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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의 사진편지 제 1012호 (09/4/17/금)
'제 3구간 마지막 날 이야기(4.4)'
4월 4일(토) 제 3구간 걷기 마지막 날입니다.
이날은 원래 약간의 비가 내릴것이라는 예보가 있었지만
하늘은 우리 편이었습니다.
구름 한 점 없는 푸른 하늘이었습니다.
영일만 입구 베네치아 펜션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바로 옆집에서 추어탕으로 아침식사를 했습니다.
이달희 님의 지도로 맨손체조를 한 후 8시에 출발하려고 했습니다.
그때 승합차 한 대가 우리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마지막 날의 배낭 수송을 돕기 위해 한국은행 포항 본부에서 보낸 차였습니다.
한은 출신 이영균, 김영신 님이 포항본부의 후배에게 부탁해서 온 것입니다.
차편 뿐만아니라 오렌지와 음료수도 싣고 왔습니다.
정말 고마운 일입니다.
이영균님과 김영신님의 관심과 노력에 감사드립니다.
이날은 26km를 포항시내를 통과해서 고속도로 같은 국도 31번을 지나고
호미곶으로 가는 해안도로도 걸어야 하는 변화가 많은 길을 걷는 날입니다.
우리는 40분 정도 걸어서 포항 시내의 인도에 들어섰습니다.
거기서 우선 '환호 해맞이 공원'쪽으로 향했습니다. 그 공원을 관통해서
포항 북부 해수욕장 쪽의 해안도로로 나가기 위해서였습니다.
'환호 해맞이 공원'에는 근사한 야외무대가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우리는 그 무대에서 잠시 휴식하며 노래도 불렀습니다.
김균순님이 주말걷기 주제가에 맞게 안무한 춤을 보여주어
우리는 그 춤에 맞춰 주말걷기 주제가를 다같이 불렀습니다.
평소 주말걷기에서도 그렇게 하면 체조도 되고 좋을 것 같았습니다.
그 공원을 가로 질러 오르막길을 오르니 우리 눈 앞에 햇빛이 눈부시게
쏟아지는 밑바닥에 영일만이 그림처럼 펼처져 있었습니다.
일출 때에 이 공원에 오르면 기막힌 해돋이를 볼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환호 해맞이 공원'이란 공원 이름이 이해가 갔습니다.
내리막 길을 내려오니 바로 영일만을 따라 나란히 가는 해안 도로가 나왔습니다.
왼편의 영일만을 바라보며 따라 내려가니 '포항 여객터미날'과 '세관'이 나왔고
계속 '죽도시장'쪽으로 걸어가다 보면 볼록하게 휘어진 다리가 나왔습니다.
그 다리를 건너서 우회전하여 계속 인도로 걸어갔습니다.
벚꽃 가로수는 모두 화사하게 흰꽃을 피우고 있었습니다.
인도를 따라 한창 내려가다가 좌회전해서 골목길로 들어가 이 날
점심 식사 장소인 '서울 돼지 갈비집'을 찾아 들어갔습니다.
이 근처에선 맛좋기로 소문이 나서 오후에는 자리가 없는 명가랍니다.
2월 하순 현장답사 때 1인분에 6,000원씩 예약했는데 그후에 돼지고기 값이
많이 올라서 8,000원씩 해도 남는게 없다고 전화로 죽는 소리를 해서
그렇게 하라고 했습니다.
오전 11시가 약간 넘어 예정보다 조금 일찍 점심 식당에 도착했습니다.
고기는 맛이 좋았고 밑반찬도 좋았습니다. 양배추 물김치가 별미였습니다.
그리고 부부 주인이 모두 착하고 서비스가 좋았습니다.
점심식사 후 약 200여m 걸어가니 바로 포항 형산강 뚝 길이 나왔습니다.
그 뚝길은 산책길로 잘 조성되어 있었고 길 양편엔 노란 유채꽃이
한창 피어 있는 아름다운 길이었습니다.
건너편엔 거대한 포항 제철소가 끝도 없이 길게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약 2km 정도의 그 아름다운 산책로를 따라서 기분 좋게 걸었습니다.
