의와 토론에 집중할 수 있었다.
살다보면 살아온 세월만큼이나 경험과 지식과 지혜가 쌓여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알게 모르게
많은 것들이 축적된다...그것이 또 세월의 힘이다.
그러다 보면 자신이 가진 그 무엇을 나눌 -시간, 재능, 경제. 몸으로 하는 일, 기획력, 손재주...등등-
자신이 축척해놓은 재능을 갖고 있음을 자각하고 실제로 현장에서 자원봉사하는 일에 동참하기도 한다.
그러나 자원봉사를 하다보면 적절하게 수요와 공급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해 안타까운 현상이 벌어지는 것을
보게 되고 그러다 보면 그 중간자, 매개체 역할을 해줄 사람이 필요하다 는 것도 절감하게 된다.
실제적으로 단순한 자원 봉사를 기본으로 하여 전문적인 자원봉사 차원까지 들어가다 보면
자원봉사라는 것이 일회성도 아니요 그저 간단하게 시간제공을 나누는 것만이 아니라는 것도 느끼게 된다.
하지만 현장과 현실에 입각하다보면 그런 일련의 일들을 현장에서 연결하고 구석구석 차질없이
진행해 나갈 요원이 부족하다는 것도 알게 된다는 말이다.
그리하여 2010년 부터 시작된 재능나눔 이라는 커다란 틀을 새로 짜여진 후
각계 각층에서 전문적인 지원 사격을 받을 수 있도록 새로운 모형을 구성하게 되었다.
누구나 갖고 있을 숱한 재능을 다양한 경로를 통해 기부받고 그 기부를 알뜰하게 사용하는 재능나눔.
그러나 그 재능나눔 역시 중간자 역할을 해줄 매개자, 일명 코디네이터가 필요한 시점인지라
새삼 행안부의 도움과 더불어 한국자원봉사 포럼이 적극적으로 재능나눔 코디네이터를 옥성하기로
결정하고 그들을 위한 역량강화 컨퍼런스를 열게 되었다.
그 첫발을 내딛는 과정에서
워낙 전문적으로 자원봉사를 하며 재능나눔을 하던 사람들인지라
강의 주제와 내용을 빠르게 인지하며 활발하게 토론해나가며 현장에서 어찌 적용할 것인가를 끌어내면서
서로에게 격려와 힘을 주는 시간을 나누다보니 참으로 다양한 재능이 포진해있음을 알겠다.
실제로 나눔의 형태는 다양하다.
물질적, 금전적 공유, 제공, 헌납 등의 단순 기부에서
노력, 시간, 기술 등 일반적 봉사활동이라 지칭되는 자원봉사와
각자의 특기, 재능, 지식, 기능 등을 제공하는 재능나눔이 있고
전문직 종사자의 전문직 재능나눔, 봉사-의료, 법률, 회계, 경영, 교육 등-의 형태인 프로보노-pro bono-까지
어떠한 형태로든 재능나눔은 필요하고 그것을 적절하게 나눠 다양한 곳에 쓰여지게
재분배 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재능나눔 코디네이터 다,
참여 내내 즐겁고 행복한 마음으로 참석을 하였다.
나눌 것이 있다 는 것도 기분좋은 일이요
그보다 적재적소에 그것을 사용하도록 매개체 역할을 할 수 있다 는 사실도 흥미로웠기에...그 하루
온전하게 바쳐졌음이니 새삼스럽게 책상에 앉아 누리는 기쁨도 더해졌다.
많은 분들이 자신의 능력과 재능을 나눌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
첫댓글 나눌만한 재능이 있다는 것만도 큰 수혜자이니 이젠 나누는 일이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결단력있게 실천을 하느냐는 도 다른 경지이니 멋진 일입니다. ^ ^
그러게요...모두에게 주어진 재능이 있지만 그것이 어느 것인지 아는 것도 중요하고 어떻게 쓰여지는 것이
도움이 되는지도 아는 것, 그리하여 그 재능을 자연스럽게 활용할 줄 아는 것
그것이 나눔의 작은 힘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