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가람동 6개 단설유치원 854명 모집정원에 1,343명 몰려 489명 대기 중
원도심 유치원 정원 못 미쳐, 민간유치원은 “우리도 잘해요” 구애의 손짓
새해 유치원에 들어가는 자녀를 둔 나주시 빛가람동 학부모 200여 명이 유치원 배정을 받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나주교육지원청과 학부모들에 따르면, 지난 11월 유치원입학관리시스템인 ‘처음학교로’를 통해 2024학년도 유아를 모집하는 나주지역 유치원은 총 27곳으로, 국공립 유치원 24곳, 사립유치원 3곳이다.
이 가운데 빛가람동에 있는 6개 국공립 단설 유치원의 경우 전체 모집정원 854명에 1천343명이 몰려 1.57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결국 유치원을 배정받지 못한 489명의 학부모들이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 학부모들은 지난 1일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접수한 데 이어, 지난 4일 나주교육지원청을 방문, 변정빈 교육장과 면담을 갖고 빛가람동 단설유치원의 학급당 정원을 늘려서라도 자녀들이 해당 유치원을 다닐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유치원과 학부모들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라며 손사래를 치는 상황이다.
정원이 106명인 한아름유치원과 정원 145명인 빛누리유치원은 증설할 수 있는 공간이 아예 없는 것으로 파악됐으며, 라온유치원은 화장실 공간이 없어서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다야유치원의 경우 다목적실을 교실로 변경해 사용할 수는 있으나 화장실을 설치할 수 없는 상황이며, 다야·도담·빛그린유치원의 경우 정원이 159명에 이르는 초대형 과밀상태로 운영되고 있어서 더 이상의 증설과 증원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학부모들의 여론이다.
하지만 어떻게든 학급수를 늘려서라도 대기자들을 받아줄 것을 요구하는 학부모들의 요구에 현재 유치원에 자녀를 보내고 있는 재원 학부모들은 단호히 반대하는 입장이다.
한 유치원 학부모는 “지금도 특별활동 공간조차 없는 과밀 상태의 유치원에 정원이 더 늘어난다면 기존 원아들까지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학부모들은 “이미 포화상태인 빛가람동 유치원만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원도심과 읍면 단위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보내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거들고 있다.
이와는 반대로 나주지역 27개 유치원 가운데 정원을 채운 학교는 빛가람동 6개 유치원뿐이고 나주 원도심과 읍면단위에서 운영되는 유치원은 대부분 정원을 채우지 못해 발을 구르고 있다.
나주이화유치원의 경우 정원 106명에 80명만이 지원해 아직 26명이 결원인 상태이며, 남평유치원도 92명 정원에 62명이 지원, 30명이 부족한 상태다.
현행 교육부가 제시하고 있는 유치원 학급편성기준은 3세반 14명, 4세반 19명, 5세반 20명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빛가람동 유치원의 과열 양상을 지켜보는 원도심과 읍면지역 유치원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학부모들이 조금만 눈을 돌리면 자녀에게 쾌적하고 좋은 유치원을 보낼 수 있는데도 굳이 과밀유치원에 자녀를 보내려는 학부모들에게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분위기다.
그러기 위해서는 원도심과 읍면지역 소규모 유치원을 경쟁력있고 특성화된 유치원으로 조성해 빛가람동 학부모들과 유아들의 눈높이에 맞춰갈 필요가 있다는 제안도 나오고 있다.
한편, 나주교육지원청 민관산학교육협력위원회(위원장 권시종)는 오는 29일 정기회를 열어 빛가람동 유치원 미등록(대기자)에 대한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