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와 진보 3당 대표들이 6일 울산시 프레스센터에서 `광주형 일자리` 사업 철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김생종 기자 © 편집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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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형 일자리` 논란이 지역 정치권과 노동계의 근로자 권익보호 차원을 넘어 시민여론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5일 결렬된 광주 시와 현대차의 협상내용이 알려지면서 지역민들의 對정부정책 비판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이렇게 무리수를 둬가며 구태여 광주에다 일자리를 마련하겠다는 의도가 뭐냐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지역 홀대론`까지 나온다.
노사민정 협의회로부터 전권을 위임받은 광주시가 이날 양측이 당초 잠정합의했던 `경차 35만대 생산까지 임단협 유예` 조항을 삭제하고 최종 타결안을 제시하자 현대차가 "경영상 수용하기 어렵다"며 거부해 광주형 일자리 사업이 무산 위기에 처했다. 현대차는 향후 5년간 임단협 없이 기존 울산공장 근로자 임금의 절반 수준인 연봉 3천 500만원 정도를 광주근로자에게 지급하고 해마다 경차 7만대를 생산할 예정이었다.
대신 정부 여당은 광주형 일자리 지원사업으로 ▲행복ㆍ임대주택 ▲진입도로 개설 ▲노사동반성장지원센터 건립 ▲공동 직장어린이집 ▲개방형체육관 신축 등 5개 분야를 지원한다. 이에 소요되는 전체 사업비는 2천 912억원이고 이 중 약 90% 가 국비로 충당될 예정이다.
광주시-현대차 투자협상이 무산되고 지원사업에 정부예산 수천억원이 소요될 것이란 소식이 전해지자 그 동안 주로 지역 정치권과 노동계에서 터져 나오던 `광주형 일자리 반대` 주장이 지역민 전반으로 번지는 추세를 보이고다. 울산 중구 성안동 김 모씨(60)는 "정부가 수천억원을 지원하며 굳이 광주에다 현대차 공장을 지으려는 이유가 뭐냐"며 "현 정권이 호남에 보은하려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또 남구 달동 이 모씨(52)는 "울산에도 그 만한 임금을 주면 당장 달려올 청년들이 수두룩한데 울산 공장에서 멀리 떨어진 광주에다 완성차 공장을 건설하겠다는 것은 결국 영남 홀대"라고 목소라를 높였다. 동구 일산동 박 모씨(63)는 "조선 불황으로 실직한 사람이 수두룩한데 그 쪽에 수천억을 쏟아 붓는 대신 울산 동구부터 살려야 되는 것 아니냐"며 영호남 차별론까지 들고 나왔다.
광주형 일자리로 지역갈등의 골이 깊어질 수 있다는 지적은 더불어 민주당 울산시당 소속 시의원들에게서도 나왔다, 이들은 지난 4일 울산시의회 기자회견을 통해 "더 이상 울산시가 뒷짐만 지고 수수방관할 상황이 아니다"며 "자칫 지역갈등마저 우려 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런 여론을 의식한 듯 송철호 울산시장은 5일 "광주형 일자리 추진 과정에서 울산시민들이 우려하고 있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정부에서 대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 동안 이 문제에 대해 언급을 회피해오던 기존자세에서 한걸음 나아간 것이다.
송 시장은 또 "정부와 광주시, 사회ㆍ노동단체가 함께 풀어야 할 과제인 만큼 같은 지자체인 울산시가 선뜻 나서서 평가하기 쉽지 않았기 때문에 그동안 광주형 일자리와 관련해 발언을 자제해왔다"며 "울산시민들이 지역 주력산업의 하나인 자동차산업이 어떻게 되는 것은 아닌지 불안해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가 울산의 일자리 문제에 대해 어떤 식으로 지원하고 보장할 것인지 답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광주형 일자리를 반대하는 지역 여론은 향후 한층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5일 자유한국당이 반대성명을 발표한데 이어 민중당ㆍ정의당ㆍ노동당 등 지역 진보3당과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가 6일 기자회견을 통해 `광주일자리 철회`를 요구했다. 이전 `반대`에서 한 단계 강도를 높인 것이다.
정부의 광주형 일자리 사업에 처음부터 반발했던 현대차 노조는 6일 오전 오후 각각 2시간 씩 부분 파업을 벌인데 이어 광주시-현대차 투자협상이 이뤄질 경우 전면 파업을 예고해 둔 상태다. 이에 앞서 현대차 노조는 5일 "광주형 일자리 저지를 위한 파업은 불법이지만 총파업을 해서라도 저지하겠다"고 밝혔었다.
한편 기아자동차 노동조합도 5일 오후 2시 경기도 소하리 공장에서 긴급 대의원 회의를 갖고 총파업 일정과 수위 등을 논의했다. 이날 기아차 노조는 성명서를 내고 `기아차 고용불안 야기하는 광주형 일자리 즉각 철회`를 촉구했다.
노조는 "경차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이고, 생산과 판매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며 "특히 광주형 일자리가 현실화 될 경우 국내 경차 시장의 69.3%를 점유하고 있는 기아차에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정종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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