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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토머스 모어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는 너무 유명한 작품이란다.
유토피아라고 하면 현실에 없는 이상국가의 대명사가 되었지.
아빠는 이 책이 소설인 줄 몰랐어.
토머스 모어가 쓴 사상서인줄 알았지.
그런데 소설이었더구나.
토머스 모어라는 사람은 이름은 많이 들어봤는데,
정확히 뭘 했던 사람인지 정확히 몰랐는데,
아빠가 예전에 읽은 책 중에
지금은 서울시장이 된 박원순이 쓴
< 내 목은 매우 짧으니 조심해서 자르게>라는 책이 있는데,
그 책에 한 꼭지로 소개되어 토머스 모어에 관한 이야기가 있어서
대충 알게 되었었단다.
그 책을 읽고 나서는 조금 알았었는데,
그 책을 읽은 지 10년이 훌쩍 넘었더니,
그가 헨리 8세가 캐서린과 이혼하고 앤 불린이 결혼을 할 때,
토머스 모어가 침묵을 지켰다는 이유로 반역죄를 뒤집어 쓰고
처형을 당했다는 기억만 어렴풋이 나는구나.
그리고 죽기 전에 내 목은 짧으니 조심해서 자르라는 둥,
내 수염은 반역죄를 짓지 않았으니 잘리면 안된다는 둥의
초연한 유머를 던졌다는 기억만 나는구나.
이번에 읽은, 열린책들에서 출간한 <유토피아>의 책날개에
토머스 모어에 대한 설명이 있어 쭉 읽어보았단다.
1477년에 영국에서 태어나서, 어렸을 때부터 천재 기질을 보였던 것 같고,
20대에 이미 강연을 하고, 라틴어로 시를 쓸 정도로 학문과 언어에 뛰어난 사람이었대.
그리고 27살에 하원 의원, 30살에 런던 부시장,
그리고 나중에는 대법관까지 되었다는구나.
그런데 앞서 이야기한 일로 1535년 교수형에 처해졌다고 하는구나.
<유토피아>는 1515년, 헨리 8세의 대사로 네덜란드로 파견되었을 때 2권을 쓰고,
런던으로 돌아온 후에 1권을 붙여서 출간하였다고 해…
소설 속 이상국가인 유토피아를 빗대어 당시 유럽 국가들을 비판의 도마에 올려놓았지..
이후 유토피아에 대한 수많은 논쟁이 일어났고,
그가 꿈꾸었던 유토피아는 여전히 수평선 너머 어딘가에 있다고들 생각하고 있어.
이 책을 읽고 있을 때,
너희들이 아빠한테 무슨 책을 읽느냐고 물어봤잖아.
그래서 아빠가 ‘유토피아’ 읽어.
그랬더니 너희들이 대뜸 주토피아?
아…. 그래 너희들과 재미있게 봤던 영화 ‘쥬토피아’가 있었지…
그래 그 동물들이 나오는 세상 주토피아…
그것도 유토피아에서 따온 말이었어.
1. 만남
이 책이 출간된 것이 1516년…
그 이후 수많은 사람들이, 그것도 각계 전문가들이
이 책에 대한 평가를 내놓았단다.
인터넷에서 검색을 해봐도 셀 수 없이 많은 글들이 나오고 있어.
그런 책을 읽고, 아빠가 뭐라고 너희들에게 이야기할지 모르겠구나.
유토피아라는 작품이 상징하고 토머스 모어가 이 소설을 통해
무엇을 이야기하려고 했는지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알면 될 것 같아.
아빠는 그냥 이 소설의 줄거리나 이야기해주려고 한단다.
…
토머스 모어는 헨리 8세의 특사로 네덜란드 카스티야에 갔고,
그곳에서 만난 상대측 인사가 어떤 안건에 대해서 자신의 황태자와 상의를 해야 한다고
자리를 비운 사이에 앤트워프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어.
