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회 후지쯔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 결승전]
7월 7일 후지쯔배 결승전이 열린 도쿄 일본기원 공개해설장엔 한국과 중국의 대결임에도 불구하고 현지 팬들이 빈 자리를 빼곡히 채우며 결승 대국을 관심 있게 지켜봤다.
오후 2시 30분부터 이시다 요시오 9단의 공개해설회가 시작됐지만 현지 팬들은 대국이 시작된 오전 10시부터 대형스크린을 통해 생중계를 지켜보면서 열띤 토론을 주고받기도 했다.
현지 팬들과 나눈 짤막 인터뷰를 간추려 소개해본다.
무라노(村野)이창호 9단의 바둑을 좋아하는가? 세계랭킹을 매긴다면 이창호 9단은 몇 위안에 들 것 같은가?당연히 좋아한다. 이창호 9단은 말이 필요 없는 기사다. 세계대회에서 매년 꾸준한 성적을 거두고 있고 지금까지 이만큼의 업적을 이룬 기사가 어디 있겠는가. 세계1인자라고 본다.
한국기사들이 후지쯔배에서만 10연패를 이루고 있다. 일본기사가 결승에 올라가지 못해 서운하진 않은지? 조금 섭섭하긴 하다. 하지만 강한 쪽이 이기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기 때문에 반박의 여지가 없다. 우리도 실력을 키워 다시 한 번 예전의 영광을 되찾았으면 좋겠다.
야마우치(山內) 한국기사들 중 좋아하는 기사가 있는가? 이창호 9단이다.
그 이유가 궁금한데? 세계1인자이기 때문이다. 각종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낸 것을 그동안 쭉 지켜봤다. 개인적으로 이창호 9단의 책을 보면서 실력향상이 많이 됐다.
한국과 중국은 바둑을 두뇌 스포츠로 보는 추세가 강하다. 일본은 아직까지 전통적인 부분과 연관지어 ‘예도’의 측면을 강하게 내세우는데 야마우치씨는 바둑을 두뇌스포츠라 인정하는가? 바둑을 두뇌스포츠로 보는 것은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지만 굳이 스포츠로 분류할 필요가 있을까? 개인적으론 별로 찬성하고 싶진 않다. 위압감이 느껴진다.
후지쯔배를 비롯해 매년 많은 세계대회가 열린다. 야마우치씨가 보는 세계랭킹 1위와 4위까지를 꼽는다면? 이창호 9단이 1위고 그 다음은 이세돌 9단? 그 뒤론 조금 애매하지만 구리 9단과 장쉬 9단을 꼽고 싶다.
일본 차세대 기사 중 유망주로 손꼽히는 기사는 누구라 보는지? 이야마 유타 7단을 꼽고 싶다. 일본 바둑은 신예들의 층이 워낙 엷어 눈에 띄는 기사들을 찾아보기 힘들다. 개인적으로 우리 신예 기사들이 힘을 많이 내줬으면 좋겠다.
가나야마(金山)한국바둑이 강하다고 보는가? 강하다고 보면 그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는지? 실력면에서 한국은 일본보다 확실히 한 수 위다. 센 이유는 잘 모르겠다. 아마도 바둑 인구의 저변 차이가 주된 원인이 아닐까 한다. 우리도 보급 쪽에 신경을 많이 써서 더 강해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앞으로 기대되는 일본 차세대 기사를 꼽는다면? 음(한참을 고민하다)…. 다카오 신지 9단을 꼽고 싶다. 린하이펑 9단이나 오다케 히데오 9단, 조치훈 9단 등 강자들이 워낙 많았던 시기엔 우리가 최고였지만 지금은 한참 뒤떨어졌다는 사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젊은 기사들 중 누가 잘 두는지도 모르겠고(웃음). 젊은 층들이 많이 분발해 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