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만해서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토요일 밤의 마력,
불후의 명곡...지난 주에 프로그램을 보질 못해서 어느 전설의 노래를
누가 부르는지 몰랐음에도 불구하고 혹시나 하고 들여다 본 불후의 명곡,
이번에는 트로트의 전설 송대관편 이라고 해서 볼까말까 망서리다가 어차피 비워놓은 시간인지라
별 기대감 없이 들여다 보았다.
노래라고 하는 것은 장르 구분없이 모든 종류를 좋하하면서도
개인적으로 본래 트로트를 좋아하지도 않고 별 관심이 없었기에
트로트 편곡을 해봤자 혹은 잘 불러봤자 거기서 거기지 라며 외면할까 하다가
도대체 누가 어떻게 송대관의 노래를 재편성해서 보여줄지 궁금하기도 해서
모른 척, 슬그머니 티비 앞으로 다가가 토요일 저녁 시간을 할애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웬걸, 뚜껑이 열리자 마자 튀어나오는 보석같은 가수들의 다양한 편곡으로 재무장된
송대관의 노래들이 장난이 아니다.
시작부터 만만치가 않다.
몇 번의 전설 편에서 늘 첫번째 시도를 강요당했던 만큼 오늘만큼은 비켜가려나 했지만
이번에도 불운의 조짐인가 싶게 첫 시작의 신호탄을 열게 된 신용재.
오호, 어쩐 일이냐...자유자재의 편곡으로 R&B 스타일과 트로트를 넘나들며 불러댄 "우리 순이"로
자신의 가창력을 드러내 보이더니 2연승을 꿰어찬다....가히 소름돋는 한민족의 한과 넋두리를
테마로 반전의 묘미를 시도한 차지연의 "네박자" 애절함을 젖히고서 말이다.
당연히 차지연의 실험적인 행위는 호불호가 갈리는 장면이기는 하였으나
절대 불변의 민족적 정서가 저변으로 깔린 나무랄데 없는 무대였음에도 불구하고
아쉽게 신용재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말았다.
반전으로 치자면 혹은 기대감 상승으로 보자면
한때 알리가 그러했고 에일리가 그러헸으며 지금은 차지연이 그러하다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도대체 깜짝 놀랄만한 발상의 전환이 펼쳐졌다.
트로트를 한이 서린 그러나 본래의 혼을 지닌 독백연기와 일심 동체의 국악연주와
그에 어울린 춤동작까지....어느 것 하나 나무랄데 없는 한판승의 자리 같았으나
그 소름끼치도록 절절했을 맨발의 에너지와 민낯의 심정 대변이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지 못했다.
아마도 세대간의 교감이 접점을 이루지 못한 탓이 아니었을까 싶지만
그래도 기본적으로 민족적 정서가 함축된 시도만큼은 탁월했다 여겨진다.
두번 다시 볼 수 있을지, 아쉬운 부분이다.
뒤이어 등장한 윈디시티 역시 흙속의 진주같은 그러나 큰소리 내지 않으면서
여유와 잔잔함으로 느적느적 거리면서 할 말 다하는 그런 레게밴드 팀이다.
술 한잔 걸친 아버지가 느지막하게 집으로 돌아오며 이별 이별을 부르는 장터자락 같은 노래
"혼자랍니다" 는 직접 듣고 보지 않으면 설명불가.
그 윈디시티가 언제쯤 대중적 잣대로도 완판승을 거둘 수 있을지...기대되는 팀이다.
하지만 절대 강자란 없는 법. 부활의 정동하가 여성 관객들의 열렬한 환호를 기반으로 등장하면서
반전이 예고되었을 뿐만 아니라 기대 만큼이나 특별하고도 절절한 남자의 고독을 노래한 "정 때문에"
울고 또 울 수밖에 없었다 는....슬픔에 짓이겨진 채로 포효하는 한 마리 고독한 표범.
그 남자 정동하가 그러했다.
역시 부활의 보컬답게 탁월한 가창력은 두말 할 것 없고 그저 그 자리에 서 있다 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그림이 되는 남자, 게다가 편곡은 물론이요 매너까지 뛰어나니 그 누가 그를 외면하리,
신용재를 따돌리고 1승을 거머쥐는 순간이다.
이어진 루나의 반짝 반짝이는 "해뜰날"의 햇살을 밀어내고 젊고 톡톡튀며 재기발발하게
"차표한장"을 부르던 B1A4를 거뜬하게 제끼고 3연승을 차지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더 이상의 장벽은 없을 것 같았으나 아하, 예기치 않은 스윗소로우의 관객과
무대를 장악하는 흥겹고도 유쾌한 재미가 정동하의 발목을 잡고 족쇄를 걸어 부활을 막았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전편의 기억이란 그리 오래가지 못함은 물론
새롭게 등장하는 트로트 강자의 역할이 관객과의 호흡이었다면 더더욱 할 말이 없는 법,
스윗소로우의 "유행가"는 그렇게 흥으로 무장되어진 깨방정이 적중한 셈이다.
그리하여 전설 송대관편은 스윗소로우에게 우승을 안겨 주었다 는...아쉬운 차지연, 정동하, 윈디시티.
쥔장의 편애가 아니라 진짜 잘했다 고 칭찬해주고 싶다.
현장에서 순간의 즐거움도 좋지만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명곡을 부르는 것,
그것도 나쁘지 않다.
첫댓글 요즘 젊은것들...
한 물간 사람의 입장에서 정말...
부러워요! 정말 부러워요.
동하군 노래에 뾰~~~옹 갔습니다.
그렇죠...정말 대단들 해요.
정동하, 가슴 절절하도록 가을남자를 노래하더군요.
개인 정동하로 거둡 난 듯 한다 는...
먼길 나갔다 다행이 차가 안밀려 제시간에 저도 보았네요~!
나 엮시 봐? 말어?를 왔다갔다 하다 봤는데 보길 잘했다로 결론났습죠~! ㅎㅎㅎ
참 음악의 다양성이라는 기호를 누릴 수 있어 좋았답니다~!
정말 평곡의 묘미, 가창력의 대단함을 였볼 수 잇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트로트의 변신...생각만해도 유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