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무도 산행기를 올리지 않아 참다 못해 펜을 들었, 아니 자판을 두들깁니다. 함께 간 회원들의 추억을 되새기기 위해, 함께 가지 못한 회원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해, 추석 연휴 때 읽을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짬을 내 기억을 더듬어봅니다. 벌써 한참 시간이 지나 기억이 제대로 날지 모르겠네요.
성대 신방과 산악회의 정기 산행 날짜인 9월 셋째주 토요일 15일, 오전 6시 40분에 강변역에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회장님께서 전철 첫차를 타도 시간에 대기 빠듯하다며 10분 늦추자고 카페에 글을 올렸듯이, 저도 자신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전날 밤부터 아내에게 알랑방구를 뀌며 이튿날 아침에 차로 데려다줄 것을 부탁했습니다. 택시비 만 원을 주겠다며. "고작 만 원? 택시요금이 얼만데?"라며 혀를 찼지만 딱 잘라 거절하는 표정이 아닙니다. 그래서 이튿날 새벽에 일어나 김치떡라면을 거하게 먹고 편하게 승용차를 타고 약속장소로 향합니다(엄밀히 말해 아내가 저를 태워준 것은 아닙니다. 약속 장소에 갈 때는 제가 차를 몰며 아내를 태워주었고, 집에 돌아갈 때는 아내 혼자 차를 몰고 갔습니다).
너무 서둘렀는지 20분이나 일찍 도착했습니다. 알 대장의 문자가 와있습니다. 지금 2호선 타고 오는 중이면 뚝섬 역에 내리라는 겁니다. 태워가겠다고요. 자기 딴에는 배려하려고 했는지 모르겠지만 아무짝에도 도움이 안되는 배려입니다.
경계블록에 걸터앉아 신문을 보고 있는데 마포나루가 넉넉한 웃음을 띠며 털레털레 걸어옵니다. 설악산 가기 위해 몸 만들고 있다고 카페에 글을 남긴 친구가 정작 오자마자 잠을 한 시간밖에 못 잤다며 하품을 해댑니다.
얼마 있지 않아 회장님께서 도착했습니다. 알 대장의 문자를 받지 않았느냐고 묻자 회장님께서도 별 도움이 안되는 문자라며 투덜댑니다. 곧 이어 알 대장도 승용차 옆좌석에 멍게를 태우고 도착합니다.
트렁크에 짐을 싣고 출발합니다. 추석 2주 전이라 산소에 벌초하러 가는 차량이 꽤 있는 듯합니다. 조금 더 늦었으면 길이 막힐 뻔했습니다. 시원하게 뚫린 도로를 따라 신나게 달립니다.
마포나루가 아니라면 몸피로 보아 제가 앞자리를 차지했을 법도 한데 마포나루한테는 제가 밀려 마포나루가 선탑했지요. 그래도 중형차여서 세 명이 앉은 뒷자리가 그리 좁지는 않습니다. 마포나루는 잠을 별로 못잤다고 하면서도 연신 수다를 떱니다. 아는 것도 많고 화제도 많은 친구입니다. 가끔 퀴즈도 냅니다. "다음 보기 가운데 가발을 쓰지 않은 사람은?"이라고 문제를 낸 뒤 설운도, 이덕화, 길용우 등을 거명합니다. 회장님께서 "길용우도?"하며 놀랍니다. 내심 괜찮게 생각했던 모양입니다. 그렇다고 머리가 벗겨진 게 무슨 죄라고. 저도 이마가 훤해지다보니 대머리에게 동정이 갑니다.
아침을 못 먹고 나온 사람도 있지만 알 대장은 차가 더 몰려나와 길이 밀리기 전에 조금이라도 더 가야 한다면서 1시간쯤 달려 화양강 휴게소에 차를 세웁니다. 짜장밥, 유부우동, 김밥을 주문해 전망 좋은 강가 자리에 앉아 아침을 먹습니다. 저는 아침을 먹고 나왔지만 그냥 있기는 섭섭해 김밥을 몇 개 집어먹습니다.
서울에서 출발한 지 두 시간 남짓 지났을까? 어느덧 차는 미시령 터널을 지납니다. 곧바로 설악동 등산로 입구로 가는 줄 았았더니 82학번 신웅재(지난번에도 등장했던 그 친구)를 척산온천에서 만나기로 했답니다. 뭘 전해줄 게 있다면서. 나중에 보니 알 대장이 아이들 책을 박스에 담아 건네줍니다. 웅재는 자식 농사를 늦게 시작했나 봅니다. 이것 때문에 알 대장이 산행지를 설악산으로 정한 모양입니다. 저는 웅재와 꼬박 30년 만입니다. 감격의 포옹을 합니다.
