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미래전략 2024-2nd
정의는 시대를 막론하고 공동체가 수용할 수 있는 최우선의 가치로서 사회를 구성하고 유지해 왔다. 개인과 집단 간 충돌을 보편적으로 납득할 수 있는 규범에 기반해 평화로운 방식으로 조정·해결하고 공존의 방식을 추구하기 위한 신뢰의 필수 덕목이다. 이는 옳고 그름을 넘어 약자에 대한 보호, 결과뿐 아니라 절차와 과정에서의 포옹을 전제로 한다. AI는 몸이 없다. 컴퓨터 하드웨어의 작동하는 논리적 구성물이다. 순수 수학적 존재로, 컴퓨터 하드웨어가 있어야 존재를 드러낸다. AI가 몸이 없는 이유는 몸이 있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학자들은 지능을 기억력, 학습 능력, 추론 능력, 언어능력, 적용력, 문제 해결 능력, 응용력, 창의력 등을 통해 규정해 왔다.
20대 남성 상당수는 기성세대 남성이 누렸던 가부장적 특혜를 자신들은 누리지 못하고 각종 여성 우대 정책으로 손해를 입고 있다고 여긴다. 반대로 20대 여성은 성별 간 임금 격차가 여전히 정부와 민간 부분을 막론하고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남성 청년은 병역제도 개선을 여성 청년은 ‘성범죄 근절 및 안전 보장’을 남녀 갈등 해소를 위해 개선되어야 할 분야로 많이 꼽았다. 2000년대 초에 출생한 새천년 세대와 1990년 중반부터 태어난 Z세대를 총칭 MZ세대라 한다. 여성가족부 폐지에 남성의 열렬한 지지는 여성에 적개심이라기보다는 경쟁 열위에 놓이고 싶지 않은 불안의 결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할 수 있다. 지금 청년세대를 ‘신자유주의적 글로벌화’의 경험이 낳은 필연적 결과물이자, 총체적 불안이 생애의 전 생애의 전 과정을 통하여 전면화된 집단‘으로 표현한 연구는 청년세대가 처한 현실을 보여준다. 불안 속의 경쟁에 익숙해진 청년층에게는 성별이든, 나이 든 ’수저‘이든 내 노력으로 바꿀 수 없는 그 무엇 때문에 경쟁을 해보기도 전에 결과가 이미 정해져 있는 상황에 분노하게 되는 것이다.
언론도 합리적 대안을 위한 소통의 공간을 마련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의 논란을 그대로 옮기기만 하는 식으로 논란에 올라타서는 안 될 것이다. 언론보도의 문제점으로 시민은 ’자극적인 주장과 단어만을 보도하는 선정성‘, ’일부 커뮤니티의 의견을 부각하게 시키는 과잉 의제화‘, ’여혐이나 남혐 등 한쪽 주장만을 보도하는 편향성‘, ’혐오를 논란으로 축소하는 본질 회비‘ 등을 꼽기도 했다.
중국과 미국은 누가 얼마나 앞서고 있는가? 중국은 배터리, 상용화 드론, 5G 장비 등에 우위를 보이고, 미국은 인터넷 플랫폼, 합성 생물학, 바이도 제약, 핵융합, 양자 컴퓨터 분야에서 우위를 보였다. 하지만 AI, 차세대 네트워크, 반도체, 선진 제조 등의 분야에서 양국이 치열한 대립을 나타냈다. 중국 기술은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지적이다. 중국 ’기술 굴기‘에 대한 위협을 고조시킴으로써 미국 내 공공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하고 대중국 견제를 강화할 목적으로 수행됐기 때문이다.
첨단 바이오 기술의 경쟁 현황은 2018년부터 국립보건원이 건강 데이터를 모으고 있다. 중국 바이오 기업들은 미국의 바이오 기업 인수나 투자도 진행해 왔는데, 이에 대한 미국의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미국은 중국에서 미국인의 데이터를 수집해 간다 위협을 느끼고 중국 ’신장 실크로드 BIG‘ 등 4개 기업을 제재 명단에 올렸다. 바이오 기술의 패권 경쟁에서 민감한 분야가 유전자가위이다. 이는 유전자 편집 도구로써 치료제 개발을 위한 근간 기술이다. 여기에 한국의 바이오 기업 ’툴젠‘이 가세하면서 국가 간 특허전 양상으로 확대됐다. 누가 먼저 유전자가위를 진핵세포에 적용했는지를 둘러싼 우선권 다툼인데, 미국 특허심판원은 2022년 브롣연구소의 손을 들어주었고, 툴젠은 연순위 권리지 senior party로 인정받았다.
