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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월 전 소개팅으로 만났던 동갑내기 친구가 하나 있습니다.
편의상 그 아이를 H 라고 할게요
처음에는 전 그냥그냥, 좋지도 그렇다고 나쁘지도 않은.. 동갑이니 친구는 될수있겠다.. 싶은 그저그런 인상을 가지고 예의문자도 기대하지 않은 소개팅 이였다고 할 수 있겠네요
그래도 이 H 는 집에 잘 들어갔냐는 예의상의 문자는 보내주더군요. 저도 즐거웠다.. 재밌었다 는 간단한 형식상의 인사를 몇번 주고 받고 끝. 인줄 알았지만.. 다음날, 그 다음날도 매일 연락이 왔습니다.
카톡만 1주일.. H가 만나자고 하더라구요. 저 또한 특별한 일이 없어 그러쟈고 하고 나갔습니다. 소개팅 자리에서는 불편해서 주선자 친구와 계속 같이 있었고 이날이 둘이서만 보는 첫 날이였습니다. 대화가 끊길 가뵈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시간을 보내고있었는데 그 H가 갑자기
“ 너, 나 많이 좋아하는구나?” 하더라구요.. 둘이 만난 첫 날인데….
황당하기도 하고..어이없기도 하고..전 그저 어버버버… 또 그말을 들으니 감정이 없다가 감정이 생기더만요…
제가 “너는 어떤데?” 라고 되물으니
자기는 제가 정말 좋답니다… “너가 진짜 좋아”.. 이러데요
그래서 제 연애가 꽃을 피우나..하고 생각하던 찰나
이어진 2번째 질문
“넌 얼마나 만나봐야 그사람이랑 연애할 수 있어?”
마음속으로는 (좋으면 사귀면서 알아가는거지..) 라고 생각했지만 전
“음… 뭐 한두번 보고는 그사람을 알수없으니..” 라고 하니 H가 자기도 그렇다며 공감하더라구요.
우선 그날은 서로 좋아하는 감정만 확인하고 서로 알아가는 데이트만 남았다고 생각했어요.
마치 사귀기 위해 4-5번 데이트 하는 형식적인 그런단계라고 생각했어요
다음날도 H는 영화보자, 커피하자, 맥주하쟈 조르다가 그땐 일이 정말 많아서 미안하다고 하니 삐친척을 하다가 이해해주더라구요..
저희는 좋아하는 감정을 확인 한 후에는 매일 전화와 카톡.문자.다시 카톡 이런 패턴으로 누가봐도 사귀는 사이처럼 연락을 하고 있었어요
저 또한 그 사람이 나를 많이 의지하는 구나.,,라는것도 느꼈구요
생각해보니 우리는 사귀지도 않은 상태인데 이런 상황들이 절 좀 혼란스럽게 만들어서 관계를 좀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을거 같다고 말했어요
그 당시 H는 제대를 10일남겨둔 군인, 전 취준생이였어요. 제 말을 듣더니 “아..미안해..내가 널 본의 아니게 힘들게 했나봐.. 우리 나이도 있는데 이런이야기 얼굴보고 하쟈” 라고 하더라구요.
하지만 제가 조금 지쳤었나봐요. 사귀지도 않는데 연락이 1달..2달 넘어가다 보니 지쳐서 우리 그만 연락하자 라는 말을 했고, 다음날 미안하다고 사과..ㅠㅠ 그리고 또 전화 카톡 문자 카톡 무한반복 ㅋㅋㅋㅋ
H가 제대하던날 만나자고 해서 제가 말한것도 있고.. 하니 우리 관계가 좀더 명확해 질거라는 기대를 안고 H 를 만나러 갔어요. 나가니 자기도 힘들었다.. 일주일이 일년같았고 제대 앞두고 많이 심란해서 그랬다..앞으로는 너에게 잘해줄게.. 이런말만 되풀이 한채 끝.
전 … 응? 우리관계..저번에 내가말했던건 … 애가 까먹었나..? 싶어서 다시 살짝 운을 띄웠더니
우리가 20대 초반도 아니고 결혼생각할 나이인데.. 쉽게 만나고 헤어질수 없진않느냐며 최소한 한 계절은 자기는 만나보고 싶다 하더라구요??
속으로는 당연 (이 !@!@(#)!&)(#@)!(# ) 했지만 저도 이 남자를 놓치기 싫어 “그래..”
그 이후로 만날땐 스킨쉽은 없었지만 사귀는 연인이나 다름이 없었어요
치마가 짧느니…
네일받으면 건강에 나쁘니 안했으면 좋겠다
남자랑 문자하면 너 주변에 남자 너무많다..
등등 남자친구가 할법한 잔소리도 추가되더라구요
제가 남자랑 연락을 다 끊으면 자기 담배끊겠다는 약속까지.
이 이후로도 아침 모닝콜..
본인 하루일과보고
제가 옷은 긴걸 입었는지. 친구를 누굴 만났는지 체크.
하다가 H가 미국에 3주동안 저만나기 전에 계휙되어있던 여행을 떠났습니다. 나 없는 동안 재밌게 놀구있으라는 문자 하나에 저는 조금 섭섭해서 또 확인받고 싶은마음에
“정말 나 좋아하는 거 맞아..?” 라고 물었지만 H는 지금 그런말 할 타이밍이 아니니 갔다와서 하자. 하고 쓩~
여행하는 3주 내내 연락하나 없었고, 귀국하니 바로 연락이 오더라구요.
이전과 다름없이 데이트를 했고 집에 돌아가서는
“난 네가 정말 좋아. 넌 정말 좋은사람이고, 오늘 무지 이뻐보였어”
라고 연락이 오더라구요.
일주일은 알콩달콩 행복했다가도 H는 제대후에 자신과 친구들을 비교하며 자기 친구는 연봉이 얼마고, 나는 아직 백수고 .. 이런 이야기를 했어요. 전 그냥 들어줄뿐.
연락이 먼저 안와서 제가 전화를 하니 뒤늦게 답이 오더라구요. “집에 안좋은일이 생겼어..주말지나고 연락할께” 해서 기다렸죠
연락은 없었어요. 주선자에게 이 상황을 털어놔서 연락하니 H가 제게 긴 답을 보내더라구요
“집안 사정도 안좋고, 자기가 가고싶던 회사도 탈락하고.. 연애에 신경쓸 여유가 없어. 네가 행복하길바랄께…” 하고 정말 끝이 났습니다.
이 남자.. 정말 잊는게 정답일까요?
다시 연락이 올것만 같아 기대하는 제 모습이 싫어요.. ㅠㅠ
첫댓글 지금 이관계는 판매를 하려는 점원과 고갱님의 밀당과 유사하다. 전후좌우와 명확한 백그라운드가 없어서 잘모르겠지만 글쓴이는 이런 일방적으로 아쉬운관계가 될 이유가 없어보이는데 왜 스스로의 가치를 낮게 평가하지?
님이 정말 좋아하면 기다려 준다고 해야죠 답답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