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131 (화) 검찰, 이재명 구속영장 청구할 듯… 제1야당 대표 최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2차 조사가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 1월 28일 검찰 조사 때 제출한 33쪽 분량의 서면 진술서로 대부분의 답변을 대신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은 추가 조사를 위해 2차 조사를 요구했으나 이재명 대표 측은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조사 전부터 1회 조사를 주장했고 이날 조사에서도 검찰이 의도적으로 조사를 지연한다고 지적하며 추가 조사에 거부감을 감추지 않았다.
법정에서 승부를 건다는 이재명 대표 측의 전략도 추가 조사 가능성을 낮춘다. 기소가 기정사실인 상태에서 조사에서 구체적으로 진술해봤자 실익이 없다는 판단이다. 검찰도 "증거관계는 공판에서 하나씩 설명하겠다"는 입장이다. 검찰이 어떤 증거를 확보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공판 이후가 '패'를 꺼낼 기회라고 보는 것이다.
이재명 대표가 추가 조사를 거부한다면 검찰은 이미 출석 조사를 마친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과 함께 구속영장 청구를 본격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제1 야당 대표로서 도주의 우려는 없다고 볼 수 있다. 이미 수차례 압수수색으로 증거물이 확보됐고 공범으로 지목된 김용, 정진상 씨 등 최측근들이 구속된 상태에서 증거 인멸 우려도 낮다는 게 대체적 시각이다. 다만 배임 혐의의 규모 등에서 나타나는 '범죄의 중대성'에 초점이 맞춰진다. 검찰은 대장동 민간 사업자에게 몰아준 이익이 7886억원에 이르지만 성남도시개발공사는 1882억원에 그쳤다고 보고있다.
검찰이 현직 제1야당 대표인 이재명 대표의 구속영장을 청구한다면 헌정사 최초의 일이 된다. 검찰 출석도 최초였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2003년 이른바 '차떼기' 대선자금 사건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지만 현직 대표는 아니었다. 수사 결과도 불입건이었다. 다만 민주당이 다수의석을 차지한 국회에서 회기중 체포동의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낮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영장을 청구하되 부결된다면 불구속 기소로 갈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 나온다.
검찰, 대장동 결재서류 내밀자… 李변호인 30분 면담뒤 진술거부
대장동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1월 2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소환 조사하며 200장 분량의 피의자 신문조서를 만들었다. 신문조서 대부분이 검사가 질문한 내용으로 채워져 사실상 ‘백지’나 다름없었다는 말이 나왔다. 이재명 대표는 A4 용지 33장짜리 ‘검찰 진술서’를 냈고 이후 검사 질문에 “진술서 내용으로 갈음하겠습니다”라는 답변을 반복하면서 사실상 ‘진술 거부권’을 행사했다고 한다.
① 33장 진술서 제출, 여론전도
이재명 대표는 지난 1월 10일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사건의 피의자로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출두했다. 당시 이재명 대표는 A4 용지 6장 분량의 진술서를 제출했고 이번처럼 “진술서 내용으로 갈음하겠다”는 답변을 반복했다. 이번 중앙지검 조사에서는 그때보다 많은 33장을 제출했다. 법조계에서는 “‘제1 야당 대표가 검찰 수사에 비협조한다’는 비난을 의식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진술서를 여론전에 활용하려는 정황도 나타났다. 1월 28일 이재명 대표 측은 검사에게 ‘33장 진술서’를 제시했고 검사가 진술서를 복사하지 못하게 했다고 한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조사가 진행되던 그날 오후 1시쯤 언론에 그 진술서를 공개했고 그제야 복사가 가능했다고 한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재명 대표 측이 ‘여론전’을 치밀하게 준비했다”는 말이 나왔다.
② 조사 시작하면 사실상 ‘묵비권’
이재명 대표는 1월 28일 검찰 조사가 시작되자 “진술서 내용으로 갈음한다”는 답변을 반복했다. 다만, 이재명 대표가 답변을 고민하는 순간도 있었다고 한다. 지난 1월 28일 오후 조사 과정에서 검사가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결재한 것으로 알려진 대장동 사업 관련 자료를 제시하자 이재명 대표가 “변호인과 면담하게 해달라”고 했다는 것이다. 검사가 없는 장소에서 변호인과 30분간 면담하고 온 이재명 대표는 다른 질문처럼 그 질문에도 답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서는 성남FC 조사 때 경험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는 해석이 제기됐다. 당시 조사에서 성남지청이 네이버 관계자가 이재명 대표 측근인 정진상 전 성남시 정책비서관과 접촉한 뒤 양측 요구 사안을 정리한 자료 등을 제시하자 이재명 대표는 “정진상이 그랬다는 거냐. 믿어지지 않는다” 같은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조차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자체적으로 판단했다는 것이다.
