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안 안면도 꽃지해변, 겨울바다를 가다.
2007 . 1.19 ~ 21.
겨울 태양이 분홍색 안개를 헤치고 나오려 한다.
태양의 찬란한 빛은 어느 누구도 막지 못했다.
아침이다.
고요하던 해변은 잠에서 깨어나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한다.
저 멀리에 밤을 지샌 등대가 여전히 꼿꼿하게 버티고 있다.
밤새 바닷물이 빠져나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쓴 흔적이다.
햇빛에 반짝이는 모래물결이 신비로운 추상화가 되었다.
할미, 할아비바위가 보이는 해변에 하늘이 그려져 있다.
물이 빠져나가자 할미, 할아비바위섬이 육지가 되어
많은 사람들이 줄지어 들어간다.
숙소에 와서 점심을 먹고 내다보니
어느새 동해바다처럼 파란바닷물이 들어와 출렁거린다.
어디론가 헤어졌던 작은 물방울들이 모여 모여, 흘러 흘러서 바다가 되어
꽃지해변에서 나와 만나고 있다.
반가워 하는 바다는 춤추며 노래를 부른다.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
대학 실기시험을 끝내고 홀가분해 하지도 않고 지쳐있는 딸 윤정이와 함께
겨울바람에 스카프를 날리며 이 길을 따라
할미, 할아비바위 사이로 지는 멋진 석양을 보러 간다.
바다로 들어가고 싶어 깃발을 펄럭이며 보채는 작은 배를 만나고
조개껍질도 주으며 부드러운 모래밭을 걸어갔다.
낮에 많은 사람들을 만나 즐거워 하던 할미, 할아비 바위는
저 멀리 푸른바다위에 바위섬이 되어 손짓한다.
아름다운 지는 해를 보고 가라고......
할미 ,할아비바위가 정답게 보이는 자리에서 나는 그림을 그리고
딸 윤정이는 바위섬 사이로 지는 해를 촬영하려고 뒷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바위섬사이로 지는 해를 촬영하러온 많은 사람들의 환호속에
멋쟁이 갈매기는 JULIE(딸, 윤정)작품에 모델로 분위기를 맞춰 주었다.
좀더 당당하게 지는 해를 보고싶어 하는 사람들의 소망을 들어주지 못하고
태양은 수줍게 구름사이로 얼굴을 감추며
바닷물속으로 들어갔다.
찬란하게 지는 해를 바라보며
더 이상 늙지도 지지도 않는 모습으로 굳어버린 할미, 할아비바위의 애처로운 모습,
생로병사(生老病死), 희로애락(憙怒愛樂), 아름다운 변화를 즐기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이 얼마나 좋은가?
태양이 사라진 후 주차장 가로등 불빛이 솟대에 앉은 갈매기를 흐미하게 비추고 있었다.
아침일찍 해수사우나를 한번 더 하고 바다를 바라보며 아침겸 점심을 먹은후
안면도 자연휴양림인 소나무 산림욕장으로 갔다.
산림욕이란?
건강 증진을 위해 숲속을 거닐면서
맑은 공기와 나무들이 해충과 병균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하여 발산하는
방향성 물질인 피톤치드(phytoncide)를 마시고 피부에 접촉 시키는 것 이라한다.
소나무 연인들은
누가 볼세라 하늘높이 올라가 사랑을 나눈다.
산림욕장안에는 숲속의 집(통나무집, 한옥집)이 5평에서 19평까지 있어
시설을 이용하도록 하고 있다.
자연 휴양림안내도에는 15분 소요되는 A코스에서 60분 소요되는 E코스 까지 있다.
45분 걸리는 D코스인 진주조개봉으로 올라갔다.
바다가 멀리 보이고 갈대와 소나무 숲이 있는 마을을 내려다 보며 스케취를 하고
모처럼 엄마친구들과 함께 여행을 한 딸 윤정이는
엄마 그림그리는 모습과 멋진 경치들을 사진작품( Photo by JULIE )으로 남겼다.
첫댓글 말로 전해주셨을때의 답답함을 이케 시원케 해소해 주셔서 을매나 감사한지... 낑낑거리며 탈고한 이작품, 넘 멋져서 여러사람 마음을 잡으셨지요? 고도원에 가봐야지 성황을 느껴 봐야징!!
요즘, 일이 많아 이곳에 올만에 들어왔는데.. 제가 좋아하는 안면도 꽃지해변 보며.. 그동안 지친 몸과 맘을 달래고 갑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근데, 고도원에도 올려져 있나요?
사진과 글이 수준급입니다.보고 또 보고. 탐이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