웅재를 오후에 다시 만나기로 하고 설악동으로 향합니다. 가면서 알 대장이 입장료를 내지 말자고 제의합니다. 국립공원 입장료는 없어졌지만 문화재 관람료는 내야 하거든요. 신흥사 경내를 거치지도 않는 등산객 입장에서는 억울한 노릇이지요. 조계종 미디어위원인 제가 문화재 관람료를 받게 된 배경, 참여연대 소송 등 이후 논란 과정, 사찰과 종단의 입장 등을 설명한 뒤 앞으로 없애도록 강력히 건의할 테니 그 전까지는 일단 내자고 설득합니다.
입구 주차장을 지나며 관리인에게 호텔에 간다고 말하고 설악동 소공원으로 차를 몰았습니다. 권금성 케이블카 탑승구 근처의 호텔 앞에 차를 대고 내린 뒤 등산화 끈을 조여 매고 배낭을 멥니다. 오전 9시 30분 드디어 출발입니다.
공기가 상쾌합니다. 피톤치드향이 머리 속을 맑게 만듭니다. 역시 설악산입니다. 마포나루는 미음완보(微吟緩步)하며 뒤로 처졌습니다. 와선대를 거쳐 비선대에 도착했습니다. 경치가 끝내줍니다. 멍게는 주먹밥을 사고 우리는 마포나루가 오기를 기다립니다.
당초 천불동 계곡을 따라 양폭을 거쳐 희운각에 도착한 뒤 공룡능선을 쬐금 타서 1275봉에 오르기로 했는데 귀경할 것을 생각하니 시간이 빠듯합니다. 회장님께서도 무리하지 말자는 유시를 내립니다. 마포나루는 혼자 힘 닫는 데까지 가다가 내려오겠다고 합니다. 제가 일단 가는 데까지 가다가 마포나루든 우리 일행이든 오후 2시에 되돌아오자고 제안합니다, 그러면 비선대쯤에서 다시 만날 테니까요. 회장님께서는 너무 많이 걷는다며 1시에 돌아오자고 합니다. 제가 1시 30분으로 절충안을 제시했습니다. 이렇게 깎아주면 남는 것 없다고 너스레를 떨며 사정하니 회장님도 너그럽게 수용합니다.
비선대 앞에서 인증샷을 찍습니다. 천불동 계곡에서 마포나루와 함께 5명이 사진을 찍는 것은 여기가 마지막입니다.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하려고 하는데 빗방울이 후두둑 떨어집니다. 몇 방울 내리다 마는 줄 알았는데 아예 주룩주룩 내립니다. 비선대 다리 건너 삼거리 초소 앞에서 비를 피합니다. 회장님은 청색 우의를 꺼내 입습니다. 언제까지 기다릴 수 없어 비를 뚫고 산행을 시작합니다.
비 예보가 있어서 그런지, 추석이 얼마 남지 않아서인지 토요일인데도 등산객이 많지 않습니다. 모처럼 설악산에서 호젓한 산행을 즐깁니다. 비는 어느덧 그쳤습니다. 귀면암에 이르렀습니다. 제가 초콜릿이라도 먹고 가자고 말을 꺼냅니다. 귀면암 바로 뒤의 언덕마루 철계단 넓은 자리에는 정작 귀면암이 보이지 않아 전망 좋은 곳으로 옮깁니다. 배낭을 내려놓고 초콜릿을 꺼내려는데 알대장이 "이곳은 어두컴컴하고 귀기가 어린 곳이니 밝은 곳에 가서 먹자"고 말합니다. 다시 배낭을 둘러메고 좀더 걷다가 계곡을 지나는 다리 위에서 초콜릿을 꺼내 먹습니다.
등산길에서 두 딸을 데리고 온 중년 부부를 만났습니다. 우리 일행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걷습니다. 딸들은 20대 초반과 10대 후반으로 보입니다. 아빠는 맨 앞에서 성큼성큼 걷는데 작은 딸이 힘에 겨운 모양입니다. 뒤에서 독려하며 걷던 엄마가 "조금만 더 가서 쉬면서 포도 먹자"고 말합니다. 그 말에 작은 딸이 다 쓴 치약의 튜브를 쥐어짜듯 남은 힘을 짜내며 걷습니다.