한국의 첨단 바이오산업 수준은 미국의 77% 정도이며 기술격차는 3년 정도로 평가됐다. 우리나라가 첨단 바이오 분야에서 반도체나 이차전지와 같이 국가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 시스템화된 생태계의 조성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오픈 이노베이션 체계의 선진화가 이뤄져야 한다. 미국의 스타트업 지원 기관인 앱센트럴은 모범생태계로 꼽힌다. 우리나라는 보스턴의 랩센트럴을 벤치마크한 K-바이오 랩허브가 인천 송도에 지정된 상태다. 2026년부터 운영될 예정이다. 하지만 글로벌 제약사가 부재한 상태이며 유치나 설립을 통한 조성이 우리에게 필요하다.
미·중. 경쟁 시대 사이버 심리전과 사이버 영향 공작의 부상은 과거 양 진영이 냉전기에 전개한 국가 프로파간다 Propaganda 활동이 이번, 러-우크라나 전쟁을 계기로 심리전처럼 보이지만, 러시아는 여론전을 펼쳐 심리적 파괴력을 크림반도 병합에서 보여줬다.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미국 대선과 영국의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포함해 유럽의 각종 선거마다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대규모 가짜 뉴스를 유포하는 평시 심리전을 빈번하게 전개해 왔다.
중국은 역내에서 자국의 핵심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특정 영역에서 미국의 군사력 투사가 불가능하도록 ’반접근. 지역 거부‘ 전략을 취하고 있다. 미·중 군사 경쟁과 러.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인도 태평양 지역의 군사적 긴장도 커지고 있다. 따라서 북한의 핵무기 포기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졌고,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더 빈번해졌다. 대러 제재에 동참하지 않고 있는 중국이 만약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듯이 대만을 침공하면 일본과 한국의 연루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에서 일본과 한국 모두 미국에 핵우산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가열되는 기술개발 경쟁은 첨단제품의 수명주기가 극도로 짧아짐에 따라 선진국을 중심으로 10~20년 걸리던 신소재 개발 기간을 4~6년으로 단축하려는 노력이 전개되고 있다. 즉 계산 재료과학, 소재 정보, 소재 지식 네트워크, 첨단 연구개발 인프라 등을 망라해 첨단 소재 개발 기간을 단축해 비용을 줄이려는 국가 차원의 전략 프로그램들이 진행된다. 미국의 MGI(소재 게놈 프로젝트), EU의 EuMaT(첨단재료공학 기술 유럽 플랫폼), 독일의 하이테크 전략, 중국의 중국 제조 2025, 일본의 제5차 과학기술 기본계획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논문과 특허의 활동력 및 기술력을 기준으로 평가한 우리나라의 소재 분야 기술개발 역량은 2020년 미국의 80% 수준이며 기술격차는 2년 반으로 나타났다. 최상위 1% 논문 수 및 점유율을 기준으로 보면 우리나라 재료공학 수준은 2000~2002년 8위, 2010~2012년 5위, 2017~2019년은 7위로 평가된다.
한국의 식량안보 전략은 1968년부터 남미에 농지를 매입하고 이민을 통한 농장개발을 시도했다. 불리한 자연 여건, 부적합한 이민자 선발 등으로 현지 이탈 문제가 발생하여 사업은 실패했다. 그러던 중 2008~2011년 세계 곡물 가격 파동을 계기로 해외 농업개발 사업을 정부 차원에서 다시 추진하기 시작했다. 2011년 해외 농업. 산림자원 개발협력법을 제정해 해외 농업개발에 따른 환경 조사지원과 융자 사업을 도입했다. 이것이 뒷받침되어 2022년까지 215개 기업이 해외 농업개발 신고를 하고, 33개 국가에서 여러 형태의 농업개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식량안보를 위한 전략은 다음과 같다. 첫째는 식량안보 정책은 일관성의 유지가 중요하다. 농업개발 정책을 펴면서, 대규모 간척지를 비농업 용도로 전환하는 등 국내 농업 생산 기반 확장에 소홀했던 것도, 정책의 일관성 결여 사례다. 둘째는 비상시 국가 차원의 식량안보뿐 아니라 상시 관리가 필요한 평상시 취약 가계 식량안보도 고려해야 한다. 셋째는 국내 농업 자원 부존 여건상 농식품의 해외 조달은 불가피한데 현물시장 위주의 접근은 이제 탈피해야 한다. 넷째 통합 비축 시스템이 필요하다. 해외 조달 물량과 국내 비축 물량 간의 적정 구성률을 정하고 실제 비축은 해외 산지 곡물 창고 등으로 연결되는 물류 흐름을 활용해 물량 비축 효과까지 포괄할 수 있는 통합 비축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그간 카이스트의 여러 발표된 글을 모은 책으로 당장 2024년 전략으로 서술한 내용보다는 중단기적 미래 비전을 논한 글로 이해하고 읽었다.)
2024.12.03.
카이스트 미래 전략 2024-2nd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 미래 전략연구센터
김영사 간행
첫댓글 잘 읽었습니다.