그곳에서 페터 힐레스라는 젊은이와 만나게 되었고,
그를 통해서 선원이자 철학자인
라파엘 휘틀로다이우스라는 외우기 어려운 이름의 사람을 만나게 되었어.
라파엘은 여행을 하면서 5년간 유토피아 공화국에 머물렀는데,
그곳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었단다.
그러면서 당시 유럽의 사회와 비교를 하면서
유토피아 공화국의 모든 것을 이야기해주는데,
그것은 바로 토머스 모어가 꿈꾸고 있던 이상국가였겠지.
당시 유럽에서는 절도범에 대해 사형이라는 중형을 내렸는데,
라파엘은 그것이 잘못되었다고 했어.
절도만 하려다가 우연히 목격자가 나타났다면, 그 목격자를 죽이게 된다는 거지.
도둑으로 걸려도 사형, 살인을 해도 사형..
그러니까 목격자를 죽이고 도망가는 것이 다 낫다고 생각하는 거야.
절도범을 줄이기 위해서는 중형을 가하는 것이 아니라,
왜 절도범이 생겼는지부터 알아내야 한다고 했어.
귀족, 영주, 종교지도자 등이 당시 돈이 되는 양모사업에 뛰어들었는데,
양모사업이 돈이 되다 보니 농경지와 택지까지 양목장으로 바꾸었대.
그러다 보니 그 농경지에서 일하던 소작인들은 쫓겨나고 되고,
거기다가 양들이 병으로 죽자 양의 가격이 급등했지.
양 가격이 오르다 보니 다른 가축들의 가격도 덩달아 올라가
소작인과 농민들은 살기 위해서 도둑질을 할 수밖에 없었던 거래.
그런데, 자신이 여행을 한 나라에서는
도둑들을 처벌할 때 재산몰수와 중노동 하는 노예로 신분이 바뀐다고 했어.
그리고 벌을 받다가도 착한 일을 하게 되면,
다시 자유인이 될 수 있다고 했어.
…
그곳에는 사유재산도 없다고 봐야 돼. 토지 소유도 일정 한도 이상으로 제한했어.
사유재산은 사회악으로 생각했어.
사유재산이 없지만, 올바른 재화분배가 있었고, 그것으로 모든 국민들이 좋아하고 있었어.
그들은 다른 문화와 기술에 대해 금방 받아들이는 습성이 있었다.
다른 문화가 장점을 가지고 있다면 금방 그것을 자기네 것으로 만들었다는 거야.
반면, 영국에 그들의 제도가 들어온다면 그들의 제도는 금방 사라질 것이라고 이야기했어.
영국은 그런 곳이니까 말이야…
라파엘의 이야기가 길어지니까,
토머스 모어는 분격적으로 유토피아에 대한 이야기를 해달라고 했어.
2. 유토피아 공화국
유토피아 공화국은
중앙이 2백마일로 가장 넓고, 양쪽이 좁은 5백 마일의 곡선 모양의 섬이었어.
옛날에 유토푸스라는 사람이 섬을 점령한 후
지형을 바꾸어 지금의 모양이 되었대.
그곳에서 쉰네 개의 도시가 있었어.
농업은 모든 국민들이 지어야 했는데,
의무적으로 2년간 농사를 지어야 했어.
농촌은 필요한 물품을 도시행정관리에 요청을 하면 공짜로 가져다 주었어.
…
도시는 모두 동일한 구조와 모양으로 설계가 되었어.
사람들은 10년마다 추첨을 통해 집을 바꾼다고 했어.
서른 가구당 한 단위로 한 명의 관리가 있는데,
그 관리는 시포그란투스라고 불렀어.
공직자의 임기는 1년이었고..
….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농사일은 모든 이들이 해야 했어..
그리고 농사일 이외에 하나의 특수직을 갖고 있었대..
그들은 하루에 여섯 시간만 일했단다.