계곡을 지나는 자리에서 엄마와 두 딸이 주저앉아 쉬자고 말합니다. 30여 미터 앞서 간 아빠는 조금만 더 가면 양폭이라면서 더 걷자고 합니다. 이정표에는 0.9킬로미터라고 적혀 있습니다. 제가 볼 때는 전혀 조금이 아닙니다. 산에서 흔히 듣는 뻔뻔한 거짓말입니다. 조금만 더 가면 정상이라느니, 조금 후면 능선에 오른다느니, 조금만 더 걸으면 쉬기에 딱 좋은 장소가 있다느니... 세 모녀는 여기서 쉬었다 가자며 아빠를 설득합니다. 아빠는 완강합니다. 요즘 세상에 대단한 남자입니다. 큰딸이 "아빠 1대 3이야'라고 외치며 숫자로 밀어붙이려 하는데도 끄떡없습니다.
이들 가족을 지나쳐 가며 회장님께서 "너희들 저 아저씨 불러서 특강을 들어야겠다"고 말합니다. 저는 속으로 그 아저씨에게 가정의 평화를 위해 사는 법을 고치라고 말하려고 했는데 회장님 말마따나 좀 배워야 할 것 같습니다. 나중에 보니 결국 아빠의 고집이 이겼습니다. 대단합니다. "해냈구나!"
양폭에 도착했습니다. 화재를 만난 양폭산장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집터와 간이화장실만이 여기에 산장이 있었다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알 대장이 화양강 휴게소에서 산 옥수수를 꺼냅니다. 말 그대로 찰옥수수입니다. 고소하고 쫄깃쫄깃합니다.
오후 1시가 조금 못됐습니다. 약속한 시간에 맞추려면 여기서 점심을 먹고 쉬다가 되돌아가야 합니다. 희운각까지의 거리는 2킬로미터입니다. 가파른 오르막이 계속되기 때문에 부지런히 걸어도 1시간은 걸립니다. 1275봉은커녕 무너미고개 바로 앞의 신선봉에도 올라갔다가 내려오기가 빡빡합니다. 알대장이 여기서 밥을 먹자고 합니다. 공룡능선을 조금이라도 탈 수 있다면 모르겠지만 희운각까지만 갔다가 오는 것은 힘만 들고 아무 의미가 없다면서. 맞는 말입니다.
그래도 저는 양폭산장 바로 위의 양폭은 구경하고 오자고 말합니다. 모두 동의합니다. 알 대장이 자리를 잡아야 한다면서 배낭을 놓고 가자고 말합니다. 짐을 두고 가도 가져갈 사람은 없다면서. 가벼운 몸으로 철계단을 올랐습니다. 제가 앞의 물은 맥주, 아래 물은 양주가 내려와 양폭이 된다고 말합니다. 반대쪽 계곡에는 소주와 맥주가 내려오는 소폭도 있다고 익살을 부립니다. 썰렁한 농담이지만 그래도 웃어줍니다. 고마운 선후배입니다.
양폭 바로 위까지 올랐습니다. 바위에 걸터앉아 올려다보니 파란 하늘에 삐죽삐죽 솟은 봉우리들이 멋진 스카이라인을 그리고 있습니다. 멍게가 이리로 여러 번 오르내렸지만 여기서 앉아 주변을 둘러보기는 처음이라며 감탄사를 내뱉습니다.
공룡능선을 코앞에 두고 발길을 되돌리려니 아쉽습니다. 그래도 하는 수 없지요. 이번에 오고 다시는 못 올 설악산이 아니니까요. 양폭 바로 밑 물가에 좋은 자리가 보입니다. 여기에 자리를 잡자고 의기투합합니다. 멍게와 알 대장이 아까 있던 자리의 배낭을 가지러 갑니다. 회장님과 저는 신발과 양말을 벗고 탁족을 합니다. 발이 시립니다. 뼛속까지 시립니다. 마음 속 티끌까지 씻겨나가는 듯한 기분입니다.
알 대장과 멍게가 배낭을 두 개씩 지고 도착했습니다. 튼튼한 후배들이 있으니 여러 가지로 편합니다. 취사금지구역이긴 하지만 바위 틈에 버너를 감추고 물을 끓입니다. 라면 두 개를 넣었습니다. 라면 냄새가 계곡에 퍼져나갑니다. 지나는 등산객들이 우리를 흘끔흘끔 쳐다봅니다.
