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트럼프 당선인이 인물은 인물인 모양입니다. 아니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도 있습니다. 미국 대통령의 자리가 워낙 대단하기에 그리고 타국의 생살여탈권 즉 살리고 죽일 수 있는 권한을 미국 대통령이 상당부분 쥐고 있기에 그런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하지만 미국의 역대 대통령이 많았지만 트럼프 당선인처럼 이렇게 유난을 떨게 하는 인물은 일찌기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 이유는 그가 원래 정치인 출신이 아니기 때문에 그에 대한 진면목이 적나라하게 드러나지 않은 점도 있겠고 갑자기 등장한 혜성같은 인물인 까닭도 존재합니다. 또한 그는 징검다리 대통령입니다. 2016년에 당선된 뒤 2020년에 패하고 또 2024년에 다시 당선되는 정말 희귀한 업적의 인물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1차집권후 재선에 실패하고 나서 그는 집요하게 백악관 재입성을 노렸습니다. 자신이 왜 패배했는지를 분석했고 철저한 검증과 복기를 통해 다시는 그런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다짐에 다짐을 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4년동안 전세계 상황을 놓고 자신이 다시 재집권을 한다면 이렇게 저렇게 요리하겠다고 의지를 불태웠을 것으로 짐작이 됩니다. 아니 실제로 그렇게 했다고 트럼프 주변인들은 언급하고 있습니다.
설마설마했던 트럼프의 재집권이 현실화하자 전세계가 깜짝 놀라며 대책마련에 그야말로 부심하고 있습니다. 거의 모든 나라들이 그런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가 지난 1차집권때 했던 정책을 다시 테이블에 올려놓고 앞으로의 대응방안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현재 전쟁중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그리고 이스라엘과 이란 등에서는 트럼프의 앞으로 행보를 점치느라 정신을 차지지 못할 정도일 것으로 보입니다. 러시아와 이스라엘은 상대적으로 편안하겠지만 말입니다. 미군과 관련이 많은 나토국들과 한국 그리고 일본도 트럼프의 미군 운용에 대해 설왕설래하는 분위기입니다. 현재도 무역전쟁을 치르고 있는 중국이나 미국에 수출을 많이해 이른바 미국을 무역적자국으로 만든 원흉으로 트럼프가 알고 있는 중국 멕시코 베트남 한국 등도 관세보복을 대비한 대책 마련에 난리입니다. 그가운데 중국과 멕시코 베트남 등지는 자원도 풍부하고 수출을 하지 않고도 생존할 가능성이 높은 나라들입니다. 자국에서 생산해 자국에서 소비하는 시스템을 가동할 수 있는 나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한국은 오로지 수출밖에 없습니다. 중국과 거리를 분명히 한 뒤에 중국으로의 수출은 대단히 축소됐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한국이 수출하는 1위국가가 바로 미국입니다. 그러니 트럼프 당선인은 한국을 중국다음으로 요주의 국가로 판단하고 높은 관세로 무역적자를 해소하려 할 것입니다. 한국은 특히 안보를 담보로한 주한미군 문제가 현안중에 현안으로 간주되고 있습니다. 트럼프는 대선 유세당시에도 주한미군의 방위비 분담금을 한국돈 15조원정도로 올려야 한다면서 한국은 머니머신이고 대단한 부자나라이니 그정도는 전혀 부담이 안될 것이고 한국정부가 기꺼이 미국의 요구를 수락할 것이라고 장담하는 상황입니다.
한국 입장에서 트럼프는 산위에 산입니다. 미국 대통령치고 만만한 인물이 어디 있었겠습니까만 트럼프당선인은 정말 한국이 핸드링하기 매우 힘든 존재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이번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의 주요 인물들과 전직 대통령 역임자들도 트럼프라고 하면 고개를 흔들 정도였습니다. 그만큼 독특하고 개성이 강하고 고집이 세다는 의미입니다. 한국 정부에서는 지금 트럼프 알고 배우기 작업이 한창입니다. 협상력을 높이기위해서 트럼프와 가까이 지낼 수 있는 비법을 제공하는 언론들도 대거 등장했습니다. 그들은 일본 아베가 트럼프에게 한 것처럼 귀염받기 위한 방법을 제시합니다. 그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바로 골프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한국 대통령이 속성 골프 배우기에 열중한다는 보도도 등장합니다. 하다하다 이런 묘법을 제공하는 자체가 슬픈 현실이지만 정말 상당히 우스운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의 진면목을 제대로 안다면 그런 요상한 제언은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의 겉모습 그리고 그의 취미만 국한해서 보고 하는 아주 단편적이고 지엽말단적인 생각일뿐입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골프광 맞습니다. 하지만 아무하고나 골프를 치지 않습니다. 그가 평소에 정말 좋아하고 4시간정도의 라운딩을 할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인가를 엄밀히 골라 골프를 칩니다. 세계 정상가운데 트럼프 집권때 그와 골프를 친 사람은 손 꼽을 정도입니다. 그냥 골프채 들고 온다고 같이 골프를 쳐주는 변두리 골프장 코치가 아니라는 말입니다. 그는 어릴때부터 골프를 치고 성장했습니다. 골프에는 독특한 룰이 존재합니다. 바로 약속입니다. 한번 골프약속이 정해지면 정말 배우자가 사망했을때도 골프장에 등장해야 합니다. 어느 골프장에서 골프가 진행중인데 골프장 옆으로 장의차가 지나갔다고 합니다. 다른 사람들은 신경도 쓰지 않는데 한사람이 모자를 벗어 조의를 표하더랍니다. 주변 사람들이 무슨 일이냐고 묻자 자신의 부인 장례차라고 답했다고 합니다. 과장된 면은 있지만 그만큼 약속을 아주 중요시하는 스포츠가 골프이고 트럼프는 그런 골프속에서 약속의 중요성을 배우고 성장했다고 전해집니다.
