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들이 함께 알아야 할 세계지도에 관한 진실

우리에게 익숙한 세계지도는 메르카토르 도법(Mercator projection)으로 작성된 지도이다.(위 지도 참조) 이 지도는 1595년, 네덜란드 지도학자였던 메르카토르(Gerard Mercator)에 의해 고안된 투영법으로 만들어진 것으로서 각도 계산이 용이하여 항해용 지도로 널리 소개되며 보편화되었다. 하지만 이 도법을 따르면 극지방으로 갈수록 면적이 심하게 확대된다는 단점이 있다.
실제 면적으로 따져본 국토 크기는 러시아, 캐나다, 중국, 미국, 브라질, 호주, 인도, 아르헨티나 순이지만 메르카토르 도법에 의해 제작된 지도에는 미국, 러시아, 유럽 등은 실제보다 크게 나오는 반면, 남미,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등은 상대적으로 작게 표현되고 있다.
좀더 구체적으로 언급해 보자.
메르카토르 도법에 의하면 대서양 북쪽에 위치한 그린란드가 아프리카 대륙과 크기가 거의 같아 보이고, 유럽이 남미보다 더 커 보인다.(위 지도 참조) 하지만 실제로는 아프리카가 그린란드보다 14배 가량 더 클 뿐만 아니라 남미가 유럽보다 2배나 더 크다. 또한 멕시코보다 더 커 보이던 알래스카 지역도 실재로는 멕시코의 1/3 크기에 불과하다.(아래 지도 참조)

이러한 지도상의 왜곡을 극복하기 위해 1970년대 들어 독일의 역사학자인 아르노 페터스(Arno Peters)가 제안한 도법이 바로 페터스 도법(Peters projection)이다.(바로 위 지도 참조) 페터스 도법에 의해 제작된 지도는 메르카토르 도법에 의해 만들어진 지도에 비해 대륙간의 면적이 비교적 균형을 이루고 있어 세계교회협의회(WCC).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UNESCO), 유엔아동기금(UNICEF) 등이 현재 페터스 도법을 채택하여 사용하고 있기도 하다.
여기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점은 당시 페터스가 "메르카토르 도법에 의한 지도의 왜곡이 유럽을 중심으로한 선진제국들의 오만함을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하였다는 것이다. 사실 메르카토르 도법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북아메리카나 그린란드를 실제보다 크게 만들어서가 아니다. 우리가 그린란드를 어떻게 인식하느냐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메르카토르 도법이 서유럽에 중심을 두고 있기 때문에 인도나 동남아시아, 남아메리카가 유럽에 비해 작아 보이도록 체계적으로 왜곡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시카고 대학의 교수였던 마셜 호지슨(Marshall G. S. Hodgson)은 그의 책 『마셜 호지슨의 세계사론』에서 메르카토르 도법을 '인종차별적 투영법'이라고 정의하였다. 더불어 호지슨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메르카토르 세계지도에는 유럽이 상단의 중앙부에 위치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위대한 문화권들보다 훨씬 크게 보인다. 이들 주요 문화권들은 대개 북위 40도 이남에 위치하고 유럽의 거의 대부분은 그보다 북쪽에 위치하는데, 메르카토르 투영법은 북위 40도부터 사물의 크기를 거대하게 과장하기 시작한다. 따라서 크기의 비례에 대한 감각을 제대로 가르쳐 줄 수 있어야 하는 세계지도에서마저 유럽에는 많은 지명을 쓸 수 있는 공간이 충분한 반면 훨씬 더 작은 축척으로 그려진 인도나 중국같이 많은 인구가 사는 중심지에는 몇몇 주요한 지명만 표시되면 된다는 식이다. … 그들은 마치 자신들이 항해에만 종사한다는 듯이 메르카토르 지도는 각도가 정확하게 맞으며 이것이 항해자들에게 편리하다는 점을 누누이 강조해 설명한다. 그리고 지도집이나 벽걸이 지도에서, 참고서나 신문에서 세계 전체가 어떻게 보이는지 보려고 할 때 서구인들의 선입견은 권위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충족되는 것이다." 마셜 호지슨, 『마셜 호지슨의 세계사론』, (이은정 譯, 사계절출판사, 2006) 73~74쪽.
그렇다. 설사 메르카토르 도법이 각도 계산이 용이하여 보편화된 측면이 있다고 하더라도 항해를 위해서가 아니라 세계 여러 지역의 위치를 확인하고 크기를 비교하기 위해서 필요한 세계지도라면 형태와 면적이 각도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하지만 메르카도르 도법이 오늘날 보편화된 그 이면에는 "역사의 주류"라고 자처하는 서구 유럽의 세계관이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것을 놓쳐서는 안된다.
마찬가지로 세계지도가 북극을 위로 보고 있는 것도 북반부 국가들이 남반구 국가들보다 힘이 강하기 때문이란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아래의 지도는 호보-다이어 도법(Hobo-Dyer projedction)에 의해 제작된 지도이다. 왜 우리는 이러한 세계지도를 상상도 하지 못했을까?