그리고 그길 마지막에서 강 건너 포항 제철소 쪽으로 건너가는
큰 다리 앞에서 기념 사진도 찍었습니다.
다리를 건너 우리는 왼편에 세계적인 포항 제철소의 거대한 공장을 두고
고래잡이 어항 '구룡포'로 가는 31번 국도의 인도를 따라서 한없이 걸었습니다.
포항 제철소는 무지하게 넓고 컸습니다.
아무리 걸어도 빨간 열매가 달린 '페라칸서스' 생나무 울타리를
벗어날 수는 없었습니다.
약 4km가 넘는 거리를 한 시간 이상 걸었을 때 우리는 가까스로
옆에 제철소 담벼락이 안 보이고 일반 주택들이 보이는
시가지 개천가를 걸을 수 있었습니다.
포항 제철소는 여러 개의 출입문이 있었습니다.
그중 한 출입문에 이렇게 씌어 있었습니다.
" 資源은 有限, 創意는 無限 "
경제의 원천이 토지, 노동력, 자본이던 사회,
국력이 자원과 노동력, 자본이던 시대에서 지식이 지배하는 지식기반 사회,
유능한 인적 자원이 바로 국력인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포철에 붙어있는 '자원은 유한, 창의는 무한'이라는
말이 더욱 실감이 나게 머리에 들어왔습니다.
무한한 창의력과 상상력이 국력을 만들고 세계를 지배하는 시대입니다.
그런데 그 창의력과 상상력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것입니까?
바로 교육입니다.
가정교육, 학교 교육이 중요한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고
긱국이 교육개혁에 혈안이 되어 있는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무한한 창의력을 최대한으로 개발하기 위해서입니다.
부모가 중요하고 선생님이 중요합니다.
이들이 창의력을 개발하고 상상력을 키우는 모체이기 때문입니다.
가정은 아이들의 최초의 학교이며, 어머니는 최초의 교사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가정교육과 학교교육은 그 질이 높다고 할 수 없는데에
문제가 있고, 우리나라의 부모와 선생님은 그런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는 것이 우리의 고민입니다.
제 1,2,3구간을 함께 걸은 영국의 정인자 님은 아들 Toby군과 함께 왔습니다.
토비군이 "한국의 지하철은 깨끗하고 특히 역의 화장실이 깨끗해서 좋다"는
칭찬을 엄마에게 하였다고 합니다.
그러자 토비 엄마는 영국에 돌아가면 네가 본 그 느낌을
그대로 글로 표현하여 언론에 투고하고, 한국에서는 그렇게 할 수 있는데
영국은 왜 못하는가에 대한 문제를 제기해 보라고 주문했다고 합니다.
학교교육도 중요하지만 가정에서 부모의 자식 교육이 중요합니다.
저희는 토비 엄마가 매우 훌륭한 지도를 했다고 생각했습니다.
한국의 부모들은 교육열이 높기로 전 세계에 소문이 나 있습니다.
과연 그 소문은 적절한 지적인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한국의 부모들은 교육열이 높은게 아니고,
자식의 진학열, 출세열이 높은 것으로 생각합니다.
'진정한 교육열'이 높은 부모가 한국에 많이 있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차량통행이 많은 고속도로 같은 31번 국도의 갓길로 들어서
폭주하는 자동차의 지독한 소음을 들으며 약 한 시간 정도 걸었습니다.
드디어 호미곶 방면의 해안 도로로 나가는 분기점에 도착했습니다.
나가는 길로 내려가서 지도에서 보면 영일만 아래 홈 파진 지점을 지나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약 4km 를 걸으면 온천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전날 해수 사우나에서 낭패를 당해서 이날은 미리 전화로 확인해보았습니다.
"영업 합니까? 혹시 내부 수리중은 아닙니까?"
다행히 휴업 중은 아니었습니다.
걸으면서 가장 기다려지는 것은 온천욕을 하는 것입니다.
