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에 송광사 불일암을 간 적이 있다.
송광사 큰 절 옆 오솔길을 100 미터쯤 올라가면 작은 암자,거기가 불일암이다.
법정스님이 강원도 산골로 거처를 옮기시기 전까지 불일암에 기거하셨기 때문에
나처럼 법정스님 글을 좋아하는 독자들이 너무 자주 찾아와 귀찮게(?) 하여
사람들이 못 찾도록 강원도 깊은 산골로 들어가신 것이다.
수도도 없어 개울물을 길어다가 차를 끓어 드시고,전기도 들어 오지 않는 곳이라
촛불을 켜놓고 명상에 드시는 모습을 글로 읽었는데, 눈에 선하게 보이는 것 같았다.
그런데 불일암을 둘러 보는데 깜짝 놀랐다.
단순함과 간소함,그 자체다.
정결한 다구 찻잔 몇개와 벽에는 달랑 그림 한장
부엌에 들어가 보니 일식에 반찬 세가지를 넘기지 말 것
화장실은 말이 화장실이지 옛날 푸세식 변소인데
슬리퍼를 신고 가도록 되어 있었고,속을 들여다보니 낙엽으로 뿌려놓아서 똥도 안보이고
전혀 냄새가 나지 않는 것이다.
너무나도 깨끗하게 잘 정리가 되어 있었다.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의 행복을 기원하는축시와도 같은 이 잠언들은 30년 넘게 써온 글과 법문에서
류시화 님이 가려 뽑아 놓은 것이다.
무소유,자유,단순과 간소함,홀로있음,침묵,진리에 이르는 길,존재에 대한 성찰이
행간마다 화두처럼 우리를 깨운다.
우리가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기약할 수 없는 것이다.
내일 일을 누가 아는가
이 다음 순간을 누가 아는가
순간 순간을 꽃처럼 새롭게 피어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매 순간을 자기의 영혼을 가꾸는 일에
자기 영혼을 맑히는 일에 써야 한다.
우리 모두는 늙는다
그리고 언젠가 자기 차례가 오면 죽는다.
그렇지만 우리가 두려워 할 것은 늙음이나 죽음이 아니다.
녹슨 삶을 두려워 해야 된다.
삶이 녹슬면 모든것이 허물어진다.
'녹슨 삶을 두려워하라'고 스님은 말씀 하신다.
항상 경계하면서 내 삶이 녹슬지 않게 ,내 인생이 충만해지길
살아 있는 모든 생명은 행복해지길...
마음속으로 기도해 본다.
첫댓글 저도 70년대부터 법정 스님을 좋아해서 스님의 책들을 거의 모두 구입해 읽었습니다.
저도 마음을 맑게 해주는 법정스님 책 좋아해서 거의 다 읽고 또 읽었습니다.현대의 살아있는 양심의 소리로 지치고 힘든 현대인들에게 깨우침의 진정한 내용의 책이지요..
법정스님책을읽고있음 .... 머리 홀라당깍구 산속으로 들어가고픈 충동이... ^^; 법정스님은...음...참..참... 고마운분이세요
법정스님--법명처럼 법의 정수같은 감로수를 부어주시는 분이라고 기억합니다. 순간순간 꽃처럼 피어나야한다, 영혼을 맑히는 일에 힘써야한다...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