라면이 모두 익었습니다. 등산객들의 눈치는 아랑곳하지 않고 젓가락을 들고 앞다투어 면발을 흡입합니다. 알 대장이 멍게더러 "라면 진짜 잘 끓였다"고 찬탄합니다. 멍게의 솜씨 덕인지, 배가 고픈 탓인지, 아니면 또다른 이유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라면이 맛있다는 것에는 회장과 저도 동의합니다. 사랑 중에 불륜이 짜릿하듯이 취사금지 구역에서 끓여 먹어서 더 맛이 좋은지도 모르겠습니다. 비선대에서 산 주먹밥도 그런 대로 맛있습니다.
이제 되돌아가야 할 시간입니다. 천당폭을 지나고 양폭을 지나고 오련폭을 지나고 귀면암을 지나며 올라올 때 망막에 새겨놓았던 절경들을 복습합니다. 어느덧 금강굴이 있는 장군봉이 바로 앞에 보입니다. 비선대에 다 내려왔습니다.
비선대를 지나 와선대 휴게소에서 감자부침과 함께 막걸리를 마십니다. 목구멍에서는 더 넣어달라고 아우성을 치지만 봉포 머구리에서 먹을 물회를 떠올리며 과감히 뿌리칩니다. 제가 금강산과 설악산의 비교, 설악산 전설의 허구와 진실 등에 관해 장광설을 풉니다. 여느 관광 가이드나 학자들에게서는 듣기 어려운 해설입니다. 저와 함께 산행하는 멤버들은 복도 참 많습니다.(너무 잘난 척했나?)
설악동 소공원에 도착했습니다. 전화로 접선장소와 시간을 의논합니다. 마포나루는 귀면암까지 올랐다가 내려와 목욕탕에 들렀다고 합니다. 웅재는 봉포 머구리가 너무 붐비니 다른 횟집으로 가자고 합니다. 회장님은 "그래도 그거 먹으려고 왔는데"라며 봉포 머구리로 갈 것을 고집합니다. 혹시 웅재가 돈을 낼까봐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봉포 머구리에 들렀다가 홍천 막국수를 먹자고 한 것도 자칫 웅재가 부담을 느낄까봐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회장님이야 지난 번에 대접 잘 받고 오징어까지 선물 받은 것이 미안해 그랬겠지만 저는 30년 만에 처음 만난 건데. 그래도 제가 학교 다닐 때 웅재에게 시골집이나 예성집에서 술을 여러 번 사준 것 같은데...쩝(농담입니다. 혹시라도 웅재가 볼까 겁납니다).
마포나루가 먼저 봉포 머구리에 도착해 대기 번호표를 받았는데도 한참을 기다려야 합니다. 속초에 회 먹으려고 온 사람들은 죄다 여기에 몰려온 모양입니다. 3년 전에 제가 왔을 때에 비하면 비교가 안됩니다(비하면이라고 해놓고 비교가 안된다니? 이런 말도 안되는 말이).
멍게가 휴지통에서 누가 버린 번호표를 주웠습니다. 마포나루의 번호표보다 한참 빠른 번호입니다. 그래도 한참을 기다려 자리를 잡았습니다. 물회와 오징어순대, 그리고 소주와 맥주를 시켰습니다. 웅재가 운동복 차림으로 나타났습니다. 축구를 두 게임이나 뛰었다면서. 모두 중늙은이가 됐지만 옛날 기억을 떠올리니 학생 시절처럼 유쾌합니다. 막 입학했을 때 웅재는 정말 촌놈 스타일이었는데. 지금도 촌놈 스타일은 여전하지만 그래도 속초 유지다운 풍모를 갖추고 있습니다.
아쉬움을 남기고 웅재와 작별합니다. 다음달에 설악산에 와서 함께 등산하자며 약속을 재촉합니다. 마음 씀씀이는 고맙고 기특하지만 다른 산도 많이 기다리고 있어 모두들 건성으로 대답합니다.
드디어 귀경 차에 올랐습니다. 한참을 졸고 나니 막국수 집입니다. 원래 가려고 했던 집이 아닙니다. 제가 잠에 빠져 있는 동안에 전화를 해보고 영업이 끝났다고 하니 대안을 찾다가 고른 모양입니다.
막국수 전문집인데 청국장 냄새가 구수합니다. 회장님은 청국장을 주문했습니다. 나머지 4명은 막국수 3개를 나눠 먹었습니다. 다시 귀경 차에 오릅니다.
