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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1987년 고등학교를 졸업했고, 그해 서울 서대문구의 있던 한 신학교에 새내기로 입학했다. 팔도에서 모인 선배들과 동문들과 학교 인근 기숙사에서 생활하며 학교를 다녔다. 낯선 외지 생활에 어느 정도 적응해 나갈 무렵, 어느 날 가족들이 보낸 전보가 화살처럼 날아들었다. `부친위독 급래요!` 한 문장에 불과했던 이 일곱 글자가 당시에는 너무 충격이었다. 기차를 타고 급하게 울산에 돌아왔지만 막내인 나는 결국 부친의 임종을 지키지는 못했다. 60 나이도 채우지 못한 아버지는 술을 참 좋아했다. 나중에는 지병으로 술을 끊다시피 했지만 노년의 병마는 부친을 쉽사리 놓아주지 않았다. 가족들은 야음동 번개시장 인근의 자택에서 장례를 치렀고, 문중 선산이 있는 경북 아화의 선산에 도착해 한 인생의 찬란하며 빛났던, 때로 힘겹고 고단했던 육신을 정성을 다해 매장했다.
지난 9일 오전 11시경 울산 남구 뉴코아아울렛 10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신규 오픈 준비를 하던 볼링장에서 공사를 하던 인부들의 용접 작업 중 불티가 튀어 화재가 발생했다고 한다. 스프링클러만 제대로 작동하고 소화기로 초기 진압만 잘했어도 무사할 수 있었을 것인데 안타깝다. 그나마 인명사고가 없다는 것이 천만다행이다. 탤런트 안재욱은 `광화문연가` 공연을 위해 아울렛 건너편 숙소에 머물다가 휴대폰으로 현장 사진을 찍어 안타까운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필자는 현장에 가서 휴대폰으로 직접 사진을 찍으면서 하나의 작은 불씨가 성나면 얼마나 무서운 화마(火魔)로 돌변하는지 생생하게 깨달았다. 무릇 사고가 나기 전 예방이 최선이다. 무엇보다 안전이 제일이다. | |||
기사입력: 2018/02/18 [16:25] 최종편집: ⓒ 광역매일 http://www.kyilbo.com/sub_read.html?uid=211284§ion=sc30§ion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