온천장에는 이날 걷지 않고 배낭 짐차편으로 혼자서 골인 지점에 가있던
조동환님이 미리 와서 기다리고 있다고 합니다.
조동환님은 70대이지만 만능 스포츠맨이고 산악인입니다.
그래서 그는 평지 길을 걷는 것을 하찮은 일로 쉽게 깔보았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며칠을 계속 걷는 장거리 걷기는 그의 생각대로 잘 되지 않았습니다.
39명 참가자 중 유일하게 발가락이 아파 마지막 날 함께 걷지 못하고
결국 배낭 수송 차량 신세를 지게되었던 것입니다.
저는 이날 이침 그를 차에 태우면서 전 회원님들께 이렇게 소개했습니다.
"만능 스포츠맨이고 산악인이신 조동환님이 이렇게 혼자서
자동차 신세를 지게 된 것은 장거리 걷기를 너무 쉽게 본
그의 교만 때문입니다. " 모두들 웃었습니다.
저도 '교만' 때문에 중요한 일에서 몇 번이나 큰 낭패를 본 적이 있기 때문에
조동환님이 장거리에 대해 겸손하지 못했던 것을 얼른 알수 있었습니다.
우선 작년 제2구간 마지막날 저의 실수도 저의 교만이 낳은 실례였습니다.
호미곶으로 가는 해안도로변에 '임곡 온천랜드'가 있었습니다.
'임곡 온천랜드'는 규모가 크고 온천수질이 뛰어난 곳이었습니다.
우리는 넓은 창문을 통해서 영일만이 바로 눈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온천탕 속에서 일주일간의 피로와 고통을 천천히 모두 씻어 냈습니다.
이번은 수월하게 걸었다고 하지만 400여리 가까운 먼거리를 60-70대의
노인들이 매일 위험한 도로 위로 걷는 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조동환님이 욕장 안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며
다양한 종류의 탕 중에 해수탕이 가장 좋은 것 같다고 알려주셨습니다.
온천욕 후에 나와보니 내일 서울까지 우리를 데려갈 한남관광 버스와
이봉순 기사님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 기사에게 제가 이날 밤 자축파티에 마실 맥주 구입과
목욕 후 한 컵 마실수 있게 해줄 것을 미리 부탁해 놓았기 때문입니다.
맥주를 한 컵씩 마시면서 바로 눈 앞에 있는 버스를 보니 남은 거리는
그 버스를 타고 가고 싶었고, 또 은근히 그러길 바라는 눈들도 보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버스를 타고 가든지, 걸어서 가든지 그것은 각자의 자유 선택에
맡긴다고 말한 후에 목적지를 향해서 걷기 시작했습니다.
뒤를 돌아보니 버스를 타는 회원은 한 분도 없었습니다.
이날 밤 숙소는 호미곶을 조금 앞에 둔 '아무르 모텔'이었습니다.
2인 1실 객실이 충분히 확보된 꽤 규모가 크고 시설이 좋은 숙소였습니다.
작년 11월, 위험한 밤길을 걸어 울진군 기성면의 삼성모텔에
어둠 속에 힘들게 도착했던 감격적인 골인 순간이 다시 되살아 올랐습니다.
그래서 "어디서 좀 쉬다가 어두워지면 골인지점에 들어갈까? "그런 농담을
하며 아직도 주위가 밝은 오후 6시 20분,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일주일간의 제3구간 걷기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가슴 뿌듯한 성취의 기쁨과
잘 해냈다는 자신감과 자부심을 우리는 다같이 함께 나누었습니다.
이번 걷기에서 체력이 딸려 많이 힘들어 했던 아내가 터벅터벅 걸어 들어와
저는 얼른 아내를 잡아 당겨 포옹하며 "잘 해냈다"고 칭찬했습니다.
사진 담당 이창조 님이 모두 저같이 하라고 부탁하자 윤 고문님과 김 고문님
그리고 모든 내외분들이 서로 안고서 위로하고 환호했습니다.
멀리 영국에서 참가하신 정인자 님도 시종 따뜻하게 잘 대해준 여러 회원님들을
일일이 붙들고 감사를 표하면서 완주의 성공을 기뻐했습니다.