그리고 트럼프 당선인은 술을 전혀 하지 않습니다. 아주 광적인 크리스챤이기도 하지만 그가 어릴적부터 좋아했고 따랐던 형이 알콜중독자였다고 합니다. 형이 겪던 그 알콜중독의 패해를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지켜보았던 트럼프는 맥주 한방울도 입에 대지 않았다고 알려져있습니다. 그가 파티 등에서 마시는 것은 콜라종류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그 앞에서 치어스 그리고 원샷 그리고 흥겨워 노래를 부르는 일은 그다지 트럼프에게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할 것입니다. 트럼프 자신도 자기의 최대의 강점은 술을 마시지 않는다고 공공연히 밝히고 있습니다. 또한 그는 술을 즐기고 많이 마시는 사람을 혐오한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트럼프와 친하게 지내려면 먼저 술을 끊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외국의 정상회담을 하기전에 그의 테이블에 상대 정상에 대한 프로필이 적힌 문서가 등장하는데 제일 윗부분에 술에 대한 정보가 적혀 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트럼프 당선자는 잘 알려진 것처럼 자국인 우선주의자입니다. 특히 백인 우월주의에 함몰돼 있습니다. 트럼프가 중국 한국 일본의 정상들을 그다지 높게 평가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물론 자국에 이익이 된다면 그 몇시간 같이 회담하고 식사하는 것 정도는 허용하겠지요. 하지만 자국에 별 도움도 되지 않고 자신을 피곤하게 하는 존재일 경우에는 회담시간도 식사시간도 대단히 짧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니 트럼프와 만날 때 준비를 단단히 해야 하지만 과연 한국에서 무슨 선물 보따리를 들고 갈 지 모르는 일입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광적 기독교신자입니다. 이번 대선기간에서도 추종자들은 그를 신처럼 대했습니다. 이번 대선때도 아마 트럼프 후보가 박빙이거나 패배가 예상됐다면 선거불복이 선언되었을 것이고 그의 추종세력들은 무장한채 미국의 상당부분을 장악했을 지도 모릅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불법 이민자들에 대해서도 아주 엄격합니다. 불법 이민자들이 미국 백인들의 일자리를 빼앗는 것은 물론 마약과 동성애 등을 주도하는 매우 악질적 세력으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높은 담을 세워서 불법이민자들이 넘어오지 못하게 하고 미국 연방군들이 그곳을 삼엄하게 지키려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가족 관계를 매우 중시합니다. 미국 대통령들이 대부분 그러했지만 트럼프는 특히 가족애가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기 집권때는 딸 이방카와 사위가 아버지 옆에서 최측근 역할을 했다면 2차 집권때는 아들인 트럼프 주니어가 현재 맹활약중입니다. 그만큼 자식들을 중시여기고 깊게 믿는 편입니다. 또한 그의 부인인 멜라니아는 별로 등장하지도 않습니다. 아들 교육때문이라고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이 배우자가 나서는 것을 반기지 않기 때문이 아닌가 판단됩니다. 트럼프가 외국 정상들을 만날 때 그의 정보 메모에는 외국 정상의 가족들의 현황도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상대국 정상이 그 나라에서 받고 있는 평판과 지지도 등도 트럼프는 매우 중요시하고 있다는 소문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트럼프 당선인의 강점은 바로 협상의 달인이라는 것입니다. 미국의 트럼프 연구자들은 트럼프의 추종자들이 트럼프에게 보이는 팬덤은 바로 그가 협상과 설득의 달인이라는 점에서 연유한 것이 아닌가 분석합니다. 트럼프의 저서가운데 <거래의 기술>은 미국 베스트셀러가운데 하나입니다. 거래의 기술은 트럼프 자신의 자기계발서입니다. 트럼프의 거래 전략은 목표를 설정하고 전략적 사고를 하며 협상력을 최대로 높히고 대중적 인기를 관리하면서 끈기와 위험감수 그리로 인간관계를 최우선으로 한다는 것이 골자입니다. 트럼프는 외국 정상과의 회담에서도 이런 주제를 중간중간에 섞어 넣는다고 합니다. 자기 피알도 되고 상대방의 정신적 상태와 능력을 테스트해보는 잣대로 삼는다는 것입니다.
한국 대통령 입장에서 남은 임기동안 몇번 트럼프 당선인을 만날 것입니다. 하지만 만나 골프칠 시간과 기회는 정말 별로 없을 것입니다. 술 마시는 시간에 골프로 체력관리를 한다면 모를까 트럼프를 염두에 둔 골프연습은 너무 나간 것입니다. 그리고 그가 생각하는 세계관에 대해 연구를 많이 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국 우선주의 속에 담긴 트럼프의 인생관과 그가 바라는 미래에 대해서도 깊은 이해와 성찰이 필요합니다. 트럼프는 술을 마시지 않으니 술마시며 이뤄지는 적당한 릭렉스한 분위기 연출은 불가능합니다. 냉정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단단히 준비하고 트럼프의 돌려치기적 언급에 당하지 않아야 합니다. 슬쩍 슬쩍 촌철살인적인 그의 화법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 세우기가 골프 연습보다 훨씬 더 시급한 과제라는 것은 재론할 필요조차 없을 것입니다. 시골 화야산방에 거주하는 촌부가 별것을 다 신경쓴다하겠지만 산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이런 저런 생각이 많이 들고 이왕 당선된 트럼프 당선인에게 너무 눌리는 모양은 보기도 불편하고 한국을 위해 바람직하지도 않을 것같아 이런 글도 한 번 작성해 봅니다.
2024년 11월 13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