③ 조사 시간 놓고 신경전
1월 28일 이재명 대표 측은 검찰에 “같은 자료를 반복해서 제시하거나 자료를 읽는 등 조사를 고의로 지연한다”고 항의했고 민주당도 이를 공개적으로 문제 삼았다. 그러자 검찰은 “조사를 지연한 사실이 전혀 없고 최종 결재권자에게 보고되고 결재된 자료를 토대로 상세히 조사를 진행한 것”이라고 반박 입장을 내놨다. 성남지청이 수사를 할 때도 이재명 대표 측은 “저녁을 먹지 않고 가겠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검찰이 네이버와 관련한 자료를 내놓자 이재명 대표가 진술을 시작했고, 결과적으로 이 대표 뜻대로 안 됐다는 것이다.
④ ‘검찰 수사 평가절하’ 전략
형사소송법상 진술 거부권은 피의자의 권리로 진술을 거부하더라도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 그러나 형사사건에서 검찰이 장기간 수사한 뒤 소환 조사를 할 경우, 반대 자료를 내고 적극 해명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검찰에 출두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 이명박 전 대통령 등 전직 대통령들이나 대기업 총수, 고위 공직자들도 진술 거부 대신 혐의를 반박하는 식으로 대응했다.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으로 수사받았던 박근혜 전 대통령도 구치소에서 검찰 소환에 불응했지만, 그에 앞서 이뤄진 검찰 조사에서 진술을 거부하진 않았다.
민주당 법률위 핵심 관계자는 “검사 스스로 이번 사건에 대한 합리적 판단을 하겠다는 생각이 전혀 없는데 이재명 대표가 대응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이재명 대표 측은 “진술 거부가 아니라 정당한 방어권을 행사한 것”이라고도 했다. 법조인들은 “검찰이 어차피 기소할 것이라고 예상해 재판에서 승부 보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했다. 검찰도 이를 예상했던 것으로 보인다. 검사는 이재명 대표의 ‘33장 진술서’에 대응하는 ‘100장 질문지’를 들고 하나하나 질문했고 이를 이재명 대표 조서에 담았다. 이재명 대표가 오는 1월 31일 또는 내달 2월 1일 출두하지 않을 경우, 이번 주 후반쯤 대장동 사건과 성남지청의 ‘성남FC 사건’을 묶어 구속영장을 청구한다는 방침이라고 한다.
난방비 폭탄에… 판매량 7배 뛴 난방용품
1월 27일 대형마트업계에 따르면 급격히 기온이 떨어진 24일 전후로 방한용품 판매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4일과 25일 기온은 영하 20도에 육박했고 곳곳에서 계량기·수도관 동파 소식도 잇따랐다. 여기에 난방비까지 급등하면서 생존형 방한용품을 찾는 이들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월말이 딱 관리비가 나오는 시기인데 난방비가 전월보다 2배 이상 폭증한 데다 갑자기 날씨도 추워지면서 방한용품을 구매하려는 고객들이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1년 사이 도시가스 요금은 36.2%, 지역난방비는 34%, 전기요금은 18.6% 올랐다.
이마트의 경우 지난 1월 24일부터 1월 26일 기준 난방용 가전 매출이 전년동기보다 173%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 중에서도 전기히터 매출은 무려 758% 폭증하기도 했다. 그 이유에 대해 이마트 관계자는 “전기히터는 한파와 난방요금 급등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은 상품”이라며 “즉각적으로 난방할 수 있는 상품이다보니 한파가 왔을 때 더 많이 팔리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매트 속 전기열선을 데워 따뜻하게 만드는 전기매트 매출은 133% 증가했고, 전기로 열을 내 따뜻하게 만드는 담요인 전기요 매출은 104% 늘어났다. 또 손발을 녹여주는 핫팩 매출은 251%, 냉기가 들어오는 것을 막아주는 문풍지·단열시트 매출은 234%, 체온 유지에 도움이 되는 발열내의 매출은 127% 올랐다.
이마트는 최근 난방가전 수요가 늘어난 것을 고려해 신일 난방가전을 2~4만원 할인하는 행사도 진행한다. 홈플러스 역시 24~26일 발열기구와 단열용품 매출이 전년동기보다 각각 159%, 214% 증가했다고 밝혔다. 발열기구 중에서는 전기히터 매출이 432% 증가해 가장 눈에 띄었다. 홈플러스 역시 최근 들어 부쩍 오른 난방요금이 방한용품 인기로 이어졌다고 봤다. 이밖에 문풍지(307%) 단열시트(161%) 전기매트(160%) 전기요(65%) 등도 판매량이 빠르게 늘어났다.
롯데마트에서는 같은 기간 방한용품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2배 늘어났다. 특히 문풍지,핫팩,온풍기 등 난방용품 매출은 2.6배가 되기도 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전기요, 온풍기, 선풍기형 히터 등 소형 가전의 경우 10만원 이하 중저가의 에너지 고효율 상품들이 인기였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방한모(200%) 실내복(80%)전기요(60%) 등도 많인 소비자들이 찾았다. 이에 롯데마트는 다음달 1일까지 난방용품 행사도 진행한다. 롯데마트의 리빙 전문 브랜드 룸바이홈은 발열극세사 이불을 55% 할인된 가격에 내놓았다. 또 체온 유지에 도움이 되는 기모 내복 등도 2개 이상 구매하면 50% 할인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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