약간 높은 계단위로 연장자이신 윤종영 고문님을 모셔서
이번 제 3구간의 성공적인 걷기를 자축하고 임진각까지의 꿈을 실현하는 것을
기원하는 의미의 만세 삼창의 선창을 부탁했습니다.
우리는 어두워가는 2009년 4월 4일(토) 초저녁에 영일만의 호미곶에서
윤 고문님의 선창에 따라 임진각까지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각오를
다시 한번 굳게 다지면서 큰 소리로 만세! 만세! 만만세!를 힘차게 외쳤습니다.
저녁식사는 1층 '아무르 일식당'에서 했습니다.
오랜만에 모듬 회를 맛보았습니다. 장소가 칸막이가 되어 있어 넓은 방에
함께 앉지는 못했지만 걷기의 마지막 만찬은 영일만의 어둔 밤 바다
건너편에 밝게 빛나는 포철의 자랑스런 불빛을 보면서 이번에도 잘 해냈다는
안도감과 성취감 속에 느긋하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우리는 식당 바로 옆에 있는 모임 장소로 이동하여
이번 걷기 성공을 자축하는 간소한 파티를 열고 각반별 장기 자랑경연을
펼쳤습니다. 올해의 심사위원은 한남관광의 이봉순 기사님이었습니다.
이봉순 님은 '객관적이고 공정한 심사를 하겠다'고 냉정한 표정으로 인사했습니다.
김태종 운영위원님이 능숙한 솜씨로 자축파티의 진행을 맡아주었습니다.
발표순서를 추첨해서 2반이 먼저 발표했습니다.
머리에 초록색 리본을 예쁘게 달고 나온 2반 회원님들은
이번 걷기에 관한 창작 시를 짓고 거기에 곡을 붙여 춤추며 노래했고
마지막에 돌아서자 궁둥이에 글자를 한 자씩 붙이고 있었습니다.
' 임진각까지 화이팅' 이라는 여덟 글자였습니다.
다음 1반은 검정색 의상으로 통일하고 휘황찬란하게 번쩍이는
목걸이를 목에 걸고 얼굴에도 코믹한 분장을 하고 나와서
주말걷기 주제가에 맞춘 멋진 춤을 보여주었습니다.
5반은 그냥 평범하게 주말걷기 주제가를 손을 흔들며 군가 부르듯이
씩씩하게 불렀습니다.
4반은 사발면 그릇을 상의 속에 집어넣어 커다란 유방을 만들고
겉옷을 열었다 닫았다 하면서 '호박같은 세상 둥글둥글 삽시다'
노래를 재미있게 불렀습니다.
3반은 고양이 가면을 쓰고 나와 열심히 흔들며 노래를 불렀습니다.
열심히 메모하며 심각한 표정으로 심사를 해온 이봉순 심사위원장은
우열을 가리기 힘든 발표였다고 전제하고, 자신이 남자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여성 반에 점수를 더 주게 되었다면서 이날의 우승팀으로
1반을 뽑아서 2년 연속 우승에 빛나는 영예의 1반이 되었습니다.
준우승은 2반이 차지했습니다.
이봉순 위원장은 1반 손귀연 반장님에게 상금 10만원을,
양정옥 2반 반장님에게 상금 5만원을 시상하였습니다.
이날 밤에 마실 시버스 리갈 위스키 3병과 레드와인 5병은
김상수 경북 교육연구원장이 보내 주셨고 전회원님들에게
나누어 주도록 기념 타올을 50개 택배로 보내오셨습니다.
참가자를 대신해서 김 원장님의 아름다운 베품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평소 사용하지 않는 넓은 휴게 공간을 깨끗이 청소하고
좌석도 마련하여 음료수까지 서비스 해주신
'아무르 모텔' 사장님의 배려와 친절에 감사를 드립니다.
모두 편한한 밤을 보내고 다음날, 4월 5일(일) 오전 5시 반에 일어나
우리는 한남 관광버스를 타고 '호미곶 해맞이 광장'으로 이동했습니다.
