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살 아이만큼 똑똑해 손·발로 도구도 사용해요 김종민 前 국립생태원 생태조사본부장
북한에서 담배를 피우는 침팬지가 등장했어요. 북한 평양중앙동물원에 사는 열아홉 살짜리 암컷 침팬지 '진달래'가 하루에 20개비 정도 담배를 피워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도 화제예요. 신기한 일이지만 침팬지가 담배를 피우게 만든 건 잘못된 행동이에요. 전 세계 여러 동물보호 단체도 "침팬지가 담배에 중독되게 한 것은 잔인한 동물 학대"라고 비난하고 있어요.
침팬지는 여러모로 사람과 닮았어요. 몸 크기에 비해 뇌가 크고, 네 발로 기어다니지만 종종 두 발로 걷기도 해요. 덩치도 사람보다 조금 작고, 꼬리도 없어요. 사람처럼 손에 지문이 있고 손가락을 자유자재로 사용해 음식을 들고 먹지요. 손과 발로 여러 도구를 능숙하게 사용하기도 한답니다. 침팬지는 아이큐가 70 정도로 다섯 살 된 어린이와 비슷한 지능을 갖고 있어요.
▲ 엄마 침팬지와 아빠 침팬지가 태어난 지 한 달 된 아기 침팬지를 보살피는 모습이에요.
침팬지는 가족과 무리가 똘똘 뭉쳐 살아요. 유난히도 몸을 기대고 살을 쓰다듬고 비비며 털을 골라줘요. 나뭇잎과 과일, 꽃을 주로 먹고 사는데 잡식성이라 곤충을 잡아먹기도 하고 때로는 새끼 영양이나 다람쥐 같은 동물을 잡아먹기도 해요.
침팬지는 한 번에 새끼를 한 마리만 낳아요. 침팬지는 어릴 때부터 장난기가 가득하답니다. 세 살까지는 엄마 옆에 꼭 붙어서 5m도 벗어나지 않고 수시로 장난을 쳐요. 여섯 살 정도 되어야 엄마 곁을 떠나 홀로 서기를 하지요. 동물 중에 몇 년 동안 어미가 새끼를 보살피는 일은 드물어요. 침팬지의 수명은 40~45년 정도예요.
사람과 닮은 점이 많다 보니 새로운 치료제나 약을 개발하기 위한 실험 동물로 침팬지를 많이 이용했어요. 수십년간 침팬지 몸에 병균을 집어넣고 해부한 탓에 많은 침팬지가 희생되었지요. 그러다 보니 100년 전에는 100만 마리가 넘었던 침팬지가 지금은 20만 마리 정도 남았어요. 침팬지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침팬지를 실험 동물로 사용하지 않는 나라가 늘어나고 있지요.
사람과 침팬지는 같은 조상에게서 갈라져 나왔다고 해요. 공동 조상은 600만년 전 지구에 나타났고 30만년 전부터 진화를 통해 사람과 침팬지로 나누어졌다고 해요. 사람은 진화를 했는데 침팬지는 왜 사람으로 진화하지 못하고 아프리카 밀림과 사바나에서 살고있는 걸까요?
공동 조상 중에 피부가 얇고 털이 적어진 무리가 사람으로 진화했다는 설이 있어요. 피부가 얇은 탓에 주변 환경에 극도로 민감해지면서 신경이 발달했고, 그 덕분에 뇌도 발달해 지능이 높은 사람으로 진화했다는 거지요. 하지만 아직도 침팬지와 인간이 다르게 진화한 확실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어요. 여러분이 열심히 공부해서 침팬지와 사람이 달라지게 된 진화의 비밀을 풀어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