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eet People-불정 역장 최들풀, PRICE LIST
특별한 카카오톡 메시지 한 통을 받았다.
사흘 전인 2021년 4월 20일 화요일의 일로, 내 고향땅 문경 불정역의 명예역장인 성악가 최들풀 바리톤이 띄워 보내준 것이었다.
‘기 선배님 안녕하세요? 작품가격리스트 널리 알려주세요. 고맙습니다.’
그와 같은 문자 메시지에 파일 하나를 첨부 하고 있었다.
다음은 ‘PRICE LIST’라는 제목을 붙인 파일주소다.
file:///C:/Users/%EA%B8%B0%EC%9B%90%EC%84%AD/Desktop/%EB%B6%88%EC%A0%95%20%EC%97%AD%EC%9E%A5%20%EC%B5%9C%EB%93%A4%ED%92%80,%20PRICE%20LIST/Art%20from%20Asia%20PRICE%20LIST%20April%202021%20UNO.pdf
그 파일을 열어봤다.
‘PRICE LIST’라는 제목으로 시작되는 첫 쪽을 포함해서 모두 50쪽의 파일이었다.
첫 쪽에는 제목 아래로 ‘April 2021’라고 해서 이 파일을 제작한 때와, ‘010-2386-8400’라고 해서 최들풀의 연락처와, ‘www.artfromasia.org’라고 해서 북한미술 판매처의 홈페이지 주소를 적어놓고 있었다.
그 이후로 이어지는 쪽에는 그 온통이 북한 미술작가들이 그린 그림들로 채워져 있었다.
그림을 그린 작가와 제목, 그리고 그 화폭의 크기와 가격을 적어놓고 있었다.
많게는 2,000만원에서 적게는 20만원까지의 그림들이었다.
최들풀과의 인연은 4년 전으로 거슬러 2017년 9월의 일로, 그때 문경 불정역 옛 역사 플랫폼에서 펼쳐질 문경 아라리오 인형오페라하우스 개관 기념의 별빛 콘서트에 발걸음 하면서였다.
공연 내용이 하도 감동적이어서 작정하고 접근했고, 최들풀이 내 그 접근을 선선히 받아들여주면서 맺어진 인연이다.
그리고 지난 4년의 세월에 이런 저런 사연으로 또 엮이어 정도 들었다.
그 정을 바탕으로 해서, 최들풀이 내게 그런 부탁을 해온 것이다.
자신의 욕심 때문은 아니라는 것이 내 판단이다.
요 며칠 전에 그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는 옛 불정역을 들러서, 최들풀로부터 그 그림들의 소장 경위를 들었기 때문이다.
“20여 년 전에 미국에서 공부할 때, 북한 화가들과 만날 기회가 있었어요. 그때 그들로부터 그 그림들을 우리 한국 사람들이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해 받았어요. 그래서 사기도 하고 얻기도 하고 그랬었어요. 그렇게 모은 그림이 지금 이 그림들이거든요. 만약 팔리면 그 화가들이나 유족들에게 도움을 줄 작정입니다.”
최들풀의 그 소중한 마음, 부디 빛을 볼 수 있으면 하는 내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