다행히 날씨가 좋아서 우리는 바다 속에 서있는 커다란 손 사이로
떠오르는 태양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작년 제2구간 걷기시 정동진의 선크르즈에서 볼 수 있었던
그 선명한 해돋이 같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호미곶 광장에서 해돋이를 보면서 제3구간 걷기를
마칠 수 있었던 것을 의미 깊게 생각했습니다.
해맞이 광장의 위에 있는 또 다른 손 조각품 앞에서
호랑이 꼬리의 끝 부분까지 우리가 왔다는 자부심을 느끼며
기념사진을 찍고 근처의 순두부집에서 아침 식사를 했습니다.
젊은 부부가 꾸려가고 있는 순두부 집의 아침밥은 아주
맛이 좋았고 밑반찬도 입에 맞아 콩나물 무침은 몇 번이나 추가해서
먹을 정도였습니다. 참 친절했고 서비스가 좋았던
그 순두부 집은 그곳에 또 간다면 다시 찾고 싶은 식당이었습니다.
아침 7시에 호미곶을 출발한 우리는 포항시를 향해서 달렸습니다.
버스가 달리는 도중 참가자 소감 발표가 있었습니다.
김균순 님이 먼저 발표했습니다.
"형제도 없어 외로운 처지에서 항상 가족 같은 주말걷기
회원 님을 만나면 좋았지만 이번엔 특히 남편과 함께
걸었기 떄문에 더욱 행복했다"고 말하면서 마지막 부분에선 울먹이는
바람에 우리는 모두 숙연해졌고 눈시울이 젖는 것을 느꼈습니다.
다음에 남편 조동환 님도 소감 발표를 통해
"처음 참가한 자신을 따뜻하게 받아주신데 감사드린다고 말하고
아내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자신도 행복했으며
아내를 깊이 사랑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임진각에 골인할 때까지
가급적 꼭 참가해서 아내와 함께 걷고 싶다고 말해서 박수를 받았습니다.
김재관 님도 ' 제 2구간 걷기시에는 기수로서 선두에서 걸었으나
이번에는 맨 뒤에서 모든 회원님들의 뒤를 보며 따라왔는데
작년에 앞에서 걸을 떄보다 훨씬 더 힘들었다"고 소감을 발표했습니다.
우리가 탄 버스가 포항 고속 터미날에 도착했을 때
조동환, 김균순, 김재관 님 3명은 내려서 고속 버스를
이용하기 위해 우리와 작별했습니다.
수도권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 살면서도 U자 걷기에
참가한 세 분의 열정과 노력에 찬사를 보내고 싶습니다.
우리는 고속도로를 이용해서 서울로 향했습니다.
홍종남 님은 소감 발표를 통해 "이번 제2구간 걷기는 모든면에서
지난번 걷기에 비하여 많은 발전과 개선이 이루어져
하나의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다"는 스피치의 여왕다운 표현을 하셨습니다.
장거리 걷기 때 마다 참가해서 조금씩 자동차의 도움을 받았던
홍종남, 장정자 님이 이번 걷기에서는 완벽한 걷기에 성공을 거둔데
대하여 축하와 찬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또 이번에 처음 참가하신 70대의 윤삼가 님과 남정현 님도
시종 여유있게 잘 걸어주셔서 여러 회원님들을 놀라게 하였습니다.
모든 회원들이 돌아가며 소감을 통해 이번 걷기가 얼마나 자신들에게
유익했고 행복한 시간이었는가를 말해주었습니다.
저는 두가지를 말했습니다.
첫째, 반별 걷기가 잘 이행되지 않은 점이었습니다. 1반은 참가자중
연세가 높고 체력이 약한 노인 여학생 그룹이기 때문에 1반을 선두에
걷게하고 그 속도에 맞춰 걷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했는데
걷기에 자신이 있고 속도가 빠른 회원님들이 소속 반을 이탈해서
규칙을 어기고 앞장 서 걸은 분들이 있었다는 점을 반성했습니다.
(위반자는 사진에 모두 찍혀있습니다.)