새벽에서는 대중들을 위한 공개 강의가 있었대.
그런데, 누군가 물어보겠지. 여섯 시간만 일해서 되겠냐?
답변은 ‘충분하다’..
유럽의 대부분의 나라에는 일 안 하는 사람들이 많다…
절반의 여성, 부자들, 신사, 귀족, 종교지도자, 지주, 걸인 등등..
그런데 유토피아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똑같이 하루 여섯 시간씩 일하기 때문에
일하는 시간은 부족하지 않다고 했어.
유토피아에서는 일을 면제받은 이들은 500명도 안 된다고 했어.
관리를 맡고 있는 시포그란투스와 학자들이었어.
그런데 학자들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를 내면 다시 노동을 해야 한다고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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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96)
일하는 데 여섯 시간만 할애하니까 생필품의 공급이 부족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할 수 있지요. 실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이들의 노동시간은 생필품의 생산뿐 아니라 생활의 편리를 도모하는 물품까지 생산하고도 남을 정도로 충분합니다. 다른 나라들에서 인구의 상당 부분이 아무런 일도 하지 않고 살아간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이를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우선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여자들의 대부분이 직업을 가지고 있지 않거나, 여자가 일을 하는 경우라면 남편 되는 사람들은 침대에 누워서 코나 골고 있지요. 그리고 신부들과 소위 종교인이라는 게으른 대집단이 있습니다. 여기에다가 모든 부자들을, 특히 신사나 귀족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지주들을 첨가해 보십시오. 이들에게 소속되어 거들먹거리면서 주먹이나 휘두르는 무리인 시종들도 포함해 보십시오. 마지막으로, 나태에 대한 핑계로 병을 가장하고 살아가는 건장하고 원기 왕성한 걸인들의 수효도 계산에 포함하십시오. 그러면 우리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물품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적은 수의 사람들에 의하여 생산된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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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불필요한 노동은 강요하지 않았대.
그들은 시간을 아껴서 자유와 정신의 문화를 누릴 수 있도록 했대.
그것이 행복이라고 생각했고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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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모든 사람들이 유용한 직종에서 일을 하고 아무도 과소비를 하지 않아서 모든 것이 풍족합니다. 보수 작업이 필요한 도로가 생기면 많은 사람들이 길에 나가 일을 합니다. 그리고 이런 종류의 공공사업조차 없을 경우에는, 시민들에게 불필요한 노동은 절대로 강요하지 않기 때문에, 관리들이 하루 노동 시간을 단축시킨다고 선포합니다. 이 나라 헌정의 주요 목적은, 모든 시민은 육체노동에 투여하는 시간과 정력을 가능한 한 아끼어 이 시간과 정력을 자유와 정신의 문화를 누리는 데 쓸 수 있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이것이야말로, 이들의 생각으로는 사람의 진정한 행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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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들의 마을은 인구를 늘 일정 정도로 유지한다고 해..
그리고 마을은 공동체로 이루어져 있고, 공동으로 식사를 한다고 해.
연배도 골고루 섞어서 앉아서 밥을 먹는다고 하는구나.
그들은 금은을 포함한 보석에 대한 것은 어떻게 생각했을까?
유럽에서는 금은보석을 부의 상징으로 상당한 사치품이었잖아.
유토피아에서는 금은보석은 어린 아이의 장난감이라고 해.
어른들은 시시해서 금은보물로 치장하는 사람들이 없대.
그들은 그런 사치품에서 행복을 구하는 것이 아니고,
정직한 즐거움에서 행복을 얻는다고 한대
그들이 생각하는 헛된 즐거움에는…
옷에 대한 것, 보석에 대한 것, 돈에 대한 것이라고 해..
그리고 그들이 생각하는 참된 즐거움은…
육체적인 즐거움은 음악을 들으면서 고요하고 조화로운 상태인 경우를 이야기하고,
정신적 즐거움은 지식과 진리에 대한 명상에서 얻는 즐거움이라고 하는구나.