출처 : 토미나무의 산책(http://isoonstar.tistory.com/)
첫댓글 음...^^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럼 지구본은 어떤가요, 광화문 oo갈떄마다 젤 크고 멋잇는것 하나 선물받고 싶다 늘생각하는데 그것도 측량? 에 문제가 많은가요? ( 지금생각하니 제꿈이 참 단순한데 안이루어졌내요 ㅎㅎㅎㅎㅎㅎㅎ 제손으로 사야 할것 같은예감이 )
둥근 지구 표면을 평면에 나타낸 것이 지도입니다. 그러다보니 면적, 각도, 거리, 방위, 모양 등을 오차 없이 그대로 평면에 전개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죠. 따라서 지도를 작성할 경우, 각각의 목적에 따라 정적도법(正積圖法), 정각도법(正角圖法), 정거도법(正距圖法), 방위도법(方位圖法) 등으로 나뉘게 되는데, 우리에게 익숙한 세계지도는 정각도법의 하나인 메르카토르 도법으로 작성된 지도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우리가 이제껏 메르카토르 도법으로 작성된 지도만을 세계지도라고 알고 있었다는 것이고, 그렇게 작성된 지도의 보편화 이면에는 "역사의 주류"라고 자처하는 서구 유럽의 세계관이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것이죠.^^*
고맙습니다. 무심코 넘겼던 것 속에 이런 사실이 있었군요.
<여행사랑1>님의 질문에 답을 하면서 제 블로그에 포스팅 한 내용을 조금더 보완하게 되었습니다. 질문 감사합니다.
흥미로운?사실이네요.?
?정말??지극히?편협한?시각을??가지고?있었던?것?같네요^^
좋은?정보?감사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확실한것은요 그 잘못된 지도로 교육을 받아서 꼭 파리서 말레이시아가 한국보다 비행 시간이 짧을거란 착각을 ( 몇번을 타보았음에도 불구하고) 벗어나기가 힘들다는겁니다, 실제 비행거리도 먼데 ㅜㅜ 마지막 지도로 보니 확실히 좀더 멀어보이내여,
그런가요? ^^;;
예전에 학교에서 배운거 같은데 다시 읽어봐도 흥미롭네요.ㅎ
그래서 제 방에는 벽에 세계지도도 붙여 놓았고 책상에는 지구본도 올려 놨어요^^ ㅎㅎ
오우... 재미있고 유익한 내용입니다. 제 방에 붙어있는 세계지도를 바꾸고 싶은 생각이 막 드네요^^
서구의 지도는 자기네 중심으로 동양이 말그대로 동쪽에 위치하죠 그래서 지네 기준으로 일본과 한국을 동쪽 젤 끝에있다고 '극동'
부족한 글을 재밌게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극동"과 관련하여 한완상님은 우리가 있는 지역을 "본동"이라 부르더군요. 더불어 마셜 호지슨은 유럽을 "극서"라고 부르구요.^^*
맞아요,,, 유럽이 크게 느껴지는 지도가 우리에게 아주 익숙해진 세계지도죠???
잘 정리해주심~ 감사..
와우.- 정말로. 제방에.걸려있는.세계지도를.바꾸고싶은.생각이.드는데요.-ㅎ 저.지도.하나.사야겠어요.!!!!ㅎ
지도 잘 보았습니다. 저는 여행을 많이 했다고 하지만 지도를 그려서 설명하려면 제대로 되지를 않아요. 궁리 끝에 세계지도 퍼즐을 사서 마추어 지도를 익히도록 했습니다. 많은 도움이 됐어요. 지도를 보면서 느낀것은 국력이 였습니다. 일본 제품은 일본 소도시까지 명시 됐지만 한국의 소도시는 생략 된 것이 있엇습니다. 이번에는 다른 지도의 퍼즐을 구해서 해보려고 생각 중이였습니다. 페터스 도법의 지도를 해보려합니다. 모르던 것 깨우쳐 주서서 감사합니다.
퍼가요~.
부족한 글에 관심 가져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