둘째, '50분 걷기, 10분 휴식'의 규칙이 잘 지켜지지 않은 점이었습니다.
걷는 길의 조건과 환경 문제도 있지만 이 규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은
장거리 걷기에서 매우 중요한 문제임을 인식해야 할 것입니다.
지루하고 흥미없는 과제는 '分習法'이 효과적이기 때문입니다.
안성 휴게소에 도착했을 때입니다.
반별 경연에서 영광의 수상팀인 1반과 2반은 호도빵 선물세트를
상금으로 구입해서 전 회원의 손주들에게 안겨줄 선물까지 마련해주었습니다.
지난 해와 똑같이 상금은 고스란히 회원들을 위해 재투자 되었습니다.
혹시 회원들에게 손자들을 위한 선물세트 구입계획이 있다면
바로 직접 투자하는 것보다는 1차 상금으로 시상하고
그 상금이 다시 돌아오게 하는 방법이 현명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기금을 두배로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5시간만에 용인에 도착했습니다.
당초 상경 도중 휴게소에서 간단한 점심식사를 할 계획이었으나
전 날부터 김태종 운영위원님이 만일 용인의 보정역에 너무 늦게
도착하지 않는다면 그곳의 남원추어탕 집에서 전 회원님들께
자기 부부가 오찬을 대접하고 싶다고 희망했습니다.
이번 걷기에서 내비게이터 역할을 완벽하게 잘 해낸 그에게
오찬까지 내게 할 수 없어 극구 만류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집요하게 부인 양정옥 님의 뜻이라면서 그리고
작년에 추어탕을 처음 맛본 영국의 정인자 님을 위한 뜻도 있다면서
간청해서 그의 고집을 꺾지 못하고 마침 점심 시간도 맞아 떨어져서
보정역 옆 남원추어탕에서 추어탕으로 점심식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한식 날인 이날 수원-양재간의 극심한 정체도 피할 수 있었습니다.
김태종, 양정옥 내외분의 회원 사랑과 깊은 배려에 감사드립니다.
추어탕을 들고 바리톤 심상석 님은 '굳바이 정인자'를 불러서
일주일간의 걷기를 마치고 영국으로 귀국하는 정인자님을 송별했습니다.
끝으로 이번 걷기에 참가하여 특히 시간을 잘 지키고, 제반 규칙의 준수와
저의 독선적이고 거친 주문과 강요에 잘 협조해주신 참가 회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고 전원이 무탈하게 성공적인 걷기를
마치신 것을 마음속으로부터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개인 형편상 직접 참가하지는 못했지만 우리들의 걷기에
깊은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계속해서 전화와 메일, 문자 메시지등을 통해
격려해주시고 응원해주신 여러 회원 님들께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이번 걷기에서 가문이 모두 나서 우리를 환영해주시고 좋은 음식과
영덕게와 술과 과일, 식혜 등 정성을 다해 과분한 대접을 베풀어주시고
한나절 동안 함께 걸어주신 한국교원대학교 권재술 총장님을 비롯하여
멀리 서울에서 새벽부터 5시간 이상을 달려서 걷기 현장에 찾아와 우리를
위로하고 과일을 전해주며 격려해 주신 김용만 님과 이규석 님,
술과 기념 타올을 전해 주신 경상북도 교육연구원 김상수 원장님,
서울에서 택배로 과일을 보내서 우리의 피로를 풀어주신 성태제 님,
서울을 출발하는 아침 일찍 인절미를 들고 현장에 나와
장도를 축하해주고 응원해주신 박화서 님의 고마움을
우리는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우리의 배낭을 소리없이 수송해주신 경북 포항의 김춘식 교장님과
한국 은행 포항 본부장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배낭의 표시 리본을 준비해오시고 래드 와인을 한 상자 들고 오신
주재남 와인 아저씨, 그리고 손수 채취한 들국화로 술을 담그고 정성을 다해
6개월 동안 숙성시켜 물 한방울 타지 않은 원액을 전부 담아와서
첫날 오찬과 만찬에서 반주를 할 수 있게 해준 약술의 대가 권영춘 사무국장님,
죠니워커 불루 최고급 위스키 맛을 볼 수 있게 해주신 안희수 님,
정성들인 간식세트를 준비해 오신 양정옥 님,
비타민 C정을 무거운 병채로 들고 와
매일 아침 식사후에 나누어 주신 김성기 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번에 만일 권영춘 사무국장님의 치밀한 준비와 현지에서의 기민하고
효율적인 대처 및 위기관리, 한치의 오차도 없이 흔들리지 않고
한번 답사한 복잡한 걷기 코스를 완벽하게 안내하신 김태종 운영위원님,
매일 신속한 객실 배정과 숙소 및 식당의 모든 계산과 지불 처리,
회비 수납과 복잡한 회계관리, 술병정리와 음식주문 등
경리를 알뜰하고 정확하게 처리해 준 김영신 재무님이 안 계셨더라면
이번 제3구간 걷기는 도저히 불가능 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 우리보다는 몇배의 거리를 더 걸으면서도
지치지 않고 사진 담당의 책임을 성실하게 수행하여 주신
이창조 운영위원님의 노고 덕분에 좋은 후기를 보낼 수 있었습니다.
