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경제 경제 일반
구매력 감안한 원화 실질가치 16년 만의 최저
원화, 64개국 중 日·中 이어 셋째로 약체
유소연 기자
입력 2025.11.23. 10:57업데이트 2025.11.23. 13:59
2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 /뉴스1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가파르게 치솟으며 지난달 원화 실질 가치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로 떨어졌다.
23일 한국은행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한국의 실질실효환율 지수는 지난달 말 기준 89.09(2020년=100)로, 한 달 전보다 1.44포인트 하락했다.
실질실효환율은 한 나라의 화폐가 무역 상대국 화폐보다 실질적으로 어느 정도의 구매력을 가졌는지를 나타내는 환율이다. 기준 시점과 현재 시점 간의 상대적 환율 수준을 평가해, 수치가 100을 넘으면 기준 연도 대비 고평가, 100보다 낮으면 저평가돼 있다고 본다.
지난달 한국의 실질실효환율 지수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8월 말(88.88) 이후 16년 2개월 만에 최저치다.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받으며 외환위기를 통과한 1998년 11월 말(86.63)과 비교해도 크게 높지 않은 수준이다.
이 지수는 외환위기 당시 최저 68.1, 금융위기 당시 최저 78.7까지 떨어졌었다. 이어 2020년 10월부터 이듬해 7월까지 100선을 넘었다가 이후 90 중반대에 머물렀다.
지난달 한국의 실질실효환율은 BIS 통계에 포함된 64국 중 일본(70.41), 중국(87.94)에 이어 셋째로 낮았다. 10월 한 달간 실질실효환율 하락 폭(-1.44포인트)은 뉴질랜드(-1.54포인트)에 이어 64국 가운데 둘째로 컸다.
한편 이달 들어 22일까지 원화 가치는 2.62%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확장 재정 기조로 약세를 나타낸 엔화(-1.56%)와 비교해도 하락률이 1%포인트 이상 컸다. 같은 기간 호주 달러(-1.31%), 캐나다 달러(-0.65%), 스위스 프랑(-0.51%), 영국 파운드(-0.41%), 유로(-0.19%) 등도 미국 달러보다 약세였지만 원화보다는 하락률이 낮았다. 주요국 통화 중에서는 중국 역외 위안(+0.24%) 정도만 달러 대비 강세를 보였다.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지난 21일 주간 거래 장중 1476원까지 치솟아, 미국 관세 인상과 미·중 무역 갈등 우려가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4월 9일(1487.6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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