이윽고 서울 강변역에 도착했습니다. 10시가 채 되지 않았습니다. 알 대장만 빼고 모두 내렸습니다. 전철역으로 향하는데 포장마차가 보입니다. 제가 "한 잔 더!"를 외치려고 하다가 회장님 안색을 보고는 입을 다물었습니다. 아쉽기는 하지만 저도 지쳤습니다. 빨리 집에 가서 씻고 몸을 누이고 싶습니다.
전철역 계단을 오르면서 회장님께 "이번 산행기는 누가 쓰기로 했나요?"라고 물었습니다. 회장님이 "그거 안 정했는데, 안 정했으면 알이 쓰겠지"라고 대답합니다. 그래서 기다렸습니다. 매일 카페를 방문하는데도 오늘까지도 산행기가 안 올라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글을 썼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한가위 잘 보내십시오!!
첫댓글 역시 희망과 용기가 최고다!!! 명절 잘 보내고 담달에 보자. 글을 읽으니 그날 설악산에서 삽상했던 공기와 물에 담궜을 때 무쟈게 시렸던 내 발의 감각이 다시 살아나는 듯하다. 기자들의 설레발은 말로나 글로나 다들 족탈불급이다. 산은 역시 큰 산이라고 알이 그날도 야그했음. 근데 진짜 이번엔 알도 굳세게 버티네@#$%
아니 베테랑 편집기자 출신이, 그것도 굴지의 출판사 임원이 이런 오자를 내다니!! '담그다'는 'ㅡ' 탈락 용언('ㅡ' 불규칙 동사)이어서 '담그니' '담가' 등으로 활용됩니다. '담구다'는 잘못된 말입니다. '담갔을 때'라고 적는 게 맞는 표기입니다. 김치도 담는 것도 아니고 담구는 것도 아닙니다. 김치는 담그는 게 맞습니다. 김치 담았니?" "김치 담궜니?"가 아니라 "김치 담갔니?'로 써야지요. '잠그다'도 마찬가지여서 흔히 '문 잠궈놓고 와' '문을 잠궜다' 등으로 잘못 씁니다. '문 잠가놓고 와' '문을 잠갔다'고 바른 표기입니다. '무쟈게'는 '무지하게'를 젊은이들이 유행하는 표기법처럼 쓴 것이어서 이해합니다.
니 말이 맞다. 담갔을 때로 해야 되고...내가 담궜을 때라고 쓸 때는 뭐 공기과 물을 내 발이랑 버무린다는 뜻으로 해석하기를... 다들 틀리지 말기를 바랍니다. 야, 그렇다고 직업을 왕 노출시키냐, 사람이 틀릴 때도 있는 거이지...사투리다, 어쩔래!!
죄송합니다. 사투리라고는 생각 못했습니다. 그런데 버무리는 것도 담그는 건데... 내가 너무 건방지게 따지는 건가요? 송구스럽습니다. 감히 회장님께 댓글로 대화를 나누는 게 재미있어서요.
가발...전인권이 빠졌어요
진짜 백과사전형이 깜박한 것 같아요. 잘 읽었습니다. 세세하게 사람들의 관계 위주로 써내려간 산행기, 많이 특별했습니다. 그리고 각별했고요. 요즘 조금 군기가 빠진 듯합니다. 일에 치여서.모두 복된 한기위 되시길 빌게요.
추석명절 뱌쁘게(?)지내고나니 희망과 용기의 산행기 읽는 즐거움이 기다리고있었네.ㅋ
희망과 용기의 산행기가 좋은 이유는..
첫째,글을 정말 맛깔나게 쓴다.
둘째,산행을 안했어도 갔다 온 거 처럼 느껴진다.
셋째,뭐 하나라도 배운다.넌센스 퀴즈라도..
그리고 마지막으로,
길~~~~~~~어서 좋다.
산행기 쓰느라 수고 많았다~~
천불동 계곡의 맑은 기운이 확 느껴져 옵니다. 결국 모두 1275봉엔 못 오르셨군요? ^^
형, 열네 번째 단락 밑에서 두 번째 줄에 오자 있습니다. ㅎㅎㅎ
후생가외라더니. 후배들에게 연방 당하네요. 고마워. 후딱 고쳤어. 또 틀린 것 없니?
있어도, 없는 겁니다. 흐흐 ...
최근에 회장마마께서 한 번 사 보라고 해서 산 책, 맨 뒷 표지에는 이렇게 써 있습니다.
"저술은 인간이, 편집은 신이 한다."
이 후덜덜한 말쌈은 스티븐 킹이 했답니다. ^^
성대신방과산악회에 교정 동아리가 생길 기세... ㅋㅋ 희망과용기 형,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