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의 메디테이션(meditation)과 동양의 수행(修行)
도를 닦는다고 하면, 보통 세상과 등지고 머리 빡빡 밀고, 세상 인간들과는 뭔가 달라야 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서양에서는 수행한다는 말을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메디테이션(meditation)이라고 해요. 메디테이션(meditation)은 명상(暝想)이라는 말로 번역하는데, 이 메디테이션이라는 말을 파 보면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첫째 메디테이션(meditation)은 메디테이트(meditate)라는 동사에서 왔습니다. 그런데 이 메디테이트(meditate)라는 단어는 라틴어의 메디(medi)에서 온 말입니다. meditate는 무엇무엇을 생각한다는 뜻입니다.
두 번째 메디테이션에는‘적응시킨다(to measure)’는 뜻이 있습니다. 그리고
세 번째는 to heal, 곧 치유한다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이 세 번째 의미가 메디테이션의 근본 뜻입니다. 내 생명의 크고 작은 문제들을 치유하는 방법이 곧 메디테이션이라는 겁니다. 심리적인, 영적인, 육적인 그 근본 문제를 치유한다. 이 얼마나 매력적입니까? 메디테이션에 그렇게 멋진 뜻이 담겨 있습니다.
동양에서는 어떻습니까?
수행(修行)이라고 할 때는 ‘닦을 수(修)자, 행할 행(行)자’를 씁니다. 곧 수행이란 마음의 움직임을 닦는다는 뜻입니다. 아주 중요한 얘기예요.
인간의 마음은 순간의 멈춤도 없이 움직입니다. 늘 무엇을 생각합니다. 지금 이렇게 얘기를 들으면서도, 무언가 생각을 합니다. 이 식(識), 인간 의식이라는 게 분열되어 있습니다. 통합되어 어떤 하나의 사물, 하나의 생각으로 수렴되고 집중되는것보다는 끊임없이 분열하고 변화합니다. 수행은 바로 그 마음의 움직임, 마음의 변화를 닦는 겁니다. 그 마음의 움직임을 통제하고 정화하는 게 수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