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 11일 14시, 규모 8.9의 強震과 뒤이은 쓰나미의 급습을 받은 일본 도호쿠(東北) 일대는 속수무책이었다.
대피령이 채 전달되기도 전에 최대 높이 10m의 대형 쓰나미가 들이 닥친 미야기현 센다이 지역에서는 거대한 파도가 해안에서 몇 킬로미터 떨어진 내륙의 논과 밭, 주택 등을 휩쓸었다. 영화 '해운대'의 한 장면처럼, 높이 10m의 파도는 선박과 차량,건물 등을 집어 삼키며 육지로 끝없이 밀려들었다.
일본 현지 방송 화면에는 아래층이 바닷물에 완전히 잠긴 해안 주택의 2층과 옥상 등에는 고립된 주민들이 창문을 열고 흰색 이불과 수건 등을 흔들며 구조를 요청하는 장면이 생중계됐다.
지역 상황실에도 바닷물에 휩쓸리거나 고립된 사람들의 구조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건물이 무너지면서 매몰된 주민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센다이공항은 활주로까지 모두 바닷물에 잠겼다.
도호쿠 지역의 한 석유화학단지에서도 대규모 화재가 발생, 정유 시설 위로 시뻘건 화염과 시커먼 연기가 끊임없이 뿜어져 나오고 있다. 후쿠시마현의 원전 2기는 지진으로 자동 중단 조치됐다.
도쿄와 도호쿠 지역을 연결하는 신칸센 대부분의 운행이 중단됐으며, 고속도로도 파괴됐다. 도쿄 시내 전철도 잠시 운행이 중단되기도 했다.
이번 지진은 약 380km 떨어진 수도 도쿄에까지 큰 영향을 미쳤다. 도쿄 시내에서는 실내에 놓인 집기가 쓰러지고 떨어질 정도의 지진이 느껴졌다. 도쿄와 주변 지역에서는 400만 가구가 정전, 통신 두절 등을 겪고 있다.
도심 거리에는 건물 붕괴를 피해 빠져나온 시민들이 불안한 표정으로 서성이는 모습이다. 히비야공원 등 도쿄 시내 공원과 거리에는 인근 고층 빌딩에서 빠져나온 시민들이 불안한 표정으로 사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중심부인 치요다구에서는 일부 건물의 천장이 무너져 내리면서 부상자가 속출했다. 학생 600명이 모여 졸업식을 열던 한 학교에서는 홀 천장이 붕괴되면서 많은 학생들이 다쳤다. 현장에서는 출동한 소방관들이 쓰러진 학생에게 심장 마사지를 하는 긴박한 상황도 목격됐다.
오오다이바 등 시내 곳곳에서 건물 화재도 관측되고 있다. 도쿄 동남쪽 지바현에 자리 잡은 디즈니랜드는 물에 잠겼다.
지진 발생 당시 도쿄의 일본 의회 모습을 담은 영상에서는 의원들이 흔들림에 당황하며 천장의 샹들리에가 떨어질까 봐 위를 보며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일본 정부는 전 각료에게 총리 관저로 집합하라고 지시했고, NHK는 정규 방송을 중단하고, 지진 재해 방송을 진행 중이다. 뉴스를 진행하는 앵커들은 스튜디오에서 건물 붕괴에 대비해 안전모를 쓴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