모든 이들이 전부 그렇게 생각한다는 것이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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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
모든 종류의 즐거움 중에서 유토피아인들은 주로 정신적 즐거움을 추구하며 이것을 가장 높이 평가하는데, 그 까닭은 대부분의 정신적 즐거움은 덕의 실천과 선한 삶을 인식하는 것에서 비롯되기 때문입니다. 육체적 즐거운 중에서는 건강을 최고로 여깁니다. 먹고 마시는 것에서 얻는 기쁨은 이러한 행위가 오로지 건장을 위해서일 때만 바람직한 육체적 즐거움으로 간주합니다. 먹고 마시는 것 자체는 즐거움이 아니라 오로지 질병의 은밀한 공격을 이겨 내기 위한 수단입니다. 현명한 사람이라면 병의 훌륭한 치유법을 얻기보다는 아예 병에 걸리지 않도록 할 것이며, 진통제를 구하기보다는 고통을 방지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치유법이나 진통제로 위안을 얻는 즐거움은 아예 필요하지 않은 것이 더 좋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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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면 읽을수록 유토피아라는 나라는 있을 수 있지만,
유토피아의 구성원이 과연 있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구나.
남들한테 지기 싫어하는 경쟁에 대한 욕심을 모든 구성원들이 버릴 수 있을까?
유토피아에서는 구성원들에게 교육을 한다고 하지만 말이야.
…
그 밖에 유토피아에서의 종교, 전쟁 등
당시 유럽 국가들이 가지고 있는 시스템들 대부분과 비교되는
유토피아 공화국에 대한 시스템의 이야기를 해주었단다.
토머스 모어가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결국 유럽 국가의 모순된 사회 시스템을 비판하고자 했던 것 같아.
특히 이기주의로 가득 찬 부자들의 행태에 대한 비판을 하려고 했던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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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
더 나쁜 것은 부자들이 개인적인 사기 행각을 통해서뿐만 아니라 국가의 조세법을 통해서 이 사람들의 하찮은 임금의 일부를 착취하려고 끊임없이 노력한다는 사실입니다. 국가로부터 최상의 보상을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들이 최소의 보상을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들이 최소의 보상을 받는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정의에 위배됩니다. 그러나 이제는 자기들의 착취에 법의 색깔을 입혀 놓음으로써 정의를 한층 더 왜곡하고 타락시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불의를 <법적>인 것으로 위장하여 놓습니다. 오늘날 번영하고 있는 여러 나라들을 머릿속으로 떠올려 볼 때, 그러한 나라들 안에서 내가 볼 수 있는 것이라고는 국가라는 이름하에 자신들의 이익을 축적하고 있는 부자들의 음모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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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읽다 보니
16세기에 토머스 모어가 이런 생각을 했다는 것이,
상당히 진보적인 사람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오늘날 온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 자본주의 시스템에도 이런 저런 모순들이 많아.
그래서 아직도 유토피아를 꿈꾸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
16세기에 생각하는 유토피아와
오늘날 생각하는 유토피아는 그 모습이 또 바뀌어 있겠지.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행복한 삶을 누리는 싶은 것은 변함이 없을 거야.
그리고 그것에 대한 해답도 그리 쉽지는 않은 것 같고 말이야.
그런 해답이 있을까?
인류가 멸망하기 하기 전에 모든 인류가 다같이 행복한 세상을 만들 수 있을까?
음…. 없겠지?
오늘은 여기까지 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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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제목 : 유토피아
지은이 : 토머스 모어
옮긴이 : 전경자
펴낸곳 : 열린책들
페이지 : 274 page
펴낸날 : 2012년 10월 20일 (원작 : 1516년)
책정가 : 10,800 원
읽은날 : 2018.04.24~2018.04.27
글쓴날 : 2018.05.02,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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