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전에 둘째딸의 결혼식이 있었습니다
결혼식은 예식장에서 했는데, 참석해 주신 하객은 모두 107분이었습니다.(아이들을 동반하신 분들이 계셔서)
원래 결혼식은 100석 규모의 조그마한 웨딩하우스를 빌려 치를 생각이었고, 그래서 강남 YMCA빌딩 옆의
웨딩하우스를 80만원에(결혼식 일체 비용 포함. 단, 웨딩드레스 대여, 신부 화장, 결혼식전 웨딩 촬영 제외) 예약하였는데,
갑자기 그 웨딩하우스가 사정상 문을 닫게 되자 다른 예식장을 동일 비용으로 알선해 주더군요
하객수 100명의 작은 결혼식으로 합의한 후부터 초청 대상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습니다
우선 신랑 신부가 초청하고 싶은 친구들은 모두 부르고, 남은 숫자만큼 부모 가족들로 채워가는 방식이었죠
그랬더니 부모들은 직계가족만 초청할 수 있었습니다. 저의 경우, 어머니와 제 형제들만 초청 가능했습니다.
삼촌이나 이모, 사촌형제들을 초청하지 못한 이유입니다.
결혼식은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에서 나름 재미있게 진행되었습니다.
웨딩마치와 신랑신부 퇴장시 음악, 축가 배경 음악은 모두 mp3 화일로 재생하였고, 주례 없이 신랑 신부가 서로에게
보내는 서약의 편지를 읽고, 신부의 친구가 축가를 재미있게 불러 웃으며 즐기는 짧지만 인상깊은 결혼식을 마쳤습니다.
사진 촬영후 피로연장에서 식사를 하는 동안 신랑 신부가 옷을 갈아입고 나와서 테이블마다 일일이 인사드리는 모습은
다른 결혼식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이때 신부가 입은 원피스는 인터넷에서 3만원에 구입한 것이었는데, 명품으로 착각해 주시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사실, 아버지로서 제 딸의 실용적인 사고방식이 무척이나 기쁘고 잘 키웠다는 자부심을 느낍니다)
"제 꿈은 이렇습니다"에서 말씀드린대로 축의금, 선물, 화환없는 결혼식이었습니다 (신랑 신부가 친구들에게 개인적으로
받았을 수도 있는데 그것은 제외하고 말씀드리는 겁니다)
문제는 결혼식 이후에 벌어졌습니다
집에 와서 초청하지 못한 친척들과 학교 동창들, 회사 동료 및 친분이 있는 분들께(민중각 시구들은 제외하였는데,
일단 한줄수다에 올렸고 후기를 작성하면 자연스레 알릴수 있다는 생각에...^^) "오늘 제 딸의 결혼식이 있었는데
미리 연락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며, 그래도 두 사람의 행복한 미래를 축하해주십사"라고 요청하는 문자를 140개 정도 보냈습니다
그랬더니 항의가 빗발치듯 쏟아지는데, 감당하기 어렵더군요. 전화를 걸어 대놓고 분노를 표시하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내용은 주로 "우리가 이 바쁜 세상에서 일년에 몇번이나 보느냐? 이런 일이 있을 때 모여서 얼굴 한번 더 본다는 의미는
생각도 안해 봤느냐?" 또는 "섭섭하다. 당신한테 나라는 존재는 그거밖에 안됐는가?" 였는데 답할 말이 궁하더군요
심지어는 배신감을 언급하는 분들도 있었지요 (평소 친분을 고려하면 반박의 여지가 없는 주장이 맞긴 합니다)
웬만큼 각오는 하고 벌인 일이었지만, 그 반응은 제 예상을 뛰어 넘는 것이었습니다.(뒤집어 말씀 드리면 이러한 질문이,
특히 첫번째 내용은 생각도 못해 봤을 정도로 제가 허술했다는 것이지요.)
그저, 작은 결혼식이라는 명제가 다른 모든 배려를 무시해도 좋을 만큼 중요했던 건지 이제는 잘 모르겠다는 것이 지금의
제 솔직한 심정입니다.
다음에 제 첫째딸이 결혼한다면 그 때의 결혼식도 이런 방식으로 치를 수 있을지?
밤이 깊어가면서 이 상황에 대한 저의 고민도 깊어가고 있습니다.
첫댓글 먼저 둘째 따님의 결혼을 축하드리기에 앞서 그동안 둘째 따님을 낳으시고 기르신 노고에 박수를 올립니다. 다음 둘째 따님의 결혼을 축하드려요.
조류님의 속 깊은 마음과 축하에 감사드려요 ^^
잘치르셨군요 축하합니다 ^^
축하 고맙습니다. 사무실이 가까이 있으니 4월 초에 연락 함 하겠습니다 ^^
그래도 직계가족만 불렀으니 섭섭하지만 이해하실겁니다....^^
다시한번 축하합니다.
부디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따님 결혼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잘 지내고 계시죠? ^^
사위보신거 축하드려요~
땡큐~!
다리는 좀 어떠신지? 지난번에 댓글로 물어봤는데 씹으셔서 저 껌 되었습니다 ㅋㅋ
@칼없스마 ㅎㅎ형님 많이 좋아졋습니다
둘째따님 혼사라기에 당연 첫째는 보내신걸로 생각했네요,
참석못한 분들의 분노(!!) 는 잊으세요,,, 재혼은 이렇게!!!! ㅎ
농담이시겠지만.....그래도 기분이 좋지 않은 단어 하나가 마음에 걸리네요...
축하 받는 기분이 영 아닌것 같아서...
@칼없스마 하하 그랬나요? 제 소망을 말한건데,,,, ㅎ
좀 앞서갔죠?? ㅎ
그 민감하다는 단어, 이제는 둔감해도 되는거 아닌가?
제 생각은 당연히 그랬으니까요,,, ㅎ(이제가 아니라 당연히 과거에도,,,)
칼업스마님 20대 아니었쓰요 사위를 보신다니......어이가 읍따......일단 마니마니
제가 정신 연령은 20대 맞습니다..맞고요...
예쁘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ㅎ
축하드려요 ~ ^.^
고맙습니다~^^
친인척과 지인의 원망과 비난은 모두 축하하고 싶다는 마음이었을테니 고맙게 받으시면 되는거 아닐까요
소신있게 잘 치르신 혼사, 늦게나마 축하드려요
감사합니다~^^
지난 일주일간 꼬박 앓아 누웠었습니다..딸 시집 보낸 후유증이라고들 하던데..과연 그뿐이었을까요?
허리가 아플 정도로 누워 지내는 동안 많은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러면서 느꼈던 점들..상처받는 것보다는 외로운 것이 나을 수도 있다는 것 등..
어쨌든 이제는 자리를 털고 일어나 몸부터 회복하는데 전력을 다 할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