장거리 걷기를 할 때마다 저는 귀가하면 꼭 입술이 부르텄습니다.
이를 본 아내는 언제나 약간 빈정거림과 안쓰러움을 섞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남자가 부실하게 꼭 표를 내고야 말지... "
그러나 이번엔 입술이 부르트지 않아
그런 말을 듣지 않고 연례 행사를 잘 넘겼습니다.
생각해보니 권영춘, 김태종, 김영신, 그리고 이창조님의 덕분이었습니다.
그동안 저는 그런 줄 잘 몰랐는데 속으론 많이 긴장했었던 모양입니다.
그리고 걷기에 지치고 위험에 시달린 우리 회원님들의 피로와 지루함을
달래주시고 많이 웃게 하여 젊어지게 하는 최고의 특효약을 제공하여 주시고
'백세 건강 도인법'의 건강강좌까지 맡아주셨으며 '제 3구간 걷기 프로그램'을
미려하게 만들어 주신 허필수 회장님과
'EDPS' 전문 보조 강사로 맹 활약하셨고
우리를 안전하게 수송해준 한남관광버스를 저렴하게 제공해주시고,
과일과 식수까지 서비스하게 해주신 신원영 한남 관광 부회장님께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이처럼 우리 39명의 참가자들이 제 3구간을 안전하고 즐겁게 걸어서
성공하기 까지에는 수많은 분들의 격려와 지원과 협찬의 고마운 뜻과
배려의 손길이 숨어 있었습니다.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은 이 세상에 아무것도 없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고마움을 잊지 않고 우리도 항상 주변을 돌아보면서
나눔과 베품의 아름다운 삶을 가꿔나가려고 합니다.
그것이 우리를 도와주신 고마운 분들의 은혜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니다.
그동안 6회에 걸쳐 200자 원고지 약 500장 분량의
기나긴 '제3구간 걷기 이야기'를 보내드렸습니다.
이 후기를 읽은 회원님 3명이 의견과 소감을 저에게 보내주셨습니다.
보다 많은 회원님들의 소감과 느낌을 받아 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
그외에 이번 걷기를 위해 물심양면으로 협찬해주신
아래의 고마운 여러분께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전 회원님들께 식사를 베풀어주신 분>
박현자 (3.30 오찬) 조동환(3.30 만찬)
윤종영 (4. 2 오찬) 김태종 (4. 5 오찬)
(4회 4명)
<현금으로 협찬해주신 분들>
정형진 20만원, 안희수 20만원, 이규석 20만원
이영균 10만원, 권영춘 10만원, 신원영 10만원
남정현 10만원, 박찬도 10만원, 김용만 10만원
이원영 10만원
(10명 130만원)
<글: 함수곤, 사진: 이창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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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칭찬받으면 고래도 춤을 춘다고 하나 지탄에도 잘 삭힐줄 아는 겸손이 성숙한 인간을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