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 그 목소리
목필균
초복이 다가오자
허공을 끊어내는 매미소리가 열대야에 흐른다
매미는 목청을 키우기 위해
몇 년을 애벌레로 살아와서
날개를 달기 위한 마지막 옷을 벗어
나무에 걸쳐두었다
살다 보면 몇 번의 탈바꿈이 필요한지
몸이 달라지듯, 마음의 벽도 두터워지는지
쉽게 흔들리지 않는
내공에 연륜을 입힌다
세상이란 둥지에 이름을 껍질로 남기고
날개를 다는 날까지 안간힘으로 살다가
기차가 종착역을 향해 달리는 것처럼
태어남도 돌아가기 위해 살아가나보다
첫댓글 윤주시인님의 예리한 눈에 걸려든 날개를 달기 위한 마지막 옷을 나무에 걸쳐둔 매미가 어디로 훨훨 날라가 목청을 돋구고 있을까요.
맴맴 울어대는 매미소리는 여름 한때의 낭만이기도 한데 기나긴 애벌레 시절이 아깝게도 짧디짧은 한계절 여름 조차 채우지도 못하고 개구쟁이 손에 잡힌 어느 매미의 불운이 불쌍하긴 합니다..
평화공원 나무에 걸쳐둔 마지막 매미 탈바꿈 흔적에 의미를 담아 보았습니다.
매미 소리 들어 본 지가 제법 된 것 같습니다
요즘은 들을 수가 없으니 말입니다
어제 오전 ....집에서 아내가 매미소리가 들린다고 하던데
제 귀에는 전혀 들리지 않더군요....
매미들 처럼 우리네 인생 속에도 탈피의 과정이 없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과연 저는 타인이 보기에 몇 번의 과정이 있었을지 궁금해집니다...
인생의 길목에 자식으로, 학생으로, 가장으로, 주부로, 부모로 딸바꿈하는 사람이 회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